신진작가 4人 4色, 독창적 예술세계

전주문화재단 예술가 지원사업 선정 작가들 결과 발표회 / 세월호 참사 모티브 창극, 현대사회 투영한 무용·전시 등

흔히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의 고통’이 있다고 하지만 요즘은 생계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것도 같다.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김승수)은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선정해 창작 활동금을 지원했다. 이들이 금전적 걱정 없이 작업에 매진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재단의 지원을 받은 신진작가들이 이에 따른 결과물로 자신만의 실험정신 가득한 창작물을 선보인다.

 

올해 전주신진예술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가는 소보람(미술-설치), 최은우(미술-디지털페인팅, 애니메이션), 김선(현대무용), 조민지(창극) 등 4명.

▲ 설치 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소보람.

설치미술가 소보람씨는 오는 9일까지 서노송동 폐공가(완산구 물왕멀2길 5-4, 전주시 매입 폐공가)에서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전시를 한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장소에 흩어진 고유한 흔적들을 탐색·채집하고, 설치물을 제작한다. 그는 “도시 안의 몇몇 장소는 역사적 의미와 상관없이 경제적 이유로 비워졌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비워진 땅’의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시각적, 심리적으로 탐색하고 ‘공공의 영역으로서의 장소성’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미술가 최은우.

디지털페인팅과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미술가 최은우는 지난 2011년 최고은 작가의 쓸쓸한 죽음과 고독을 모티브로, ‘고립에 빠진 우리의 불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현대인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가며 스스로 감추려는 심리상태를 표현한 전시 ‘고립-외로움으로 고통 받는 시대’는 6일(오프닝 오후 5시)부터 1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이어진다.

▲ 현대무용가 김선.

현대무용가이자 CDP무용단 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선씨는 오는 15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에서 공연 ‘쓰고버리기’를 올린다. 쉽게 쓰고 버리는 현대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유행에 맞춰 옷가지들을 버리고,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동물마저 버리고,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쉽게 정리하는 사회문제를 현대무용에 극형식을 가미해 선보인다. 박준형 정민아 안유리 이주은 한정주 안지수 박수로 김예림 정소진 문혜원 정효인씨도 공연에 참여한다.

▲ 조민지와 공연에 함께 오르는 배우들.

벼리국악단 소속 젊은 국악인 조민지씨는 세월호 참사의 애석함을 주제로 창극 ‘벙어리남편’ 대본을 집필했다. 모두가 기다린 구조소식은 뒤로하고 책임자 따지기에만 급급했던 현실을 겪으며, 정의를 말하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해 결국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사회를 비판하고자 한다.

 

조씨가 극본·연출·작창한 창극 ‘벙어리남편’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에서 볼 수 있다. 이건일 이정원 진은영 김이선 박현미 김재인 임승준 박세롬 염지혜 등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