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전남지역 작가들이 서로의 역량을 살피고 호남 미술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전시가 열린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10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호남의 현역작가들’전을 연다. 전시 개막식은 10일 오후 4시.
전북과 광주·전남 지역 현역 미술가 교류전으로 각 지역에서 8명을 선정해 총 16명의 전업 작가가 작품 100여 점을 내건다.
이는 호남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북도립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관장)이 진행하는 첫 행사. 두 미술관은 지난해 여름 호남 미술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내년에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교류전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전북작가는 김성민, 김영봉, 박성수, 서완호, 이가립, 이주리, 조헌, 홍남기 등이고, 광주·전남 작가는 김명우, 박세희, 박정용, 송영학, 설박, 이인성, 이조흠, 이정기 등 총 16명이다.
호남지역에서 치열하게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현역 미술인들이기 때문에 전북과 광주·전남 지역 미술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화, 서양화, 설치, 조각, 미디어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김영봉은 인간의 생리적 현상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에너지원을 모으고 이를 다시 생태계로 되돌리는 설치작품인 ‘생태화장실’을 제작했다. 조헌의 ‘상대적시간1’은 자화상의 연작. 자신의 본모습을 잊고 있다가 가끔씩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됐을 때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정기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을 빛깔은 좋지만 속은 곯아있었던 사과에 빗대 표현한다. 김영우는 흰 바탕에 검은 모래를 사용해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포털 사이트에 링크된 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를 만든다. 최신 기법이지만 정작 재생되는 영상은 엉터리 한국어 강좌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를 상징한다.
장석원 관장은 “현대 사회는 다시 지역적 정체성과 땅의 역사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고, 지역 고유의 체취와 삶의 결이 곧 예술적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분리돼 있으면서도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전북과 광주의 전라도 문화가 현대의 문화적 흐름 속에서 특별한 힘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