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공원 야외공연장과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인터랙션(interaction) 기반 뮤지컬 ‘실록을 탐하다’. 전주 덕진공원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세밀하지 못한 워터스크린과 무대 배치로 유료 관객의 안정적인 관람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 전주기접놀이와 전주단오 등 전주의 문화콘텐츠를 나열하는 데 그치면서 조선왕조실록을 중심으로 한 작품 줄거리마저 빈약해졌다는 평가다.
뮤지컬 ‘실록을 탐하다’가 지난 20일 오후 8시 전주 덕진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첫 공연을 했다. 첫 공연 좌석 점유율은 115%를 웃돌면서 성황을 이뤘다. 뮤지컬 ‘실록을 탐하다’가 작품 속에 비보이, 전주기접놀이, 전주단오 등 전주의 문화콘텐츠를 포함하면서 볼거리가 많은 ‘쇼’라는 제작 취지를 살려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워터스크린이 무대 조형물에 가려지면서 관객의 관람권이 방해받았다는 점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관객을 기준으로 무대 오른쪽 위의 붓과 서책 조형물로 인해 ‘워터스크린 관람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관람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작품 줄거리도 책쾌 ‘곽근’과 기생 ‘산옥’의 멜로에 치중하면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적 사실이 허술하게 그려졌다. 관람 시간(60분)상 인물 묘사가 대폭 축소되면서 ‘곽근’은 전주 풍남 서사의 주인이 아닌 ‘산옥’의 연정(戀情) 대상, ‘산옥’은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내기 위해 모금까지 하는 적극적인 인물이 아닌 ‘곽근’을 짝사랑 여인으로만 인식될 뿐이다.
협동조합 문화숲 관계자는 “전 좌석이 동일한 비용으로 구성된 만큼 ‘관람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되도록 관객을 워터스크린 관람이 가능한 자리로 배치하고, 시야가 가려지는 부분에 대해 보충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