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다…김상덕 개인전 '도마의 의심'

 

고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김상덕 작가. 그는 이 순간에 ‘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궁금증을 가졌고, 이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도마의 의심’을 빌려 온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의 제자인 도마는 의심이 많았다.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를 보고도 믿지 못해 예수의 옆구리에 난 상처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의심을 해소했다. 이탈리아 출신 바로크 미술 거장인 카라바조는 이를 그림으로 그렸다. 명작이 된 ‘의심하는 도마’다.

 

김상덕 작가는 카라바조의 그림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차용해 자기 존재를 묻는다. 옆구리의 상처에 버튼이 눌러지는(손가락이 삽입되는) 순간 모든 것이 분출된다. 견딜 수 없는 삶의 고통을 느낀 후 내가 살아 있음을, 존재함을 알게 된다.

 

이미지를 차용하지만 작가만의 색과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성별은 구별할 수 있지만 얼굴이 없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신작 및 근작들은 오는 1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제목은 ‘도마의 의심 : 삽입과 분출’, 네 번째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