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성수 개인전 '탑승자들' 내달 1일까지 전주 갤러리숨

▲ 김성수 작가가 네 컷 만화 ‘The Passengers chapter-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달 1일까지 전주 갤러리 숨에서 열리는 김성수 조각가의 개인전 ‘탑승자들(The Passengers)’은 자신이 최근 레지던스 활동을 하며 겪은 감정에서 단초를 얻었다.

 

2년 전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친 후 새 작업실을 구하러 다니던 그는 여건이 맞지 않아 예술기관의 레지던스(작업실)에 입주했다. 레지던스 작가들은 입주 기간이 끝나면 다른 레지던스 등을 찾아야 하는데, 정착하지 못하고 옮겨 다녀야 하는 불안정함을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했지만 이러한 현상과 감정을 넓혀 ‘분쟁지역 난민 문제’, 이를 초래한 ‘붕괴된 사회 구조’까지 아울러 작품을 구상했다.

 

주제를 작품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자신의 설치 작업물 ‘메두사호의 뗏목’(2016)에서 시각적 영감을 받았다. 보트에 탄 10여 명의 사람들은 흑인, 백인, 동양인과 갱스터(파괴자), 경찰(지키는 자), 플로리스트(일반인), 신문배달부(전달자) 등 각각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의 축소판인 셈이다. 붕괴된 시스템 속에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의지를 담고자 했다.

▲ 평범한 시민을 상징하는 플로리스트를 그린 그림 ‘Florist’와 이를 동상으로 만들기 위해 세운 뼈대.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초기 구상부터 진행 중인 과정을 공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작업 구상 노트부터 네 컷 만화, 인물 드로잉, 인물 동상을 만들기 위한 기초 틀 등 그가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방식들이 전시된다.

 

특히 네 컷 만화는 시리즈 형식으로 만들어 책으로 엮고자 한다. 만화를 이해하려면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김 작가의 전작 작업 세계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의 총체적인 예술관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김 작가는 “주제는 진지하고 무겁지만 유희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조각만이 아닌 다양한 연계 제작 방식을 시도해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