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상상 사이를 오르내리며, 평범하게 혹은 각별하게, 이 도시의 소시민으로 나는 조금씩 살아가고 있다. 새로 분양된 거대한 아파트를 보며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고, 술을 너무나 사랑하는 지인들을 함부로 염려하기도 하면서…. 술에 취한 사람이 이성적이지 않듯, 내 작업도 예외의 시간에 기대어 있다.’ (작가 노트 중)
이권중 카툰일러스트 작가가 8일부터 14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두 번째 개인전 ‘너 취했구나?’를 연다. 작가는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에서도 술을 그렸다. 작가는 술을 마시면 현실에 꽁꽁 묶여 어두웠던 상상이 머릿속에 들어와 생생해지고 환해진다고 했다. 맥주가 가득한 불타는 냉장고를 타고 우주를 날아보는 상상, 장맛비 시원하게 내리는 날 마른 땅에 누워 막걸리를 마시고 늘어지게 낮잠 자는 상상 같은 것 말이다. 결국, 술을 통해 현실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현실을 뛰어넘는 그림도 그린다.
그는 “술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도 ‘나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릴까?’ 스스로 궁금해하기도 한다”며 “어렴풋이 떠오르는 개념을 말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때 느낀 감정과 상상력을 이미지로 공유하고 싶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를 먹어가는 내 세대의 친구들에게 내 맘대로 사는 제 멋 대로인 친구 하나 있구나 정도 일러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권중 작가는 2004년 전북대 미술학과(서양화)를 졸업했다. 2016년 시장으로 간 예술-시장 전람회 백화만발, 2017년 제24회 지속과 확산전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6년 첫 번째 개인전 ‘한잔 할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