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달항아리’의 담백한 멋은 물론 현대적으로 변용한 조형성을 함께 드러내는 이병로 도예가.
달항아리의 넓고 하얀 표면과 타고 흐르는 둥근 선을 표현했던 그가 몇 해 전부터는 달항아리의 공간성에 주목했다.
철근으로 달항아리의 그림자를 표현한 그의 설치작품은 과거와 허상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음양의 이치를 토대로 정신성을 회복하려고 했던 것처럼 이 도예가 역시 물질주의로 퇴색하고 소멸돼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비움과 겸허, 회복의 언어를 담은 달항아리를 통해서다.
익산의 W미술관(관장 신주연)은 오는 31일까지 이병로 도예가 초대전을 연다.
29일에는 홍아라 에듀케이터가 작품 해설을 하고, 달항아리를 캔버스에 그린 후에 달항아리 안에 나를 담아보는 체험이 진행된다. 30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이병로 도예가와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