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져 식상하기까지 한 ‘고려청자’를 색다른 관점에서 알기 쉽게 조명한 전시.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의 특별전 ‘고려청자의 정점(頂點)을 만나다- 부안청자·강진청자’다.
그간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전시하는 테마전은 많았지만, 전북 부안과 전남 강진지역에서 발굴된 청자를 한자리에 모은 600여 점의 종합전시는 최초라 할 수 있다.
값비싸고 귀한 청자는 일제강점기 때 도굴로 상당수가 유출돼 출처가 불분명하다. 하지만 청자의 고향을 알아야 당시 청자의 생산, 유통, 소비 경로 등을 파악하고 그 시대 생활·문화·교류 역사를 복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부안 유천리 가마터·강진 사당리 가마터의 청자 조각을 모아 형태가 완전한 청자와 비교해 보도록 구성했다. 기형, 형태, 문양 등을 관찰하고 완형 청자의 생산지가 어디인지를 알아본다.
또 부안과 강진은 고려시대 청자 가마터 중 가장 최상급의 명품을 생산한 곳인데, 부안과 강진 청자를 구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지역 유물의 주요 경향성을 분석해 지역별 청자의 특징을 알려준다.
부안에서는 상감청자가 많이 생산됐다. 또 개구리, 식물, 다양한 문양이 그려지는 등 서정적이고 회화적이다. 80~90cm 길이의 대형 매병도 많다. 크기로 볼 때 왕실에서 쓰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강진은 손으로 빚은 상형청자와 무늬가 없는 순청자가 많다.
그간 고려청자하면 강진이 대표적으로 꼽혔지만 두 지역 유물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부안 청자만의 매력과 특징이 잘 드러나게 됐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새롭게 밝혀진 중요한 학술적인 사실과 빼어난 명품 청자의 아름다움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구성했다”며 “놓치면 후회할 전시”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전라도 정도 1000년과 고려 건국 1100년을 기념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11월 25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