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를 닮은 연주자 오남영, 첫 독주회

2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전주 생활 10년 만…삶의 궤적 보여줘

20여 년 전, 부모님의 권유로 우연히 잡게 된 악기 피리. 경북 대구 출신인 피리 연주자 오남영(33) 씨는 경북대를 졸업하고 전주시립국악단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전주 생활을 시작했다. 객지 생활 10년.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오롯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조금은 늦었지만, 지금까지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걸어온 그의 이야기를 전주에서 처음 펼쳐 보이기로 했다.

2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갖는 그의 첫 피리 독주회. ‘길’이라는 주제로 피리 연주자로서 걸어왔던 지난 세월의 궤적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삶의 여정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연주곡은 대표적인 피리 독주곡인 상령산을 비롯해 서용석류 피리산조, 대풍류, 경기민요, 최경만제 호적풍류 등 민속악 중심으로 구성했다. 오 씨는 “피리의 전통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피리를 닮았다. 작지만 강한 음색을 지닌 피리처럼 그는 가녀리지만 강인하다. 그의 스승이자 피리 명인인 최경만 선생은 항상 배운 것을 복습하고, 악기를 늘 손에서 놓지 않는 성실함을 그의 큰 장점으로 꼽는다. 실제 그는 바쁜 직장 생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에 있는 스승을 찾아가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모처럼 준비한 독주회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독주회에서는 이동훈 전북대 교수가 해금, 김영란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이 거문고, 김선호 KBS 국악한마당 전속반주단 음악감독이 대금 등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