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국악단이 오는 22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신년음악회를 열고 우리 가락에 새봄 소식을 담는다.
제218회 정기연주회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관현악 ‘춘무(春舞)’(작곡 박범훈)로 막을 올린다. 객원지휘로 중앙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를 역임한 박상후 지휘자가 나선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니 들꽃이 춤을 추고 풀피리 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관현악을 통해 자연의 정경을 음화적으로 그려내고 생명의 잔치로 발길을 이끈다.
이어지는 무대 ‘제비날다’(작곡 황호준)에서는 최수정 경기소리 앙상블 모해 대표의 소리로 판소리 ‘흥부가’ 사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04년 흥부가를 소재로 작곡한 ‘TheRoad-제비노정기’를 바탕으로 서사와 관현악을 확장시켰다. 소리꾼에 의한 3인칭 시점과 제비가 바라본 1인칭 시점을 혼용해 가사를 재구성하고, 이야기 자체를 확장시켜 관현악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펼쳐냈다. 국악관현악이 가창의 반주역할에서 더 나아가 ‘흥부가’ 서사의 이면을 주도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금당 박종선 명인이 계면조 가락을 위주로 편곡한 아쟁산조도 무대에 오른다. ‘박종선류 아쟁산조를 위한 협주곡 금당’(편곡 김선제·구성 이태백)은 故한일섭 명인의 가락에 박종선 명인의 독창적인 가락을 덧붙여 구성한 것이다. 대표적인 저음악기인 아쟁의 애잔하면서도 힘 있는 특유의 소리를 잘 살려 낸 것이 특징으로, 김영길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협연에 나선다.
관현악 ‘남도아리랑’(작곡 백대웅)의 부제는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교향적 변주곡이다. 남도지방에서 흐르는 ‘아리랑’ 가락이 주선율을 이룬다.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이 뼈대를 잡아가고, 활기찬 타악기의 리듬연주가 선율을 떠받치면서 우리음악의 멋과 흥을 한껏 살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계성원 편곡으로 또 다른 남도아리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날 마지막 무대는 사물놀이 협주곡 ‘사기(四氣)’(작곡 김성국)가 장식한다. 현존하는 사물놀이 단체 중 최고의 팀웍을 자랑하는 ‘사물광대’가 30년 우정을 바탕으로 사물연주의 진면목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번 협주곡은 경기도당굿의 장단을 중심으로 작곡했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사물과는 다르게 꽹과리, 장구, 징, 바라로 편성됐다. 터벌림, 올림채, 천둥채, 동살풀이 등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경기도당굿의 장단이 4가지의 타악기와 관현악의 울림을 통해 생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