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 사랑해주세요” 테이핑아트·합죽선의 조화

전주 부채문화관, 28일까지 ‘온고지신展’
열린 책방 ‘명화 속 부채이야기’ 야외전시도

전주부채문화관 지실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우리부채, 전주부채 온고지신展’. 테이핑 아트를 배경으로 전시된 국가무형문화재 김동식 선자장의 합죽선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검은 색 종이테이프를 이어 붙이자 둥그런 창문이 되고 탁자 위 화병이 된다. 이 투박한 밑그림 위에 합죽선이 올라타 어깨동무를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김동식 선자장의 손길로 완성된 합죽선은 우아한 모양새가 가히 으뜸이다. 간이의자에 앉아 작품이 전시된 벽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고즈넉한 한옥의 귀한 손님방에 잠시 들른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전주부채가 테이핑 아트를 배경으로 활짝 피었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 지선실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우리부채, 전주부채 온고지신展’ 이야기다.

전주부채문화관 관계자는 “여름에 비해 부채 상품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겨울철, 부채 상품을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종이테이프를 이용한 테이핑 아트로 한옥집 방의 모습을 일부 재현해 새로운 방식으로 부채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국가무형문화재 김동식, 전라북도무형문화재 방화선·조충익·이신입·박인권, 부채장인 노덕원·박상기·최수봉의 부채 상품을 관람하고 구입할 수 있다.

지선실 밖으로 나오면 따스한 볕으로 물든 마당이다. 열린 책방과 바람길 야외 미술관이 관람객에게 손짓한다. 이 ‘열린 책방’의 토대는 온라인 홍보를 거쳐 지역민들에게 기증받은 소중한 책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동화책부터 한문 가득한 소설책까지, 책을 보내온 기증자의 이름과 함께 책꽂이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실내에서 운영하던 한평 도서관을 2017년부터 실외로 옮겨 야외 관람객을 위한 접근성을 높였다.

이향미 전주부채문화관장은 “열린 책방은 소중한 책을 선뜻 보내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 만들 수 있었다”면서 “전주부채문화관 운영시간 외에도 이곳을 찾은 많은 분들이 책을 읽으며 쉬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해마다 부채와 관련된 명화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야외 전시 ‘명화 속 부채 이야기’도 볼거리다. 이 프로그램은 부채의 상품가치 뿐 아니라 그림과 문학에서도 사랑받는 부채 이야기를 대중과 나누기 위한 것. 에드아르 마네와 그의 연인 베르트 모리조, 김홍도, 기산 김준근, 일본판화 우끼요에, 세계의 부채 등 다양한 테마를 진행해왔다. 현재는 ‘우리 그림에 등장하는 부채’라는 제목으로 김홍도, 신윤복, 정선, 김준근 등 조선시대와 근대 화가들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부채를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옆에 있으며, 전주부채를 소개하는 일을 중심으로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월요일 휴관. 문의 063-231-1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