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못 한 제국주의 폭력의 역사 조명… ‘야스쿠니의 미망-군산전’

문화공간 ‘평화바람부는여인숙’ 평화프로젝트
홍성담 작가, 24일부터 9월 8일까지

문화공간 ‘평화바람 부는 여인숙’에서 평화 프로젝트 ‘반미쳐라!’ 두 번째 전시로 홍성담 작가의 ‘야스쿠니의 미망-군산전’을 연다.

지난 2006년부터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폭력의 역사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가 있고, 그것이 재생산하고 있는 제국주의와 국가주의에 주목해 활동해 온 홍성담 작가.

홍성담 작가의 ‘야스쿠니의 미망’은 제국주의와 국가주의가 만들어 낸 민중에 대한 참혹한 폭력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대면하도록 한다. 또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사회 곳곳에 야스쿠니가 살아있음을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야스쿠니는 동아시아에 참혹한 폭력의 역사를 만들어낸 전범들을 신으로 모시며, 죽지 않고 살아있는 무서운 전쟁 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다. 이는 강제징용, 군 위안부 등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전쟁 범죄를 부정하며 전쟁 국가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지금의 아베 정권과 일본을 만들어냈다.

문화공간 ‘평화바람 부는 여인숙’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근대역사문화’라는 이름 아래 일제의 잔재가 관광 상품으로 소비되는 이곳(군산 근대문화거리)에서 지금까지 청산되지 못한 채 이어지는 일본 제국주의를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참혹한 전쟁이 장소와 시기를 바꾸어 동아시아 전역에서 반복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해방은 무엇인지 전시를 통해 함께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이번에 전시하는 ‘야스쿠니의 미망’은 죽음마저도 국가를 위해 찬양되었던 그래서 성찰할 수 없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인한 학살을 이야기 한다. 죽음을 찬미하는 성찰 불능의 구조는 죽음 앞에 내몰려야 했던 사람들마저도 설 자리를 잃게 했다. 제국주의적 욕망 아래 처참히 죽어간 영혼들을 애도하지 못하는 시대는 일본에 부역하고 부와 권력을 쌓은 이들이 여전히 그 부와 권력을 행사는 현재와 맞닿아 있다. 이 참혹한 광경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 그리고 동아시아에 미망(迷妄)처럼 떠돌고 있다.

홍성담 작가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관통하며 ‘국가폭력과 싸우는 것을 내 인생의 목적이고 약속’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해부학적으로 고발해 왔다.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 오후 4시 여는 행사를 시작으로 9월 8일까지 열린다. 또 8월 17일에는 홍성담 작가와 ‘작가와의 대화’도 진행된다.

한편, 민중 예술 작가로 널리 알려진 홍성담 작가는 오월 광주를 관통하며 끊임없이 국가폭력과 권력의 민낯을 예술 활동으로 고발해왔다. 그의 작품은 이번에 전시되는 ‘야스쿠니의 미망’ 외에도 오월 민중 항쟁 연작 판화 ‘새벽’, 환경 생태 연작 그림 ‘나무 물고기’, 제주도의 신화 연작 그림 ‘신들의 섬’, 국가 폭력에 관한 연작 그림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 그림 ‘들숨 날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