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에서 임용된 어공 중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으로 영입된 이들도 있지만, 논란의 중심은 단체장과의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발탁된 인사들이다. 단체장의 정치적 철학과 핵심 정책을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해 임명된 만큼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이들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자는 “시정의 철학이 바뀌고 가치 구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전임 시장과 함께했던 어공들은 물러나 주는 것이 맞다”며, “강제로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장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행정 방식에 맞지 않는 분들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비단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장이 교체된 거의 모든 자치단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임명된 어공들의 역할은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다. 일반직 공무원이 정권 교체나 정치적 변화와 관계없이 행정의 연속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이라면, 어공들은 단체장의 비전을 보좌하고 이를 정책으로 관철하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다. 임명의 배경 자체가 정치적 결속이었던 만큼, 그 책임 또한 정치적으로 지는 것이 순리다.
새 단체장이 선출됐다는 것은 주민들이 기존 시정의 변화를 요구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 단체장이 자신의 철학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인적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법적으로는 임기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임용된 자리라면 단체장이 바뀐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거취 문제를 장기간 끌고 가는 것도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단체장의 인사 구상과 신속한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 내부에 불필요한 관망과 눈치 보기 풍조를 조장해 행정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정치적 인연으로 공직에 들어온 어공들은 새로운 지방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새로운 시정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출발을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