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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전북신문학상에 박미혜 시인의 시집 <꽃잎에 편지를 쓰다>가 선정됐다.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는 최근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통해 올해 수상작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김석철 시인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연 이미지와 결합해 순정한 서정 세계를 완성한 작품”이라며 “사랑을 향한 마음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랑을 순간적 감정이 아닌 오랜 시간 가슴속에서 자라온 꿈처럼 그려 깊은 울림을 준다”고 덧붙였다. 박미혜 시인은 “작품의 출발점은 남편을 향한 마음이었다”며 “두 권의 시집 출간 이후 처음 받는 상이라 더욱 뜻깊다. 앞으로도 한층 깊은 시 세계를 펼쳐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2018년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국제PEN한국본부전북위원회와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 사무차장을 맡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전주 백송회관에서 신문학 제18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 전현아 기자
‘J에게’는 연기자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맛깔나는 대사에 노래와 춤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관객과의 소통까지 챙긴다. 그 결과 공연 마니아들이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했다. 지난 3일과 4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예술집단 고하 창작극 ‘J에게’는 ‘연극예술은 연기의 예술’임을 새삼 확인케 하는 반가운 작품이었다. ‘J에게’는 지난해 전주문화재단에서 인큐베이팅되어 선보였던 뮤지컬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를 모티브로 각색한 창작극이다. 1980년대 팔복동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썬전자’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실제 ‘썬전자’ 여성 근로자들의 구술자료를 토대로 최정 작가가 글을 쓰고, 예술집단 고하 김경민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이야기는 이삿짐을 정리하던 딸 빛나(이혜지)가 먼지 쌓인 낡은 상자 속에서 엄마 선희(엄미리)의 젊은 시절 사진들과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테이프 속에는 가난하고 가진 것 없었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꿈을 품고 있었던 스무 살 엄마 선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엄혹한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온,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작은 존재들의 희망과 꿈, 우정과 연대, 좌절과 상처가 있었다. 극은 엄마의 목소리를 따라 딸 빛나가 잊어버린 세대의 기억을 복원해 나가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말맛’이다. 등장인물들은 사투리를 사용해 작품에 구수한 매력을 더한다. 유쾌한 대사는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배우들은 대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줘 말맛을 한층 극대화한다.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건 시대에 대한 풍자와 묵직한 메시지 전달까지 함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집중력 덕분에 인터미션이 없는 100여분의 공연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특히 이후남 역할을 소화한 강지수 배우의 코미디 연기가 일품이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배우는 박수를 유도하기도,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관객 속에 섞여 들어가 객석에서 연기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그 덕에 보는 이들은 무대 한가운데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J에게’가 가진 특별한 매력이다. 하지만 함축적인 대본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배우들의 대사 연기 밀도가 약한 게 결정적인 한계다. 이 때문에 감정과 상황이 격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늘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코끝을 찡하게 해서 눈물마저 찔끔 흘리게 만드는 스토리의 힘이 대단하다. 박은 기자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 전주의 오래된 술집 새벽강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소환되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주인 강은자 씨 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1990년대부터 새벽강에 드나든 예술가와 청년, 방랑자와 기웃거리던 단골들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한 시대의 공기’를 뜻한다. 지난 6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로컬공판장 모이장에서 열리는 ‘은자전(隱者展)’은 바로 그 축적된 시간들을 처음으로 한데 펼쳐 보이는 자리다. 한 술집의 소장품을 넘어, 30년 넘게 전주 예술 생태를 관통해온 공동체의 기억을 드러내는 전시다. △ 38년의 시간, 231점의 작품…새벽강이라는 ‘아카이브’ 이번 전시는 시작부터가 하나의 이야기다. 1993년, 재수생 후배였던 박진희 작가의 그림을 “그냥 안쓰러워서” 사준 것이 새벽강 소장품의 출발이었다. 이후 2025년까지 이어진 강은자의 그림 사랑은 어느새 91명의 작가, 231점의 작품 컬렉션이 됐다. 어려운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응원하며 사준 그림들, 가게에서 김밥을 싸주자 감사의 뜻으로 건네받은 그림, 술과 우정 속에서 오간 선물까지. 이 모든 것이 새벽강이라는 공간에 켜켜이 쌓여 하나의 역사로 남았다. 기획자 유대수 작가는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은자전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그날 쓴 메모 한 장이 11년을 지나 현실이 됐다”며 “새벽강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올해 꼭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 “새벽강이 키운 사람들”…예술 생태의 비밀스러운 허브 1990년대 남노송동에서 시작해 장소를 옮기며 38년간 전주의 예술가들을 품어온 새벽강은 연극·풍물·문학·미술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공간이었다. “혼자 가도 반드시 누군가와 어울리게 되는 기묘한 술집”, 유 작가가 설명한 새벽강의 풍경은 한 시인의 말처럼 “전주의 예술적 기운이 농축된 곳”에 가까웠다. 새벽까지 이어지던 토론, 굿판과 즉흥 공연, 돈 없는 예술가에게 ‘그냥 내주던’ 안주, 실패와 고민을 털어놓던 밤들. 새벽강은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전주의 ‘비공식 예술학교’이자 지역 문화의 허브였다. 시인 박남준, 화가 박민평, 소설가 안도현, 음악인 전인권·나윤선, 영화감독 진모영 등 수많은 예술인이 이곳을 거쳐 갔다. △ ‘한 사람의 생애’가 아니라 ‘한 공동체의 연대기’ ‘은자전’은 강은자 개인의 소장품전처럼 보이지만, 기획자들은 “전시의 주인공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유 작가는 “강은자는 가능하게 한 매개였을 뿐. 30년 동안 그곳을 드나들며 서로를 위로하고 키워낸 사람들, 그들이 만든 관계가 전시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이번 전시는 회화·판화·소품 231점 외에도 편지, 사진, 장식물, 포스터, 영상 등 새벽강을 드나든 이들이 남긴 흔적을 모두 펼쳐 보이는 아카이브형 전시다. ‘새벽강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마음과 시간을 모아 준비했고, 그 과정 자체가 한 공동체의 연대기를 다시 쓰는 일이었다. △ 문을 닫으며 여는 축제 강은자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이젠 그만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최근들어 MZ세대 맛집으로 바뀐 지금의 새벽강에서는 예전처럼 밤새 술판을 벌이는 풍경도 보기 어렵다. 그는 “남이 해주는 안주에 술 먹으며 놀러 다니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어쩌면 ‘소장품을 병풍 삼아 한 번 더 모여 놀자’는 초대장이자, 한 시대가 문을 닫기 전에 남기는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진다. △ 지역문화의 한 장면을 붙잡는 일 ‘은자전’은 새벽강이라는 한 술집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전주 예술 생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보여주는 드문 기회다. 강은자가 모은 그림 231점은 사실 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전주의 문화사를 비추는 입체적 기록이다. 유대수 작가는 말했다. “새벽강에서 술 마시고 울고 웃고 춤추던 그 시간들이 사실은 전주의 문화사였다는 걸 이번 전시가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이 전시의 의미입니다.”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 오래도록 사랑받았던 이 문장이 이제 전시로 되살아난다. 전현아 기자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만경강을 건넙니다. 목천포, 포구였지요. 옛날에도 떠나는 사람들로 넘쳤겠지요. 어두워 돌아가는 길, 발목을 잡은 밤 기차가 몇 잎 마지막 단풍을 달고 갑니다. 기차는 종착역이 없는 줄 알았었던 적이 있지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시베리아 횡단 열차처럼 5박6일 달릴 줄 알았지요. 은하수 건너 내달리는 줄 알았었지요. 신태인역, 첫 기차가 국민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나만 그럴까요? 첫 버스는 기억이 없지만 처음 탄 기차는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지금은 별이 되어버린 아홉 살 위 형을 따라 서울 막내 고모 집에 가는 길이었지요. 철거덕 철거덕 소리도 없이, 뚜- 뚜- 기적도 없이 밤 기차는 흘러가고 나는 그만 옛날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합니다. 지금 저 기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먼 남쪽 목포일까요? 추운 겨울일까요? 마음속 없으나 있는 ‘사평역’일까요? 칸 칸 생각은 이어지는데, 어디든 부디 안녕히 가시라 손 흔들어 줄 새도 없이 밤 기차는 멀어져 갑니다. 누구던가 이름조차 가물거리는 그 사람처럼요. 그런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길일까요? 안드로메다행 은하철도 999는 영영 안 오나요?
2022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단오장’은 한층 깊어진 완숙미를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작품을 이끈 이해원(49·군산) 대표는 “지나간 작품을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건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큰 축복”이라며 “특히 전주문화재단의 공연예술지원으로 관객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재공연에서 가장 중점을 둔 변화로 ‘본질로의 회귀’를 꼽았다. 초연 당시에는 영상과 무대장치 등 시각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번 공연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춤 자체가 가진 선과 호흡, 움직임의 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연에서는 무대에 여성 무용수만 올랐지만,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를 ‘제사장’의 이미지로 참여시켜 음양의 조화를 무대에서 구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무용계에서는 이번 ‘단오장’을 두고 “담백함을 넘어선 독창적인 색채가 드러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자신만의 ‘색’을 묻는 말에 “전통과 컨템퍼러리(동시대)를 넘나드는 균형”을 이야기했다. 그는 “전통 하는 사람이 컨템퍼러리를, 컨템퍼러리를 하는 사람이 전통을 제대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며 “두 장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지점을 찾는 것이 나만의 색이자 이번 작품이 주목받은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전통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는 데에는 창작자로서의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그는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동초 수건춤, 강강술래, 부포 등 전통 요소를 가져오되, 이를 현대적 언어로 다시 해석해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너무 현대에 기울면 한국무용인지 모호해지고, 전통을 많이 담으면 표현의 폭이 좁아진다”며 “그 사이 지점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다”고도 했다. ‘단오장’에는 전주 단오제라는 지역적 맥락도 깊게 배어 있다. 그는 “젊을 때는 개인적인 철학과 고민을 작품에 담았지만, 이제는 지역의 문화·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팔복동 여공 이야기 등 지역의 잊힌 서사를 무용으로 되살려낸 작업 역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공연예술지원사업 선정의 의미에 대해 그는 “지원금 그 자체보다 ‘작품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지역이 내 작품을 인정해 줬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고, 그 힘은 다시 도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작품 지원도 좋지만, 기존에 사랑받았던 작품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은 예술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이 앞으로 추구할 방향에 대해 그는 “관객과 진짜로 소통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지역의 숨겨진 문화와 역사를 몸으로 다시 이야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북대학교에서 무용학 학사와 무용학 석사를 취득하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일반대학원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대한무용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 이사이자 전주시지부 부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전북대학교·진주교육대학교·전주교육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호남살풀이춤’ 이수자로서 전통 춤 전승에 힘쓰고 있으며, 예술전문단체 널마루무용단 부단장과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창작 및 무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제26회 익산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금속공예 부문 김민경(경기‧26)씨 작품 ‘한계이론’이 대상에 선정됐다. 상금은 3000만원. (사)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한국공예대전에는 금속, 도자, 목칠‧ 가구, 섬유공예 등 4개 부문에 총 325점이 출품됐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1차 심사를 거쳐 83점을 입상작으로 선정했고, 4일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2차 본상 심사를 열었다. 이날 심사위원장은 목칠공예 심사위원 정영환 전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가 맡았으며, 섬유공예 신영옥 공예가, 금속공예 김재영 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도자공예 권영식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각각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는 각 부문별로 1점씩 모두 4점이 대상후보로 올랐으며 심사위원들은 선정된 4점 중에 비밀 투표를 통해 대상을 선정했다. 또 최우수상은 도자공예부문 임충현(경기‧46) 씨 작품 ‘달그림자’가 꼽혔다. 우수상은 목칠‧ 가구공예부문 김예일(강원‧23) 씨의 ‘유구화’, 섬유공예부문 성유민(서울·23) 씨의 ‘마주하다’가 차지했다. 최우수상 상금은 1000만원, 우수상 상금은 각각 500만원이다. 대상으로 선정된 ‘한계이론’은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금속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형기법이 독창적이고 난도가 높음에도 섬세한 형태로 완성돼 조형성과 정교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전통 공예기법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작품과 실용적이고 테크닉적으로 유려한 작품이 많아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정영환 심사위원장은 “학과 폐지로 공예가 사멸의 위기에 처한 시대에도 공예대전은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어 공예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올해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 특히 대상을 받은 금속공예 작품은 제작기법도 상당히 어렵고 대형작품임에도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한국공예대전 수상작 전시는 10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시상식은 전시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제26회 익산한국공예대전 전국 공모전 수상자 △대상=김민경(금속) △최우수상=임충현(도자) △우수상=김예일(목칠·가구) 성유민(섬유) △특별상=한상덕(금속), 김인숙(도자), 신정우(도자), 정세한(목칠·가구), 김현숙(섬유), 김동현(금속) 박은 기자
많은 날을 올라왔습니다. 굳은 의지는 보슬보슬 날아갔습니다. 통제사 벼슬이라도 할 것 같았던 통제력도 바닥을 쳤고요. 황유원의 『하얀 사슴 연못』을 듣고 싶습니다. “세상은 소음으로 가득하다”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그래서 “존재의 소음을 최대한 증폭시켜보는 길과 최대한 잠재워보는 길을 모두 가보기로” 했다고. 잠재워본 게 이 시집이라고. 음악은 소음을 줄여 적막을 늘리는 방식이겠죠. 말이 끝나는 곳에 음악이 있겠죠. 맑은 날, 땀을 벽력같이 흘려 하루에도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았지요. 이런 날은 「명동대성당」에 나오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습니다. “나는 거기 없었고/ 나는 거기 있었지만/ 내 숨소리는 아무래도 멀리서/ 들려오는 것만 같은” 음악입니다. “칸나가 잔뜩 피어나 노란 꽃머리로 통 통/ 드럼을 연주”(「리틀 드러머 보이」 부분)하면 음파는 어디로 갈까요. 언어와 리듬을 타고 뇌파로 올라오겠죠. 잔잔하게 물결치겠죠. 콩나무 잡고 거인의 구름성까지 가겠죠. 하프의 말이 들릴 때까지 잠에 들겠죠. “가슴속에 사슴 뛰는 소리 들려온다면/ 삶의 푸른 풀을 마구 뜯어내고 싶다는 뜻인데// 그렇게 사슴 다 뛰쳐나가버리고 나면// 마침내 홀로 남겨진/ 텅 빈 가슴속/ 고요”(「사슴 머리 여인숙에서」 부분). 풀을 들입다 먹은 사슴은 자러 갔습니다. 풀들이 오래전에 예약한 고요만 남았네요. 아무것도 하지 않네요. 잠잠히 살 뿐. “고요를 위해 굳이 입 닫을 필요 없음/ 고요가 숨 쉴 수 있는 공간만 마련해두면/ 고요는 그냥 찾아옴/ 벽돌을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 서로 붙여주기만 해도”(「불광동성당」 부분). 잘 말린 야생 고요의 똥으로 벽을 쌓습니다. 빈 방에 햇살이 들어오듯 고요가 오겠지요. 편히 쉬라는 말까지 아낄 필요는 없겠지요. 「별들의 속삭임」을 “듣는 자는 시베리아 아닌 그 어디서라도/ 하늘의 입김이 얼어붙는 소리를 듣는다/ 추운 날 밖에서 누군가와 나눠 낀 이어폰에서도 별들이 얼어”. 별들은 우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늘 무언가를 들려줍니다. 우주가 진공 상태라 들리지 않을 뿐이죠. 그런데 그 귓속말을 들을 수 있는 길이 있죠. 이어폰으로 추위를 나눈다면, 별들의 귀엣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아픔에 귀 기울여 보세요. 서로의 슬픔에 등을 기대 보세요. 함께 눈을 맞으며 호숫가를 걸어 보세요. 그러면 별들이 큰고니 날아오는 호수에 큰 고요를 뿌려 줄 겁니다. “잠시 서로의 말이 드러낸 단단한/ 등뼈를 쓰다듬으며/ 우리가 헛것임을 잊을 수 있다”(「언중유골」 부분). 뼈가 있는 말은 쉼표와 같습니다. 그걸 가볍게 쓸어보며 우리가 이 땅에 온 작은 이유를 어루만질 수 있을 테니까요. 느렸지만 역마다 서고 정차 시간도 길었던 기차가 비둘기호였어요. 내려서 가락국수를 후후 불며 먹었어요. 속이 든든하게 차고 쉼표가 찍혔죠. 긴 4형식 문장을 끌고 온 기차에 올라 먼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어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행촌수필문학회가 주최한 ‘제18회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식 및 행촌수필 제46호 출판기념회’가 3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행사에는 행촌문학회 회원 50여 명과 내빈이 참석해 문학회의 한 해 성과를 함께했다. 행촌수필문학회는 전북 수필 문학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온 단체로, 이번 행사는 회원들의 창작 성과를 확인하고 창작 의욕을 북돋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제18회 행촌수필문학상은 고재흠·이형숙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김영 심사위원장은 고재흠 수필가의 ‘가을이 나를 부른다’에 대해 “가을의 정취를 통해 삶의 깊이를 성찰하며, 단풍처럼 아름다운 생의 태도를 다짐하는 내면적 고백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이형숙 수필가의 ‘노을의 언어’에 대해서는 “‘세방낙조’를 소재로 삶과 세계가 조응하는 방식을 절제된 문장으로 풀어내며 문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행촌수필문학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독자에게 울림을 주는 진정성 있는 글을 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촌수필문학회는 고 김학 교수의 지도를 받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중심으로 창립된 단체로, 2002년 8월 창간호 발행 이후 22년간 꾸준히 활동하며 이번에 제46호 동인지를 펴냈다. 특히 올해 문학회는 더욱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소속 회원 중 최화경 수필가가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8명의 회원이 외부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연이어 받아 창작 역량을 입증했다. 이는 회원들의 끊임없는 정진과 문학회 공동체의 힘이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박일천 회장은 “제46호 발간과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을 계기로, 문학의 도반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행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황금빛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 변화를 보여주는 지역으로 꼽히는 성수동의 성장 과정을 행정가의 시선에서 풀어낸 책 <성수동>(메디치미디어)이 출간 직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집필한 이 책은 창의적 생산도시로 자리매김한 성수동의 정책적 기반과 행정 실험을 기록한 것으로,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정원오 구청장은 최근 다수의 유튜브 채널이 ‘가장 만나고 싶은 정치인’으로 꼽을 만큼 대중적 화제성을 얻고 있다.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으로 7·8대까지 3연임하며 성동구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활발한 SNS 소통으로 ‘성동구 아이돌’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친근한 행정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다른 구에서도 정원오 구청장을 돌려쓰자”는 시민 캠페인이 등장했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받았다. <성수동>은 이러한 관심의 배경이 된 정 구청장의 행정 철학을 압축해 보여주는 책이다. 경청과 조율, 원칙 있는 추진력 등 그의 도시 운영 방식이 성수동의 변화 과정과 함께 담겨 있어, 도시 행정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전현아 기자
전북 문화예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2025 천인갈채상’에 금태경(37) 영화감독과 소리꾼 이다은(33) 명창이 선정됐다. 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병진)이 주관하는 천인갈채상은 한 해 동안 전북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추천위원의 추천을 받아 기금 모금에 참여한 시민 천 명이 모바일 투표를 진행해 최종 수상자가 선정된다. 올해 천인갈채상을 수상한 금태경 감독은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으로 지역 독립영화 제작‧교육‧상영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북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6년째 활동하고 있으면 장편영화 <영화영재 금태경> <식혀주다, 읽어주다> 등을 연출했다. 멕시코 stuff mx Film Festival 최우수 장편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이다은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 판소리 최다‧최장 완창(익산기네스)과 최연소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보유자다.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과 2025 구례동편제송만갑 판소리 고수 경연대회 대통령상(명창부 최고상)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병진 이사장은 “천 명의 갈채로 주어지는 이 상이 청년예술인들에게 큰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며 “창작자들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시민과 공동체가 함께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14회 천인갈채상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6시 복합문화공간 모이장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무형유산 보호체계의 변화와 향후 과제를 짚는 학술 토론에서, 전승 구조 재정비와 ‘자생적 발전’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일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국가유산체제 출범 1년, 무형유산법 제정 10년’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도입 이후 제도적 틀이 확장됐지만, 여전히 현장과 제도 간 괴리가 존재한다며 보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우 인하대 교수는 2015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무형유산의 독자적 발전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전승자 권력화 완화, 전승교육 제도 보완 등이 진전됐지만, 무형유산의 ‘자생력’이 여전히 부족해 제도적 지원이 현장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차보영 연구자는 ‘전승공동체 종목 지정 확대’의 의미를 짚으며,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운영, 전수교육대학 도입, 전승공동체 법제화 등이 새로운 보호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위기·도시환경 변화·디지털 기술 등 새로운 환경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승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승자–이수자가 결합된 교육 중심 전승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하며, 전수교육학교·학점은행제 등 교육제도와 현장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예 분야 발표에서는 ‘원형유지 원칙’이 전통공예 전승을 제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승주 연구자는 “문화재수리법 제정 이후 일부 기술 분야가 제도적 기반을 잃었다”며 “공예의 결과물과 기술이 분리된 현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예가 산업화·유통 지원 부재 속에 ‘박제화’되고 있다며 실질적 시장 연계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무형유산 조사 방향과 관련해 송민선 충북도 무형유산위원은 ‘행위 중심 조사’에서 벗어나 도구·장소·자연환경 등 무형유산이 놓인 맥락을 함께 보는 ‘복합유산’ 개념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현행 법령에 해당 개념이 없어 국가유산기본법 내 정의 신설 등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무형유산의 독자성과 자생적 발전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형유지 원칙 재정립, 전수교육관·전수교육대학 연계 강화, 전승지원금 성격 명확화 등이 필요하며, 지역 기반 무형유산의 경제적 가치 발굴과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산업화 전략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무형유산 보호 정책이 단순한 보존을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순환하는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유형·자연유산과의 연계, 무형유산 등록제 도입 등 새로운 제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제도 개선이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현아 기자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 흐름을 모색하는 전승자들의 도전을 통해 국립무형유산원이 협업과 창작을 통한 새로운 무형유산 계승 방식을 선보인다. 오는 3일과 6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에서는 ‘예능풍류방’ 참여 전승자들이 꾸미는 성과발표 협업공연 ‘새로운 여정’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전승자들이 직접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교육형 창작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발표 형식을 넘어 전통예술의 본질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통의 깊이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무형유산이 현재에도 유효한 예술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이 될 전망이다. ‘예능풍류방’은 전승자들이 종목 간 창작적 연결을 탐구하는 무형유산원 대표 창작사업이다. 서로 다른 전통 예술 요소를 결합해 무형유산의 확장 가능성과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상·하반기 각 1기씩 총 4명의 전승자가 참여해 운영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양식을 개발해 왔다. 첫 공연은 오는 3일 오후 7시, 김효분 이수자(살풀이춤)와 김영석 전승교육사(수영야류)가 선보이는 협업작 ‘살풀이춤으로 풀어내는 수영야류’다. 절제된 정서를 품은 살풀이춤과 해학이 중심인 수영야류가 만나 사랑(愛)과 해원(解冤)의 정서를 공유한다. 삶과 죽음,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직조하며, 두 장르가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루는 확장과 교류의 순간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전통춤의 깊이와 탈놀이의 생동감이 동시에 드러나는 무대로, 새로운 감각의 서사를 기대하게 한다. 이어 6일 오후 4시에는 김성우 이수자(피리정악 및 대취타)와 최재미 이수자(경기민요)가 ‘악동(樂同)’을 무대에 올린다. ‘음악으로 함께한다’는 의미의 작품으로, 정악 특유의 구조미에 민요의 생동감을 더해 전통 음악의 미감을 새롭게 구성한다. ‘기악의 성악화’와 ‘성악의 기악화’라는 실험적 시도를 통해 악기와 목소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흐름을 구현하며, 울림의 방향과 호흡의 리듬까지 세밀하게 교차시키는 음악적 순환을 선보인다. 두 전승자의 개성이 만나 기존 전통음악의 문법을 재해석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운영되며, 사전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 또는 전화(063-280-1500·1501)를 통해 가능하다. 출연자 소개 및 세부 프로그램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한국예총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전북예총)과 ㈜하림그룹이 공동 주관하는 ‘제29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의 올해 수상자가 확정됐다. 전북예총하림예술상은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지역 예술인을 선정해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9개 협회와 13개 시군예총의 추천을 받아 분야별 수상자를 결정한다. 올해는 문인·사진·미술·국악·연예·연극·무용 등 7개 부문에서 총 7명이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는 △김영(66·문인) △최성용(70·사진) △신세자(67·미술) △김세미(56·국악) △권금현(66·연예) △정상식(60·연극) △이해원(49·무용) 씨다. 공로상은 △최윤형(30·전북무용협회) △김영환(65·고창문인협회) 씨가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6시 그랜드힐스턴호텔 그레이스홀에서 열린다. 전현아 기자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28일 전주 더메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수상자와 문화예술계 인사, 예향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지역문화 발전에 헌신해온 이들을 축하했다. 올해 문학 부문은 박동수 수필가(전주대 명예교수), 미술 부문은 황호철 한국화가(전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음악 부문은 오정선 피아니스트(전주교육대 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 분야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창작지원비 2000만 원이 전달됐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전북 중·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 입상작 전시도 마련됐다. 청소년들의 창작 역량을 살피고 지역 미술 저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3회를 맞은 목정문화상은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목표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주관한다. 1993년부터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을 대상으로 전북 향토문화 진흥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왔으며, 올해까지 누적 수상자는 98명에 이른다. 김홍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을 열어가는 길에 재단이 꾸준히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목정문화상을 비롯해 청소년 대회와 문화예술단체 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목정문화재단은 무주 출신의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예향의 고장 전북의 향토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라 설립 운영했다. 2013년 목정 선생이 작고한 뒤 그의 아들인 김홍식 이사장(전북도시가스 사장)이 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김승재(41)는 참전용사다. 음악이라는 전쟁에 20년째 몸을 던졌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남은 건? 밴드 아우리(OU:RE) 멤버들과 지역 뮤지션으로서의 한계. 그래도 그는 도망가지 않았다. 함께 음악을 만드는 동료가 있었고, 자신이 일궈온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랬더니 제3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이라는 값진 수상 결과가 찾아왔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고(故) 유재하를 기리며 신예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정지찬, 이한철, 스윗소로우 등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이끌어가는 걸출한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총 785팀이 지원해 10팀이 본선 경연에 진출했고, 전북레드콘 음악창작소 지원 뮤지션인 ‘아우리(김승재·고은혁·이종민·이종원·홍대희)’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년 만에 누리는 대상. 그보다 더 값진 것은 평단으로부터 밴드 아우리의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밴드 아우리 보컬 김승재씨는 지난달 28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언젠가는 누군가는 우리를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었다”며 “대회에서 저희 음악을 알아봐 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쁘고 감사한 일’을 마주하기까지 그는 매일 실패할 각오로 하루하루를 지냈다. 화정초등학교 교사이자 현역 뮤지션으로 생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남들보다 더욱 치열하게 시간을 쪼개서 지냈다. 넘어졌다고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약하는 독기와 성실함, 그것이 김승재를 만들었다. 김 씨는 “음악하는 것 때문에 학교에 피해를 줄 수 없으니까 충실하게 수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도 제게는 마찬가지였다”며 “선생님이 재미로 음악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곡 역시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올해 경연대회 예심에서부터 밴드 아우리 음악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실제로 “참가팀 785팀 가운데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음악”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뛰어난 음악적 기량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승재 씨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이라는 강력한 소개글을 얻게 돼 기쁘지만, 기쁨에만취해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상을 탔다고 인생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늘 하던 대로 음반 작업과 공연 열심히 준비해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스스로 지금을 ‘눈부신 밤’이라고 정의했다. 밤인데 눈이 부시는 그런 순간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누가 밀쳐서건 때로는 본인의 실수로 빛 한 줌 없는 어둠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다지 두렵진 않을 것 같았다. 20년 동안 참전용사로 굳건히 버텨냈으니까. 그렇게 그만의 선율이 있는 삶은 단단해서 아름다울 테니 말이다. 박은 기자
전국적으로 팬덤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공연예술계는 여전히 수도권에 치우쳐 있다. 공연 수요와 공급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은 공연·관객·창작자 모두 부족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년 총결산–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연건수·회차는 각각 2만 1634건, 12만 5224회에 달한다. 이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1만 3570건(62.7%), 9만 5198회(76.0%)다. 전북은 478건(2.2%), 1514회(1.2%)에 그쳤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가 주춤했던 2020년 수도권 공연건수·회차는 4100건(65.6%)·4만 6576회(82.7%), 2021년은 7835건(62.8%)·5만 1018회(77.4%), 2022년은 1만 1169회(62.3%)·7만 4487회(76.3%), 2023년은 1만 2782회(62.6%)·8만 8692회(76.1%)다. 반면 전북은 2020년 133건(2.1%)·551회(1.0%), 2021년 259건(2.1%)·774회(1.2%), 2022년 340건(1.9%)·1302회(1.3%), 2023년 418건(2.0%)·1531회(1.3%)뿐이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체적으로 수도권은 매년 공연건수는 60%, 공연회차는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전북을 포함한 비수도권(14곳)은 각각 20~30%대밖에 안 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문화 격차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본래 비수도권 관객이 적어 창작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비수도권의 공연은 적어지고, 관객 경험이 더 축소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차민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연예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사람과 창작력이 중요하다. 예술인도 기회만 있으면 대부분 수도권으로 가려고 한다. 결국 악순환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수도권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여건상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지만, 단기간 중심의 지원 구조로는 예술인·단체가 꾸준히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 연구위원은 “중앙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지원했지만, 문제는 정부의 예산 구조가 ‘단년’이다 보니 프로젝트형에서만 그쳐 지속성이 부족하다. 다년간 지원이 이어지지 않는 탓에 예술인·단체가 꾸준히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며 “무엇보다 각 지자체에서 큰 관심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관객의 경험이 늘어나면 그만큼 공연예술도 함께 활성화될 것이다"며 “예술인이 지역에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며 “공급·수요를 균형 있게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문화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끝>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다산초당(茶山草堂) 마루에 걸터앉습니다. 이백 년 거슬러 오릅니다. 그날의 햇살과 공기와 바람을 불러옵니다. 또르르 대나무 홈대를 타고 한두 평 연못에 늦가을이 내립니다. 선생께서 청석 위 솔방울 불에 약천(藥泉) 석간수로 차를 달이십니다. 만덕산(萬德山) 백련사(白蓮寺) 아암(兒菴) 혜장선사(惠藏禪師) 만나러 나서시는 선생의 발자국을 따라갑니다. 동암(東菴) 지나 비탈, 겨우 백여 걸음 올랐을까요? 숨 가쁜데 이 관장이 아차 한 컷 놓쳤다, 다시 초당에 내려갑니다. 친구를 기다리느라 속도를 놓으니, 앞선 일행을 놓으니 가쁜 길이 다정해집니다. 비탈도 오를 만합니다. 따라붙은 그에게 선생께서도 천 리 길 유배와 세상을, 세월을 놓아주고 견뎠을까? 묻습니다. 그랬겠지, 부글부글 끓는 속 달래주는 차 달이듯 뭉근히 세상도 세월도 내려놓았겠지, 그렇게 길고 긴 귀양살이 견뎠겠지 답합니다. 급 할 것 없이 오솔길 따라 올라 어느덧 산마루, 숲 사이로 언뜻 백련사가 보입니다. 신우대숲 바람에 귀를 씻으며 내립니다. 온통 동백나무에 차밭입니다. 깊을 대로 깊은 계절에 아차 한눈 주는 새, 선생께선 마중 나온 혜장선사 따라 드셨겠지요. 꿈을 깹니다. 다산(茶山) 백련사, 늦가을 햇살이 어깨에 내립니다. 먼 듯 가까운 듯 강진만이 반짝입니다.
“읽기만 하는데도, 어느 순간 우리가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지난 27일 오후 7시께 전주 창작소극장 1층 작은 카페. 낯선 욕설이 튀어나올 때마다 웃음이 번졌고, 대사를 넘기며 인물의 감정에 스며드는 순간마다 테이블 위 따뜻한 찻잔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salon de 울림: 배우와 함께하는 희곡의 소리’ 낭독 모임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이번 달 함께 읽은 작품은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나의 작품 ‘필로우맨’. 삶을 끝내려는 인물 A 앞에 온몸이 베개로 된 필로우맨이 나타나 어린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고, 그 이야기를 쓴 작가 ‘카토리안 카토리안’이 전체주의 국가의 도살장에서 끌려가며 벌어지는 전개는 참가자들의 감정선을 쉼 없이 흔들었다. 잔혹한 설정과 블랙유머가 공존하는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는 낭독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났다. 이날 모임에는 김다비(46), 임은영(50), 김은정(29), 정세영(27), 정숙인(55) 씨 등 5명이 참여했다. 배우이자 창작극회 대표인 류가연 씨가 큐레이터로 나섰다. 이들은 8인용 사각 테이블을 둘러앉아 희곡집을 펼쳐 들고 준비해 온 빵과 차를 나눴다.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른 이들이 희곡집 낭독회 참여자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내, 대사를 주고 받으며 금세 연극을 함께 만드는 동료로 변했다. 세 번째 참여했다는 김다비 씨는 “종이를 들고 읽는데도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점점 보이더라”며 “독서처럼 시작했다가 옆 사람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욕설을 읽으며 민망해 선글라스를 썼다는 일화도 웃음을 자아냈다. 첫 참여자 임은영 씨는 “인물 파악도 안 된 상태였는데 감정이 자연스럽게 붙더라”며 “오랜만에 희곡의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김은정 씨는 “여럿이 함께 읽으니 감정이 훨씬 풍부해졌다”며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부담 없이 경험해볼 기회였다”고 했다. 창작극회 배우 정세영 씨는 두 번째 참여로 “바쁜 일정에 희곡을 읽기 힘든데, 이렇게 모여 읽는 시간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현장은 순간순간 표정이 달라졌다. 대사를 읽다 인상을 찡그리거나, 손을 떨 정도로 몰입하는 이도 있었다. 배우 못지않은 억양으로 욕설을 쏟아내 모두를 웃게 만드는가 하면, 마음에 드는 구절을 휴대폰으로 찍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눈빛이 오가고, 배역에 따라 서로 격하게 쏘아보거나 화를 내는 장면까지 더해지자 짧은 대사 하나에도 여섯 명의 감정이 크게 흔들렸다. 류가연 큐레이터는 “일상에서는 하지 못하는 표현도 극을 통해선 해볼 수 있다”며 “이번 모임은 특히 ‘뱉어보자’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작품 속 거친 언어를 낭독하며 뜻밖의 해방감을 느낀 듯했다. 창작소극장의 ‘salon de 울림’은 매달 다른 희곡을 읽는 프로그램으로, 단순 독서 모임을 넘어 ‘연극의 첫 단계인 대본 리딩을 시민이 직접 체험하는 자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는 8월 시작 이후 꾸준히 참석하며 자신만의 참여 루틴을 만들었다. 희곡을 소리 내 읽는 행위는 타인의 감정과 시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작은 연극적 경험이다. 여섯 명의 목소리가 작품의 어둠과 웃음을 오가며 이어간 낭독은, 늦가을 밤 작은 카페를 조용한 무대로 바꿔놓았다. 전현아 기자
2014년 국내 초연된 후 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뮤지컬 ‘킹키부츠’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주를 찾는다. 오는 29일과 30일 각각 오후 2시와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질 공연은 영국 노샘프턴에서 있었던 수제화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 사장 ‘찰리’와 편견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롤라’가 서로를 이해라고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다. 포용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13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음악상·안무상·남우주연상·편곡상·음향디자인상 등 6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까지 국내 관객 평점 9.9점과 객석 점유율 99.9%를 기록하며 여전히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뮤지컬계 최정상 배우들도 함께한다. 먼저 ‘찰리’역은 김호영·이재환·신재범이, ‘롤라’역은 강홍성·백형훙·서경수가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실력파 조연과 앙상블 배우들도 대거 참여해 무대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Raise You Up △Land of Lola △Sex Is in the Heel 등 뮤지컬 ‘킹키부츠’의 시그니처 넘버부터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까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전주 공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할인 혜택도 준비됐다. ‘라스트 찬스 인 전주’ 할인은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과 놀티켓, 예스24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전통음악의 감성과 현대적 감각이 맞닿은 무대가 부안에 오른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오는 29일 오후 3시, 부안예술회관에서 순회공연 ‘국악콘서트 락(樂)’을 열고, 국악이 지닌 다층적 매력을 관객 가까이에서 선보인다. 국악이 지닌 멋을 일상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구성된 이번 공연은 관현악단의 폭넓은 레퍼토리와 국내외 협연진이 함께해 풍성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락(樂)’이라는 공연명처럼 한국적 정서 위에 현대적 색채를 덧입혀 국악의 새로운 매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관현악단은 해금·양금·마두금 협연자는 물론, 부안 출신 트로트 가수 김태연까지 함께하며 국악과 대중음악의 다채로운 결합을 시도한다. 특히 대전연정국악원 예술감독 임상규 지휘자가 객원으로 참여해 무대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공연의 문을 여는 곡은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국악관현악 ‘남도아리랑’(작곡 백대웅)이다. 남도의 멋과 감성을 관현악으로 재해석해 고유의 한과 흥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풍부한 관현악의 흐름 속에서 남도 특유의 여유와 정서를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조진용 수석단원이 협연하는 해금 협주곡 ‘추상’(작곡 이경섭)이다. 감정의 미묘한 움직임을 소리로 그려낸 작품으로, 해금의 맑고 단정한 음색과 관현악의 다양한 질감이 교차하며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인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형체 없는 감정의 풍경을 드러내듯 펼쳐지는 선율은 해금 고유의 섬세함을 극대화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 무대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동요메들리(편곡 이용탁)이다. 익숙한 멜로디에 전통 장단과 국악기 특유의 음색을 더해 재해석한 곡으로, 대중성과 창의성이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이다. 네 번째로는 양금·마두금 협주곡 ‘바람의 노래’(작곡 홍정의)가 이어진다. 몽골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곡으로, 광활한 초원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그린다. 양금 연주는 세계양금협회 이사 윤은화, 마두금은 몽골 국립문화예술대학 교수 부레브쿠 뭉크진이 맡아 국경을 초월한 음악적 교류를 선보인다. 두 악기의 이색적인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향적 긴장과 해방감이 관객을 색다른 음악의 세계로 이끈다. 공연의 대미는 가수 김태연이 장식한다. 탄탄한 가창력과 폭넓은 감성으로 국악 창작곡 무대를 선보이며 세대를 결합하는 특별한 피날레를 꾸민다. 스승을 기리는 헌정곡 ‘가시별’,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낸 ‘만리향’에 이어, 이번 공연을 위해 관현악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한 신곡 ‘카네이션의 노래’를 최초로 무대에서 공개한다.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곡으로, 국악관현악과 트로트 창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감성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전석 5000원으로 티켓링크 및 부안예술회관 현장에서 예매 가능하다. 공연 관련 문의는 전화(063-580-3892)로 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배우 이정진, 탄자니아서 봉사활동
'설국열차' 흥행탄력...'천만 관객' 보이나
전북CBS 특별기획 3부작 '대한민국 청년 귀향기' 28~30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5~7일 공연
“묵향 머무는 공간서 차 한잔 나눠요”
제51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종합대상에 서양화부문 최지연 씨
신진철 작가, '고군산의 섬. 섬. 섬.'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