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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희심 명창의 20년간 도립국악원인생 종료

20여 년 간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소리외길을 걸어온 천희심 명창이 1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공연을 끝으로 정년퇴직한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은 천희심 명창의 소리꽃 - 소리로 꽃피운 인생이여라 무대를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 올린다. 이번 무대는 창극단 천 명창의 정년퇴직을 기념하는 헌정무대로 마련됐다. 천 명창의 소리인생을 풀어놓는 자리로 그동안 동거동락한 창극단 단원들이 함께 꾸미며 판소리의 다양한 멋과 흥겨운 무대를 꽃피운다. 천 명창은 전남 목포 출신이지만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소리 인생을 걸었다. 두 번만의 전주 방문에서 터를 잡았고 이제는 전주가 고향보다 친숙하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국악의 길을 걸었다. 박봉술 선생에게 수궁가를, 김상용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 강도근 선생에게 수궁가와 흥보가를 사사했다. 이난초 선생에게는 흥보가와 춘향가, 이일주 선생에게는 심청가와 수궁가를 배우며 다양한 바디의 소리를 익혔다. 남원시립국악단 상임단원과 전북도립국악원 판소리반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8년 중요무형문화재 동초제 이일주 심청가 이수자로 지정됐고, 동초제판소리보존회 이사, 천희심 국악연구소 원장 등을 지내고 있다. 1994년 제28회 진남제 전국판소리명창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1995년 제13회 광주특장부문 명창대회 우수상, 1996년 동대회 대상수상, 1997년 제9회 목포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우수상, 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명창부 차하상, 제4회 서울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우수상, 1998년 제10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 1999년 동대회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엔 동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하며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후 그는 갑상선 암으로 투병했다. 그는 갑상선 암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목소리부터 점검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본 남편 권혁대 고수는 소리꾼의 책임과 숙명을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리에 대한 애착이 없이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야인으로 돌아가는 천희심 명창은 1년 후 광역8개 도시를 돌며 판소리의 아름다움을 전수할 생각이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16 17:37

완주예총 제3대 회장에 전일환 전주대 명예교수

전일환 당선인 한국예총 완주지회(이하 완주예총) 제3대 회장에 전일환 전주대 명예교수가 선출됐다. 완주예총은 제12대 회장인 국중하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 사퇴하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완주예총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광식)는 지난 14일 완주예총 강당에서 임원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갖고 제3대 회장을 뽑았다. 투표에는 국악사진문인연극음악 등 5개 협회 대의원 25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기호 1번 전일환 후보가 14표(득표율 56%), 기호 2번 강연모 후보가 10표(득표율 40%), 무효표 1표로 전일환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전일환 당선자는 수필가로 전주대 입학처장과 교무처장을 거쳐 부총장으로 퇴임했다. 현재는 전라정신문화연구원 이사장과 전북예총 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일환 당선인은 완주예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회원단체를 8개로 늘리고 예총 사무실을 생활 중심지로 옮기겠다.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드림공연단을 만들어 합동 문화투어 등을 실시하고, 청년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 마련과 수익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출향 예술인까지 참여하는 예술인의 밤을 확대 실시하고, 1년에 1~2차례씩 체육 행사나 현장 문화체험을 실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15 19:00

KBS전주방송총국 유튜브 특강, 방송아카데미 ‘온택트’ 개최

KBS전주방송총국(총국장 이재강)은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4시간동안 전주 청사 대회의실에서 지역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제작 기법을 교육하는 방송아카데미온택트를 개최했다. 군산시와 함께 진행한 이날 행사는 유튜브 시대 1인 미디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전문가 6명이 강사로 나서 비대면 실시간으로 지역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미디어 관련 지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행사에서 최용수 KBS공영미디어연구소 팀장의 N플랫폼시대, 공영미디어서비스 전략, 정용재 KBS프로듀서의 유튜버 10개월 도전기, 김강천 KBS 촬영감독의 드론 활용법 배우기, 송주한 구글코리아 유튜브매니저의 나를 위한 스페셜타임 YouTube, 윤명진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의콘텐츠, 기술품질로 거듭나기, 최승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서울센터 강사의시청자에서 크리에이터로등 6개 강좌가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사전에 신청한 지역 시청자 100명이 실시간으로 강의에 참여했으며, KBS전주 유튜브 채널 재미K등으로도 방송됐다. 이재강 총국장은 이번 온택트 강의가 시청자들에게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법을 익히고, 나아가 지역의 세대, 계층 간 소통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노력하고 도민과 시청자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0.11.12 18:54

임기중 타지역 미술관장 지원한 전북도립미술관장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 전북도립미술관장이 임기 중 타 지역 광역미술관장에 공모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도내 예술계에서는 전북지역 공공 문화예술 기관 수장으로 그럴 수 있느냐는 의견과 규정에 문제가 없으면 사적인 영역으로 가능하지 않느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 11일 진행된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의 도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영규 도의원은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에게 임기 중 타 지역 문화 관련 업종에 지원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관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임기 만료를 앞두고라고 답했다. 해당 지역은 전남으로 자리는 전남도립미술관개관준비단장이 유력하다. 개관준비단장은 지난달 개관과 동시에 도립미술관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도립미술관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해 도립미술관개관준비단장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고 지난 2월 공개모집에 들어갔었다. 공개모집을 통해 전국에서 17명이 응모했으며, 지난 3월 선발시험위원회 면접시험과 인사위원회 심사, 도지사 면담 등 검증절차가 치러졌는데 최종 3인의 명단에 김 관장의 이름이 전북예술계에서 거론됐다. 김 관장은 소문으로 떠돌던 타 지역 미술관장 지원사실을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최 의원은 임기 만료 전이라고 했는데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마음이 다른데에 있으니)업무를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다며 임기 중에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기 종료 전 타 지역기관 지원 행태는 전형적인 스펙쌓기라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전북의 기관대표가 그래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김 관장은 어떻게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관례적 방식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김 관장 임명 이후 추진된 교육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교육프로그램 운영 강화를 위해 교육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지역미술인을 대상으로하는 아티스트 포럼, 사진아카데미, 도슨트 양성프로그램, 국제미술관 토크 등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신설했다면서 (신설 프로그램에 비해)많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내부 소프트웨어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적인 부분이다. 다 지난일이고 이런 발목잡기식 보도는 전북예술계에 발전이 안된다며 남은 임기동안 전북미술계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2017년 9월 임기를 시작한 김 관장은 지난해와 올해 임기가 1년씩 두차례 연장됐다. 도립미술관장의 임기는 2년이며, 3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12 18:07

‘벤또, 사꾸라’가 전북의 방언? 전북방언사전 논란

삽화=정윤성 기자 지난해 전북도가 편찬한 전라북도 방언사전에 일본어가 다수 수록돼 엉터리 사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오후 열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의 도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병도 도의원은 지난해 도가 편찬한 전라북도 방언사전에 다수의 일본어가 방언으로 둔갑해 기재됐다고 비판했다. 도 방언사전은 국어기본법이 규정하는 지자체 지역언어보전 책무에 따라 2017년 도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8600여 만 원을 주고 용역을 의뢰해 전북의 고유 방언(사투리)를 집대성했다. 하지만 이 방언사전에 벤또, 사꾸라, 구루마, 고무다라, 공고리, 나멘, 빵꾸 등 일본어가 전북의 방언으로 둔갑됐다. 실제 사전 550쪽에 벤또는 도시락으로, 밥을 담는 작은 그릇 또는 그런 그릇에 반찬을 겉들여 담은 밥이라고 적었다. 이 단어 사용 지역으로 군산, 무주, 완주, 임실이라고 기재하기까지 했다. 이 의원은 일본어를 전북의 방언으로 등재시켜 놓은 것은 전문가적 식견과 무관하게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2017년 용역을 맡은 산학협력단도 엉터리 용역을 했다고 지적했다. 윤여일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방언사전에 대한 오류가 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개인적으로는 수치스럽다면서 배포한 사전 전량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용역을 진행한 협력단 관계자는 지역에서 자주쓰는 외래어도 사전적 차원에서 방언으로 생각해 기재했다.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11 18:24

제28회 목정문화상에 안도·방의걸·오임춘 씨

(왼쪽부터) 안도 시인 / 방의걸 한국화가 / 이임춘 성악가 제28회 목정문화상 수상자로 문학부문 안도 시인, 미술부문 방의걸 한국화가, 음악부문 오임춘 성악가가 각각 선정됐다.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9일 전주 덕진동 무궁화 한정식에서 제28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수곤)를 열고 이같이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목정문화상은 고 목정(牧汀)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재)목정문화재단에서 전북지역의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 또는 단체를 찾아 시상하는 상이다. 지난 1993년부터 매년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에 걸쳐 현재까지 총 81명(단체 포함)에게 시상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0만 원의 창작지원비가 수여된다. 문학부문 수상자인 안도 시인은 남원출생으로 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안도 시인은 198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전북문인협회장 및 전북문학관장을 맡아 포용과 협력의 정신을 실천해 전북문단 발전을 위해 헌신한 점을 인정받았다. 또 전북국어진흥회장과 전북교육문화관 전임 교수를 맡아 전북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활발히 활동 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미술부문 수상자인 방의걸 한국화가는 고창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전주대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그는 홍익대학교 재학시절 한국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과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영향을 받은 이후 60년간 꾸준히 한국화의 외길을 걸어왔다. 현대 수묵화의 대가로 성장한 그는 12회의 개인전과 수많은 단체전 및 초대전을 통해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유려한 필체로 한국화는 물론 문인화를 전북에 활성화 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음악부문 수상자인 오임춘 성악가는 전남 순천출신이지만 군산대 예술대학 음악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성악가로써 14회에 이르는 독창회를 개최하고, 수많은 오페라 주역으로 출연, 전북에 오페라 음악을 활성화 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전주 더메이호텔 1층 메이벨즈홀에서 진행된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11 18:24

익산에서 국창 정정렬 추모 전국판소리대회 열린다

국창 정정렬 선생을 추모하는 전국판소리고법경연대회가 오는 14일과 22일에 익산시 중앙동 소월 임화영 판소리전수관에서 펼쳐진다. 20회째를 맞이한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예선 및 본선은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된다. (사)익산국악진흥원(원장 임화영)이 주최주관하는 이 대회는 소리의 고장 익산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국악잔치다. 익산이 배출한 국창 정정렬 선생을 추모하는 한편 전국의 국악 꿈나무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전문 국악인들이 참여하면서 전국 단위의 국악 한마당잔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회는 판소리 초중고등부와 신인부, 일반부로 나뉘어 치러지며, 예선과 본선을 통해 국무총리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전라북도지사상, 익산시장상 등 20명에 대한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신청은 오는 13일 오후 7시까지 방문 또는 이메일로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사)익산국악진흥원(063-855-3791)로 문의하면 된다. 임화영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모두가 어렵고 힘겨운 시기이고 특히나 예술인들에게는 충격이 너무도 커 고통과 시름이 가득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이겨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렵게 치러지는 올해 대회는 안타깝게도 대면은 할 수 없지만 실시간 유튜브 생중계로 널리 알리고자 한다. 전북도민은 물론 익산시민들의 깊은 관심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문화일반
  • 송승욱
  • 2020.11.10 17:29

“제시·티파니와 함께”… 문체부, 9~15일 전주서 ‘한국문화축제’

가수 제시와 티파니 등 한류스타들이 대한민국 대표 한(韓)문화 중심도시 전주를 전세계에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9일부터 15일까지 잠재적 방한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주에서 2020 한국문화축제를 연다. 행사는 한류 스타들이 전주한옥마을, 한복, 먹거리 등을 체험하고, 이를 코로나19로 전주를 찾지 못하는 해외팬들에게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형식이다. 가수 제시와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가 참여해 K-패션을 주제로 전주의 맛과 멋을 알린다. 이들은 전주한옥마을에서 이상봉 디자이너, 모델 송해나, 유리 등 특별손님과 함께 한복의 맵시를 소개하고, 전주만의 가맥 문화와 다양한 먹거리 등을 체험한다. 한류스타들의 체험 영상은 한국문화축제와 SBS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을 통해 9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후 6시에 공개된다. 15일 새벽 12시 5분부터는 SBS와 유튜브 채널(한국문화축제, 스브스케이팝(KPOP), 코리아넷)을 통해 K-POP 콘서트가 송출된다. 송가인과 이날치, 러블리즈, 로켓펀치, 루나솔라, 송소희, 엔시티 유-메이크 어 위시(NCT U-Make a Wish), 정세운, 치타, 펜타곤이 출연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20.11.09 19:11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장 미쉘 바스키아

장 미쉘 바스키아의 전시가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바스키아는 80년대 뉴욕의 거리에서 낙서화가로 등장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후에는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던 인물로 아쉽게 28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거리의 반항아였고, 언더그라운드 예술을 대표하며, 흑인 특유의 강렬한 표현력을 발휘했던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초기에 신표현주의 흐름의 대표 작가이기도 했다. 동시대에 낙서화가로서 쌍벽을 이뤘던 키이쓰 해링이 백인으로서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면 바스키아는 시종일관 반항적인 몸짓과 강렬한 색채로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번 바스키아 전시는 150여점의 본격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80년대에 뜨거웠던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988년 병으로 그가 죽은 후 1992년 10월 23일부터 이듬해 2월 14일까지 열렸던 휘트니미술관에서의 바스키아 회고전은 기념비적인 것이었다. 15세에 가출하여 거리를 떠돌다가 아버지에게 발견되어 집에 가던 그가 외쳤던, 아빠, 나는 어느 날 반드시 유명해질거야!라는 말은 실현되었다. 그의 사후 뉴욕지에서는 특집을 내고 평하기를, 바스키아는 불꽃처럼 살았다. 그는 진정으로 밝게 타올랐다. 그리고 그 불꽃은 사라졌다. 그러나 그 불씨는 아직도 뜨겁게 남아있다.고 썼다. 170여 인종이 모여 산다는 뉴욕의 코스모폴리턴적 문화와 함께 제도적 문화에 반발하며 자유롭고 저항적인 문화를 제기했던 언더그라운드는 도시적 삶의 인간이 어떻게 예술적으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제도에 길들여져 안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개별적 삶의 가치를 표현하면서 그 영역을 넓혀가려는 도시민들의 문화적 각성이 읽혀진다. 민주주의를 영위하는 전 세계 도시인들의 번민과 각성이 함께 담겨있다. 우리는 죽을 때가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번민하면서 살게 되는 소시민들이다.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바스키아는 분명 예술계의 이단아였고, 제도권 바깥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는 현대미술의 문맥에서 누구보다도 분명하게 우뚝 서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흔히 예술은 금액으로 평가되지만, 그는 시장에서도 예술적 광기에서도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다. 우리는 정직하게 그 꺼진 불씨에서 타오르는 불씨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11.09 18:54

전북문화관광재단 온라인 홍보매체 90%이상 ‘만족’

전북도문화관광재단의 고객 눈높이에 맞춘 홍보매체 운영이 대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온라인 채널 이용객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1134명의 참여자 중 1070명(94.4%)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용 연령대와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성 고객(56.2%)과 30~40대(67.1%)가 주 이용객이었다. 홈페이지와 SNS를 모두 방문한다는 응답은 63.1%로 나왔다. 지역별 방문분류는 전북 외에서 더욱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외 국내에서는 60.2%(683명)가 이용한다고 답했고, 전북도민은 37.5%(425명)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홍보 채널은 홈페이지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총 5개에 달한다. 홈페이지 누적 방문객 수는 650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블로그도 6만 명 정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단은 이용자 연령대와 욕구에 맞춰 SNS 채널 차별화 및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운영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사업 안내 위주로 채널별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에서 각 채널의 특성에 맞춰 홍보 방식을 전환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페이스북은 40대 이상이 주로 이용하는 채널로 특히 도내 예술인도민이 재단 사업의 정보 습득 경로로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보전달 강화를 핵심목표로 삼았다. 예술인도민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과 도내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프로그램 소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20~30대를 중심으로 최근 이용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해시태그를 활용해 지역의 문화예술관광을 보다 유쾌하고 쉽게 전달하는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블로그는 취미생활, 지역 정보 등 관심사가 뚜렷한 고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카드 뉴스 제작과 이모티콘 등을 활용해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언택트 시대로 변화하는 요즘, 1인 크리에이터, 개인 방송 VJ 활동 등 가장 주목받는 채널이다. 현재, 재단에서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유튜브를 운영 중이며, 각 사업 특성에 맞게 전북상설공연, 청춘마이크 전북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재단은 시대 트렌드를 반영해 홍보방식을 확대한 것도 실적이긴 하나 여전히 정보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군마을 단위, 고령층 지역민들을 고려한 방식도 고민 중이다. 이기전 재단 대표이사는 재단 홍보 채널을 통해 도민들이 재단이 하는 사업들을 면면히 들여다보고 관심 있게 봐주면 좋겠다며 일방적으로 재단의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예술가,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온라인 소통 창구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08 17:59

2020 이병기·최명희청년문학상 수상작 선정

전북대학교(총장 김동원) 신문방송사와 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는 2020 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수상자 4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가람 이병기청년시문학상 대학 부문에는 마당에 묶여 있던 개가 죽고 를 쓴 이아영 씨(단국대문창3년)가, 고등 부문에는 시 터널 오승현(대신고3년) 군이 선정됐다. 최명희 청년소설문학상 대학 부문에는 검은 피 캠프를 쓴 황지원(명지대문창2년) 씨가, 고등 부문에는 타는 목마름으로 를 쓴 이해솔(안양예고2년) 양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당에 묶여 있던 개가 죽고 는 감각적인 언어 사용으로 체험의 깊이와 생생함을 선보여 높은 점수를 얻었다. 터널 은 비유적 정황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시상을 잘 정돈해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가는 집중력이 뛰어나 수상이 결정됐다. 소설 대학부 당선작 검은 피 캠프는 할아버지의 병세가 손녀의 드센 기 때문이라고 믿는 부모에 의해 낙주기센터라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캠프에 다녀오게 된 이야기를 다소 특이한 문체로 서술해 응모작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 꼽혔다. 고등부 당선작 타는 목마름으로 는 10대 화자가 한국과 타이완의 전직 운동가의 삶과 운동을 목격하고, 그들을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식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번 문학상에는 267명이 603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시 부문에는 144명이 469편을, 소설 부문에는 123명이 134편을 출품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시 부문 심사는 김성규윤석정안현미최지인 위원이, 소설 부문 심사는 백가흠고영직임정균최기우 위원이 맡았다. 김동원 총장은 전북대만의 문화적 자산인 가람이병기 시인과 최명희 소설가의 이름으로 발굴육성되는 문재들이 세계적인 문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며 어려운 시기 귀한 작품을 보내준 전국의 학생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1955년 전북대신문 창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와 논문을 공모했던 학생작품 현상모집이 모태가 됐다. 전북대 신문방송사는 지난 2017년 개교 70주년을 맞아 1955년부터의 문학상 수상작을 정리, 총 5권의 전북대학교신문방송사 문학상 당선작 전집 을 발간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0.11.03 18:39

정부, 지역서점 반발에 도서정가제 ‘유지’

속보=정부가 도서정가제를 큰 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일, 도서정가제 3년 주기 재검토 시한을 앞두고 도서정가제 개정 방향을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개정 방향의 가장 큰 특징은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하되 세부사항을 정비하는 한편,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 정가변경 허용기준을 통한 정가 인하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판매 목적의 간행물에 정가를 표시(정가 표시 의무)하도록 하고, 판매자는 출판사가 표시한 정가대로 판매(정가 판매 의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독서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가의 15% 이내에서 가격 할인과 경제상의 이익을 자유롭게 조합해 판매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는 2003년 2월 처음 시행된 이래, 여러 번 개정을 거쳐 지난 2014년 할인율을 조정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한 이후 현행과 같이 운영되고 있다. 또 정가변경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가변경 허용기준을 현행 18개월에서 12개월로 완화한다. 향후에는 출판사들이 쉽게 정가를 변경할 수 있도록 출판유통통합전산망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출판사들은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공공도서관이 책을 구입할 때에는 물품, 마일리지 등 별도의 경제상 이익 없이 정가 10%까지의 가격할인만 제공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할인 여력이 적어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기 어려운 지역서점도 공공입찰 시에 대형온라인 서점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 정가 판매 의무의 위반 횟수에 따라서 과태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한다. 기존에는 위반 횟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의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계속 위반하는 경우에는 더 높은 차수의 과태료를 부과하여 반복 위반행위를 근절하는 등 제도 실효성을 확보한다. 이지선 전주책방네트워크 대표는 일단 도서정가제를 사수했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면서 하지만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할인율을 더욱 낮추고, 공공기관이 책을 구입할 때는 할인을 적용시키면 안된다. 그래야만 동네책방과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03 17:51

[전라감사 100인 열전] 조선건국후 첫 전라감사 안경공

1388년에 신설된 도관찰출척사제는 조선건국 직전인 1392년 공양왕 4년 4월에 다시 안렴사제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이원이 전라도안렴사로 부임하여 조선건국직후까지 재임하였으며, 이어 김희선이 조선건국후 전라도안렴사로 처음 부임하였다. 태조 2년에 도관찰출척사제가 회복되어 조선건국후 첫 번째 전라도관찰사로 부임한 인물이 안경공이다. △전라도안렴사 이원과 김희선 이원(李原)은 어려서 매부인 권근에 배웠으며 정몽주에게서도 배웠다. 17세 어린 나이로 문과에 급제하여 조선건국 직전인 공양왕 4년 5월에 25세의 젊은 나이로 전라도안렴사에 임용되었다. 그해 7월에 태조 이성계가 즉위하였으나 각 지방의 수령들은 그대로 근무하라는 명이 내려 이원도 10월까지 재임하였다. 2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을 도와 좌명공신 4등에 책봉되었으며, 태종 17년 이조판서를 거쳐 우의정에 올랐으며 세종 3년 좌의정에 임용되었다. 세종 8년 많은 노비를 불법으로 차지했다는 혐의와 함께 부자 상인 내은달(內隱達)의 딸을 첩으로 들이려고 홍여방과 다투다가 발각 되어 여산으로 유배되었다가 배소에서 죽었다. 김희선(金希善)은 조선건국후 처음 임용된 인물로 가선대부 형조전서로 전라도안렴사를 겸하여 태조 원년(1392) 10월에 부임하였다. 문신으로 의학을 집대성하여 조선초 의학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전라도안렴사로 있으면서 태조 2년 도평의사사에 청하여, 각도에 의학교수를 보내어 계수관마다 하나의 의원을 설치하게 하였다. 태조 6년 제생원 설치 일을 맡았고, 정종 원년에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을 완성하여 강원도관찰사 재임시 출간하였다. 이 의약서는 총 30권으로 일부가 지금까지 전해져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대사헌. 경상도관찰사, 형조ㆍ호조 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조선건국 후 첫 번째 전라감사 안경공(安景恭, 1347~1421)은 태조 2년 안렴사를 혁파하고 다시 도관찰출척사를 설치함에 따라 조선건국 후 전라도관찰사로 처음 임용된 인물이다. 그는 태조 2년(1393) 10월에 전라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3월 부친상을 당해 이임하였다. 본관은 순흥. 자는 손보(遜甫). 조부는 문정공 안축, 아버지는 문간공 안종원이다. 할아버지 안축은 성리학을 들여온 안향과 3종(8촌)간으로 문과에 급제한 후 원나라 과거에도 급제하였고, 벼슬이 첨의찬성사에 올랐으며, 안향과 함께 소수서원 배향되었다. 아버지 안종원도 문과급제자이며 강릉부사 때 은덕을 베풀어 부민들이 생사당(生祠堂)을 지어 모셨다. 안종원의 네아들 중온, 경량, 경공, 경검 등도 모두 문과에 급제하였다. 그의 집안은 고려말 신흥명문가로 전라도와 인연이 깊다. 아버지 안종원이 전주사록과 남원부사를 지낸 것을 비롯해 아우 안경검은 우왕대에 전라도안렴사를 지냈으며, 손자 안숭효는 조선 건국 후 세조대에 전라감사를 역임하였다. △승지로 조선건국에 참여한 개국공신 안경공은 고려말에 문과에 급제한후 경상도안렴사를 지내고, 전법판서로 있으면서 윤이이초 옥사에 연루된 사람들을 두둔한 정몽주를 탄핵하였다가 오히려 좌천되었다. 이듬해 1392년 조선건국 한달 전쯤인 6월 19일에 좌승지에 제수되어 태조 이성계를 추대하고 개국공신 3등에 책봉되었다. 태조가 7월 17일 즉위하고 28일 즉위교서를 반포하는데, 당시 안경공이 도승지로서 이 교서를 읽었다. 조선건국후 좌승지에서 도승지로 승진된 것이 아닌가 한다. 승정원 도승지는 지금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자리이다. 그 도승지 아래가 좌승지이다. 그가 고려말 국왕의 근신으로서 태조를 추대하고 공신에 책봉되었다는 것은 내밀한 곳에서 조선 창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조선건국직후부터 이듬해 2월 대사헌으로 옮길 때까지 도승지를 역임하였다는 것도 주목된다. 그는 태조 2년 대사헌을 지내고 전라감사에 임용되었다. <태조실록> 3년 3월조에 그가 전라감사로서 수군첨절제사 김빈길 등이 왜선 3척을 섬멸하였다고 보고한 것으로 보아 조선초 전라도에 왜구출몰이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라감사 시절 행적은 <세종실록> 세종 3년 그의 졸기에, 일찍이 경상전라황해도의 안찰사가 되어 너그럽고 간명(簡明)하여 까다롭게 굴지 아니하였다라고 평해 놓고 있다. 태종 6년 판한성부사(현 서울시장) 등을 지냈다. △정도전 등의 감형을 청하다 태종 11년 8월 안경공은 정탁ㆍ유창ㆍ조견ㆍ한상경ㆍ조온 등 개국 공신들과 더불어 1차 왕자의 난 때 주살된 정도전ㆍ남은의 죄를 감해 줄 것을 청하였다, 만일 이 무리가 없었다면 태조가 누구와 더불어 개국하였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 일로 인해 안경공 등 개국공신 일행은 대간의 탄핵을 받았다. 다음 달 9월에 태종이 탄핵 받은 공신들을 직사에 나오라고 명하여 풀렸으나, 이후 태종 16년에 대제학에 특별 임용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벼슬을 하지 못하였다. 안경공은 태조의 측근이었지 태종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태종대에 1차 왕자의 난 때 주살된 정도전 등의 죄를 감해달라는 개국공신들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안경공은 이 일로 태종의 미움을 받고 더 이상의 요직에 오르지 못하였던 것 같다. <세종실록> 세종 3년 그의 졸기에, 사람됨이 단정하고 근엄하다라고 하였고, 그의 시호는 양도공(良度公)인데, 이에 대해서도 온순하고 착하고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이 양(良)이고, 마음이 능히 의로운 일을 좇는 것이 도(度)이다라고 하였다. /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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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3 17:51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백석의 시 그리고 사랑

내가 좋아하는 백석의 시 중에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백석을 사랑했던 김자야의 글을 보면 그들의 청진동 시절, 모처럼 같이 외출을 하여 명동의 제일다방을 들러 백석이 문학하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이 김자야가 슬그머니 나와서 문예춘추와 여원을 사서 나오다가 문득 한 가게의 쇼윈도에 걸린 넥타이 하나가 눈에 띄어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 백석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사서 곧바로 매어드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 뒤로 당신은 매일 출퇴근뿐만 아니라 바깥나들이를 할 때마다 늘 꼭 내가 선사한 그 넥타이만을 즐겨 매고 다니셨다. 지금 그 넥타이가 이렇게 당신의 시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의 한 대목에 들어가 있을 줄이야. 그들의 사랑은 짧았지만, 그 사랑에 대한 기억은 시로서 또는 회고록을 통해 영원히 남아있다. 기생 신분으로 시인을 사랑했던 그녀는 1955년부터 성북동에서 운영하던 한정식 집 대원각을 1987년 법정 스님에게 불교도량으로 만들 것을 요청하여 1997년 길상사가 창건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세워진 공덕비에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가 적혀 있는데, 연애시절 백석이 친필로 적어준 시로 알려져 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비극적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은 변함없이 감동을 준다. 뱁새가 우는 산골의 오두막이 아니어도 그리움은 눈이 푹푹 날리는 날 홀로 앉아 소주를 마시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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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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