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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래마다 잘 어울리는 가수가 따로 있지요.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노래가 되어버리기도 하지요. 시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던가요, 봄날은 간다는 서른 명도 넘는 가수가 불렀다고 합니다. 음색도 리듬도 창법도 다른, 서른 몇 개의 봄날이 갑니다. 가시가 찔러서 찔레랍니다. 백난아의 찔레꽃은 1941년에 만들어졌답니다. 양지바른 돌무더기나 개울가 무넘기에 잘 자란다는 찔레꽃, 야장미(野薔薇)라고도 하지요. 꽃잎을 따먹고 또 연한 순을 꺾어 껍질을 벗겨 먹던, 배고픔이 먼저 생각나는 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모내기 철 가뭄을 찔레꽃 가뭄이라고 한다지요. 찔레꽃도 여러 버전으로 변주되었습니다. 가방끈이 짧아서 직접 쓰지는 못해도 시(詩)를 즐겨 부른다는 장사익과 이원수의 동시를 개사해 부른 이연실의 찔레꽃이 유독 따끔거립니다. 카센터 직원이었다는, 부러 다방 레지도 해봤다는, 두 사람 모두 인생을 배우고 난 후에 불러서일 겁니다. 탕약처럼 쓰다는 노래 찔레꽃이 콕콕 가슴을 찌릅니다. 찔레꽃은 희지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인에 대한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리랜서 문화예술인에 대한 피해가 막심했는데, 전북도가 뒤늦게 지원책을 강구했지만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북문화예술분야 코로나19 관련 피해 실태조사를 벌인결과 총 288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분야별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공예분야 57건, 음악 52건, 미술 41건, 연극 23건, 문화기획 10건, 다원예술 27건, 문학 18건, 서예 14건, 무용 6건, 사진 6건, 전통예술 32건, 기타 26건 등이었다. 피해사례 종류만해도 강의전시 취소, 연습공간 부족, 임대료부담, 위약금, 생계유지 및 타격, 직원급여, 대관문제 등 다양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화 및 방문 개인 및 단체가 응답한 사례만 취합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 결과 90%이상의 예술인이 금전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북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대처는 하세월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타 지자체 및 선진 유럽 등에서 문화분야에 지원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먼저 부산의 경우 코로나19 피해극복을 위해 문화예술인들에게 1인당 50만 원씩 지급되는 긴급생계지원금을 편성해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경주시도 무급휴직 근로자와 프리랜서 예술인등에게 특별지원금을 편성했고,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시와 함께 지난달 6일부터 전담창구 등을 운영, 예술인 긴급재난지원금과 온라인 예술활동 등 지원을 위해 22억원을 편성했다. 서울문화재단도 총5개 부문에 걸쳐 45억원의 추가예산을 긴급편성했으며, 최소 50만원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문화예술 창작자에게 3개월 최고 9000유로(약 1200만원)의 즉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상환할 필요가 없는 이 지원금은 현금으로 즉시 지급된다. 프랑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끊긴 배우, 무용수, 무대 디자이너, 음악가 등 문화 종사자들에게 내년 8월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며, 일본도 문화예술인 등 프리랜서 노동자 가운데 코로나19로 전년 동월 대비 수입이 50% 이상 감소한 이에게 개인당 최대 100만엔(약 1150만원)을 보조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전북도도 긴급예산을 편성했지만 타 시도 및 외국의 대처와 비교할 때 크게 미흡하다. 도는 최근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예술인극복재난지원을 위해 4억의 예산을 편성하고 재단과 협의 중인데, 실제 지원까지는 얼마나 소요될지 미지수다. 배분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도는 개인 또는 예술문화단체 200여개를 대상으로 150~250만원의 지원금을 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속 문화예술분야는 온라인 상영 등이 이뤄지면서 현장예술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소재호 전북예총회장은 문화예술분야의 코로나19 피해는 실제로 더욱 크다면서 생계가 곤란한 예술인도 적지 않아 지자체의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019년 나는 미술 에세이집을 출판하기 위하여 전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출판비 1000만원을 신청했으나 정작 지원은 300만원 뿐 이었다. 그래서 반납 여부를 고민하던 중 후배 한 사람이 전주의 신아출판사를 찾아가 보라고 권하였다. 결국 신아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사장님 면담을 요청하여 찾아가게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즐비하게 꽂힌 책들을 보고 놀라웠다. 또 사장님의 첫 인상이 넉넉하고 기품이 있어서 예상과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지원금이 적어 고민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자 곧, 미술 비평 서적은 귀한 것인데 출판 비 걱정 말고 칼라로 찍자고 답하시는 게 아닌가. 그래서 현대미술에 관한 현장적 에세이집 아름다운 착가은 빛을 보게 되었다. 책이 나온 후 감사의 표시로 몇 차례 식사 미팅을 요청했는데, 성사되지 못하다가 신아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수필과 비평지에 연재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신아출판사는 그 연원이 50년이 넘고, 정기간행물만 10여종이 되며, 한해 100여종의 책을 출간하고 있었다. 머리가 성성한 백발의 서정환 대표는 시인이자 수필가였다. 전주에 이러한 출판사가 있다는 게 의외였고 자랑스러웠다. 서정환 대표는 전주의 완판본 역사를 되살려 누구나 읽고 즐길 수 있는 인문학을 부활시키고 싶어 했다. 자본주의와 인터넷 문화에 눌려 위축되고 있는 출판과 인문학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 양반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완판본을 통해 서민들에게 유포될 수 있었던 반전이 없이 서민들의 세상에 대한 자각이 깨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AI가 지배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에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욱 공고해진다. 인간과 AI의 차이는 결국 삶의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예술적 창의성으로 구별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전주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서정환 대표와 바둑 한판을 두면서 여기서 무너지지 않고 떳떳하게 가야지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바둑 한판에도 고뇌가 담기듯 인생에는 순간순간 여러 가지 갈림길의 고뇌가 깃든다. 삶과 예술의 모든 중요한 문제들은 그 순간순간에 담겨 있다. 새로운 전주 완판본은 인문학을 중시하는 출판 사업에서 생산된다. 전주에서 모든 사람들이 읽고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흐뭇하다.
전북예술의 방향과 실상을 탐색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 (사)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이하 전북예총) 24대 회장으로 취임한 소재호 회장의 다짐이다. 전북예총은 제21대~23대 회장을 역임한 선기현 회장과 제24대 소재호 회장의 이취임식을 지난 15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었다. 이날 전북예총 회장을 역임한 장명수김남곤 고문을 비롯해 송성환 전북도의장, 나인권 도의원,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이재강 KBS전주방송 총국장,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각 장르별 협회와 시군예총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이석규 수석부회장의 전북예총 발자취 소개에 이어 감사패 증정, 이임사, 예총기와 인준서 전달, 취임사,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전북예총 진흥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전북예총과 전북예술문화발전을 위한 후원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선기현 전 회장은 이임사에서 깊고 넓은 예술의 바다로 항해를 해온지가 제1대 김해강 회장부터 현 소재호 회장까지 59년이나 흘렀다면서 전북 예총이 능력 있고 덕망 높은 소재호 신임회장과 함께 60년 역사를 더욱 찬란하게 빛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재호 회장은 이제는 60년 역사에 걸 맞는 위상과 전통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전북예총이 전북예술문화의 중심이며 자부심이고 희망인 최고의 단체가 돼야한다며 1만1000여 회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문화현장에 미친 영향과 이슈를 진단하고, 향후 정책 방향과 과제를 탐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 17개 광역문화재단의 연합체인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회장 김윤기, 이하 한광연)는 지난 16일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역문화예술을 주제로 한국지역문화정책연구소 이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회장 허정숙)와 함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역문화현장에 닥친 위기와 이슈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위기의 지역문화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정책을 논의하고 향후 언택트(비대면) 상황에서의 지역문화와 예술 콘텐츠의 비즈니스를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는 청중 없이 진행한 만큼, 방송용으로 제작해 편집후 공유할 예정이다. 더불어 참석자들의 의견을 자료로 정리해 포스트 코로나19 지역문화 연구보고서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윤기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역문화 현장은 물론 예술창작활동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역문화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관계자와 예술가를 응원하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 지역문화의 위상과 가치, 정책과제를 짚어보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대한민국 판놀음 일환으로 진행될 판소리 완창무대인 소리 판에 참가할 소리꾼을 모집한다. 소리 판에는 판소리 5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 중 본인이 부르고 싶은 소리로 응모할 수 있으며, 소리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종 선정자에게는 10월 대한민국 판놀음 기간 중 판소리 완창 공연 기회를 제공하며, 600만원의 출연료(소리꾼 400만원, 고수 200만원)와 무대 제반시설, 공연 홍보, 공연 영상파일 등을 지원한다. 왕기석 원장은 민속국악원에서 판소리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완창 무대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 접수는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기전 재공모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이기전 씨가 선정됐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13일 오후 5시 이사회를 열고 서류 및 면접심사에 통과한 2명을 대상으로 적격여부를 심의의결, 이기전(65) 씨를 최종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기전 후보자는 전주 영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미술학(서양화)과 동대학원 미술학 석사를 마쳤다. 현재 전주현대미술관 관장,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객원교수, ㈔국제미술협력기구 이사로 있다.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VM아트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최종 선임 여부는 오는 6월중 전북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이후 결정된다. 인사 청문을 통해 후보자의 업무 수행능력과 도덕성, 전문성 등 자격요건 등을 검증하게 된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 확장을 위해 전라북도 예술인파견사업-예술로(路)를 추진한다. 전라북도 예술인파견사업-예술로(路)는 예술인들이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국비로 활동비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공동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30명의 예술가를 선정, 활동에 따라 최대 6개월간 120~140만 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재단은 전라북도 예술인파견사업-예술로(路)사업에 참여할 예술인과 기업기관(마을)을 모집한다. 사업자등록증이나 고유번호증을 보유하고 기업기관(마을) 및 리더예술인을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또한 최근 1년 이상 주민등록등본상 거주지가 전라북도이며,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이라면 오는 29일까지 참여예술인 분야에 신청할 수 있다. 선발된 예술인은 기업기관(마을)에 맞춤 파견돼 예술적 역량과 경험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고, 예술협업 활동에 대한 소정의 활동비를 받는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예술직무영역을 개발하고 사회적 직무를 제공함으로써 예술인 복지를 활성화 하는 사업인 만큼 많은 예술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관련 문의는 재단 문화사업팀(063-230-7440~1).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전북지역 중고등학생과 손 잡고 공연예술의 숲을 일궈나간다. 소리전당은 예술감상교육 아트숲 탐험대에 참여할 학교를 오는 20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아트숲 탐험대는 전북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연예술 작품 감상 후 작품과 연계한 체험중심의 예술교육 활동이다. 이 사업은 예술의 이론부터 공연 관람까지 좋은 관객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지원한다. 소리전당은 올해 판소리 무예극 소리킥(6월), 뮤지컬 레베카(7월), 안숙선의 토선생 용궁가다(9월), 힐링뮤지컬 4번출구(10월),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11월) 등 총 6개 작품을 선정했다. 참여 학교는 총 8개교를 선정하며 1개교 당 최대 10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선정된 학교의 학생들은 공연을 1회 관람하고 청소년 맞춤 문화예술감상 교육 3회에 참여하게 된다. 공연예술분야의 진로탐색, 공연관람 사전교육, 공연관람, 재창작 및 소감 나누기 등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소양 및 정서를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과정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신청서는 소리전당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학교장 명의로 작성한 후 이메일(soriedu@naver.com) 또는 팩스(063-270-7814~5)로 제출하면 된다. 커리큘럼의 진행과 교육일지 작성 업무를 맡아 아트숲 탐험대를 이끌 강사진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총 6명으로 다양한 장르의 강사들을 한 팀으로 구성해 신청할 수 있다. 예술강사는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며 오는 15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하고 20일 인터뷰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분명 새 소립니다. 비비배배 배배배,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이든 현악 4중주 종달새 1악장입니다. 습관처럼 켜놓은 라디오에서 종달새가 날아오릅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텃밭을 매고 네댓 고랑 고추 모종을 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울안 감나무에 앉은 곤줄박이 노래가 어제와 다르다며 새소리보다 맑게 지저귀었습니다. 익숙하던 것이 새로워지는 순간이 있지요. 안 보이고 안 들리던 것들이 또렷하고 맑은 그런 날이 있지요.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겨울을 나고, 없는 듯 제 자리에 있었을 보리밭에 나와 넘실거리는 바람을 봅니다. 휘파람을 불듯 필닐리리 보리 피리를 불어봅니다. 윌리엄 워즈워스가 천상의 음유시인이자 하늘의 순례자라 했던 종달새는 날아오르지 않고 논둑길을 가는 사람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모르게 숨어들어 푸른 보리밭에 뭉갰다던, 먼 전설 속 형들 누님들은 다 어디 가서 검은 머리 세었을까요? 두견같이 서럽지 않고 꾀꼬리같이 황홀하지 않다는 종달새를 오늘 증인으로 소환하겠습니다.
남천 송수남은 1980년대에 일어난 수묵화운동의 주역으로서 현대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본질적 문제의식을 두고 고민하면서 작업을 하고 그 뜻을 펼쳐 오늘의 한국화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먹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전통적 기반이 강한 장르에서 어떻게 국제적인 무대에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한 몸부림이 그가 남긴 글과 작품 속에 묻어 있다. 그가 쓴 1980년대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한국 현대수묵전>을 시작으로 하여 <오늘의 전통회화 81전>, <82 전통회화전>, <83 한국화, 오늘의 상황전>, <84 한국화 단면전>, <85 한국화 동향전> 등을 열어 왔다. 또 한편으로 <82 오늘의 수묵화전>, <83 수묵의 현상전>, <84 한국 현대수묵전> 등의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된 수묵전이 개최되어 왔다. 이렇게 시작된 몸부림이 이제는 어느덧 하나의 물결을 이루면서 1980년대를 도도히 흘러내리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그동안 무책임했던 작가들의 역사의식 속에서 진정한 전통정신을 잃었던 때가 있었다. 상업주의와 안일한 권위의식 속에서 창작의 순결을 잃었던 순간들이었다. 이것이 우리를 빈곤하게 만들었고 한국화의 존재가치마저 의심하도록 한 것이다. 1980년대 한국화 수묵운동을 일으켰던 화가 송수남 그러나 우리는 확연히 깨닫고 있다. 종이와 먹- 그 자체가 이미 더할 나위 없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정신이며, 우리 삶의 진정한 모습- 그 자체를 애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구원이며, 우리 시대의 왕성한 활력- 그것을 형성해 가는 것이 우리의 표현이며, 우리 자연과의 끊임없는 대화- 그것이 우리의 심성이며, 우리 정신의 현대적 전개- 그것이 미래를 예견하는 우리의 역사의식이며, 더 이상 누구도 우리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시대 한국화의 또 하나의 자존심인 것을 우리는 깨닫고 있다. (송수남, 한국화의 길, 미진사) 전주에 화실을 짓고 만년을 지내려던 그의 뜻은 갑작스러운 타계로 좌절됐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글과 작품 속에서 그의 뜻이 현대 한국화 속에서 승계됨을 느낄 수 있다. 전통적 소재나 형식에 구애되기 쉬운 장르를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는데 크게 기여한 그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변해야 살 수 있는 것이고, 문제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우리의 혼과 정신을 지키고 빛낼 수 있는 방향으로 매일 변해야 하는 것이다.
전북예총(회장 소재호)이 자문위원회의 두 갈래인 진흥위원회와 전문위원회를 잇달아 발족하고 전북예술 발전과 진흥을 다짐했다. 이번 진흥위원회와 전문위원회는 자문위원을 둘 수 있다는 전북예총의 회칙에 근거한 것이다. 지역사회 명사로 구성된 진흥위원회와 전문 예술인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새로 구성한 것. 소재호 전북예총 전북예총 회장은 예총 자문위원을 통해 지역 예술발전과 진흥을 위한 멘토를 삼고자 했다면서 예술은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 장르인 만큼 사회 각계각층의 명사가 모여 다양한 분야의 지혜를 나누는 예술연합체가 구성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진흥위원회는 사회지도자급의 경제교육문화예술 각계각층 2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9일 전주 보배원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위원장으로는 윤석정 전북일보사 사장이 추대됐으며 부위원장으로는 소재철 장안종합건설 대표이사와 이유라 전주대 교수가 선임됐다. 또한 사무처장에는 이명기 전북관광명품조합 이사장을, 총무에는 양영아 시인이 각각 위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북예총 발전과 지역 예술 진흥을 위해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북예총 진흥위원회는 앞으로 전북예총을 진흥하기 위한 활동 전반에 기여하며 예총이 전북예술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과 가치를 실현하도록 적극 후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일 전북예총은 지역 예술인 20여 명을 모아 전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전일환 전주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부위원장에 양기순 화가와 이성옥 화가가 선임됐다. 사무처장은 왕태삼 시인이 맡았다. 자문위원회는 여러 종합장르의 예술인들이 모여 토론하고 협의하는 자리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주 전통한지로 만든 지역 사회교과서가 전주를 넘어 임실지역 학생들에게도 보급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이하 전당)은 전주 전통한지의 확산 보급을 위해 또 다른 한지의 고장인 임실과 손을 맞잡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전주 전통한지를 보급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임실군 초등학교까지 확대해 지역 사회교과서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전당은 지난해 김천종, 강갑석, 김인수 최성일 등 전주한지장 4인이 직접 제작한 전통한지 2500여 장(A4 기준 2만여 장)을 공급했으며, 지난 3월 온라인 개강과 함께 지역 사회교과서로 보급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그동안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했던 전주 전통한지를 올해부터는 임실군 초등학교까지 확대한 것. 임실 관내 15개 초등학교의 16개 학급, 157명의 학생들은 지역 사회교과서 임실의 생활편을 통해 편지지 형태로 담긴 전주 전통한지를 접하게 됐다. 특히, 온라인 교육 환경에 대처 할 수 있는 전통한지 콘텐츠 활용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 조만간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전주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전통한지 지역 사회교과서 보급사업을 전주 외에 타 지역으로 더욱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한지의 확산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전주시와 전당이 함께 추진해온 전주 전통한지 지역 사회교과서 보급사업은 지난 2016년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그간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한지 고지도 제작, 한문화 소개편지 등 다양한 한지 보급화 사업을 펼쳐왔다.
지난해 열린 행사 모습. 전주문화재단은 지역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공동체를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동네 생활문화 매개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업 참여대상은 전주시에 소재를 둔 생활문화시설, 책방, 공방, 작은도서관, 프리마켓, 갤러리 등으로 생활문화공간을 운영 할 수 있는 단체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생활문화 시설단체에는 최대 400만원 이내로 교육, 체험, 행사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오는 10월까지 각각의 공간에서 생활문화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된다. 참여 접수는 13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하며, 관련 서류 및 신청 방법은 전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jjcf.or.kr)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동네책방 2곳문화공간 3곳생활문화센터 4곳 등 총 9곳이 선정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문화 소통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전주 송천동의 동네책방 잘익은언어들 이지선 대표는 지난해 이 사업을 통해 동네책방과 친해지기 인문학 콘서트를 3회 진행했다면서 책방이 동네 사랑방으로서 편안한 대화를 나누고,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4차 산업 기술과 지역 이슈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 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재단은 2020 신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지원사업 더 랩(The Lab)에 참여할 단체와 기관을 오는 13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더 랩(The Lab)은 지역환경적 특성에 적합한 신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원 분야로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4차 산업 기술을 예술가와 문화예술교육가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분야와 지역 특성 및 이슈를 도민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분야등이다. 지원 대상은 과학기술매체와 문화예술 장르의 융복합에 관심이 있거나 연구개발 실행 능력과 역량이 있는 도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단체 및 기관이다. 선정된 단체와 기관은 최종 연구 결과에 따른 신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야 한다. 관련 문의 재단 문화예술교육팀(063-230-7455).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잠시 문을 닫았던 도내 문화시설이 점차적으로 문을 연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지난 6일부터 생활방역 체계 전환에 맞춰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제한적 개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개인관람은 허용하지만, 개관시간에 맞춰 1시간 간격으로 시간대별로 입장할 수 있다. 하루 관람인원은 75명이다. 도립미술관은 시간대별 이용자를 분산하기 위해 전화, 홈페이지(18일 예정)를 이용한 사전예약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전예약이 어려운 계층의 관람을 위해 예약자 우선 입장 후 매시간 입장 잔여 인원에 한해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관람객은 입장 시 직원의 안내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인적사항 기재, 손 소독, 발열검사를 한 뒤 개인 간 2미터 거리유지 안내 동선에 따라 관람 할 수 있다. 개인 관람만 가능하며 단체관람, 전시해설 서비스 및 교육?문화 프로그램은 연기하고 추후 순차적으로 진행 예정이다. 국립전주박물관도 재개관에 나섰다. 박물관은 본관 및 옥외 뜨락만 부분 재개하고 점검을 거친 후 5월 25일 어린이박물관, 석전기념실 등을 점차적으로 재운영할 계획이다. 박물관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오후 5시 30분 입장을 마감한다. 모든 관람객은 정문에서 개인정보 수집동의서 작성과 발열측정 및 손소독제 사용 후 입장 가능하며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본관의 경우 이용자가 분산될 수 있도록 시간당 100명 내외로 관람객 입장을 제한한다. 관람 시 감염 예방을 위해 2m 이상 거리 유지도 해야한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문화정책을 직접 발굴하고 만들어가는 지역문화정책발굴단을 찾는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2020 JB 도민문화정책발굴단에 참여할 도민의 신청을 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 모집 대상지역은 군산남원김제임실부안무주진안장수 중 2개 지역이며, 발굴단은 단장을 포함해 최대 6인으로 구성해야 한다. 지역문화 활동가들은 라운드테이블 운영전문가 컨설팅관계기관 간담회 개최 비용 등을 지원받아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정책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 문화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문화정책발굴단의 활동은 문화정책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도민이 제안하는 현장 이슈를 공론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재단은 오는 5월 15일 문화정책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활동계획서 서면평가를 거쳐 문화정책발굴단 운영목적과 주제의 적합성, 기획자 역량, 단원 구성의 적합도 등을 평가한 후 오는 18일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빨간불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간 자칫 큰일 날 수 있으니 잠시 뒤도 돌아보고 옆도 살피라고, 멈춰 세웁니다.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한 템포 쉬어가야 더 멀리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불러 세우는 것일 겁니다. 한 주 내내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 하루 쉬어가라고 일요일도 있습니다. 풍랑이 없어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날이면 배가 출항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에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당파싸움이 치열했던 15~16세기 조선 시대, 관직에 있던 선비 중 사분의 일가량이 유배 갔다지요. 유배는 비록 어쩔 수 없는 멈춤이었지만 자신을 성찰하고 학문에 정진하여 후세에 길이 남는 작품과 저서를 남긴 이가 여럿이지요. 코로나19,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세상에 대한 경고인지 모릅니다. 쾌락만 좇고 돈만 추구하는 세상에 보내는 경고인지 모릅니다. 중국이 멈춰서고 우리가 숨을 고르니 미세먼지도 없습니다. 올봄 하늘만큼은 그 어느 해보다 쾌청입니다. 빨간불, 브레이크 밟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멈출 줄 모르면 더 갈 수도 없습니다.
전주한벽문화관의 예술학교-형형색색 물들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로써 전주한벽문화관은 문화가있는날, 방방곡곡 문예회관 기획제작프로그램,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 등 공연 사업을 비롯해 비예산 사업인 컨설팅 지원사업, 전국풍물상설공연지원사업, 상주단체 육성사업, 그리고 이번 교육프로그램까지 모두 7개 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벽문화관의예술학교-형형색색 물들다는 수강 방식의 교육프로그램. 문화관은 천연염색을 주제로 15회의 코스과정을 이수하도록 구성,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예술 활동을 통한 여가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기당 20명으로 총 2기수를 운영할 계획이며, 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재능기부활동을 통해 배움의 기쁨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참여자 모집은 한문연을 통해 사업등록을 마친 후 진행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성영근 전주한벽문화관장은 전주한벽문화관은 전주시 문화시설로서의 자긍심을 지키고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미래를 준비해가고 있다면서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상황이지만 다가올 희망을 가지고 올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투어 피어나던 꽃이 집니다. 요술 부리듯 눈가는 데마다 환하게 피어난 꽃들이 시듭니다. 그만 제빛을 잃어 갑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여태껏 권세와 영화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인 줄만 알았습니다. 정작 꽃이 짧다는 말인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꽃이 집니다. 꽃을 보고 어두운 사람 없습니다. 미소 짓지 않는 사람 없습니다. 꽃은 향기가 좋아 꽃일까요? 빛깔이 고와서, 모양이 예뻐서? 그래요, 꽃은 왜 꽃인 걸까요? 어쩌면 겨우 열흘을 넘기지 못해 꽃인지 모릅니다. 짧디짧아서 더 꽃인지 모릅니다. 사람의 재주가 좋아서 꽃보다 더 꽃 같은 꽃을 만들어 냅니다. 사철 피워냅니다. 우리는 꽃을 보면 습관처럼 큼큼 코를 대보고 이파리를 만져 봅니다. 진짜인지 확인합니다. 영원한 건 조화일 텐데, 절레절레 고개를 젓습니다. 세상을 밝히던 꽃이란 꽃이 집니다. 인생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은유하듯 꽃이 집니다. 다시 또 지기 위해 피어난 꽃, 열흘을 못 넘고 져야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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