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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음악에 버무린 무형유산

국립무형유산원이 5~11월(9월 제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에서 젊은 국악인들과 만나는 무형유산 공연 21세기, 무형유산 너나들이를 개최한다. 올해 공연의 부제 너나들이는 서로를 너, 나로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네는 사이를 뜻한다. 그동안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퓨전국악 연주자를 초청해 어제와 오늘, 내일을 담은 무형유산 한마당을 선보이는 기획이다. 참여 단체는 앙상블 시나위(5월 30일), The林그림(6월 27일), 정가앙상블 소울지기(7월 25일), 블랙스트링(8월 29일), 벼리국악단(10월 31일), 불세출(11월 28일) 등 모두 6팀이다. 한국의 전통 재즈라고 불리는 시나위의 미래를 이어가는 앙상블 시나위가 올해 공연의 포문을 연다. 창작국악그룹 The林그림은 조선시대 화가인 단원 김홍도의 금강산 여행기를 판소리로 되살린 음악 역사극 환상노정기를 올린다. 또 젊은 무형문화재 이수자와 전수자들로 구성된 정가앙상블 소울지기는 시조의 노랫말로 만든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준다. 월드뮤직그룹 블랙스트링은 거문고, 대금, 장구 등 전통악기 바탕 위에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연주를 선보인다. 전북의 젊은 국악인들로 구성된 벼리국악단은 전통 음악과 현대 음악이 어우러진 창작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의 대미는 국악그룹 불세출이 장식한다. 남성 연주자들의 박력 있는 연주와 섬세한 구성이 돋보인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5.23 19:49

전북 미술인들 전국서 전시회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이 전국 각 지역에 초청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숲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서양화가 류재현은 인천의 잇다 스페이스에 초청됐다. 6월 2일까지 열리는 전시 숲, 바람의 숨결에서는 숲길과 바람결을 표현한 유화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27년간의 미술교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3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인 류 작가는 서울과 전주,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정희석 잇다 스페이스 대표는 그의 작품은 서양의 전통적인 유화 기법을 따르면서도 필획은 진경산수의 대가들처럼 정확하고 유려하다며 서양의 자연주의 화가나 표현주의 화가처럼 두터운 물감의 중량감이나 투박한 붓 터치가 거의 없이 평면성을 유지하면서도 풍성한 공간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북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독일 함부르크와 브레멘 예술대학에서 설치미술로 마이스터(독일만의 독특한 기술 및 기능 인력 제도를 통과한 사람에게 쓰는 명칭)를 획득한 후 국내외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강현덕 미술가가 전남 대담미술관에 초대됐다. 7월 2일까지 초대전 단 한 번의 반짝임을 연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 주제를 다루는 강 작가는 이름조차 떠올리기 힘든 사소한 것들을 우리 생각의 중심부로 소환했다. 신작 콜라주 회화 작품 관계의 이탈-가출-출가를 중심으로 바느질 콜라주 회화와 액자 드로잉 설치작품 10점을 소개한다. 강현덕 작가는 자연과 삶에서 소소하게 발견하는 존재들은 기쁨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며 절정을 지나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며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설렘의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최흥철 독립큐레이터는 어쩌면 표현의 능숙함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라며 강 작가는 예리한 감각으로 우리의 무뎌진 익숙함에 새로움을 불어 넣는다고 말했다. 29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 그림손에서 초대전을 갖는 임진성 작가. 금강산을 배경으로 한 몽유금강 연작은 단순한 재현의 산수가 아닌, 정신과 이상의 경계에서 새로운 이상경을 보여주고 있다. 금강산의 아름다운 산봉우리와 곳곳의 계곡은 작가에게 현실과 이상 사이를 표현하는 공간이고, 수직으로 내려진 금빛의 산봉우리는 공중에 부유 하듯 떠 있다. 또 수묵의 물성과 중력을 이용한 수묵풍경은 추상과 구상의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계획되지 않은 표현은 때로는 역동적인, 때로는 정적인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다. 임 작가가 표현하는 금강산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또 다른 산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제 출신인 그는 홍익대 동양화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5.23 19:49

성평등을 향한 뜨거운 외침

제7회 젠더문화축제가 24일 오전 9시 50분부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전라북도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이윤애)가 주최주관하는 행사는 성평등성숙한 인권이 자리 잡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대하는 자리다. 젠더문화축제 프로그램은 성평등과 여성 일자리창업 지원으로 구성된다. 다각적으로 성평등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느껴본다.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에는 젠더감수성 인형극을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일상생활 속 성폭력성차별의 위험을 인지하고 적절한 처세법을 터득하는 공연이다. 오전 11시 30분에는 가장 주목할 만한 올해의 작가로 뽑혔던 은유가 특별강연을 한다. 낮 12시부터는 미투(#Me Too)운동젠더에 관한 다양한 토크쇼포럼이 이어진다. 미투에 관한 시각차를 이해하는 토크쇼 너목들!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성평등 상식퀴즈대회 젠더벨을 울려라, 성 역할에 대해 깊고 넓게 들여다보는 젠더포럼-젠더 감수성을 읽다; #Me Too에서 돌봄까지, 비밀이 보장되는 고민상담,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기 위한 고충을 함께 풀어내는 공감토크 82년생 김지영 등이다. 여성 일자리창업 지원은 센터 앞마당 홍보 부스에서 진행된다. 전북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사)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 (사)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YWCA협의회, 전주시, 완주군 등 도내 여성기관 및 시군청 31개 기관이 참여한다. 이윤애 젠더문화축제추진위원장은 성평등을 향한 뜨거운 외침은 성숙한 인권사회를 만들어가고, 참여자들의 목소리는 희망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5.22 20:52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운

▲ 알렉스 카츠와 부인 아다. 미국 현대 초상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의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이 지난달 25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롯데문화재단과 알렉스 카츠 스튜디오 공동주최로 초상화와 풍경화, 설치작품을 포함한 70여점을 전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92세의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작업한 카츠의 최신작 캘빈 클라인, 코카콜라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다. 카츠는 그의 뮤즈이자 아내 아다를 끊임없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가 처음으로 아내 아다(Ada Del Moro 1928~)를 만난 것은 1957년 뉴욕 카츠의 전시회에서였다. 첫 눈에 아다에게 반한 카츠는 1년 후 아다와 결혼한다. 젊고 매력적인 아다부터 그 후 아이를 낳고 기르며 나이가 들면서도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지니고 있는 아다를 그려왔다. 지난해 그린 것을 포함하면 250점에 달한다. 알렉스 카츠는 1927년 뉴욕 브룩클린에서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있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카츠는 19세가 되자 뉴욕 맨해튼에 있는 쿠퍼 유니온 대학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모리스 캔토에게 드로잉에 기초한 회화와 당시 유럽 화단을 주도한 전위적인 예술형식을 배운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1960년대에 들어서자 카츠는 1950년대의 회화적 감성을 지닌 그림들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팝아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의 그림은 거리의 광고판(빌보드) 같다. 팝아트의 그림과 거대한 스케일의 빌보드의 결합은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빌보드에 23명의 여인 모습을 그렸다. 특히 여인의 얼굴을 여러 각도에서 보고 그 모습을 과감하게 자르고, 심플하게 확대해 그렸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얼굴의 주름 같은 미세한 것들도 생략했다. 현대적이다. 나는 서로 다른 것들을 같은 방식으로 그리는 것 대신, 어떻게 하면 같은 것을 다르게 그릴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고 카츠는 자신의 미학을 말한다. 미국의 한 화가는 세상은 그의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극찬을 한 바 있다. 카츠는 도시의 광장에 커다란 크기의 광고판이 주는 현대적 매력과 장점을 알아 챈듯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본 대상을 강력하고 심플하게 표현, 현대적인 그림으로 완성한 점이 돋보인다. 카츠와 같은 예술가가 그린 그림이 그렇듯이 우리의 평범한 삶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예술가의 삶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자신만의 그림, 즉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 유일(唯一)하고 유한(有限)한 존재인 인간. 그래서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8.05.20 20:03

50회 전북미술대전 대상 서예부문 소명희씨

▲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 소명희씨의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 제50회 전라북도미술대전 종합대상이 서예 부문에 출품한 소명희 씨의 작품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로 선정됐다. 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는 20일 10개 부문 1021명의 응모자 가운데 입상자 601명을 발표했다. 종합대상은 소명희 씨의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로 필체가 여성스럽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문별 대상은 △한국화 이지영 씨의 옷장 △서양화 신동일 씨의 풍요 △수채화 채인숙 씨의 내 마음의 고향 △조소 이창훈 씨의 틈-또 다른 고정관념 △디자인 한청아 씨의 전주문화재야행 △문인화 장용주 씨의 황국 △민화 박미정 씨의 온고지신이 차지했다. 반백 년이 된 전북미술대전은 전체 출품자 수가 2016년 1194명에서 2017년 1026명, 2018년 1021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한국화 101명, 서양화 46명, 수채화 97명, 판화 12명, 조소 24명, 공예 41명, 디자인 60명, 서예 147명, 문인화 437명, 민화 56명이 접수했다. 올해도 문인화와 서예 부문의 강세가 이어졌다. 판화와 공예 부문은 출품 수가 적어 대상을 선정하지 않았다. 종합대상 선정 방식에서는 부문별 안배 논란이 불거지는 등 여전히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심사회피제 도입이 요구되는 대목. 청년 작가의 참가율도 미미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박춘성 심사위원장은 총평을 통해 전북미술대전이 올해로 50회를 맞았는데 모든 분야의 출품작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 듯하다며 젊은 예술인들이 많이 참가해 기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은 30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수상작 전시는 2부로 나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21일부터 27일까지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판화, 조소, 공예, 디자인, 민화 등 8개 부문을 전시한다.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는 서예, 문인화 등 2개 부문을 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5.20 20:03

슬픔도 아픔도 길이 된다 신정일

“눈물겹고 아픈 시절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아름다웠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을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부른다. (중략) 이 책은 그 시절의 기록이다. 사진 한 장 남길 수 없을 만큼 가난했기에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되도록 숨김없이 나를 드러내고자 했다.” (프롤로그 일부) 34년째 우리 땅의 숨은 역사와 문화를 찾아다니는 ‘우리 땅 걷기운동본부’ 신정일 이사장이 자전적 에세이 <길 위에서 배운 것들>을 펴냈다. 그의 평생 화두인 길과 강 등 자연과 더불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여정을 그렸다. 그는 어린 시절 사진 한 장 남길 수 없을 만큼 지독히 가난했고, 아버지가 두 번이나 중학교 입학금을 노름으로 탕진해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다. 군대에서 받은 월급을 제외하면 한 번도 취직해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니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하고 배우고 성장해야 했다. 이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 그를 살게 한 것은 ‘걷기’였다. 신 이사장은 전국 방방곡곡을 도보로 답사한 이력과 방대한 독서량을 무기로 지금까지 60여 권의 책을 발간하면서 ‘길 위의 철학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시절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연이 최고의 장난감이었고, 가난했지만 함께라서 더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2부는 유년 시절의 긴 방황과 새로운 삶의 시작에 대한 기록이다. 가출과 출가를 감행했던 세월, 책과 음악으로 버텼던 나날들을 털어놓는다. 3부는 저자에게 영향을 준 그리운 사람에 관한 일화를 소개한다. 신 이사장은 “나는 학연·혈연·지연 그 무엇에도 기댈 것이 없었기에 수십 년 동안 이 나라 산천을 답사하며 떠돌았고, 그런 경험은 내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며 “스승이 따로 없이 살아온 나는 오로지 ‘책’과 ‘길’에서 세상의 이치를 배웠다. 책과 길이 나의 진정한 스승인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 걷기운동본부 신정일 이사장은 문화사학자이자 이 땅 구석구석을 걷는 작가이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 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을 펼쳤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오직 정의>,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섬진강 따라 걷기> 등 60여 권이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5.17 20:38

금속에 녹아든 과거·현재·미래

7년간 목재에 천착했던 엄혁용 조각가가 원래 주특기인 금속 조각으로 돌아왔다. 엄혁용 조각가(전북대 교수)가 27일까지 전주 교동 미술관 2관에서 스물아홉 번째 개인전을 연다. 1990년대 알루미늄 작품으로 다양한 미술대전에서 수상할 만큼 본래 금속 재료에 익숙했고 대학에서도 철조를 가르쳤다. 2000년대에는 직지에서 영감을 받아 7년 넘게 나무에만 매달렸다. 매년 개인전을 열며 자연으로 순환하는 형태의 심화한 나무 작업까지 선보였다. 올해 개인전에는 나무 대신 거대한 금속 기둥이 자리한다. 엄 조각가는 한 재료(나무)에 골몰하다 보니 물성을 바꿔 새로운 자극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주특기였던 금속 물성으로 회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스테인리스로 높이가 3m에 달하는 기둥을 만들고 동으로 만든 책들을 꽂았다. 물성이 다른 금속을 섞은 것은 시대성을 표현하려는 이유가 크다. 고대부터 존재했던 비철금속인 동은 과거를, 산업혁명 이후 합금을 통해 나온 알루미늄스테인리스는 현재미래를 뜻한다. 작품에는 과거부터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거대한 기둥은 산업혁명의 굴뚝을 뜻하기도 하고, 시대를 마디마디 연결하는 대나무인 것 같기도 하다. 엄 조각가는 철조 작업은 딱딱한 금속과 뜨거운 열을 다루는 힘든 작업이다 보니 갈수록 꺼리는데 전북의 조각가들이 이끌겠다며 다음 작업은 목조와 철조를 결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5.17 19:57

김병종 화업 40년을 돌아보다

한 달이면 20일 이상 최루탄이 터지던 1980년대, 젊은 교수의 고민과 창작자의 고뇌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보 예수, 흑백 예수, 황색 예수, 우는 신 등 바보 예수 연작이다. 가열한 이 현장에 예수가 온다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까, 캠퍼스 현장에서도 사랑, 헌신, 용서의 메시지를 남기지 않을까라는 상상으로 시작한 그림. 시대의 고뇌 위에 자아를 투사한 작품으로 캠퍼스가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결과물이다. 올해 8월 정년 퇴임을 앞둔 서울대 김병종(65) 교수가 40년 화업을 돌아보는 회고전 바보 예수에서 생명의 노래까지를 열고 있다. 김 교수는 작품을 한 공간에 걸어두니 바보 예수부터 생명의 노래, 화첩기행 그리고 최신작 송화분분까지 서울대와 분리해 작품을 설명하기 힘들 정도라고 반추했다. 특히 회고전이 열리는 서울대미술관은 그가 서울대미술관장을 맡을 때 지은 건물이어서 더 의미 깊다. 29세에 최연소로 서울대 미대 교수가 된 김 교수. 교직 생활과 창작 생활을 병행하는 게 버겁지는 않았을까. 가르치는 일과 작업하는 일이 행복하게 조화를 이룬 드문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반짝이는 감성을 가진 신세대들에게 계속 자극받고 배울 수 있죠. 동양화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할 때도 새로운 세대의 흐름과 에너지를 유심히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전업 작가로 출발 선상에 선 그는 퇴임 후 문화예술여행 모임 조직과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경쟁력 강화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회고전 개막식에 온 서울대 성낙인 총장이 인사말을 통해 문화예술 전문 여행사 설립을 제안하는 순간 실제로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화첩기행(전권 5권, 별권 2권)을 펴낸 문학인으로 한국 문화와 예술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서울대미술관장을 역임한 경험자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막후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3월 2일 개관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은 누적 방문객이 6000명을 넘을 정도로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지역 미술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전과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남원 다문화가정의 정서 통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미술관의 전시 외 교육 기능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고전은 20일까지. 02-880-9504.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5.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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