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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일상 체험 …생각 꿈 키워요

박물관은 역사의 산교육장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적 사실들을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입체적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 박물관 내에 어린이 박물관을 별도로 신설, 운영하고 있다.어린이들이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박물관을 즐거운 문화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의 주제의 체험식 박물관으로 꾸렸다.조선시대 사람들에게 왕은 무엇이며, 왕실의 절대 권력자인 왕이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왕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 왕실의 문화를 즐겁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테마를 잡은 것이다. 특히 조선 왕조의 본향인 전주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갖게 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놀이와 체험을 통해 어린이의 생각과 꿈을 키우기 위한 배경도 깔려 있다.조선 왕실의 의례, 복식, 먹거리, 놀이 공간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박물관은 예산 등의 문제로 아직 약 30%는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 국립전주박물관은 올 10월 26일 개관 25주년 기념일에 맞춰 어린이박물관의 콘텐츠를 모두 완비할 계획이다.현재 진행되는 어린이박물관의 체험전시는 △왕세자의 길 △나는 왕이로소이다 △왕을 이야기하다 △왕실의 멋과 맛을 소주제로 총 4부로 구성돼 있다.어린이들은 왕세자의 일과 중 하나인 활쏘기를 체험하고, 서연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또 임진왜란 당시 유일하게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의 특성을 고려, 직접 어진을 모사하고 실록을 포쇄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조선의 왕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역시 들을 수 있는 체험코너 34개가 운영되고 있다.이와 함께 영유아 대상 병아리 그림자놀이, 유아 및 초등단체 대상 전주 어린이 박물관 나들이(일월오봉도 또는 왕실 복식 종이인형 옷 만들기 등), 주말 어린이 동반 가족 대상 토요일 박물관 가족탐험대가 주말에 운영되고 있다.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유물이 어려워 대충 둘러보고 지나쳤던 어린이들에게 체험을 통해 흥미를 줄 수 있어 가족단위의 주말 나들이로 꼭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 관람층 확대를 위해 3월부터 9월까지 연간회원 모집에 들어갔다. 대상은 3,4세 유아부터 13세까지의 어린이로 어린이 박물관에 관심 있는 누구나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연간회원이 되면 어린이박물관 PASSPORT가 지급되며, 매월 1번씩 제시되는 미션을 수행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함께 해 나가게 된다. 박물관측은 이런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생애 처음 접하는 박물관과 역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사고를 지니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간회원 등록은 무료이며, 어린이박물관 2층 안내데스크에서 현장접수만 가능하다. 문의 063)220-1015 .

  • 문화일반
  • 이영준
  • 2015.03.06 23:02

[③경칩] 겨울잠 자던 동·식물 기지개

경칩은 양력 3월 6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다. 오늘이 경칩이므로 올 해는 적정(適正)하게 들어있는 셈이다.이 무렵은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로서 겨우내 땅 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바깥으로 나오고, 땅 속에 웅크리고 있던 벌레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절기다.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동물들 뿐 만 아니다. 겨울 보리밀시금치우엉등과 같은 식물들도 모두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때이다. 이와 같이 식물들도 겨울잠을 깨는데, 이를 식물기간이라 한다. 월동에 들어갔던 농작물들도 생육을 개시한다. 이렇듯 겨울 내내 잠을 자던 동식물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면, 비로소 봄의 소리! 봄의 몸짓으로 알린다.농가월령가 2월령에는 경칩 춘분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월은 한창 봄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엿샛날 좀생이는 풍년 흉년을 안다 하며, /스무날 맑고 흐림으로 풍년 흉년, 짐작하니, /반갑다 봄바람이 변함없이 문을 여니, / 말랐던 풀뿌리는 싹이 움트기 시작한다,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 산비둘기 소리 나니 버드나무 빛이 새로워라. (중략)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농가에서는 겨우내 쌓아두었던 거름(인분과 두엄)을 논밭에 뿌려 땅의 기운을 회복시킨 뒤, 경칩 절내(節內)에 봄보리콩들깨수수삼 등의 씨를 뿌렸다. 이것은 모두 풍성한 가을을 맞기 위한 준비였다.조선시대에는 해마다 농신(農神)인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후(后稷氏)에게 소를 바쳐 제사를 올렸다. 이 제단을 선농단(先農壇)이라 하였으며, 해마다 풍년을 빌기 위하여 경칩 후 첫 해일(亥日)에 임금이 친히 제사를 지냈던 풍속이 있었다.해마다 경칩 무렵은 날씨가 따뜻해져 초목(草木)의 싹이 돋고 동면(冬眠)하던 동물들이 깨어 꿈틀대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명칭이 정해졌다. 이때 풍속에는 개구리 정충(精蟲)이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개구리 알을 잡아먹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도룡뇽 알을 먹기고 했다.고전 예기 월령(고전(古典 禮記 月令)에는 경칩에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고,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고 되어 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을 이름이니 주변의 움직이는 생명들을 꼼꼼히 보살필 일이다.경칩 무렵에 오는 음력 행사로 재미있는 것은 좀생이별 보기다. 음력 2월 6일 저녁 초승달과 함께 뜨는데 맑은 날 육안으로 보면 6~7개의 별로 보인다. 초승달과 좀생이별의 간격을 보면서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는데, 달과 가까이 있으면 흉년, 멀리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또한 좀생이의 빛깔이 붉으면 가뭄이 들고, 반대로 투명하면 비가 적당히 내려 풍년이 든다고 했다.옛날에는 경칩 무렵에 행해졌던 풍습으로는 여려가지가 있다.경칩 당일에는 벽을 새로 바르거나 담을 쌓는 집들이 많았다. 경칩에 흙일(土役)을 하면 한 해 동안 뜻밖의 사고나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또한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흙벽을 바르기도 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 날, 단풍나무고로쇠나무어름넝쿨을 베어 나무의 수액을 마시기도 했다. 이것을 먹으면 위가 튼튼해지고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한국세시풍속 한서(漢書)에는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뒤에 한 무제(漢武帝)의 이름인 계(啓)자를 피휘(避諱)하여 놀랠 경자를 써서 경칩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천둥소리와 무관하게 따뜻해진 날로 벌레들이 깨어나고 덩달아 함께 농부도, 머슴도 깨어나 바쁜 한 해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때다.요즘은 해마다 2월14일은 밸런타인데이,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라 하여 젊은이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고 법석을 떤다.우리나라에서는 바로 경칩이 연인의 날이었다. 서양 사람들이 초콜릿으로 달콤한 사랑을 표현했다면 우리 조상들은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의 열매를 서로 입에 넣어 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서양의 사고가 물질적인데 반하여 동양적 표현방식은 다분히 상징적이고 정신적이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구별이 있어 서로 마주 보고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 그저 마주 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오가고 결실을 맺으니 은행나무는 순결한 사랑의 상징이 된 것이다.예부터 경칩 때에는 각기 지방마다 흥미롭고 다채로운 풍속들이 많이 행해졌다. 본격적인 농사일의 시작으로 매우 바쁜 절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다양한 풍속들이 행해진 것이리라.

  • 문화일반
  • 기고
  • 2015.03.06 23:02

전북 공공도서관 친일인명사전 비치율 '미미'

전북도내 공공도서관의 친일인명사전 비치율이 매우 저조해 학생들의 역사교육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전북도의회 최은희(비례대표) 의원은 5일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 "최근 31절을 맞아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이 많이 대두됐지만 정작 도내 공공도서관 대부분이 이들의 행적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친일인명사전을 비치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주장했다.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180개 공공도서관(작은도서관 포함) 가운데 25곳 만이 친일인명사전을 비치해 보급률이 13.9%에 불과했다.각급 학교도서관도 마찬가지로 총 766개교 중 8.7%에 해당하는 67개교 만이 친일인명사전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최 의원은 "아직도 친일행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친일의 족적을 명명백백하게 적시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어렵사리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을 널리 보급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일에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며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에 개선을 촉구했다.'친일인명사전'은 구한말 이래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 또는 찬양하거나 독립을 방해하고 수탈행위와 강제동원에 앞장선 4천389명의 친일행적을 기록한 인물사전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5.03.05 23:02

[정월대보름] 풍년 기원…모두 흥겹게 어울리는 명절

음력 1월 15일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보름달을 보는 날로 ‘정월 대보름’ 또는 큰 보름, 원소절(元宵節),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이란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백중날)과 하원(下元: 음력 10월 15일)에 대칭이 되는 말로서 모두 교도적인 명칭이다. 이날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 버금갈 만큼 비중이 크다.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쳐 보는 달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이다.정월 대보름날, 우리 조상들은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농부들은 달을 보며 풍년이 들기를,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기를, 아들을 얻고자하는 사람은 아들 낳기를 기원했다.달은 실생활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농부들은 초승달이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기우는 것을 보면서 그 변화에 맞추어 농사일을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달은 우리 조상들에게 신비롭고 귀한 존재다. 때문에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달을 매우 경사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세시풍속’에는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여러 가지 풍습이 있다.보름날 아침이 되면, 우리 조상들은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팔았다. 아무나 눈에 띄는 사람을 부른 뒤, 그 사람이 대답을 하면, 냉큼 “내 더위 사 가게”하고 외쳤다. 그러면, 그 해 여름은 더위를 타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보름날 이른 아침, 밤·잣·호두·땅콩 등을 깨무는, ‘부럼 깨물기’를 했다. 이것을 부럼(腫果)이라고 한다. 부럼이란 일 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게 된다해 정월 대보름날에 먹는, 껍질이 딱딱한 과일을 이르는 말이다. 정월 보름날 새벽에 술을 조금씩 마시는데, 이 술을 ‘이명주·이롱주·치롱주·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앓이 병에 걸리지 않고, 귀가 밝아지며 좋은 소식만 듣는다고 한다.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약식·약밥·오곡밥을 지어 먹는데 이 풍속은 우리나라 모든 지방에 지금도 남아, 많이 만들어 먹고 있다. 찹쌀·찰수수·콩·팥·기장 등 5곡과, 밤·대추·은행·잣 등의 과일과, 참기름·꿀·진간장 등을 재료로 해 오곡밥을 만들어 먹는 풍습을 행한다.대보름날 밤에는 달을 보면서 그 해의 농사를 점치곤 했다. 이 때, 달빛이 밝고 환하면 그 해 농사는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달맞이를 마치고 나면 횃불을 들고 나가, 논밭두렁에 불을 질러 쥐불놀이를 했다. 쥐불놀이는 논과 밭에 사는 쥐,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 잡초의 씨앗 등 해로운 것들이 불에 타 없어져서, 농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사람들은 쥐불놀이를 통해 마을에 있는 잡귀(雜鬼)들까지 모두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풍속들을 통해 우리는 정월 대보름이 우리 고유의 농경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풍을 기원하는 축제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힘든 농사일을 서로 돕듯이 모두가 흥겹게 어울리는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03.05 23:02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6월 11일' 확정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전주화약(全州和約)일인 양력 6월 11일(음력 5월 8일)로 잠정 결정됐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체계적으로 전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까지 11년이 걸렸다.오랜 시간 이어진 소모적 논쟁이 해소되면서 이제는 전국을 넘어 세계에 동학농민혁명을 알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관련 단체들은 3일 대전의 한 호텔에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추진활동보고회를 열고 전주화약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이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천도교중앙총부 등 관련 단체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일 결정을 위한 토론이 펼쳐졌다.그러나 10년 넘게 이어온 갈등 탓에 최종 결정까지는 진통이 이어졌다. 참석한 관계자 대부분은 더 이상 논쟁은 실익이 없다며 추진위의 결정을 수용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전주화약일이 상징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추진위는 격론 끝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표결을 제안했고 참석한 단체들은 이에 동의했다.표결에 앞서 추진위에 참여했던 신영우 충북대 교수는 전주화약부터 집강소 설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대변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전주화약일이 완벽한 기념일로서 제시된 것은 아니다며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추진위가 정한 기념일 선정 기준은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세계화 의미 함축 △관련단체 등이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날 △다른 국가기념일 등과 중복되지 않는 날 등이다.표결 결과 투표에 참석한 20개 단체 중 찬성 13, 반대 6, 기권 1로 추진위가 제안한 전주화약일이 채택됐다.추진위는 이날 결과를 토대로 오는 5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진행한 뒤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아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가기념일 제정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5.03.04 23:02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결정, 의미와 향후 과제] "혁명 정신, 전국화·세계화해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문제가 큰 고비를 넘겼다. 오랜 진통 끝에 관련 단체들이 3일 전주화약일을 기념일로 추진할 것에 대해 뜻을 모았다.이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해 이를 전국화세계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는 기념일 제정보다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관련 단체들이 이른 시일 내에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자유평등개혁 정신 계승 초석이번 결정으로 동학농민혁명의 자유평등개혁 정신을 국내외에 널리 확산시키고, 전 인류가 지향하는 정신문화 유산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관련 절차가 진행된 뒤 국가기념일로 최종 확정되면 국가 주관 기념행사로 격상돼 희생자 및 선열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등의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과소평가로 왜곡됐던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통합의 역사관을 재정립하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관련단체가 모두 힘을 합해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김대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기념일은 살아있는 역사교육이자 국민통합의 토대가 될 것이며, 국민들은 봉건사회의 부패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민중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는 역사의 무게도 더욱 실감하게 될 것이다며 이 같은 대의명분 앞에 단체의 이익은 잠시 접고 이제는 모두가 화합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정부 최종 승인 절차 남아기념일 제정의 팔부 능선을 넘었지만 아직 정부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현재 정부가 신규 국가기념일 제정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념일 제정 당위성과 논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동학농민혁명에 우호적이지 않은 학계와 전문가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실제 지난해 국가기념일 제정을 이뤄낸 제주 43사건의 경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43사건은 지난 2000년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2003년에는 정부 차원의 사과문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민간단체가 행사를 주관해오다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처음으로 정부 주도로 추념식을 열었다.그러나 제주 43사건 기념일 제정 직전까지 일부 극우 단체들은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벌였고, 한 국회의원은 진상규명의 성과를 부정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의 지방비 운영 논란도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17년 완공을 앞둔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의 운영비를 전북지역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아직 자치단체의 운영비 부담 여부는 논의 단계에 있지만, 최근 정부가 지역에서 국비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자치단체의 운영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추세로 봤을 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5.03.04 23:02

달집 활활…복 가득 빌어보세

정월대보름인 5일 올 한해 풍년 농사와 주민 화합을 기원하는 달맞이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가 5일 오후 2시부터 삼천동 세내교 삼천변(전주농협 공판장 인근)에서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를 진행한다. 전주기접놀이마을합굿민요 등 전통공연과 연날리기쥐불놀이등 전통놀이 및 보름음식 나누기를 치른다. 또 오후 6시부터 달집태우기도 진행된다.남원 인월면에서는 전국 최대규모의 달맞이 행사가 치러진다.남원시 인월자율방범대는 제16회 흥부골 달맞이 축제를 이날 오후 5시부터 인월면 지리산농협 앞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축제는 전라도와 경상도 주민 및 관광객 등 2000여명이 참여할 정도의 대규모로 예상되고 있다.축제는 터울림, 기념식, 제례, 달집태우기, 대보름 전통음식 나누기, 불꽃놀이, 소원문 달기 등으로 이어진다. 이는 국가의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고, 가정단체행사 참여자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정읍시에서는 영원면 농민회가 5일 오후 2시부터 구파(鷗波)백정기의사기념관 광장에서 정월대보름맞이 달집태우기 어울한마당 잔치를 개최한다. 행사는 영원면 주부농악단의 풍물공연과 여는굿(지신밟기), 풍물패 공연, 시립국악단 공연, 고유제, 10m 높이의 대형 달집태우기, 100여개의 소원 풍등날리기, 깡통돌리기, 폭죽 터트리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다.부안군에서는 각 읍면별로 당산제와 용왕제, 민속놀이 등 다양하고 풍성한 정월대보름 행사를 4일과 5일 마련해 소통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펼친다. 4일에는 전북 유형문화재 제58호이자 해양 제사 유적이 있는 변산면 격포리 수성당에서 개양할미를 위로하고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는 수성당제 및 용왕제를 지낸다.5일에도 전통제례 행사와 다양한 민속행사가 마련된다. 옛 부안읍성의 중심당산인 서문안 당산에서는 당산제가 재연된다. 또 부안읍 석제마을 일원에서 돌모산 당산제, 계화산 봉수대에서 봉수제, 보안 우동리 당산제, 변산 지서12 당산제, 진서 운호마을 당산제, 연동마을 당산제, 작당마을 당산제 등이 열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남원=신기철, 정읍=임장훈, 부안=양병대, 이영준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5.03.04 23:02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이일주 명창 "판소리 가장 큰 매력은 다섯바탕에 담긴 삶의 철학"

이일주(79) 명창이 춘향가의 한 구절을 들려주며 묻는다. (첫 번째) 나는 모른다 나는 몰라. 끝났어. (두 번째) 나는 모른다 나는 몰라. 뭐 어떤 게 좋아? 조심스레 두 번째 소리가 좋았다고 하니 얼라? 소리 들을 줄 아나 비네라고 한다. 앞은 겉 목으로 소리했지만, 뒤는 힘을 꽉꽉 담아서 불렀다는 설명이 덧붙었다.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인 이일주 명창은 판소리를 하는 데 있어 감정 즉, 진심을 가장 중요시한다. 소리의 감정 전달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그에게 동초제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예술 가운데 판소리만큼 어려운 게 없어. 판소리는 호흡에 따라서 감정을 집어넣는 거여. 그래서 관객들을 울릴 때 울리고, 웃길 때 웃기고 다 자기 재능대로 하는 거지. 자득(自得)으로 마음대로 웃고 울 수 있는 것이 판소리야.1936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이옥희. 증조부는 서편제 명창 이날치, 부친은 소리꾼 이기중 선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서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군산으로 옮겨온 14살 때부터 부친에게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평소 김연수, 임방울, 신영채 등과 교류해 온 부친을 따라 김연수의 우리국악단에 참여하게 된다.우리국악단 해산 뒤에는 박초월 선생에게 흥보가와 수궁가를, 김소희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 토막 소리를 배웠다. 이 두 명창에게 배운 판소리로 당시 전주에서 이름을 떨치던 그였지만, 동초제 다섯 바탕에 대한 갈증이 늘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전주에서 오정숙 선생을 만나 동초제 다섯 바탕을 이수하고 완창이라는 개념을 깨우치게 된다. 오정숙 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한 지 4년 만인 1979년 전주대사습 장원의 영예를 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명창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1984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가 됐다.박초월, 김소희, 오정숙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명창들에게 소리를 배운 그는 제자들을 많이 양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리를 잘 가르친다는 소리를 들을 때 제일 기쁘다는 그는 오정숙 선생이 1977년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간 뒤 전주에서 김연수의 판소리를 가르쳤다.그는 동초제 오바탕을 끝내고 죽는다는 각오로 절치부심해 오바탕을 완성했다.오정숙 선생님하고 죽어도 오바탕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갈고 했어. 오정숙 선생이 했는디 내가 안 하면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오바탕 완창 발표를 다 하고 음반까지 냈지.실제로 이 명창은 1995년 킹레코드에서 춘향가, 2003년 신나뮤직에서 심청가흥보가, 2005년 수궁가, 2007년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음반으로 냈다. 이렇게 그는 김연수, 오정숙에 이어 판소리 다섯 바탕 모두를 음반화한 세 번째 명창이 됐다.그는 판소리의 가장 큰 매력으로 소리의 더늠이 모두 다른 점과 다섯 바탕에 담긴 삶의 교훈철학성 등을 들었다. 동초제는 논리적으로 기승전결이 완벽한 것은 물론 사설의 논리성, 소리의 이면성 등이 큰 장점이라는 것.춘향가는 열녀, 심청가는 효, 수궁가는 충신, 흥보가는 우의, 적벽가는 믿음 등 판소리는 단순한 음악 예술의 성격을 가질 뿐만 아니라 삼강오륜을 다 포함하고 있어. 또 동초제는 부정확한 오자(誤字)가 없어. 가사가 귤 인디 잘못 배운 사람은 겔이라고 말하지. 판소리는 글과 문장으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표현력이나 전달력이 분명해야 해.판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요건을 묻자 소리하는 사람은 타고난 목구성이 좋아야 해. 목구성이 없으면 오바탕이든 토막 소리든 사람들이 듣기 싫어서 도망가 버려. 사람의 오장을 건드려야 혀. 목구성이 된 다음에 시청도 나오고, 통성도 나오고, 하청도 제대로 쓰고, 중간 목도 제대로 쓰고 다 그리여.보통 소리꾼은 자신의 소리에 미쳐야만 소리를 할 수 있다고 했던가. 그는 자정 12시, 갑작스레 귀신처럼 목소리가 나오면 신이 나 새벽 3~4시까지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는 이제 정오의 태양보다 지는 태양이 더욱 붉게 타오른다는 일명 패티김 정신을 외치며 직접 무대에 서는 것보다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그러나 아쉬움도 남는다. 크게 아쉬운 점으로는 스타 판소리꾼 부족과 귀 명창의 감소를 꼽는다. 판소리 전설을 만들어야 하지만 최근에는 감동을 주는 명창이 극히 일부에 그친다는 것. 또 귀 명창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이제는 2시간가량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양적인 풍요 속 질적인 빈곤을 맞은 상황이다.그는 판소리를 기능적인 측면에서 향유하는 데 그치지 말고, 안에 담긴 정신까지 계승해야 한다며 제자들이 판소리를 제대로 배워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한다.끝으로 다시 태어나도 판소리를 공부하겠냐라는 고리타분한 질문을 던지니 이 명창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한다. 난 대통령 하라고 해도 안 혀 소리하지. 대통령은 5년이면 끝나잖어(웃음).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3.04 23:02

"지역문화 진흥 위해선 주민 참여 중요"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서는 일선 자치단체의 이해도와 주민의 참여도 제고가 필요충분조건으로 제시됐다.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2015년 지역문화융성 지자체 공무원 워크숍을 열었다. 이 워크숍은 정부의 문화정책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각 자치단체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200여명의 문화예술 관련 업무 담당자가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은 지역문화진흥법 등 지역문화진흥의 근간이 마련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전국 규모의 실무자 워크숍이다.원용기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기초 자치단체에는 아직 문체부의 정책이 전체적으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지역에서는 여러 정책이 같이 추진되는 만큼 정부의 시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대규모 워크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이 기간 문체부의 문화, 예술인문, 콘텐츠관광 분야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전국 17개 자치단체의 주요 성공 사례가 발표됐다. 각 사례에서는 지역 자체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역민의 참여가 관건으로 꼽혔다.대구 중구의 경우 경상감영의 4대성길을 복원해 근대 골목 프로젝트를 실시, 관광지로 육성했다. 100년간 대구 상권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동성로의 거리 정비로 시작해 공공다자인 사업을 연계한 골목길 조성 사업이다. 골목투어를 통해 지난 2008년 이동객 287명에서 지난해 연말 67만 명으로 성장, 2012년 관광의별로 뽑혔다.대구광역시 관계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함께 인력을 양성하는 관광아카데미, 주민과 함께하는 도시대학 등 휴먼웨어를 통해 주민의 참여도와 지역에 대한 관심, 자긍심을 높였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생활권 문화공동체 문화우물도 풀뿌리 문화자치를 지향하며 문화 인력을 관건으로 설명했다. 이장, 귀촌자 등 주민이 기획하고 실무를 담당한 점이 성공 요인이었다.이에 앞서 첫날 특강을 실시한 전유성 청도 철가방극장 대표는 지역에서 각종 행사를 제안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를 관광자원화한 일화를 들려주었다. 그는 일선 공무원과 문화기획자의 소통을 강조했다.전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벤치마킹보다는 동물애호가들이 참여하는 개나소나 콘서트처럼 특정 동호회를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며 공무원은 문화기획자에게 안 된다는 말보다는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3.03 23:02

원용기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작은영화관 확대, 각종 공연 향유토록 하겠다"

전북이 시행한 작은 시리즈 정책 가운데 작은영화관은 문화를 통한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의 성공적인 시발점입니다.원용기 문화예술정책실장(53)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문화융성의 대표 시책으로 작은영화관을 꼽았다. 도내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한 지역문화사업이다.원 실장은 1000만 명이 관람하는 영화가 생겨났지만 지역 곳곳에 있는 주민이 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아직도 극장이 없는 기초자치단체가 98곳에 이르는 만큼 국민 모두가 수준 높은 시설에서 영상문화를 향유하도록 작은영화관 건립 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내년까지 31개소의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지역문화융성 자치단체 공무원 워크숍을 주도한 그는 국민의 문화 향유를 위해 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영화관공연장미술관박물관 등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 1500여개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의 경우 각 자치단체와 직장에서 취지를 공감하고 구체적으로 실현돼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참여도 제고에 대해서는 홍보 지원이나 정부 포상 마련 등 참여 인센티브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선 사업장과는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협의를 통해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현장에서 문예회관, 생활문화세터 등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문학강화, 이야기할머니사업 등의 소프트웨어가 묶여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작은영화관과 문체부가 실시하는 공연 콘텐츠의 영상화 사업을 연계해 발레, 뮤지컬, 오페라 등 예술의전당 공연 프로그램을 각 지역의 작은영화관에서 관람하도록 문화 향유의 편중성을 해소한다는 방안이다.원 실장은 지역민의 생활자체를 바꿀 수 있는 작은영화관과 같은 사례가 공유돼야 한다며 문화융성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결국 관광과 연계돼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민의 자긍심이 생기는 만큼 청도의 철가방극장처럼 문화가 지역을 바꾸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현재 시행 계획을 수립 중인 지역문화진흥법을 들었다.원 실장은 지역문화진흥법에는 취약지역 우선지원 조항을 둬 재정 여건이 열악한 자치단체에 지원을 우선하거나 지원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도 결국 재정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3.03 23:02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5월 7일' 유력

10년 넘게 소모적 논쟁을 펼쳐오며 자치단체 간 첨예한 대립을 불러왔던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5월 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기념일 제정이 더 이상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최근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이 전주화약 기념일인 5월 7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일부 지역에서 전주화약기념일의 상징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이번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진통되지만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은 지난달 17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천도교학계 전문가 등이 만나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회의에서는 전주화약기념일(5월7일)과 논산대회(10월12일)가 국가기념일 후보군에 올랐으며,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전주화약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로 결정했다.지난 10여년 동안 거론되던 황토현전승일(정읍), 무장기포일(고창) 등의 후보군이 배제된 것은 해묵은 갈등이 다시 점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당시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어느 한 지역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고 다른 국가기념일과의 중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동안 △고부봉기일(2월 14일정읍) △특별법공포일(3월 5일유족회) △무장기포일(4월 25일고창) △황토현전승일(5월 11일정읍) △전주성입성일(5월 31일전주) △2차 봉기일(10월 11일) △우금치전투일(12월 5일공주) 등이 국가기념일로 유력하게 거론된 바 있다.일각에서는 전주화약기념일이 학문적 검증과 논쟁점이 해소되지 않아 역사적 사실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동학농민혁명 관련 대부분 단체와 전문가들은 명목 상의 이유일 뿐 해당 지역이 원하는 날이 기념일로 선택되지 않은 데 대한 문제 제기라고 평가하고 있다.유족회 한 관계자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문제로 하루 이틀 논쟁을 벌인 것이 아니다면서 매번 반복되는 소지역주의적 주장으로 더 이상 국가기념일 제정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지역은 극히 소수다면서 소수의 이익을 위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가 퇴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3일 대전에서 관련 단체들을 대상으로 국가기념일 제정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전주화약기념일이 최종 결정되면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이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식으로 국가기념일로 선포될 것으로 전망된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5.03.02 23:02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 한지에 재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태백산사고본을 원본 그대로 옮기는 복본화 사업이 마무리됐다.전주시는 인조 12년에서 영조 24년까지의 조선왕조 역사를 기록한 태백산사고본 245권 229책 2만4000여쪽에 대한 복본화 작업(5차 사업)이 모두 끝났다고 1일 밝혔다.이 복본에는 지난 1년여 동안 전국 10개 업체가 납품한 전통 한지 1만2450장이 사용됐다. 이 한지는 조선왕조실록 원본 편찬 당시 한지의 품질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지 장인들이 제작했다.특히 원본 표지와 속지의 얼룩과 바랜 상태까지 그대로 재현, 고서의 느낌을 표현했다.전주시에 따르면 이번 태백산사고본 복본화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현종실록경종실록을 수정 또는 개수한 현종개수실록경종수정실록과의 비교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실록의 수정이나 개수는 선조실록 편찬 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당시 실록 편찬 주도세력의 정치적 입장이 반영된 당쟁의 소산이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전주시는 지난달 27일 한옥마을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한 한지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백산사고본 복본화 사업 완료 전시회를 열었다.태백산사고본 복본은 오는 31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완판본문화관에 전시된다.전주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으로 전통한지 제조기술과 문화를 되살려 한지산업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전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3년부터 모두 18억원을 들여 선조에서 철종에 이르는 실록 588책(7만9000여쪽)을 원본과 똑같이 만드는 복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2015년도 복본화 사업(6차 사업)을 통해 조선왕조실록 142책을 복본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최명국
  • 2015.03.02 23:02

익산 문화·창조거점 도시 육성 발전 방향 모색

2000년 역사 고도 익산의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도시로 육성하고, 나아가 국가정책과 연계한 신한류 창조거점 중심도시로의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익산시와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지난달 27일 모현도서관에서 익산 문화도시 및 창조거점 도시 육성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은 백제사상 익산의 위상검토란 주제 발제를 통해 익산은 준왕의 남천지로서 마한의 정치문화가 성립된 곳이며 이를 통해 익산이 백제왕도로서 위상을 가지게 된 배경이 되었다며 마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조광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지역문화에 있어 문화도시 10년,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제언에서 현재 타 시군에서 추진 중인 문화도시 사업은 정책적 개념과 법적근거가 미비하고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사업이 우선된 문제점이 있다며 최근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을 기반으로 한 정책차원의 지원과 관리체계 및 중앙-광역-기초 간 거버넌스 협력체계의 토대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덧붙여 변화하고 진화하는 지속가능형 도시정책으로서 새로운 문화도시모델의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정철모 전주대 교수는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조 도시 만들기 주제 발표을 통해 익산의 식품, 섬유, 보석 등과 연계한 창조산업의 육성과 함께 주변 지역과의 연대, 창조적 인력의 육성과 유치 그리고 총괄코디네이터 제도 도입을 통해 지속가능한 창조도시 만들기가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종합토론에서 이양재 원광대 교수는 익산이 문화도시와 창조거점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국가정책의 면밀한 분석과 익산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산업과 연계될 수 있는 방안과 추진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익산이 신한류 거점의 중심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15.03.02 23:02

[판에 박은 소리-Victor 춘향]옛 음반 활용, 창극 새 방향 제시

창극 무대에서 하이(예스의 일본말)스바라시(훌륭하다)라는 일본말이 들린다. 해설자는 무대가 끝나기 전, 관객들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라고 권한다. 이내 관객석은 휴대전화 불빛으로 일렁이고, 출연자들은 박수 소리와 휴대전화 촬영 소리가 뒤엉킨 가운데 퇴장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모든 과정이 어색하지 않다.지난달 26일과 2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무대에 오른 국립민속국악원의 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Victor 춘향은 창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휴대전화 속에 선명하게 박혔다. 90분 동안 관객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937년 4월과 5월의 사이로 여행을 다녀왔다.판에 박은 소리-Victor 춘향은 1937년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일본 빅타음반회사에서 녹음된 19장짜리 유성기 음반 전집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총 2시간 2초 분량)을 소재로 만든 소리극이다. 이 빅타판은 당대 최고의 판소리 명창 정정렬임방울이화중선박녹주김소희, 명고수 한성준이 녹음했다.이번 공연에서는 1937년 명창들이 판에 녹음한 소리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들이 그대로 무대에 옮겼다. 판소리 춘향가뿐만 아니라 한성준 명창을 살뜰히 챙기는 김소희 명창, 후배를 위해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는 선배의 모습 등 녹음 과정에서 벌어졌을 법한 뒷이야기까지 이질감 없이 그리고 있다.작품 전반에 고루 분포된 웃음 코드와 판소리 대목을 소리한 뒤 이어지는 해설 등은 관객의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였다. 또 각 명창에 대한 배경 지식, 일화 등을 설명하는 장치도 군더더기 없는 흐름에 일조했다. 특히 마이크와 스피커 등 기계 음향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극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색이 없는 조명의 세심한 활용과 의상소품의 정갈함이 연출의 미적 감각과 조화를 이뤘다.작품을 감상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콘텐츠의 상상력 자체가 향수를 불러일으켜 눈물이 났다며 배우를 역할에 고정하는 것이 아닌 출연자들의 장단을 파악하고 배우에게 맞게 역할을 변화시키면서 작품이 살아났다고 평가했다.다만 공연이 현대식 극장에서 구현되면서 생긴 관객과의 거리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3.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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