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07 23:2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문화예술의 거리' 제대로 가고 있나 (상) 현황- '제2의 홍대 앞', 관 주도 부작용 속출

부산시가 추진한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가 성공을 거두면서 고양울산 등 전국 7개 지자체가 앞 다퉈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 역시 올해 40억을 들여 전주익산군산남원에 문화예술의거리 조성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터덕이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지역의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진단하고 다른 지역의 사례를 검토하기로 한다.올해 전북도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 문화예술 인프라가 전혀 없는 구간에 인위적으로 조성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당초 문화예술의거리를 조성하려던 개복동 일대가 전북도의 제동으로 구간 변경이 검토되면서 아예 착수조차 못하고 있으며, 남원시는 젊은 예술가 유입이 어려운 광한루 일대에 창작공간을 조성할 예정이어서 예술촌 건립이라는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전북도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총 40억(도비 20억시비 20억)을 투입, 전주익산군산남원 등 4개 지역에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외부 기업 유치 시 새로 유입된 주민들과 기존 시민들을 위한 문화향수권을 확대하기 위한 시민예술촌 건립을 전제로 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은 올해 거점공간 확보 등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가 '제2의 홍대 앞 거리'를 목표로 시작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 일부 지역에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종합 추진계획 일환으로 문화예술의거리를 추진해오던 군산시는 최근 전북도로부터 인구 유입이 떨어지는 개복동 일대(우일극장~국도극장8억)에서 장미동 인근(청소년 문화광장~국도극장)으로 구간 변경을 요구받아 추진위 구성도 못하고 있는 처지. 군산시는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민선 5기 공약과도 맞물린 원도심 활성화 위한 사업으로 해석해 구간 변경을 요구받자 민원의 소지가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남원시 역시 구 군청사거리 일대(구 군청~하늘중학교6억)에 단기적으론 빈 공간을 매입해 창작공간으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광한루 인근 관광사업과 연계한 시민 예술촌을 건립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정작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예술인들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전주시와 익산시도 창작지원센터를 통해 시민예술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난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전주시는 문화재단을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입주한 전주 동문거리 일대(갑기원~농협새누리당사14억)에 창작지원센터 1호점(다목적 문화공간)2호점(공연장)을 임대해 열고 이 일대에 사는 지역 예술인들과 '동문예술거리 협의회'를 구성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익산시 역시 문화재단이 중앙로 일대(황해사~구 이리극장12억)에 빈 점포를 매입해 원광대 미대 출신 작가들과 함께 예술인시민들과 교감하는 창작지원센터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주시와 익산시의 경우 도가 올해 조직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네트워크'와 연계한 공간 운영에 관한 것은 운만 띄워둔 채 본격적 논의는 아직 없는 데다 전주의 경우 이미 조성된 창작지원센터가 협소하고 익산의 경우 원광대뿐만 아니라 폭넓은 지역 예술가들의 지속적 유입이 과제라는 점에서 시민예술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난관이 제각각 있다. 게다가 전주의 경우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으로 인한 동문거리 일대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창작지원센터를 비롯해 이곳을 개척하다시피 했던 예술가들이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골목이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날 위험 부담까지 안고 있다. 최영만 전북도청 문화예술과 과장은 "군산과 남원의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은 현재로선 관련 인프라가 적기는 하나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라면서 "사업 초반에 진통이 있을 수는 있으나, 현재 그 지역에 맞는 콘셉트를 찾아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이라고 답변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0 23:02

내 발소리가 들리는 길

초등학교 다닐 때 나는 강 길을 걸어 다녔다. 6·25전쟁 직후 산판이라는 게 있었다. 산에 있는 소나무를 다 벌목해 갔다. 지에무시라는 전쟁 용 트럭이 비탈지고 험한 산들을 올라 다니며 베어진 소나무를 실어 갔다. 힘이 센 지에무시는 웬만한 곳을 어디든 다 갔다. 나무를 실은 지에무시는 우리가 다니던 강 길에 새로운 길을 내며 지나다녔다. 그러나 그 길은 금방 큰 비로 무너지고 패여 작은 방죽이 되어버렸다. 우리들은 여전히 우리가 우리 발길로 낸 길을 걸었다. 우리가 다니는 길에 구장 네 솔밭이라는 넓은 강변이 있었다. 솔밭에는 어른들 팔뚝보다 조금 큰 앙당앙당 한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키도 작았다. 큰 돌과 자갈과 모래로 된 그 길에는 우리 키보다 조금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곳으로 우리가 다니는 길을 나 있었다. 오솔길이었다. 작년 풀들이 쓰러지고 새 풀이 자라면 그 밑에 키 작은 가랑나무 잎이 피어나고 가랑나무 잎 뒤에 물새들이 마른 풀로 집을 짓고 알을 까 새끼를 길러갔다. 작은 소나무, 검은 바위와 작은 자갈들, 그리고 모래와 풀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은 그림이었다. 바람이 불고 풀들이 흔들리는 사이로 아이들의 까만 머리통이 보였다. 내가 기억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전주로 와서 살면서 나는 친구 한명과 함께 화산 공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서신동 롯데 아파트에서 예수병원까지 걷는 길은 흙길이다. 오르고 내리고 평평하게 걷는 길이 아주 적당하다. 숨이 차는가 싶으면 내려가고 내려가는가 싶으면 또 작은 비탈길을 오른다. 반듯한가 싶으면 구부러지고 구부러지는가 싶으면 금세 또 반듯하다. 오르고 내리고 구부러지고 휘돌고 반듯하고 평평한 그 길에 참나무 잎이라도 떨어져 있는 가을이면 길은 그냥 그대로 그림이고 사진이고 시고 노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어다녔다고 생각하면 길은 역사가 된다. 꿩이 살더니, 꿩은 보이지 않는다. 다람쥐가 살더니, 다람쥐도 보이지 않는다. 청설모가 이 쪽 가지에서 저쪽 가지로 뛰어 건넌다. 청설모와 다람쥐는 공생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도둑고양이들 때문에 꿩이 살지 못하는 모양이다. 생태계는 그렇게 변해 간다. 봄이면 그 길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생강나무 꽃이 피고, 진달래도 피고, 조팝나무 꽃도 피고 똘배 꽃도 피고, 이팝나무 꽃도 피고, 때죽나무 꽃도 핀다. 국수나무 꽃도 피고 자귀나무 꽃도 피고, 산벚 꽃도 피고, 개복숭아나무 꽃도 피고, 아카시아 꽃도 핀다. 그 길이 지난 여름 큰 태풍으로 풍비박산이 났다. 오래 된 참나무 아키시아나무들이 이리저리 쓰러지고, 넘어지고 찢어지고, 꺾이고, 부러졌다.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쓰러져 엄청난 뿌리를 하늘로 쳐들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전쟁 영화 세트장 같은 참혹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길에 가을이 왔다. 참나무 잎이 지고 하얗게 찢어진 상처는 아물어가고 숲은 오랜 후에 다시 상처 받은 몸과 영혼을 추스르고 가다듬고 정리해 갈 것이다. 인생도 그러하다. 나는 그 길에서 새벽길이라는 산문시를 썼다.'까만 오디가 떨어져 있습니다. 툭, 떨어진 모양 그대로입니다. 흰 새똥이 떨어져 있습니다. 똥 부근 흙이 젖었습니다. 거미줄이 얼굴에 걸립니다. 미안하게도 오늘 제가 이 길에 처음 인가 봐요. 때죽나무 흰 꽃잎이 그림자도 없이 가만히 떨어져 있습니다. 바람이 없었나 봐요. 새가 걸어갔습니다. 왼쪽 가운데 발톱하나가 빠졌나 봅니다. 새가 마른 낙엽을 밟고 지나가는 바스락 소리, 배가 고픕니다. 가만 가만 걷는 내 발소리가 들립니다. 다 버리고 내 발소리만 데리고 어디만큼을 갑니다.' · /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기고
  • 2012.10.30 23:02

전북여연 후원회 '평등·평화의 밤'

전북여성단체연합 후원회가 성평등한 가치를 나누고 소박한 나눔을 실천하는 '2012 평등·평화의 밤' 초대장을 건넨다.지난 9월17일부터 10월19일까지 기부 회원을 릴레이로 받은 전북여연 후원회는 30일 오후 6시30분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2012 평등 평화의 밤'을 연다. 이번 행사에는 포크 가수 장필순(49)의 노래 이야기와 전북여연 회원들이 땀을 뻘뻘 준비한 '댄싱 시스터즈'의 '차차차'가 준비된다. 1980년대 여성 포크 음악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장필순은 '어느새'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제비꽃' 등 히트곡이 수록된 음반을 내면서 대한민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꼽히면서 후배 가수들을 통해 수차례 리메이크됐다. 깊어가는 가을 밤, 사람·인생을 노래하는 진솔한 그의 곡들로 가슴이 먹먹해질 수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질 수도 있을 듯. 몸치, 박치, 방안퉁수, 튼실한 전북여연 회원들은 라틴댄스의 열정을 담아 갈고 닦은 '차차차'를 보여줄 예정이다. 조선희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 대표는 "이제 막 발을 떼기 시작해 서툴지만, 감사한 마음과 열정 만큼은 프로선수 못지 않다"고 귀띔했다. 전통문화관 1층 로비에는 에코 나눔 전시도 이어진다. 문의 063)287-3459.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0 23:02

'제5회 동초대상' 최동현 군산대 교수, 판소리 세계무형유산 등재 결정적 공헌

고흥군·동초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이일주)가 수여하는 '제5회 동초대상'에 최동현 군산대 국문학과 교수(58·사진)가 선정됐다. '판소리 길라잡이'로서 동초제의 뿌리가 된 김연수·오정숙·이일주 명창의 다섯 바탕을 채록·주석·해설해 동초 선생의 소리 전승과 발전에 기여해온 그간의 이력을 보노라면 어찌보면 뒤늦은 수상에 가깝다.고흥국악협회는 선정 이유로 30년 간 판소리 연구에 매진해오면서 민족음악학을 도입했고, '명창론'과 '고수론'을 개척했으며, 여러 음반의 사설 채록을 맡아 주석하는 등 45편 논문, 53권 저서, 36편 음반을 냈으며, 판소리학회장 등을 맡아 판소리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2003년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선정될 때는 신청서 작성의 총책임자를 맡아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최 교수는 "성우향·송순섭·안숙선 등 명창들에게만 주던 상을 연구자에게까지 기회를 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면서도 "내년이 판소리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 10주년을 맞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동초대상은 최초의 근대식 특성을 가미한 판소리로 재탄생시킨 동초 김연수 선생의 고향인 고흥군이 동초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헌신적으로 노력해 국악발전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자에게 주는 상. 동초 선생의 유일한 가르침을 받은 오정숙 명창은 '김연수 바디'를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내면서 전북에서 터를 잡아 제자로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이순단 명창까지 배출해 전북의 판소리가 동초제 일색이라는 불만까지 듣곤 했다.최 교수는 순창 출생으로 1984년 '남민시' 동인으로 데뷔한 문인이다. 판소리 연구에 매진해 '판소리의 미학과 역사', '판소리 이야기', '판소리 연구', '판소리란 무엇인가' 등 판소리와 관련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것 외에도 한영 대역(對譯)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바디별 전집을 완간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0 23:02

전북서 전국 첫 생활예술동호인 페스티벌…예술 사랑 2500명 '멋과 끼로 놀자'

전북지역 문화예술동호인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끼를 축제로 풀어내는 마당이 열린다.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북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협의회(회장 김용주)가 주관하는'전라북도생활문화예술동호회 페스티벌'이 다음달 3일부터 이틀간 전라북도청사 일원에서 펼쳐진다. '멋과 끼로 놀자'는 주제로 진행될 페스티벌에는 전북지역 300여개의 예술동호회에서 2500여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축제다. 광역 자치단체 단위에서 생활예술동호인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은 전북이 처음이다.전북도는 △생활속의 자생적인 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 △문화예술동호인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 △자생적·자발적 동호회 활동의 지원을 통해 문화향유 확대 △적극적으로 문화를 생산하고 즐기는 문화프로슈머가 되는 동호회원들의 발표의 장이 되고 페스티벌을 통해 도민들의 참여유도 동기를 유발하는 게 페스티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페스티벌은 개회 첫날인 3일 길놀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각 장르 160개팀 1890명이 참여하는 댄스·합창경연대회, 동호인들의 한마당공연, 다양한 체험의 장, 가족과 함께 하는 어울림 한마당, 14개시군의 만남의 장으로 준비됐다. 또 14개 시·군 동호회원들이 참가하는 합창과 댄스 경연대회가 개최되고, 각 분야별 동호회원들이 직접 꾸며가는 공연이 펼쳐진다. 이와함께 공연장 1층과 도청 본관 1층에서는 미술·사진·서예·시화·공예 등 45개 동호회가 참여한 전시회가 마련된다. 한편, 전북도는 문화복지 시책의 일환으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육성을 위해 시군별 지원조직인 사단법인 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를 구성했으며, 시군별 문화코디네이터 1명씩을 배치했다.김용주 회장은 "페스티벌을 통해 동호회원들의 자신감과 성취감을 북돋우면서 더 나은 발전적인 동호회 상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도민들이 만드는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의 모델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30 23:02

2012 여성 불안 극복 프로젝트 - "성폭력 막는 인권감수성 교육 절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주창하는 '여성 대통령론'은 유권자 표심 잡기 일환일까, 정치적 변화이자 쇄신일까.정치적 변화이자 쇄신일까.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를 비롯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여성 유권자들의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여성계는 경제 민주화, 복지, 청년 실업, 가계 부채 등 현안에 파묻혀 여성 공약은 거의 찬밥 신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선을 앞두고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여성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이 느끼는 세대별 불안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 공약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 대표 박영숙·이윤희·조선희)은 이와 관련해 기획'2012 여성 불안 극복 프로젝트'를 통해 여성 유권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청취하고 관련 대안을 몇 차례에 걸쳐 모색해보고자 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지속적인 인권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성범죄의 친고죄와 합의제를 폐지해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사회 성폭력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26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별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성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보고 피해자 지원 중심의 대책을 촉구했다.중앙대 이나영 교수(사회학)는 '성적 폭력, 공포의 확산과 여성 통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성 중심 사회일수록 여성과 사회적 약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사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개인간 폭력에 너그러울 확률이 높다"며 "1960~70년대에도 극단적인 사건은 많았다. 최근 더욱 보도가 집중되는 것은 사회적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보수의 징후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사를 맞듯 모든 국민이 인권·성평등 교육을 필수적,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가는 국민을 가해자로 만들지 않을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더불어 가해자 처벌 위주의 정책에 대한 실효성도 제기됐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소 황지영 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잔혹한 사건으로 전자장치 부착 소급 적용, 화학적 거세, 신상정보 공개 등 다양한 처벌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동 성폭력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처벌제도는 다양하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이라도 실제 15년 정도면 출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소장은 "피해자에게 사건입증 책임을 과중하게 전가하는 상황에서 친고죄와 합의제는 가해자의 협박과 주위의 합의 종용, 피해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등 2차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역설했다. 광주여성의전화 윤하정 성폭력상담실장도 "성폭력 피해자는 사건 담당 수사관과 판사의 인권 감수성 정도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다"며 "가해자는 참고인이나 증인의 지위지만 피해자는 소송기록 열람권, 변호인 선임권 등 공판 참여권 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 실장은 "도가니 사건의 경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와 이를 입증하는 증인에게 법정이 재차 진술을 요구, 고통 받고 있다"며 "성폭력 관련법의 일원화, 수사관·재판담당자의 인권감수성과 전문성 확보, 피해 보상권 보장, 관련 부처의 통합과 협조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통해 성폭력을 방지하는 대안도 제시됐다. 전북여성단체연합 조선희 공동대표는 "도시와 건축 공간을 설계할 때 주거 블록의 길이를 짧게 하거나 위험한 길을 줄이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 성폭력예방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사)전북여성단체연합, 군산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가 주관했다. 이화정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29 23:02

"내 문학을 지탱한 힘은 외로움" 익산출신 소설가 홍석영씨 '전주 백인의 자화상' 무대

"소설은 끊임없이 인생을 묻고 내면 속에서 싸우는 피흘리는 작업입니다."익산 왕궁 출신의 원로 소설가 홍석영씨(82)는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소설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뇌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왜 태어났느냐'고 자신은 물론, 외롭게 자라는 풀 한 포기에게까지 묻는다. 그의 문학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외로움'이었다. 4세때 어머니를, 8세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실제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천형처럼 앓고 살았다.전주문화재단이 지난 25일 저녁 완판본문화관에 마련한 '전주 백인의 자화상'에 초대된 노 작가는 8순의 나이에도 제자와 가족, 문인 등 30여명의 지인들 앞에서 정연한 논리와 숫자 하나까지 기억하는 총기를 과시했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씨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소설가 박범신씨를 비롯, 소재호·정군수·강상기·장재훈 시인, 화가인 이승호·박미서씨 등이 참석했다. 수필가 선산곡씨가 창으로 분위기를 돋웠다.그의 문학 인생은 본명인 홍대표(洪大杓) 대신 석영(石影)이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갖게 된 이야기로 시작됐다. '몸집은 작은 데 왜 이름은 크냐'는 등 놀림을 많이 받아 등단때 이름을 바꿨다. 월북 작가인 임화 시인의 '현해탄'를 읽으며 피가 끓었으며, 피끓는 마음을 놓아둔 채 돌은 될 수 없어 돌의 그림자가 되고자 '돌 그림자'(석영)로 자신이 작명했단다.신석정·박용래·천상병 시인과 허세욱 박사와의 일화들이 그의 입을 통해 술술 풀어졌다. 특히 석정과는 사제관계가 아님에도 가까이 있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 석정 선생이 전주상고 교사로 재직하던 어느날, 문단생활 40년만에 처음 인정을 받았다고 그래요. '당시 전주남중 2학년 학생이 선생에게 시를 잘 쓴다던데 시 한 번 봅시다'고 당돌하게 말하더란 거예요. 선생이 시를 보여줬더니 학생이 하는 말,'아닌 게 아니라 잘 쓰네'그러더라나요. 소탈하고 인간적이었던 석정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일화입니다."정렬·이광웅 시인 등 좋은 작가들이 너무 일찍 세상을 뜬 것과, 이철균·박봉우 시인 등의 말년 불우한 삶에 가슴이 아팠다고 추억했다."일제시대 전북 출신 작가들의 문학은 있었지만, 전북에서의 문학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해방후 석정 선생이 태백신문 편집위원으로 오면서 전북문단이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후 백양촌 신근 선생이 전북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두 분이 전북문단의 중심 축이 됐습니다"소재호 전 전북문인협회장은 "선생님은 전북문단의 지평을 연 1세대다"며, "고매하고 고결한 인품과, 제자가 담배를 피워도 용납할 만큼 훈훈한 마음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29 23:02

200석 중소규모 공연 가능성 확인…전주문화재단 '해마달' 5개월 대장정 막내려

얄궂은 날씨가 계속됐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지난 5월26일부터 10월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어온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이하 '해마달')의 걸림돌은 무더위와 오락가락하는 비였다. 지난 27일 오후 7시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올린 마지막 '해마달'도 쏟아지는 비와 함께였다. 야외 무대에 친 천막 아래로 쏟아지는 비 때문에 분위기는 다소 산만했으나, 출연진들은 "너무들 놀라지 마십시요잉, 이것은 송하진 시장님의 특수 효과입니다!"라는 재치있는 멘트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1부 정갈한 동초제 무대와 2부 왕기석 명창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참여한 이색 무대로 5개월 대장정은 무탈하게 마무리됐다.지역 문화계가 "새로울 게 없는 공연"이라는 혹평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달'은 올해 선전했다. 총 25회 공연의 평균 객석 점유율 96%, 유료 관객 61%. 이같은 상승세를 이어간 데에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에 체험과 잔치 음식까지 결합시킨 패키지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비빔제','동초제','정정렬제','강도근제' 등 유파별 공연에 안숙선 김영자 왕기석 명창 등 화려한 출연진들로 배치시켜 골라 보는 재미를 더했다. 내용만이 아닌 출연진에 따라 작품을 고르는 관람 형태의 진화에 맞춰 유파별 선호도와 창자들의 연기력 등을 비교 가능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전북도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일환으로 3억(금요상설공연 3000만원 포함)을 지원 받아 제작된 '해마달'이 내년에도 도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 들쭉날쭉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고 갑작스런 일기 변화에도 대응 가능한 무대를 내놓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해마달'이 전주를 대표하는 상설 공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놓였기 때문이다.이강안 전주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공연은 아니더라도 전주만의 색깔이 드러난 공연 콘텐츠와 적극적 홍보 마케팅만 담보된다면 200석 내외 중소 규모 공연도 성공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해마달'이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29 23:02

'문학사 최고 공양미' 석정 작품을 기리다

부안 석정문학관(관장 이소라) 개관 1주년기념 석정문학제가 석정문학관 일원에서 26일부터 이틀간 다채롭게 펼쳐졌다. 현대 시문학의 거장인 신석정 선생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전승·발전시키기 위해 건립된 석정문학관이 마련한 이번 문학제는 첫날 석정문학관 광장에서 백일장·시낭송대회·편지쓰기 대회 등으로 진행됐으며, 27일에는 석정 시문학 특강으로 석정 선생을 기렸다.문학관측은 또 개관 1년을 기념해 고향 부안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당시의 발표지와 함께 해설을 곁들여 '망향의노래'로 문집을 냈다. 허소라 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석정의 작품들이 문학사적으로 한 시대에 바쳐진 최상의 공양미가 되었기에 이를 기리고자 문학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문학이론가 김기림씨와의 교유를 통해 석정이 센티멘털에 빠지지 않았으며, 역사에 대한 예측 또한 누구보다 정확했다"고 석정의 '예정적 현실'을 보여주는 시들을 소개했다.문학평론가 이보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석정 시문학 연구 특강에서 "어떤 천재적 작가도 역사의식이 없으면 위대하거나 고매한 작가의 자격이 없다"고 전제한 뒤 "석정의 그의 역사의식을 일제말기까지 시종일관 저버리지 않은 극소수의 작가중 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석정의 일반 독자들에게 친숙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오 교수는 이 시에 사투리의 조신한 사용, 편지체의 문장 구사, 독특한 음악성 등의 특징이 있다며, 시대의 억압된 현실로부터 탈출하려는 시인의 의식이 문학적으로 표현됐다고 보았다.석정문학제에는 신광연·신란·신희삼씨 등의 유족과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이운룡 전라북도문학관장, 서재균 김환태문학관 제전위원장, 정량·오하근 전 교수, 소재호 석정문학회장, 전일환 전 전주대 총장, 조기호·장태윤·이목윤·송희 시인, 수필가 국중하씨 등이 문학제와 함께 했다. 한편, 석정문학관은 지난해 개관 이후 학생들의 수학여행 답사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1만 2000명이 찾는 등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29 23:02

'목정문화상' 문학 소재호·미술 박민평·음악 이은희

지난 26일 오후 3시 전북대 진수당 3층 김광수홀. 지난해 전북대에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거액을 쾌척한 목정(牧汀) 김광수 (재)목정문화재단 이사장의 뜻을 기리고자 명명한 '김광수홀'에서 열린 20주년 목정문화상 시상식은 전북의 원로·중견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하와 격려를 나누는 사람들로 꽉 찼다.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김 이사장을 대신해 이영석 목정문화재단 사무총장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리베라호텔·전북예술회관을 전전하던 목정문화상 시상식이 드디어 둥지를 틀었다.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농익은 시를 써온 소재호 시인(67·前 전북문인협회 회장·문학), 자존심 하나로 꿋꿋히 작업해온 서양화가 박민평(72·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미술)씨,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은희 전북대 교수(51·음악)가 올해 목정문화상의 주인공. 이들은 시상대에 올라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소재호 시인은 "'감사하다'는 말 보다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못 찾겠다"면서 "'千 감사, 萬 감사 하다"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남원 출생으로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그는 '이명의 갈대'등 3권의 시집과 수필집 '채점표는 필요 없다' 등을 냈으며, 전북문인협회장·원광문인협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박민평씨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욕을 과시했다. 수상 소감에 "너무 일찍 받은 거 아닌가"라는 이야기에 좌중은 웃음꽃이 번지게 하더니, "그간 잘해왔다가 아니라,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겠다"고 겸양의 답변을 내놨다. 부안 출생으로 전북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미협 자문위원·대한민국 회화제 명예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북 미술의 위상을 높인 공을 인정받았다. 성악가 이은희 교수는 "소감 대신에 노래를 한 곡 부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운을 뗐다. 특히 시상식 앞자리에 앉은 전북대 역대 총장과 뒷줄에 '이은희 팬심'을 보여준 제자들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앞으로 50년 동안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재능기부로 소외 계층에게 자선 독창회·음악회를 열어준 이 교수는 도내 젊은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예술전문단체를 만들어 음악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목정문화상 시상식에 앞서 제16회 전북고교생 백일장, 제2회 목정미술실기대회, 제3회 목정음악콩쿨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백일장 장원을 차지한 윤미가(전주기전여고 3·운문) 김소라(김제덕암고 3·산문), 미술실기대회 대상을 탄 이혜빈(전주예술고 2·서양화)을 비롯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경호(전주예술고 2·서양화) 윤수미(전주예술고 졸업·서양화) 강수현(전주예술고 3·한국화) 유동영(한국전통문화고 3·한국화) 등 우수상 시상자들과 함께 했다. 아쉽게도 3년 째 대상을 내지 못해 기대감을 더해가고 있는 목정음악콩쿨대회는 최우수상 김진유(전북제일고 3·피아노) 홍석기(전주예술고 3·현악) 황인호(원광정보예술고 3·성악)을 비롯해 우수상·장려상 수상자 학생들도 참석했다. 이영석 사무총장, 김홍식 전북도시가스 사장, 안홍엽 목정문화상 운영위원장이 맞은 이날 대축제에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 김수곤·장명수·서거석 전·현직 전북대 총장, 이운룡 전라북도문학관 관장, 서재균 눌인문학제 제전위원장 외에 부문별 심사위원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서양화가 박남재·이승백, 박종의 군장대 외래 교수, 조장남 군산대 교수, 은희천 전주대 교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로 제20회를 맞이하는 목정문화상은 김광수 이사장이 설립한 (재)목정문화재단이 향토 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상으로 1993년부터 매년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에 대해 시상을 하고 있으며,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창작지원비 1000만원이 수여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29 23:02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코미디/ 113분/ 15세 관람가) - "미남 독재 타도" 사랑 쟁취 나선 '평미남'

정말 괜찮은 영화임에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영화가 어디 한 두 편이겠는가. 하지만 주위에서 '흙 속의 진주' 같은 영화 추천을 부탁받으면 언제나 처음 나오는 것이 '방가?방가!'다. 이야기, 감동, 연기 등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괜찮은 작품이기 때문. 사실 '방가?방가!'가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김인권의 역할이 제일 크다. 외국인 노동자 역을, 그것도 이름도 낯선 부탄인 연기를 맛깔나게 해냈기 때문이다.'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이하 '강철대오')는 그런 김인권의 영화다. 2010년 작품인 '방가?방가!' 이후에도 '퀵' '광해'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주인공으로는 근래 처음이다.평미남(평균 미만의 남자)으로 중국집 배달부인 강대오는 연애 한 번 못해본 모태 솔로. 우연히 배달하다 본 여대생 예린에게 첫눈에 반해 짝사랑하고 있지만 그녀의 스펙은 넘을 수 없는 산이다. 고백 한 번 못하고 이렇게 속만 태우고 있던 어느 날, 예린의 생일 파티가 있다는 소식을 주워들은 대오는 용기를 내 생일 파티 장소로 향하는데….'강철대오'의 웃음은 생각보다 약하다. 좋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한 것. 여기에 비록 흥행은 못했지만 오래도록 회자되는 '방가?방가!'와는 달리 부족한 웃음을 채우려 지나친 희화화는 되레 독이 됐다. 차세대 스타 조정석이나 권현상으로 입가심 아니, 눈가심이나 하면 어떨까.

  • 문화일반
  • 이지연
  • 2012.10.26 23:02

나눔 있어 더 따뜻한 가을 무대

'도시의 쌀쌀한 주말 저녁을 예술로 훈훈하게 덥힌다'(사)한국문화나눔협의회(이사장 곽민종)가 '도심 속 가을여행'을 주제로'온통(溫通)문화나눔 콘서트'를 연다(26일 전주 덕진광장 야외무대). 온통문화나눔 콘서트는 전북 도내에서 문화가 필요한 소외지역 (농어촌, 청소년, 재래시장, 요양시설, 어린이) 곳곳을 찾아가는 무대. 후원금과 재능기부 등으로 진행되는 콘서트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화합과 나눔을 통해 전북지역 사회단체·기관·기업·개인들이 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가온문화예술기획단 단원들이 꾸밀 이번 무대는 국악과 전통무용으로 준비됐다. 단아한 멋과 섬세한 발놀림이 특색인 '한영숙류 태평무', 북한에서 탄생한 음악으로 우리 국악과 또 다른 선율진행과 화성을 보여주는 '첫봉화', 정해진 형태를 갖추지 않고 장단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한을 풀어내는 '입춤', 해금과 대금의 조화에 젖어들 수 있는 'small flower', '다향', '베사메무쵸',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우 역동적이며 아름다운 몸짓과 오묘한 가락의 조화가 일품인 '진도북춤'이 공연된다.곽민종 이사장은 "찾아가는 콘서트를 더 활성화시켜 도내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율적 후원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을 풍성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온통문화나눔 콘서트=26일 저녁 7시 전주덕진광장 야외무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26 23:02

'3년喪' 부활…웃음폭탄 터진다

2030년 난데없이 3년상이 부활됐다. 정부가 충효정신 복원을 위해 3년상을 부활시킨 시점과 맞물려 화순은 상조회사'대박상조'를 연다. 드디어 3년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화환까지 들고 나간 화순은 봉변을 당한다. "상주들의 슬픔을 함께 나눈다고? 노력은 개뿔!" 상주들의 거센 항의로 화순은 곤혹을 치른다. 한참 실랑이하던 일행들은 얼떨결에 3년 간 절대로 멈추지 못하게 하는 열차에 타면서 또다시 3년상을 치르게 된다. 상주들과 불화의 골은 깊어지고, 열차 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화순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준비한 연극'어쩌다 이런 일이'(연출 조민철)다. 연출가 조민철씨는 "지금보다 더 가족해체가 가속화되는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겨 그 안에서 복작대는 인간들을 보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모든 것의 중심은 결국 가족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조심스럽게 점쳐봤다"고 했다. 다소 진부한 주제일지언정 이를 말랑말랑하게 풀어가는 것은 배우들의 몫. 홍석찬 류가연 이종화 정진수 박종원 송인숙 원 숙 김자영 김찬미 김찬송씨가 쉴 새 없이 웃음을 선물한다. · △ 창작극회, '어쩌다 이런 일이' = 26일~11월4일 오후 7시30분(평일), 오후 4·7시(토), 오후 4시(일) 창작소극장. 문의 063)282-1810, 285-6111. 010-2611-4875. 일반 1만7000원, 학생 1만2000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26 23:02

17. 대한제국 국새 - 치욕의 역사 모두 기억하는 '황제의 상징'

1897년 10월12일(음력 9월17일) 고종은 환구단에서 천지에 제사를 올리고 대한제국(大韓帝國)의 황제에 등극했다. 이때의 의례를 기록한 책이 '대례의궤'다. 의궤에는 황제에 오르는 일에 대한 논의과정, 의례의 진행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국새를 제작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국새는 황제를 상징하는 물건이었기에 모든 의례에 황제와 함께 하였고, 황제의 옆 자리에는 항상 국새를 올려놓는 보안이라는 상이 놓여 있었다. 현재 남아있는 국새는 모두 3개다. 대한제국 이전에도 국새가 만들어졌고 사용되었지만 대한제국의 선포와 더불어 모두 폐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대한제국의 국새는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897년 이후 대한제국의 국새는 여러 용도에 맞게 제작되어 사용됐다. 그러다가 1910년 일제에 병합되면서 국새는 조선총독부를 거쳐 일본으로 반출됐다. 일본이 패망한 뒤 1946년 해방 1주년 기념식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국새들은 맥아더를 통해 우리나라에 돌아왔다. 이때 모두 6개의 국새가 반환되었고 1948년에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을 거치면서 이중 3개는 없어지고 3개의 국새만이 국립박물관으로 이관되어 보존되게 되었다. 국새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은 그 자체로 우리의 현대사이기도 하다.지금도 고궁박물관에는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를 비롯한 왕실, 황실의 보인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보는 의례에 사용되었던 상징물이다. 실제 나라의 행정에 쓰인 국새는 대한제국의 국새뿐이며, 실제 이 국새가 찍혀진 문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제고지보는 황제의 명령을 뜻하는 국새로, 칙임관으로 분류되는 고위 관리들의 임명장에 찍었다. 대원수보는 무관들의 임명장과 군사 명령문서에 찍었다. 그리고 칙명지보는 하위 관리들의 임명장과 황제의 명령문서에 찍었다. 이렇게 대한제국의 국새는 길지 않았지만 대한제국의 역사와 늘 함께 했던 대한제국의 상징이었다.대례의궤를 통해 국새의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제고지보는 황금으로 주조하고 금도금을 하였고, 무게는 10근 14량이며 용모양의 꼭지를 장식하였다. 대원수보와 칙명지보는 은으로 주조하고 금도금하여 만들었다. 국새에 새겨진 글씨는 홍문관 학사인 민병석이 썼다. 국새는 만드는 데에는 전흥길 등의 보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인들이 참여하였으며, 당대 최고의 기술과 자원들이 동원되었다. 이문현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10.2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