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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들, 정읍서 야시장 연다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에 재래시장의 시름이 늘었다. 그렇다고 한숨만 쉰다고 될 일인가. 젊은 예술가들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부쳤다. 중소기업청·정읍시와 (사)이음과 샘고을시장상인회가 주최·주관해 11일과 25일 오후 8시부터 정읍 샘고을시장 오거리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어우러진 야시장을 연다. 특히 지난달 진행된 '청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 - 용감한 장사꾼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청년 장사꾼들이 데뷔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야시장의 재미는 왁자지껄한 흥겨움. 서정적인 우쿠렐레부터 클럽 디제잉쇼까지 아우르는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홍대 클럽 명월관 DJ가 사회를 맡아 홍대 인디밴드'소규모아카시아밴드'와 우쿠렐레 듀오'하찌와 애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휴먼스' 등이 출연해 한여름밤의 낭만을 더한다.청년 장사꾼들이 즉석에서 건네는 나만의 시장 이야기,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투어, 네일아트와 손바느질 소품, 종이로 제작된 깜찍한 로봇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공방을 운영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이주여성센터가 참여해 특색있는 음식 판매와 체험도 마련한다. 한편, (사)이음은 이번 야시장에 참여할 청년 장사꾼들을 선착순으로 추가 모집한다.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내놓거나 집에 안 쓰는 물건 혹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건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문화상품을 만들어 팔아도 상관없다. 또한, 야시장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나 재능기부자도 기다린다. 문의 063)535-6961.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9 23:02

한국서예대전 대상에 김은영씨

(사)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지인)가 주최하는 '제18회 한국서예대전'의 대상에 한문 부문으로 매계 선생의 시를 행초서로 쓴 김은영(47·익산시 팔봉동)씨가 선정됐다.여송 김계천 선생을 사사한 김씨는 "지난 5년 간 붓끝에서 되살아나는 주옥같은 말씀들이 마음을 늘 고요하고 정갈하게 해줬다"면서 "묵향에 젖어있는 동안 유난히 무덥고 긴 여름도 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한국서예대전에는 한글·한문·사군자(문인화 포함) 부문으로 나뉘어 총 203점의 출품작이 접수된 가운데 우수상은 한글 부문으로 도종환 시인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를 낸 윤혜련(55·서울시)씨에게 돌아갔다. 김계천 심사위원장은 "지난 18년간 전국 각지에서 꾸준히 참가해주신 서예인들이 있어서 이 대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기쁘다"면서 "전국적으로 서예공모전이 난립하는 가운데 서예계를 빛낼 참신한 신인 서예인을 발굴·육성하는데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시상식은 9월21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수상작 전시는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계속된다.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김은영(한문) △ 우수상=윤혜련(한글) △ 특선삼체상=송재영 정병준 최철환 △ 입선삼체상=이문식 △ 특선=(한글) 김성애 나인희 서양숙 이견대 이춘수 이희례 (사군자) 전정미 (전서) 김성희 (예서) 김기중 안현근 (해서) 윤순열 정춘수 최병기 (행초서) 강재보 고석헌 김창수 나승민 서민주 이정남 이정용 정영웅 채영석 최영애 허장욱 현영희 황희정.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9 23:02

8. 농촌에 피는 문화예술 - 완주 삼례 비비정마을 사례

"먹고 살기도 빠듯한 데 문화예술이 가당키나 혀"농촌에서 문화예술은 여전히 사치스러운 대상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공연장도서관박물관 등 문화시설들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어도 실제 활용도는 높지 못한 게 현실이다. 문화바우처 사업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온기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삶과 괴리가 있는 정책에다 주민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태세가 갖춰지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런 점에서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의 사례는 농촌에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씨를 뿌리고 성장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를 시사해준다.△예술가가 따로 있나요비비정 마을은 전주에서 삼례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해 있다. 삼례대교를 사이에 두고 전주에 인접해 있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며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만경강이 흐르고, 완산 8경으로 일컬어질 만큼 낙조의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100년 역사의 삼례 양수장이 있고, 호산서원 등의 문화자원이 있다.그러나 이곳 역시 3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농촌 마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마을 공동체 의식조차 엷어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기에 아주 척박한 마을이었다. 이런 여건 속에 문화예술의 씨를 뿌린 게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이었다. '비비힐 프로젝트'가 전국 6개 지역과 함께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비비정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녹색체험마을 등 정부의 각종 마을사업들이 소비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생산자들이 향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마을을 가꾸고, 도시 사람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의 역할에 그쳤습니다."프로젝트 기본계획에 참여했던 희망제작소 '심심'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이 마을로 귀농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비비정 소영식 사무국장(37). "농촌의 근본은 토지를 기반으로 한 생산에 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생산 자체가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생산의 흐름에 맞춰 농악도 하고 기원도 했습니다. 도시처럼 돈 버는 것 따로, 노는 것 따로가 아니라는 말이죠."소국장은 그런 농촌의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과거의 문화들을 거의 잃게 됐다고 진단하고, 새로운 문화를 입히는 것이 아닌, 농촌과 주민들의 옛 문화를 되살리는 데서 실마리를 찾았다.마을 주민은 70여명으로, 그중 90% 이상이 여성 노인들. 이들의 이야기가 곧 만경강의 역사요, 이들의 삶이 우리의 문화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주민들의 재능과 끼는 2010년 6월에 열린 '예술 농활'에 발휘됐다.'별천지'라는 이름을 건 예술농활에 서울특별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활동하는 예술인과 청소년 등 50여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이 내놓은 빈 방과 12동의 천막에서 지내며 5박6일간 이루어진 이들의 예술농활은 주민들에게 '사건'이었다.어머니들이 말하는 강과 텃밭 이야기가 생태문화였으며, 어머니들이 만든 음식은 그 자체 문화적 재능이었다. 평생을 농작물과 함께 해온 어머니들이 그린 고추와 호박 그림은 예술가가 따로 없었다.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야기와 재능에 청소년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마을 어머니들도 신명이 났다.농활을 마친 후 그 결실이 마을축제로 이어졌다.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다큐로 제작되고, 연극무대에 올려졌다. 어머니가 그린 그림과 어머니들의 일상의 활동들을 담은 사진들로 전시장이 꾸며졌다. 평생 지긋지긋하게 여겼던 일상의 삶들이 예술로 승화되면서 어머니들 스스로 새삼 예뻐 보이고 애정이 갔다.△요리 재능 살려 마을 레스토랑 준비마을축제를 계기로 주민들이 예술활동의 대상이 아닌, 주인공이 되면서 작물이 자라듯 공동체 의식도 부쩍 성장했다. 부수적으로 500만원의 마을 기금이 생기면서 공동체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마을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한 것이 여성 합창단과 남성 밴드의 결성이다. 평소 노래에 끼가 있는 10명 안팎의 마을 할머니들이 뭉쳐 만든'건달시스터즈'는 지난해 완주와일드푸드축제 '끼'한마당대회 대상을 거머쥐었다. 농촌마을에 밴드가 있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박삼문 마을 이장 등 5명으로 구성된'화백밴드'(화려한 백수의 준말이라고)는 기타와 드럼, 아코디언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매주 1~2차례 마을회관 등에서 주민들과 어울리는 이들 합창단과 밴드가 주민들의 화합과 친목에 윤활유 역할을 한단다.마을에 건설중인 공연장이 완성되면 좀 더 체계적인 연습과 공연이 가능할 것으로 박사문 이장은 기대했다. 현재 마을 주민들이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마을 레스토랑'과 카페테리아 개장이다. 오는 10월 하순 개장 예정인 마을 레스토랑은 도시의 음식점과 달리'어머니의 손맛'을 맛볼 수 있는 메뉴로 꾸려진다. 카페테리아 역시 식혜와 전통 음료 등으로 차별화 할 계획이다. 식자재 생산과 마을의 문화, 비즈니스가 합쳐진 공간이 되는 셈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재능이 수익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자부심 또한 크다.그러나 비비정 마을에 뿌려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꽃'이 어떻게 만개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이라는 프로젝트가 있고, 정부와 자치단체의 재정이 투입되는 곳이어서 농촌마을로 일반화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중요한 점은 마을과 주민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 자원을 얼마만큼 잘 활용하고, 주민들 스스로 만족스럽게 향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9 23:02

완주군, 마을르네스상스를 꿈꾸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프로방스 마을은 1996년 프로방스 이태리 정통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와 카페, 바비큐가든, 허브공방과 허브정원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그릇 등을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고, 빵을 직접 구워서 방문객들에게 제공했다. 그 결과 경기도에서도 변방이었던 이곳에 예술과 자연과 사람이 만나 지금은 하루 1만명이 찾는단다. 마을의 특화가 소득도 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예다. 마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마을마다 전통이 있고, 마을 주민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시군 마다 여러 형태의 마을가꾸기사업을 진행해왔다.도내에서도 진안군이 일찌감치 마을가꾸기로 전국적인 명성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완주군이 추진하는 마을 중심의 생활문화 활성화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형 마을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그 핵심이다. 완주군이 내놓은 마을문화공동체 육성사업 로드맵은 4단계로 이루어졌다.시범단계인 올해 지역문화자원과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문화인재 네트워크(주민, 동아리, 활동가)를 구성한 후 내년을 도약단계로 잡았다. 마을별 대표 문화축제 활성화와 전통문화마을 확대, 지역특화 문화산업 개발육성이 도약단계에 포함됐다. 2014년도 예술가들의 활동공간 조성과 재능기부 확산, 문화산업 거버넌스 구축, 문화창작동아리 100개소 육성 등을 통한 마을문화 정착단계를 거쳐 이후 농촌형 마을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군은 마을르네상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올 문화시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였다. 문화교육사업일자리재능기부 4개 분야에 83건의 응모가 이루어졌으며, '대학과 마을 1:1 문화 멘토링제''비비 옛놀이 올림픽 개최''완주문화지킴이 가족되기''24절기 음식문화 완주살이''마을 스토리 자원화' 등 20건의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했다.군은 또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으로 △전통민요 동아리 풍류마을(용진 신봉) △숙지황 전통주 술익는 마을(용진 서계) △연지곤지 전통혼례 시집가는 마을(구이 안덕) △연화공주 이이야기와 국보 화암사가 어우러진 생태마을(경천 요동) 등 8개소를 시범 선정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9 23:02

35. 권삼득명창 유적지 - 완주 용지면 구억리 생가·묘역 등 복원

판소리사 최초의 비가비 광대인 권삼득(1771-1841). 비가비 광대란 이른바 무가계열의 소리꾼이 아닌 양반계통의 판소리 명창을 칭한다.지금까지 권삼득이 태어난 곳은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와 익산군 남산리, 그리고 남원 출생설로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여러 학자에 의해 권삼득은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에서 태어나 익산 남산리에 거주하였으며, 그의 외가가 남원으로 정리됐다. 따라서 완주군 용진면은 우리나라 판소리사 최초의 비가비인 권삼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해 소리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양반 출신의 소리꾼이라는 비가비로서 활동하면서도 조선 8명창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던 권삼득은 살아생전 세상을 주유하며 소리를 하다가 고향인 용진면 구억리로 돌아와 세상을 떴다. 신재효는 그의 호탕하고 씩씩한 가조를 두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에 비유하기도 했다. 현재 용진면 구억리에는 그의 묘역과 생가터, 소리굴 등이 있다그러나 권삼득이 우리 판소리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이유는 앞에서 말한 양반 광대, 덜렁제 창시라는 수식어 이외에도 조선창극사에 나오는 글의 내력 때문이다. 조선창극사에서는 권삼득의 소리를 '장단에 어긋남이 없이 사설을 짜나가는 솜씨가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와 함께 신분사회에서 예상되는 수모와 멸시를 감내하고 광대의 길을 택했던 소리꾼 권삼득의 자취는 그의 생가와 묘소, 그리고 소리굴에 나온다. 특히 생가에 소개된 그의 기록은 '사람, 새, 짐승의 세 소리를 터득했다 하여 삼득(三得)'이라고 했으며, 묘소 입구에는 '천지인 즉,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소리 세 가지를 터득하여 명창이 되었다'고 전한다.그와 관련된 유적으로 현재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에 생가, 무덤, 소리굴, 소리 구멍 등이 있다. 현재 이들 유적이 복원되어 잘 정비된 상태로 자리잡고 있다. 판소리사에 불멸의 족적을 남긴 양반 광대 권삼득은 전설에 의해 묘사된 명창이 아닌 분명한 문헌과 음악적 소양을 토대로 이 땅의 소리꾼의 지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고장 출신으로 수많은 명창들의 길을 열었던 양반 광대에 대한 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세계가 인정한 판소리의 참뜻을 더욱 건강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전공자뿐 아니라 도민들도 한번쯤 소리구멍에서 자신을 불태우며 득음을 향해 목숨을 던진 명창, 그리고 신분을 초월해 판소리에 매료돼 가문에서 쫓겨나면서까지 소리에 매진했던 권삼득 명창의 진정한 소리사랑을 느껴보는 것도 예향 전북인의 멋일 것이다.생가, 묘역, 소리굴, 소리구멍에는 240여년이 지났지만 권삼득의 탄탄한 내공에서 뽑아내는 덜렁제 한 대목이 들리는 듯하다.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08.08 23:02

'짓눌림의 무게' 그리고 고통의 공감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면 작가는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조각가 황유진(29전북대 대학원 1년)씨는 이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고, 머뭇거리며, 주저했다. 상처와 고통의 자의식 탐구는 그만.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의 젊은 미술전'이 작가를 주목하라'에 선택된 그는 긴 침묵과 말줌임표 대신 '스트레스'라는 이름을 붙인 돌을 내놓았다. 암으로 고통받는 지인을 보면서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설치미술로 확장됐다. 전시장엔 FRP로 제작된 다섯 점의 돌, 또 다른 고민거리를 표현한 작은 돌 250여 개가 담긴 뽑기 기계가 놓였다. 소리없이 울 때 새어나오는 호흡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면서 작품의 몰입을 더한다. "내게는 참 버거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가벼운 일일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서로의 고통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뽑기 기계에서 나온 작은 돌은 붉거나 파란 안료로 덧칠돼 있다. 그러나 사람 체온이 닿으면 하얀색으로 변화되는 '마법의 돌'. 그래서 고통은 혼자 짐지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일 게다. 말만 번지르르한 위로 대신 작가가 작품을 통해 번갈아 던진 변화구와 묵직한 직구를 받아 든 맛도 괜찮다. 삶을 늘 발랄함과 유쾌함으로만 지켜보기엔 때론 무겁다는 걸 일찍 알아챈 작가의 성숙함이 느껴져서다.△ 황유진 개인전'짓눌림의 무게' = 1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8 23:02

생애 첫 독주회…'꿈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의 독주회 시리즈는 연주자들에겐 '성인 신고식'을 치러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양악기와 국악기가 어우러져 무대를 빛내준 전북의 연주자들이 이곳을 통해 절대 잊을 수 없는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주 가야금 연주자 이혜인(30온소리 국악관현악단 단원)씨와 피아노 연주자 정주희(24건국대 음악교육과 4년)씨가 생애 첫 독주회를 준비한다.△ 이혜인 "이론까지 겸비한 가야금 연주자로 거듭나고파"거문고나 아쟁이 걸쭉한 탁주라면, 가야금은 해말간 청주같은 국악기다. 생애 첫 독주회를 여는 가야금 연주자 이혜인씨의 음악적 표정은 모던하지만 정서는 한국적 전통에 촉수를 대고 있다. 전통 가야금으로 풀어낼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가 그렇고, 산조 가락이 스민 '스물 다섯줄로 휘몰다'가 그렇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가야금을 배운 건 아무런 목적없이, 오로지 좋아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조예가 깊은 아버지를 따라 연주장을 들락날락한 덕분에 일찍 귀는 트였지만, 연주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고민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이번 독주회는 무엇보다 전통을 올곧게 잇겠다는 발걸음이 두드러진다. 전통 가야금 연주곡은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지만, 25현 가야금 연주곡은 우리 선율이 오롯히 담긴 민요 등으로 추렸다. 특히 전북대 한국음악학과에 입학할 때 처음 접했던 '아리랑'은 유달리 애틋하다. 극도로 절제된 움직임에서 나오는 가야금 연주는 텅 비어있는 듯하면서도 꽉 찬 달항아리와 닮은 데가 있다. 독주회를 마치고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 민족음악(가곡)을 공부하러 떠나는 그에게 독주회는 남다른 선물. 그는 "거센 제3세계 음악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우리 전통음악의 속살을 서양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이론까지 겸비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11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이다.△ 정주희 "기교를 넘어서는 피아니스트 되고 싶어"정주희씨가 피아노 연주자가 된 것은 "조기 교육의 결과"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가 일찍부터 바이올린을 익히게 했으나, 아무래도 피아노가 더 맞는 것 같아 선회했다. "바이올린은 반주가 있어야 어울릴 수 있는데,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불릴 만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졸업을 앞두고 고향에서 첫 독주회이자 졸업 연주회를 연다는 게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 전반부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으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후반부는 쇼팽의 작품으로 경쾌함으로 대비시켜 밝고 당찬 무대를 준비한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리스트의 계보를 잇고 싶은 그는 화려한 기교와 현란한 몸놀림, 스타성까지 갖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 졸업 뒤 유럽 유학을 준비 중인 그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20년 뒤의 음악과 삶에 눈을 둬 무대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1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저당 명인홀.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8 23:02

자기 발소리를 듣다

징검다리를 건너며 물소리를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징검돌이 작고 물의 양이 적은 물가의 물소리는 작게 들리다가 강 가운데로 가면서 점점 징검돌도 커지고 점점 물의 양도 많아져서 물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다가는 강 건너 가까이 이르면 징검돌도 점점 작아지고 물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 잦아지다가 등 뒤로 돌아가 등을 적십니다. 징검다리를 멀리 벗어나면 그냥 강물소리로 아득해지지만 물소리가 일정한 장소에서 매번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들을 때마다 그 소리가 다릅니다. 물소리를 가만히 듣고 앉아 있으면 실 꾸러미에서 실마리를 찾아 실을 풀어내듯 내 몸과 마음을 물소리가 풀어가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물소리 같아요. 물소리를 따라가면 마음이 한없어지지요. 가을 산길을 걷다 보면 많은 소리들이 들립니다. 새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지요. 다 익은 알밤이나 도토리가 나뭇잎을 때리며 투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요. 찬 이슬이 풀잎이나 거미줄에서 떨어지며 흐드득 울기도 합니다. 다람쥐나 족제비나 청설모나 들쥐의 발길에 차인 작은 자갈들이 구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새들이 마른 낙엽을 밟고 걸어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고라닌지 너구린지 후다닥 튀는 소리도 들리고, 풀벌레도 울고, 꿩이 울기도 하고, 논을 만나면 찰랑찰랑 벼 이삭들이 부딪치는 소리나, 메뚜기가 폴짝 뛰는 소리가 들리고 때로는 마른 풀잎들 뒤척이는 소리나, 밭에서 빈 옥수수 대 쓰러지는 소리도 들립니다. 많은 자연의 소리 중에서 늦가을 밤에 마당을 지나가는 바람을 따라 구르거나 끌려가는 감잎 소리나 마른 지푸라기 소리는 정말 환장하게 사람을 스산하게 합니다. 장광에 감잎 지는 소리는 또 어떻고요. 뜬 눈이 말짱 해지고 모로 누운 몸을 잔뜩 웅크리게 하지요. 부엉새가 우는 겨울 밤 앞산 마른 상수리나무 잎 부딪치는 밤바람 소리도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겨울 밤 사그락 거리는 소리에 눈을 뚝 떠서 무슨 소린가 하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눈 위에 눈이 내리는 소리입니다. 정말 눈 위에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듣고는 잠 못 잡니다. 울고 싶을 때가 다 있지요. 마음의 눈이 뚝 떠지지요. 눈 소복이 쌓이는 밤은 창호지 문까지 환합니다. 어느 해 나는 마을 앞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징검다리 밤 물소리를 녹음한 적이 있었지요. 가만가만 발걸음을 옮겨 디디며 물 가까이 녹음기를 대고 물소리를 녹음하고는 강 건너 길을 걸으며 풀벌레, 소쩍새, 쪽쪽 새, 개구리 울음 소리들을 녹음했지요. 그리고 집에 와서 녹음기를 틀었는데 아! 그 많은 소리들 속에 자박거리는 내 발소리가 있었습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수없이 길을 걸었는데도 내 발소리를 내가 듣지 못했거든요. 내 발소리를 찾는 날이었습니다. 정말 신기 했지요. 그 뒤로 길을 걸으며 나는 때로 내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습니다. 길을 걸으며 내 발소리를 가만가만 따르다 보면 다른 소리들은 사라집니다. 내 발소리가 점점 내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와 자박거립니다. 내 안의 소리가 되지요.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자박거리는 내 발소리를 따르다 보면 어쩔 때는 정말 한가하고 태평하고 마음이 무심해져서 세상만사가 무덤덤해지기도 해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덥다는 말은 맞는 말이지만 더운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치는 순리를 부르고 순리는 순환을 따릅니다. 자연에 자기를 맡기고 자연이 하는 대로 한번 따라 걸어보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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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7 23:02

국립국어원도 트위터·페이스북으로 우리말 서비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금메달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아나운서들은 "이로써 우리나라가 도합 메달 ○개를 땄다"고 외치곤 한다. 여기서 궁금증을 가진 한 한 트위터리안(@myspring_bom2)이 국립국어원 트위터(twitter.com/#!/urimal365)에 물었다. '모두 합해서란 뜻을 같는 도합이란 단어가 일본어에서 유래한 거 맞나요.'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은 지난해 9월 개통한 트위터(@urimal365)를 통해 '도합'은 일본어 투 생활 용어로 '모두, 합계'로 다듬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국립국어원이 트위터를 비롯해 페이스북(facebook.com/urimal365)을 통해 일상생활 중 수시로 생기는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주고 있어 화제다. 국립국어원은 트위터에 올라온 질문에 한해 매일 2회 답변해주고 있지만, 젊은층 중심으로 많은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어 인력을 보충해야 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1월 개통된 페이스북은 우리말에 좀 더 관심이 많은 다양한 계층을 겨냥해 요일별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월요일은 국어 관련 통계, 화요일은 고문헌에 나타난 우리말 특징, 수요일은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목요일은 남북의 언어 차이, 금요일은 정겨운 우리말 소개 등이다. 페이스북은 7월 말 기준 약 5000명의 친구(팔로워)를 확보한 상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7 23:02

트위터, 소통의 문을 넓히다

'그대가 차마 못한 말을 듣기 위해 바다로 왔는데 / 바다는 조용히 바라보라고만 한다 / 떠난 그대처럼'(@kjg8587의 '듣지 못한 말')출판사 '문학동네'가 주최한 트위터(Twitter) 백일장(6월 22일~7월 21일) 대상작 중 하나다. 심사를 맡은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은 트위터 계정(@ahndh61@)으로 온 140자 이내 짧은 시를 검토해 매일 1등과 2등을 발표했다. 하루 평균 응모작이 50건을 넘길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바야흐로 '한 줄 시대'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짧은 말 한 마디가 '어록'이 되는 것처럼,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도 트위터 열풍은 뜨겁다. 문학의 경우 트위터와 문학(literature)를 합성한 신조어'트위터러처 열풍' 반영하듯 '쓰는 문학'에서 '읽는 문학'으로 진화되는가 하면, 전주세계소리축제나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 역시 트위터를 통해 전방위 축제 홍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적이다. 무엇보다도 페이스북은 다소 신변잡기적인 글이 올라오는 반면, 트위터는 소소한 일상은 물론 지난해 폭우사태처럼 분초를 다투거나 사회적인 파장을 몰고올 사안까지 광범위하게 다뤄지고 이런 사안의 경우 파급력이 더 크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친구 맺기'를 해야만 상대방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볼 수 있지만, 트위터는 일방적인 '팔로우'(follow)를 맺고 리트윗(retwitt일명 '퍼가기')으로 다른 사람의 글까지 널리 유포가 가능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민주통합당 의원인 도종환 시인의 시와 산문을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중학교 교과서에서 빼도록 출판사들에 권고한 것을 철회한 배경엔 안도현 시인 등을 비롯한 문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반박 글을 올리면서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다. 중국 루쉰 미술학원 교환 교수로 있는 서예가 여태명 원광대 교수(@hyobongtm) 역시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북 등 SNS 활용선두주자.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막걸리를 걸치고 끄적댄 일상이나 스마트폰으로 그린 그림, 최근 다녀온 전시장 등에 관한 정보가 쉴 새 없이 올라와 중국이 아닌 한국에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서예의 대중화세계화를 외쳐온 그답게 관람객들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역시 트위터(@sorifestival)를 통해 축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입소문을 내고 있다. 9월13일 개막하는 소리축제의 경우 블로그페이스북 등에 추천 공연에 관한 설명 혹은 동영상을 올린 뒤 관련 링크를 트위터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특히 대중들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김형석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소리축제 링크를 걸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반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을 둘러싼 논란이 트위터를 통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영화제 이미지가 훼손되는 부메랑을 맞기도 했다. 이는 자신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내용을 맹목적으로 리트윗하면서 남들이 하는 일에 동조하고 그 집단에 소속돼 있는 안정감을 느끼고픈 군중심리에 기대는 경향을 반영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7 23:02

"문화예술협동조합 기대반 우려반"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여러 형태의 문화예술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문화예술협동조합이 갖는 특성상 그 성공적 정착은 불투명하다.'문화포럼 '이공'(대표 김동영)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2일 가진 '문화예술협동조합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문화예술계 패널들의 집약된 이야기다.구혜경 포럼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협동조합의 성공·실패 사례 및 그에 따른 시사점과 대안 모색,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 대한 비교 등을 통해 전북에서 문화예술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따졌다.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관련, 김동영 포럼 대표는 유럽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한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사례를 들어"대안으로 여겼던 사회적기업이 드러내는 한계, 지역자본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반감과 지역 선순환 방법 모색 등 조합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문윤걸 교수(예원예술대학교)는 "복지패러다임이 커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립경영이 가능한 창업과 사회적기업이 나타났으나, 선지원으로 진행된 사회적기업 및 창업으로도 한계가 있어 다시 그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뜨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문화예술협동조합의 방향에 대해서는 패널간에 다소 시각 차이를 나타냈다. 2007년부터 스스로 생산량과 임금을 결정하는 협동조합을 고민하고 있는 이은진 대표(자바르떼)는 국내외 사례를 볼 때 수익이 크지 않다며, "문화예술이 수익성을 가진다고 여기지 않고 정부차원의 공공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공동의 소유, 이익 배분의 제한, 공공의 역할 등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유사한 점이 있으나 무엇보다 자발적·자주적인 조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문 교수는 "문화예술인이 만든 협동조합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이 어떤 이익을 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협동조합이 조합원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조합을 통해 해결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라면,사회적기업은 기업자본과 노동의 결합으로 기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성공의 성패가 될 것으로 보았다.김동영 대표 역시 협동조합의 목적과 기대효과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이익창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생산자·노동자·소비자 협동조합에 대한 규정이 현재 없지만, 문화예술인들이 생산자 협동조합이 아닌 소비자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공동의 구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동조합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8.06 23:02

펜으로 한지로…전주 풍광에 '풍덩'

미술 작가들이 전주 풍광에 푹 빠졌다. 펜으로 그린 전주 8경, 한지 위에 담은 다양한 화법의 한옥마을 풍경은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실 같은 선들이 모여 전주 8경을 이룬다펜화 모임'열려라펜'이 연 회원전'제2회 펜으로 여는 전주 팔경'은 서양의 펜과 동양의 정서가 만나 전통의 아름다움을 다시 숨쉬게 하는 전시다. 전주 교동 한벽당전주 중화산동 다가산전주 덕진공원 등 완산 8경이 세밀한 필치와 아름다운 구도로 살려낸 풍광이 눈에 편안하게 들어온다. 곡선과 직선, 선의 굵기 등으로 자연과 감정을 담아내는 펜화는 먹의 농담과 여백으로 표현해온 우리 전통 수묵화와 맥이 닿아 있다.참여작가는 권찬희 김동화 김성욱 김순임 김인수 김혜령 노상호 송준심 안현숙 왕영식 이예린 이윤채 이일청 임은희 전선순 정이순 정 희 최인숙씨.이일청 서해대 교수는 "전주 팔경은 우리 삶 속에서 세월의 나이테를 보여주는 곳"이라면서 "무수한 선들이 겹치고 쌓여서 하나의 풍광을 이루는 작업시간을 잘 견뎌준 작가들에게 박수를 전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5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한지로 한폭의 한국화처럼 풀어낸 한옥마을전통의 멋과 맛이 가득한 전주 한옥마을이 한지 위에서 한국화, 펜화, 판화, 수채화로 풀어졌다. 한지산업지원센터(센터장 정창호)가 기획한 '한지, 한옥마을 담다'는 김도영(한지작가) 정인수(펜화가) 최만식(판화) 최인수(수채화가)씨가 참여했다. 화법은 각기 달라도 기왓장의 묵직함, 은행나무의 향내, 처마와 대청의 정취, 정겨운 담장 등이 한폭의 한국화처럼 표현된 자리. 골목길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힌 다양한 문화재와 소박한 서민들의 삶이 말을 걸어온다. 전시는 9월4일까지 전주 경원동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6 23:02

전주지역 이색 작은 박물관 - 세상 모든 부채·모자 구경 소방기구 다루며 119체험

뜨거운 여름이다.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로 연일 최고온도를 갈아 치우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친다. 쉼이 필요한 여름이다. 쉬라고 여름방학도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온갖 곡식이 여무는 동안 아이들을 앞세우고 우리 어른도 쉬어야 될 듯하다. 차를 타고 도심에서 멀리멀리 가지 않고도 쉼과 배움이 있는, 시원하고 이색적인 박물관을 찾아갔다.합죽선 명장 작품 엿보기'한옥마을 부채박물관'부채박물관은 한옥마을 은행로 미선공예 한쪽 조붓한 공간에 있다. 전통부채인 합죽선의 명장 고 엄주원 옹의 아들 엄재수씨가 대를 이어 부채를 만들며,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진귀한 부채들, 손때 묻은 부채 제작 도구들, 선자장 엄주원 옹의 작품 등 그간 간수해온 부채들을 간추려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부채박물관의 이름을 내걸었다.부채박물관에서는 화려하고 다양한 부채들을 눈여겨보고 전주의 부채 역사를 밟아볼 수 있다. 특히 임금의 약을 끓일 때 사용했던 귀여운 듸림선, 깃털을 이용한 화려한 우선, 방패연처럼 둥근 방구부채, 새나 물고기 꼬리처럼 생긴 미선, 연꽃잎 모양의 곡두선, 부챗살에 옻칠을 한 칠접선, 그림을 그려 넣은 화선, 접힌 부채를 펴면 360도로 펼쳐 차바퀴처럼 원을 이룬 윤선 등 온갖 부채가 시원한 한줄기 바람을 품고 다소곳이 박물관 안을 수놓고 있다. 작은 박물관의 특징 혹은 가치는, 하고많은 것 가운데 하나에 꽂혀 평생을 바치고 그렇게 해서 영근 결실들을 사회에 환원하듯 보여주는 것. 그렇다면 내 인생의 작은 박물관엔 어떤 것들로 채워질지 궁금하다. '패션의 꽃' 다양한 모자'루이엘 모자박물관'한옥마을에서 가까운 동문거리에는 '루이엘모자박물관'이 있다. 셜리천이라는, 모자를 사랑하여 모자를 만들고 모자의 아름다움을 사람들하고 더불어 즐기고자 한 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운 모자 박물관이다. 세계의 전통모자에서 현대 모자까지, 오드리 햅번과 찰리 채플린의 모자에서 우리나라 삼국시대 왕관까지, 학창시절 낡은 교모에서 어우동 모자와 삿갓까지, 온갖 모자가 다 있다. 다양한 테마로 모자를 전시하고 판매하며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어쩔 수 없이 행복한 웃음을 짓게 된다. 하나같이 화사하고 멋들어진 모자들이 한 번 써보라고 유혹하는 듯해서다. 파티 갈 때, 야외소풍을 갈 때, 사냥가거나 운동할 때, 심지어 쇼핑하거나 공부하러 갈 때도 꼭 써야 할 것 같은 근사한 모자, 모자, 온통 모자다. 모자가 패션의 꽃이며 화룡점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눈 호사하기 좋은 박물관으로 강추.어린시절 꿈은 소방관?'전북도 소방박물관'전북대 정문에서 전주역 쪽으로 가는 오르막길 끝에 우람한 불자동차와 구급차들이 막 달려 나갈 듯한 기세로 서 있는 전주소방서가 나온다. '전북도 소방박물관'은 미색 훈련탑 건물 2층에 있다. 20여 년 전 전주소방서에서 소방 관련 자료와 장비 등을 모아 문을 열었다. 주로 유치원생과 초등생들이 소방체험 때 둘러보는데,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는 이색 박물관이다. 작지만 이곳에는 일제시대 때부터 소방인들이 사용했던 완용펌프, 소방 호스 이동 걸이, 소방동력 펌프, 각종 소화기, 망루종, 수동식 사이렌, 비상 조명등, 화재 예방 홍보물 등이 빼곡하다. 한때 화재 현장에서 실려가 화마와 싸웠던 소방기구들이 이제는 저마다 최신 장비에게 그 소임을 물려주고 이곳에 나앉아 소방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소방박물관을 담당한 여성 소방관의 친절한 설명을 듣다 보면,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이 되살아나고, 화재를 진압하고 재난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고 신속하게 응급환자를 처치하는 소방관에 대한 믿음을 실감하게 된다./김정겸 문화전문시민기자(프리랜서 작가)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8.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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