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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물감 칠하고, 남편은 석고 깎고…예술로 하나 된 부부, 작품마저 닮았을까

미술평론가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53)는 얼마 전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매년 책 출간, 개인전 등으로 스스로를 혹사시킨 죄(?). 함께 서양화를 그려온 아내 김동주(43)씨와 난생 처음 '동행전'까지 기획한 마당에 마냥 자리 깔고 누워있을 수 없는 상황.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매달렸다. 지난 7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한 '동행전'은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줍음이 많은 아내와 그에 못지 않게 쑥스러움이 많은 남편은 '동행전'에 관한 과도한 의미 부여에 거리를 뒀다. 대학원 다니던 아내를 알음알음 소개 받아 인연을 맺게 된 이들 부부는 비슷한 취미를 지녔으면서도 취향은 서로 달랐다. 아내는 "담배연기를 지독하게 싫어하고, 조각 잠으로 피로를 풀고, 영화를 좋아하는 취미는 같다"고 했지만, 남편은 "아내는 판타지나 공상 과학 영화 등을 좋아하는 반면 나는 리얼리즘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같이 서로 취향은 그림에서 드러났다. 유화물감으로는 연출할 수 없는 깊은 색감으로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을 표현한 아내와 달리 남편은 CEO 스티브 잡스·모델 나오미 캠벨과 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 잊혀진다는 것의 의미를 석고를 입혀 깎아내는 기법으로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는 광(光)이 나지 않는 아크릴 물감을 쓰면서 20번 가까이 덧칠하느라, 남편은 4번 정도 덧입힌 석고를 깎고 색을 드러내는 과정을 반복하느라 진이 빠지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여는 첫 전시인 만큼 작품에 대한 욕심은 한결 같았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남편에게 아내는 유일한 비평가이자 조언가. 남편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아내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면 처음엔 삐치다가 결국엔 그렇게 마무리 짓게 됐다"며 웃었다. 살아가면서 그림 때문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림이 아니었다면 더 힘든 시련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 그림을 통해 위로받고 만족해하는 부부의 모습은 충분히 행복해보였다.△ 김선태 김동주 부부 '동행전' = 12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2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1 23:02

사운드 엔지니어 정성환씨 "우리소리 제대로 담아내겠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로컬 시네마, 전주'에 초대된 이수유 감독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은 한 편의 시(詩) 같은 영화였다. 김제 화동마을의 바람·햇살·들판을 질료로 중년의 아들과 노모를 통해 삶과 죽음의 실존적 문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 바람에 서걱대는 소리, 긴 가뭄에도 마를 날 없을 물 소리 등 미세한 울림은 사운드 엔지니어 정성환(36)씨의 손을 거쳤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묵묵히 녹음에 매달린 뚝심과 성실성이 빛났다. 소리는 시간예술이다. 시간이 소리를 가두어 언제든 재생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녹음 기술. 그가 하는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현장에서 채집된 소리를 넘겨받아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소리를 섞고 편집해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2006년부터 시작한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2년 전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의 전주 음향마스터링 스튜디오를 통해 독립영화· 인디밴드 음반·디지털 음원·홍보 영상물 녹음 등으로 이어졌다. 그는 1998년 인디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치기 시작해 한 번도 음악을 떠난 적이 없었다.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았던 것도, 앨범이 많이 팔렸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돈이 안 되는 음반은 인디밴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이유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반은 뮤지션들의 힘겹지만 꾸준한 행보로 기록됐다. "그런데 음반을 낼 때마다 그 깊이와 질감에 있어서 성에 안찼어요. 이럴 바에야 직접 하는 게 낫겠다 싶었죠. 운이 좋았는지 호주의 사운드 엔지니어 교육기관에 연수를 가게 됐어요. 6개월 간 정말 열심히 익혔습니다. 좀 더 좋은 소리를 담고 싶다는 욕심이 들면서 '듣는다'는 개념이 새롭게 다가왔죠." 지역 문화계에서 인디밴드'레이디스 & 젠틀맨'의 기타리스트,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연 기획자 등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녹음은 그 소리가 태어나는 현장의 날 것을 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소리라면 다소 거칠더라도 문제될 게 없고, 멋있는 소리 보다는 정확한 소리 전달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스튜디오라는 인위적인 제약 속에서도 각기 다른 소리가 합쳐져 하나의 진실한 소리로 내놓는 과정의 쾌감은 꽤 쏠쏠했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학창 시절을 전주에서 보내 '전라도 사람'이 다 된 그는 남들은 '돈이 안 된다'며 쳐다보지 않는 국악에 관심이 많다. 국악의 고장인 전주에서 입이 딱 벌어지게 아름다운 국악 음반을 녹음하는 게 꿈.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소리들을 알리고 싶어요. 국악계에서도 레코딩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거든요. 사실 이 지역 사람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국악인들이 해외에 나가면 기립박수를 받고 그러는데, 우리 음반을 들어보면 그런 맛이 안 나거든요. 국악도 제대로 녹음하면 세계가 놀랄 음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이어 "전주 음향마스터링 스튜디오가 힘든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열심히 음악하는 후배들과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영상을 내놓는 독립 영화인들이 소통하는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면서 "이곳이 실력 있는 감독·밴드 등이 녹음할 때 도움을 주는 전초기지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1 23:02

강렬한 색감의 맨드라미 '정감 어린 추억'

화가가 두 곳에서 동시에 개인전을 열기란 쉽지 않다. 작가의 욕심도 있어야겠지만, 작가의 성실성과 왕성한 작품 활동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익산의 두 갤러리에서 같은 날인 지난 7일 개인전 오픈식을 가진 서양화가 박천복씨(51). 그는 익산 현대갤러리의 제1회 아름답고 좋은 작가상 수상작가로 초대를 받았고, 원갤러리 기획 초대전에도 응했다.현대갤러리에 33점, 원갤러리에 25점 등을 출품해 58점의 근작들을 두 곳에서 만날 수 있다.현대갤러리에 내건 작품은 맨드라미 연작들. 무주 안성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그에게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맨드라미는 정감어린 추억이며, 자연스레 작품소재가 됐다. '건강과 불타는 사랑'이라는 맨드라미의 꽃말이 좋고, 다른 꽃과 달리 조각 같은 느낌을 줘 자신의 작품 색깔과도 맥이 닿아 있단다. 자신이 좋아하는 마티에르 작품을 연상시키는 데도 맨드라미 소재가 안성맞춤이다.원갤러리에서는 맨드라미 외에 4계절의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강렬한 느낌의 풍경화 외에 달동네 모습 등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박씨는 익산 개인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서울서 개인전(8월 22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전시관)을 가질 예정이다. 원광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14차례 개인전을 가진 그의 이번 전시는 지난해 5월 전주 교동아트 전시 이후 1년만이다. 전북인물작가회장, 환경미협 김제시지부장,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중이다.△서양화가 박천복 개인전=8월3일까지 익산 현대갤러리, 원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0 23:02

운봉에 묻힌 가야 무사를 만나다

남원의 운봉고원은 백두대간의 동쪽 고원지대로, 백제와 가야 및 신라가 교통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바로 이곳 월산리 고분군에 대한 지난 2010년 발굴조사에서 가야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가야계 투구와 비늘갑옷, 왕이나 상류층과 관련된 유적에 껴묻혔던 자루솥, 백제지역에서만 출토되고 있는 중국제 자기 천계호(天鷄壺) 등이 여기서 발굴된 대표적 유물이다.국립전주박물관이 발굴기관이었던 (재)전북문화재연구원과 공동으로 남원 월산리 고분군의 유물들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특별전을 연다(10일부터 8월26일까지). 이번 전시는 2년 여에 걸친 조사 및 복원과정을 끝낸 새로운 유물들이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운봉고원은 대체로 마한과 백제의 영역이었을 것이라고 여겨졌으나 월산리 고분군이 발굴되면서 이같은 추정을 바꾼 계기가 됐다. 1982년 첫 발굴조사에서 백제의 고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돌덧널무덤에서 가야계의 철제 무기와 갑옷 및 투구 그리고 토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변의 두락리 고분군, 건지리 고분군 등 운봉고원 일대의 고분들을 모두 합하면 그 수가 거의 100여 기에 달해 영남지역의 주요 가야 고분군들에 손색이 없는 규모로 평가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원 월산리 고분군 출토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발굴 유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11개 박물관에서 출품된 여러 유물들이 비교자료로 전시된다. 3개 테마로 구성된 전시중 '모루와 망치의 기억' 코너에서는 금은새김고리자루칼, 쇠도끼와 쇠창, 화살촉 그리고 투구와 비늘갑옷, 재갈과 등자 등의 말갖춤을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봉고원 일대에 100여 기에 가까운 고총고분이 축조될 수 있었던 배경과 월산리 고분군 주인공의 군사적인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돌과 흙의 애도'는 월산리 고분군의 무덤 속 모습을 재현하여 당시의 매장 풍습을 살펴 볼 수 있는 코너다. 죽은 이를 기리기 위해 특별히 만들었던 돌무덤과 그릇들을 통해 운봉고원을 거쳐 백두대간을 넘었던 가야문화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보물들과의 만남'은 영남지역의 주요 가야 고분군들에서도 출토된 적이 없는 청자천계호를 소개하고 자루솥을 함께 전시한다. 닭의 머리 모양이 달린 천계호는 지금까지 백제지역에서만 출토되어 왔으며, 자루솥은 음식을 조리하거나 술을 데울 때 쓰였던 도구다. 주로 왕과 상류층의 무덤에서 발견되고 있는 자루솥을 통해 운봉고원에 묻힌 가야 무사의 높았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이다.국립전주박물관 최경환 학예연구사는 "최근 운봉고원을 비롯한 전북 동부 산간지대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다방면에서 증대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아직 시작에 불과한 운봉고원에 대한 보다 다양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원 월산리 발굴 유물 특별전=10일부터 8월26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0 23:02

제21회 전북 무용제 어떤 문제 남겼나…뛰어난 지역 무용단체들 외면·타지서 단원 끌어와 구색맞춤

전북무용협회가 주최한 '제21회 전북 무용제'에서 한국 무용 부문으로 출전한 배강원무용단이 연기상을 탄 것을 두고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배강원 대표가 전북무용협회 무용단'다정다감'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긴 하나 본래 서울무용협회 소속인 데다, 전북 무용제에서 올린 '눈 먼 자의 도시'는 지난해 '제32회 서울 무용제'에 출품했던 '은하철도 999'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참가 부문만 봐도 한국 무용으로 보기는 힘들었다는 게 중론. 이를 두고 전북무용협회가 전북 무용제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비판적 여론을 의식해 서울 무용단까지 끌어와 장르 안배를 위해 한국 무용 부문에 끼워 맞춘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김화숙 & 현대무용단'사포', 널마루무용단, 강명선 & 백야 현대무용단 등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무용단체들이 적게는 2년, 많게는 10년 넘게 전북 무용제에 출전한 적이 없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도내 무용단체가 전북 무용제를 외면하다 보니, 전북무용협회가 외부 무용단까지 끌어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처럼 실력 있는 무용단체들의 불참은 전북 무용제 위상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올해는 지역 심사위원 보다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언론사 보도국장 등 외부 위원을 위촉해 심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신경을 썼으나, 역시 수상팀이 쉽게 점쳐질 만큼 미리 '교통정리'가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대상을 탄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은 다른 팀과 실력이 확연히 구분됐고, 나머지 팀들은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 그러나 문제는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주요 배역 역시 서울에서 데려온 단원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무대 제작비·의상비·객원 단원비 등에 2000~5000만원은 족히 쏟아부어야 하는 팀의 경우 수상 여부가 불투명한 전북 무용제에 굳이 도전하지 않게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전북 무용제가 지역 무용인들의 축제로 거듭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각에서는 전북무용협회가 실력있는 지역 무용단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철저한 경연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서울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서울무용제'의 경우 기존 작품을 각색해 올리는 자유 참가와 창작 초연작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경연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서울 무용제 대상작은 전북 무용제 대상작에게 주어지는 창작지원금 보다 500만원이 적은 1500만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본선에 8개 팀이 출전해 전국 무용제 진출 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서울 무용제 출전 경험이 있는 한 중진 무용가는 "무대 제작비만 해도 지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지만,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게 정말 많은 곳"이라고 평가하면서 "전북 무용제 역시 지역 무용수들이 자신의 무용단 이름을 걸고 실력을 보여주는 그런 자리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0 23:02

전라감영 복원 밑그림 나왔다

전라감영 복원의 밑그림이 될 현상 공모 최우수작이 선정돼 복원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옛 도청사 건물이 철거되고 선화당 등 전라감영 복원 실시설계가 완료되는 2014년이면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9일 전주시는 전라감영 복원 및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단계 지명 현상공모를 진행한 결과 (주)삼풍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실시설계를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번에 선정된 작품은 선화당과 내아, 관풍루, 내삼문 등 전라감영 복원을 가장 충실하게 제시했으며 문화시설과 복원건물의 조화로운 배치 및 다양한 활용방안이 반영된 설계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옛 도청사 서편건물(현 전북개발공사) 부지에 대한 문화시설과 휴식 광장 배치가 조화를 이룬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배경이라는 풀이다.시는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을 기반으로 복원 추진위원회와 전북도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기본설계에 확정 반영한다는 계획이다.앞서 시는 지난 2009년부터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전라감영복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7차례의 논의 끝에 전라감영의 핵심시설에 한정하는 '부분 복원'으로 가닥을 잡고 현상공모를 실시했다.시는 2단계 지명 현상공모를 통해 (주)삼풍엔지니어링의 출품작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해 실시설계권을 부여하고 우수작으로 선정된 다른 3개사의 작품은 각각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김성중
  • 2012.07.10 23:02

'1인 창무극' 공옥진 별세

'1인 창무극'으로 잘 알려진 공옥진 여사가 9일 오전 4시52분 전남 영광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공 여사는 지난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투병 중이었다.고인은 판소리 명창 공대일 선생의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창을 배우고 10세를 전후해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무용가 최승희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기도 했다.그는 전통 무용에 해학적인 동물 춤을 접목해 '1인 창무극'으로 발전시켜 수십 년간 서민들과 함께했다.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링컨센터에서 단독공연을 하기도 했고 일본, 영국 등지에서의 공연을 통해 가장 서민적인 한국예술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1인 창무극'은 공식 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0년 5월에야 심청가 부분만 전라남도 무형문화재에 지정됐다.그다음 달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국의 명인명무전'이 열린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마지막 공연을 하기도 했다.유족으로는 딸 김은희(63) 씨와 손녀 김형진(40) 씨가 있다.고인은 아이돌그룹 투애니원의 공민지에게는 고모할머니가 된다.빈소는 전남 영광 농협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로 잠정 결정됐으며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061-353-0444.

  • 문화일반
  • 연합
  • 2012.07.09 23:02

상설공연 '백세지사 가람 이병기' 인기몰이

한국문학사의 잊을 수 없는 스승, 가람 이병기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악극 공연'백세지사 가람 이병기'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익산시에서 주최하고 (사)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익산지회에서 주관하는 공연은 익산시 여산면 가람 이병시 생가의 단아한 한옥집'수우재'를 전경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열리고 있다. 무료 상설공연으로 오는 10월27일까지 계속된다.특히 이번 창작악극은 무대와 배우, 객석이 하나되는 어울림 마당으로 관람객 및 날씨의 특성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는 실험극의 형태로 펼쳐지면서 가람선생이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일경에 피검, 함흥 형무소에서 1년 가까이 복역하면서 일본 순사와의 설전을 통해 우리 민족의 말과 글을 보존하는 데 노력했던 선생의 강인한 의지를 다뤄 호응을 얻고 있다.행사장에서는 가람 바로 알기, 난초그리기, 삼행시 짓기를 통한 가람의 제자 되기 체험, 전통 놀이 및 전통 문화의 체험, 호산춘 시음 등을 통한 가람 선생이 누린 '삼복(술복, 난복, 제자복) 누리기 체험 마당'과 더불어 여산면 주민들이 마련한 지역특산물 한마당 잔치도 함께 열리고 있다.공연 문의 및 단체예약은 한국예총 익산지회(063-852-1155

  • 문화일반
  • 엄철호
  • 2012.07.09 23:02

세상의 모든 악기, 직접 보고 연주하고

'세상의 모든 악기가 전주에 모였다.'우리의 전통악기부터 아프리카 악기까지 전 세계의 약 2000여개의 악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세계악기감성체험전'(8월2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소리문화전당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악기체험전은 관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현악기 등을 테마별로 직접 만지고 연주해 볼 수 있게 구성됐다.직접 악기를 불어볼 수 있는 호른·트럼펫·색소폰 등 익숙한 악기부터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 그리스의 팬플루트, 우리의 전통악기인 생황 등의 생소한 악기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오르간의 일종인'하모늄'과 악보에 맞춰 자동으로 연주가 되는'자동연주 피아노', 아프리카에서 통신수단으로 사용되었던'토킹드럼', 미국의 '드럼세트', 가나의 '크판로고 드럼', 브라질의 '팀발', 나이지리아와 쿠바의 '바타 드럼', 일본의 '츠케시메 다이코' 등 각국의 대표 드럼들도 호기심을 자극한다.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의 악기들 외에도 '소리의 숲'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통해 자연의 소리를 내는 신기한 악기들이 전시된다. 바람의 소리가 나는 '윈드머신', 빗소리의 '레인스틱', 천둥소리의 '썬더시트', 파도소리의 '오션드럼' 등 자연의 소리와 개구리 소리의 '우든프로그', 사자 코고는 소리 '라이언드럼' 등 동물소리를 쏙 빼닮은 악기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종이로 버꾸기 피리를 만들어 보고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과, 전통악기 대북부터 첨단악기인 신디사이저까지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는 악기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한다.△세계악기감성체험전=8월 26일까지(월요일 휴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09 23:02

"발레를 한국적 몸짓으로 풀어내려 고심"

박수는 길었고, 그 소리는 컸다.전북무용협회(회장 김 숙)가 주최한 '제21회 전북 무용제'에 출전한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대표 한유선)의 '그곳에 민들레'. 한복을 입은 발레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시선을 끌었다. '그곳에 민들레'는 6·25 전쟁을 배경을 배경으로 남·북의 역사적 상흔을 남녀의 사랑에 빗대 표현한 작품 . "발레도 충분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낼 수 있다"고 판단한 한유선 대표(40)는 "한복을 입고, 발레를 한국적 몸짓으로 풀어내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여주인공'민들레'는 기교보다 표현력이 중요한 배역. 연기와 춤의 경계가 불분명한 대목이 많아서다. 토슈즈도 신지 않고 열연한 남주인공(절먼멋 역)의 몸짓은 힘차고 날렵한 직선이었던 반면 운명의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최예원 역)의 몸짓은 둥근 곡선을 그리며 관객을 건드렸다. 안무의 구성력도 빛났고, 무용수들이 안정적이고 서정적인 연기력도 돋보였다. "사실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본선 무대 전에는 무용수들을 한복을 입혀 무대에 세웠는데, 발레를 왜 한복을 입혀 해야 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하신 분들이 계셨거든요. 한복의 폭이 좁아 다리가 걸리면서 삐끗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도 있었구요."황급히 본래 발레 의상으로 보완한 본선 무대는 다소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관객 몰입도는 높았다는 평가. 그는 "비슷한 리듬의 음악, 한복 발레복 등을 손질해 완성도를 높인 무대를 선보이겠다"면서 10월 여수에서 열리는 전국 무용제 출전에 욕심을 냈다. 전북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뒤 원광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한 대표는 6년 간 발레라인즈 대표를 맡았다가 3년 전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을 창단해 한국적인 발레를 시도하고 있는 단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09 23:02

제21회 전북 무용제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 '대상'

'제21회 전북 무용제'(5~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대상은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그곳의 민들레'(안무 한유선)에 돌아갔다. 전북무용협회(회장 김 숙)가 주최한 전북 무용제는 한국무용한국무용발레를 아우르는 도내 무용계의 최대 축제. 올해는 한국무용 1편, 현대무용 3편, 발레 1편이 대상을 놓고 경쟁했다. 심사위원단(위원장 송수남 순천향대 석좌교수)은 "우수작이 많아 대상작을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지만, 객석의 반응으로만 본다면 대상작은 의외로 쉽게 가려졌다. 창작지원금 2000만원의 주인공은 625 전쟁의 상흔을 두 남녀 간의 사랑으로 풀어낸 '그곳에 민들레'로 나온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 발레를 한국적인 몸짓으로 풀어낸 덕분에 안무상까지 거머쥔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은 10월 여수에서 열리는 전국 무용제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최우수상은 오문자 & 알타비아 댄스 컴퍼니의 '미르테의 꽃'(안무 이은숙), 우수상은 박미애 컨템포러리의 '달의 눈'(안무 박정미), 배강원무용단의 '눈먼 자의 도시'(안무 배강원), 우석대 실용무용학학과(WS Dance Factory)의 '왼손잡이'(안무 김숙희)가 탔다. 올해 무용제에는 관객들이 요구하는 추상이 아닌 구상으로 풀어내려다 보니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한 몸짓이 많았다. 특별한 장식 없이도 에너지 넘치고 드라마틱한 무대, 추상이어도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무대 시도는 드물었다. 갈수록 연극적 요소가 더 많이 가미되는 최근 경향과 비춰볼 때 우석대 실용무용학과의 무대는 연극뮤지컬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품은 넓었으나, 전북 무용제의 성격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송수남 위원장은 "춤은 음악조명의상세트와 끈끈하게 붙어 있어야 하는데, 음악의 경우 대중화된 곡을 쓰다 보니 이 음악과 호흡을 맞췄던 다른 무대가 곧바로 연상됐다"면서 "올해 대상작은 음악을 잘 다듬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지난해 전북 무용제 대상작이자 지난해 전국 무용제 은상을 탄 'Dance Troupe 발레통'의 '햇살'(안무 염광옥)을 시작으로 '김원 그룹 콜라보레이션 OR'의 'Being Involved 2012'(안무 김원), 애미아트의 최승희 선생의 원작을 전수한 '무녀춤'(안무 백홍천출연 김애미) 등이 참가팀보다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주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매끄럽지 못한 진행 장면이 연출됐다. 일부 팀의 경우 마지막 장면에서 조명이 먼저 꺼진다든가, 사회자 진행 도중 무대가 변환되는 등 실수가 연발됐고, 공연 도중에 객석에서 우르르 자리를 떴다가 앉는 관람자들과 여기저기서 열어보는 핸드폰 불빛으로 공연에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기도 했다. 한편, 올해 심사는 김남식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제임스전 한국체대 교수, 이윤천 전남무용협회장, 이춘구 KBS 전주방송총국 보도국장, 전은경 숙명여자전통문화예술대 겸임교수, 박명숙 경희대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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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7.09 23:02

2. "책 속에서 참 행복 찾아요"

'행복한 왕자'는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가 지은 유명한 동화이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살아오던 왕자가 죽어서 도시 한 가운데에 화려한 모습의 동상으로 세워졌지만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이야기이다. 왕자는 높은 받침대 위에 동상으로 서 있게 된 후에야 도시의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보게 되었다. 왕자는 그들을 돕고 싶었지만 꼼짝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저 눈물만 흘리며 슬퍼하였다. 우연히 왕자의 눈물을 보게 된 제비는 따뜻한 왕자의 마음을 보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지 않고 그를 도와주기로 약속했다.왕자는 병에 걸려 누워 지내는 아이, 나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작가, 성냥을 도랑에 빠뜨린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어 그들이 잃었던 웃음과 희망을 찾게 해주었다. 왕자를 도와주다 얼어 죽은 제비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었던 왕자는 생명까지도 잃게 되지만 그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참된 행복을 갖게 된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고, 오래토록 나의 가슴에 뭉클함을 안겨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과연 지금 나는 행복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과 맛있는 음식, 이런 것들은 잠시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지만 진정한 행복, 영원한 행복은 주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려면 값진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자와 제비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 더 희생하고 힘든 일을 한다면 여러 사람들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친구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책은 참 흥미로운 친구이다. 우리에게 슬픔을 느끼게도 하고, 웃음과 기쁨, 교훈을 안겨주기도 한다. 또한 책을 읽으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상상력도 길러지고, 글쓰기도 잘 하게 된다. 이러한 책이 나는 참 좋다. 항상 내 옆에 있어주고,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친구인 책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통해 기쁨과 슬픔, 희망과 꿈도 함께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종종 이런 말씀을 하신다. '물고기를 얻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배워라' 책이야말로 우리 친구들에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되는 '물고기 잡는 방법'이 될 것이고 꿈을 꾸게 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커가면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것들을 얻을 수 있기에 '책 나눔'이 더 중요하고 의미 있게 생각된다. '나눔'에는 음식 나누기, 옷 나누기, 불우이웃돕기성금 등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책 나눔' 이야 말로 먹어도 먹어도, 써도 써도 없어지지 않을 마음의 양식이 되고, 우리 어린이들이 미래를 위해 가장 가치있는 것이 될 것이다.우리 친구들이 아름다운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 좀 더 좋은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행복한 왕자'가 많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전주동초등학교 4학년 1반 권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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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2.07.06 23:02

전주·우진문화재단 '2012 판소리 완창 무대' 첫 주인공, 소리꾼 정은혜

판소리 한바탕을 3시간에서 6시간에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리에서 부르는 판소리 완창은 옛 명창들도 섣불리 도전할 수 없었던 어려운 무대였다. 특별한 수련과 공력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판소리 완창은 그러나 1968년 박동진 명창이 5시간에 걸쳐 '흥보가'를 모두 소화하며 공연 형식으로 첫 선을 보였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과 우진문화재단(회장 김경곤·이사장 양상희)이 판소리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2012 판소리 완창 무대'를 연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공모를 통해 첫 주인공으로 발탁된 젊은 소리꾼 정은혜(28)가 어렵기로 소문난 '정정렬제 춘향가'를 완창한다. 전주에서 태어나 남원 국악예술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제17회 동아국악콩쿠르 종합 특상과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 대통령상를 수상한 재원. 이미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7시간 짜리 춘향가를 재도전하는 데에는 첫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남다른 욕심이 있다. 최승희 명창에게 사사한 뒤 '정정렬제 춘향가' 완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무대에 진출해 판소리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음반에 참여하는'차세대 소리꾼 5인', 국립국악원의 '차세대 명창 5인전'에 선정되는 등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북은 김인수 김태영 신호수 씨가 잡는다. 다음 판소리 완창 무대는 방수미(37·강산제 심청가) 왕기석(49·박봉술제 적벽가)이 차례로 이어간다. △ 2012 판소리 완창 무대 - 정은혜 '정정렬제 춘향가' = 7일 오후 2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문의 063)272-7223. woojin.or.kr. 전석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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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7.06 23:02

3. 익산 입점리 고분 출토품 - 백제의 지방 간접 지배 방법 상징

삼국시대의 익산이라고 하면 서동요의 무왕과 선화공주를 떠올릴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무왕과 선화공주의 로맨스를 다룬 이 이야기는 백제 무왕 때 제2의 수도로 부상했던 익산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그 시절 익산이 차지했던 높은 위상은 그보다 100년 이상 앞섰던 5C 무렵의 유물들을 통해서도 입증할 수 있다.익산시 웅포면 입점리에 위치한 사적 347호 입점리 고분군은 5세기 무렵 백제와 익산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유적이다. 입점리 칠목고개로부터 동남쪽으로 길게 뻗은 구릉의 중턱에 분포하고 있는 이 곳에서는 모두 8기의 무덤이 조사됐다. 그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1호분의 출토품들이 이번에 소개할 것들이다. 입점리 고분군의 무덤들 중 유일하게 돌로 방을 짠 무덤(橫穴式石室墳)인 1호분에서는 관장식, 중국제 청자사이호, 장신구, 토기, 말갖춤, 철기류 등이 출토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유물은 금동관모(金銅冠帽)와 금동신발(金銅飾履)이다. 이러한 유물들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물건들이었다. 금은 잘 변하지 않는 성질과 특유의 색상을 지니고 있지만 원료를 구하기 힘들다. 또한 고급 금공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훈련과 기술을 갖춘 전문 공인이 있어야 했는데, 이 때문에 금공제품은 부의 원천이자 권위의 상징이었다. 청자사이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스스로 유약을 바른 자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삼국시대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청자가 높은 가치를 가졌다. 백제는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를 시작했던 만큼, 자기가 출토되는 유적들은 대부분 백제의 옛 땅에 있다.고고학자들은 익산을 비롯하여 금동관모나 금동신발이 출토됐던 유적들을 중요하게 여긴다. 백제의 지방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 방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동제품과 청자사이호는 백제와 입점리 집단의 위계질서나 협력관계를 상징하는 유물이다. 입점리 1호분에 묻혔던 사람은 아마도 익산에 근거지를 두었던 토착 세력의 우두머리였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독자성이 보장된 관계 속에서 관모의 수여를 통해 위계질서를 재확인했던 것이다. 백제가 익산을 직접적으로 지배했던 때는 무왕이 활약했던 시기인 6~7세기 때의 일이었고, 그 때가 되면 더 이상 백제지역에서는 금동관모가 사용되지 않았다.지금까지 금동관모나 금동신발 등의 가치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궁금한 한 가지가 있다. 그것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었을까. 아니면 고이 모셔두었던 것들일까. 아마도 금동관모는 모자처럼 정수리에 올리고 끈을 둘러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금동신발은 평소에 신을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장송용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다음 세상에서도 부귀와 영화를 누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것은 아닐까./최경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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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06 23:02

소음에 지친 당신, 즐거운 음악으로 休~

아직 휴가 계획을 짜기 전이라면, '음악 휴가'는 어떨까. 세상 소음에 지친 현대인들이 도심 속 시원한 공간에서 귀가 즐거운 음악으로 쉼표를 찍는 방식.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10년 째 열고 있는 '2012 토요놀이마당'이 다시 여름 휴가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2003년부터 무대 뒤 조명음향 전문가들의 노고로 다양한 장르의 단체들이 제대로 된 음악 성찬을 내놓으면서 약 1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무료 공연이지만, 완성도 높은 무대를 준비하면서 500여 명의 마니아들이 함께하는 카페(cafe.daum.net/toyonorimadang)까지 생겼다. 예매도 필요없고, 연령 제한도 없다. 돗자리를 펴고 밤 공기를 즐기는 감성 충만 공연. 7일부터 시작되는 7월 무대는 펑크와 디스코를 버무린 밴드'그루브 올스타즈'와 한국훌라협회 예술단이 함께하는 'Hula!Hula', 월드뮤직의 창작의 변주가 유쾌하게 다가오는 어쿠스틱 밴드'신나는 섬'이 장식한다. 경기팝스앙상블의 단장인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김권식과 펑키밴드'새터스콤보', 국악과 클래식의 경계를 허문 퓨전국악그룹'마실', 기타와 엉뚱발랄한 소녀들의 묘한 조합이 의외로 매력있는 밴드'휴먼스'까지 색다른 맛을 낸다. 8월엔 R&B힙합 등을 힘있게 보여주는 '몬스터 - V', 창단 10주년을 맞아 신선한 무대를 선보일 펑키 코어 밴드'스타피쉬'에 이어 청소년들이 만드는 뮤지컬'그리스'와 통기타와 청량감 있는 보컬이 어우러지는 '포크싱어 주권기', 따라서 흥얼거리고 싶게 만드는 아카펠라 그룹'D.I.A',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침없는 록 정신을 보여주는 스카 펑크 밴드'넘버원 코리아'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발견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2012 토요놀이마당 = 7일~8월18일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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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7.06 23:02

엄한 스승 귀한 소리를 기리다

엄한 스승. 백일공부가 시작되면 스승은 더 엄해졌다. 호통도 치고 때론 매도 들었다. 회초리를 들 때 제자를 향한 스승의 표정은 제자에 대한 애정과 소릿길에 대한 질책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종아리를 치지요. 그렇지 않으면 편하고 쉬운 것만 하려는 아이들에게 이 힘든 소리를 전해줄 도리가 없어요."2008년, 소리 무대를 하늘로 옮겨 간 오정숙 명창.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는 두번째 추모 음악회'님을 그리며'를 7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연다. 극적인 너름새와 단단한 목소리, 빼어난 감정 표현으로 늘 관중들을 휘어잡던 존재. 여성 명창으론 처음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해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1975년 부활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장원까지 차지해 '오정숙 명창'을 각인시켰다. 동초 김연수 선생의 유일한 제자로 스승의 소리를 올곧게 이어 '김연수 바디'를 명실공히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30여 년 전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완주군 운주면 동초각에 전수관을 만들었다. 한 겨울만 빼고 봄 여름 가을을 모두 여기에서 지냈다. 잠시라도 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소리의 특성 때문.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동초제 판소리 다섯 바탕은 힘들었던 산 공부 과정 끝에 얻어진 결실이었다. 스승은 소리를 가르칠 때 제자들이 욕심까지 배우길 희망했다. "제자들 잘 가르쳐서 내놓는 것이 의무"라던 오 명창은 "나를 이겨먹는 소리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 결과 전북도립국악원까지 치자면 셀 수 없이 많은 제자들이 한국 국악계를 걸머지고 있다. 조소녀 명창부터 전방위 국악인 이자람까지 이날 한데 모여 스승을 추억하는 '마음 씀씀이'가 돋보이는 무대. 제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반야심경','비나리','사모곡'('춘향가' 중 '이별가'),'살풀이' 등을 부르기로 했다. 스승의 소리를 기억하는 제자들은 또 어떻게 우리를 감동시키고 신명나게 할까.△ 故 오정숙 국창 추모 음악회'님을 그리며' = 7일 오전 11시 전주 소리문화관 놀이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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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7.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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