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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고 'Since 1996' 전북청소년연극제 3년 연속 최우수상

전주여고 연극동아리'Since 1996'가 3년 연속 전북청소년연극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전북연극협회 주최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전주 덕진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전북지역 9개 학교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16회 전북청소년연극제에서 전주여고 'Since 1996'는 '달무리 꽃'으로 전북도지사상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최우수 연기상은'달무리 꽃'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김다영양(전주여고 1년)에게 돌아갔다.우수작품상은 무주푸름꿈고등학교의 '파안'(도교육감상)과 호남제일고의 '하제'(전북예총회장상)가 차지했다.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은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이야기. 전주여고 조성희 지도교사는 "새학기들어 3학년이 빠진 상태에서 발성부터 연습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짧은 준비기간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한 결과 의외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1996년 만들어진 전주여고 연극동아리에는 현재 19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극인 홍자연(전주시립극단)·주선하씨(소극장 판)가 지도하고 있다.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전주여고는 8월7일부터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참여한다.심사는 백수연(심사위원장·명신대 연극영화과 교수) 최경식(달란트연극마을 대표)·김경민(백제예술대 겸임교수)가 맡았다.△장려상(전북연급회장상)=전주제일고 '까멜레온', 전주사대부고 '산목', 이리여고 '우연한'.△지도교사상=김근수(김제자영고) △공로상(연기지도)=류성목 △특별상(스텝부문)=김제자영고.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5 23:02

"강철 무지개 같던 아버지, 이젠 자랑스러워요"

"남들은 아버지가 시인이고 독립운동가라서 좋겠다고 하지만 (나는) 속으로 늘 지게꾼이라도 좋으니, 아버지가 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이육사 시인(본명 이원록·1904~ 1944)의 딸 이옥비 여사(71)가 전주를 찾았다. 22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한국문학관협회·혼불기념사업회의 초청 강연에 나선 이 여사는 '청포도'와 '광야'를 남긴 독립운동가 이육사 시인의 삶과 그 고된 삶을 버텨온 어머니와 자신의 기나긴 삶을 이야기했다. "100일 되던 날 아버지가 직접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비옥할 옥(沃)자에 아닐 비(非)자를 쓰지요. 소박하게 살고,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을 담았다고 하더군요." 그가 네 살 때 8·15 광복을 7개월 앞둔 1944년 1월 이육사 시인은 중국 베이징 주재 일본 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계란빛이 나는 양복을 입고 가르마를 타신 모습만 어렴풋하게 기억이 날 뿐이지요." 서울에서 태어나 대구 동인초교, 제일여중, 대구여고, 경북여자사범대를 졸업한 그는 학창 시절 국어 선생님이 "네가 육사의 딸이냐"고 묻는 게 가장 싫었다. 하지만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매사에 정확하면서도 따사로운 마음을 지닌 분이었다는 걸 들었다"면서 살아 생전 17번이나 일본 순경에 검거되는 등 시가 그렇듯 삶이 '강철로 만든 무지개' 같았다고 회고했다.2004년 육사문학관 개관 당시 그는 일본에 있었다. 그러나 성경을 필사하면서 불편하고 원망스럽던 아버지의 위대성을 발견하게 됐고, 뒤늦게 한국에 돌아와 문학관 식구가 됐다. 처음엔 일어 통역관으로, 이후엔 상임이사로 재직하면서 이육사문학관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아버지의 삶과 정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어렸을 때 그토록 아쉬워하던 아버지 사랑을 뒤늦게 담뿍 받는 것 같습니다. 이제 비로소 이육사 시인의 딸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아버지의 뜻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이옥비 여사를 만나기 위해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을 가득 메운 이날 강연에는 이광섭 한국문학관협회 과장, 이위발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 아동문학가 서재균, 문학평론가 오하근, 이목윤 이소애 김영 시인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5 23:02

적은 예산에도 '시민 대동제' 위상 키웠다

'제54회 전주 단오'(23~24일 전주 덕진공원)는 하늘이 도왔다. 수복(壽福)·재화(財貨)·다산(多産)을 기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단오 기원제 덕분일까. 이상 고온으로 철 모르고 피어난 연꽃, 30도가 웃도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약간 구름 낀 날씨로 인해 시민들은 선선한 날씨에 연꽃 장관을 배경 삼아 공연과 전시, 체험까지 즐겼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풍남문화법인(이사장 선기현)이 주관하는 전주 단오는 1억 남짓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단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시민 대동제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임금님 진상품인 부채를 바치는 행렬·부채 나눔 등은 전주 단오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씨름이나 창포물맞이에 비해 이미 잘 알려진 콘텐츠라는 점에서 색다른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따랐다. 주최측이 추산한 전주 단오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에 비해 3만 명 늘어난 18만 명.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연꽃을 담으려는 전국 출사객들이 줄을 이었다. 공간의 성격에 맞는 행사 기획으로 축제 분위기도 고조됐다. 정문에서는 '전주 단오 명인 부채 특별 기획전', 중문에서는 어르신 윷놀이 대회, 후문에서는 오카리나부터 통기타까지 다양한 공연이 배치됐다. 방문객들을 유혹하는 연꽃을 배경으로 한 특설무대는 올해 푸른 음악회 선정작인 미리암스 발레단의 'Dream of dream way', 퓨전국악단체 에스페란자의 영화음악부터 사물 난타·탭 댄스·교방무까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맞이를 응용한 창포물 머리 감기와 창포물놀이·물씨름 등도 인기를 누렸다. 도내 무형문화재 선자장·명인 등이 실용성과 예술성이 겸비된 부채들을 내놓은 '단오 명인 부채 특별 기획전'은 전주 부채문화관·한지산업지원센터와의 공동 기획해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도 관람할 수 있어 축제 무대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었다. 올해도 단오의 인기 프로그램은 씨름대회.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걸린 씨름대회는 남성부·여성부·3판 2승제로 나뉘어 열기 속에 치러졌다. 정성엽 전주 단오 총감독은 "매년 거듭되는 씨름대회 인기로 내년부터는 생활체육 씨름대회에서 벗어나 단오장사씨름대회(가칭)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지역 축제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원활동가들의 도움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리플릿 제작이 시도 돼 호평을 받았으며, 지역 문화단체 등이 내놓은 공예·음식·혼례복 체험 등은 시민들의 만족도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5 23:02

"지역 가락과 사투리가 세계문화로 통하는 길"

전북도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문학평론가 윤재근 박사(한양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지난 22일 오후 2시 전북대 인문대학 2층 교수회의실에서 문학특강을 가졌다. 문학아카데미 개설과 함께 도립문학관의 외연 확대를 위한 첫 번째 대외 행사로 마련된 이날 특강은 전북지역 문인 150명이 참여해 지역문인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다. 동양사상의 석학이며, 문학연구에서 미학적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근대문학의 연구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 박사는 이날 '백제문화권의 전라문인'을 주제로 지역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특강의 요지다.20세기 들어 한국문화는 서구문화의 전방위 침습(浸濕)으로 조선조 문화사대(文化事大)와는 판이하게 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서구문화가 우리 본래문화를 유지해온 기층마저 뒤흔들어 자문화의 뿌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문학은 그 나라 자문화의 보루가 되어준다. 그러나 20세기 한국문학은 서구문예의 종속화로 한국문화의 보루 구실을 등한히 한 채로 20세기를 보낸 셈이다.전라도문화는 태초부터 백제를 거쳐 지금까지 살아서 숨 쉬고 있으므로 전라도 문인에게 道(大本)가 되어 중심점구심점이어야 한다.660년에 백제가 패망했다는 것은 그 지배층이 패하여 사라졌을 뿐이지 백제를 떠받쳤던 백성마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전라도문인에게 전라도 방언의 가락을 詩道의 道로 삼아야 함은 作詩의 운명인 것이다. 전라도 본딧말소리의 가락을 타고 백제가 숨쉬고 있음을 전라문인이라면 조금이라도 의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성이 주고받는 본딧말 즉 사투리(방언)의 소리가락에 삶의 온갖 숨결이 생생하게 미래로, 미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지금 한국시는 제 고장 본딧말소리의 토색을 멀리하고 표준어소리를 따라가면서 산천 따라 이어져온 본딧말소리의 가락을 토막내버린 탓으로 시상만 앞세우고 소리가 가락의 본적을 져버려서 마치 '서울을 현주소로 하고 있다'는 꼴이 됐다.전라문인은 전라도 본딧말소리로 시가를 짓고 경상문인은 경상도 본딧말소리로 시가를 짓는 것이 시인시가의 본래면복이다. 말소리의 원천을 떠나 외면하면 문인(시인)으로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은 한시에 매달렸던 조선조 문인들을 되돌아보면 명백해진다.거듭 강조하거니와 문인을 일컬어 有道德者라고 함은 말의 목숨인 가락을 뿌리로 삼아 통하게 하고자 자신이 태어난 고장의 말소리로 말하기 때문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춘향전''흥부전'등 판소리의 가사를 낭독해본 경험이 있는 문인이라면 가락과 방언의 보배로움(一寶)을 가늠할 것이다. 하나의 보배라야 IT세상에서 세계화될 수 있다. 전라문인이 전라도 것이 아닌 것으로 세계로 통하는 길을 낼 수도 없거니와 살아있는 백제문화로 숨쉬게 할 수도 없음을 또한 간파해야 할 것이다.강의장인 전북대에 사투리방언연구소가 개설된 것과 관련, 윤 박사는 삶과 문화 속에 녹아있어야 할 방언들이 오죽하면 인위적으로 연구소까지 만들어 지키고 연구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5 23:02

금요일 저녁 한옥마을 '국악 잔치'

전주 한옥마을에 오면 저녁에 볼거리가 없다는 말은 옛 이야기로 간주될 것 같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지난달 시작한 토요 상설 공연'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메고'에 이어 금요 상설 공연으로 전주시립국악단(지휘자 신용문)의 달빛 음악회와 짧은 판소리로 수놓는 대청 음악회를 준비한다.달빛 음악회(22일~10월26일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전주 부채문화관)는 국악에 대한 짧고 무지한 '음악 입맛'을 보완하는 데 좋은 자리가 될 듯. 이지은의 가야금 독주'침양무', 이민주의 대금 독주'청성곡', 오정무의 '지영희류 해금 산조', 최경래의 '흥보가' 중 '박타령' 등이 펼쳐진다. 타악 반주는 장재환 박종석이 맞춘다. 조명 만이 현대라는 걸 일러줄 뿐 그 옛날 '판'을 재현해놓은 듯한 대청 음악회는 열 가지 짧은 판소리를 풀어낸다. 소리꾼 왕기석·김민영·방수미·정민영·이용선이 작창해 전라도 말밭 위에 꽃 피워낸 판소리와 신귀백·곽병창·최기우·문신이 구수하고 찰진 이야기로 양념을 더한다. 전주사투리가부터 녹두장군비빔밥뎐까지 창작 판소리의 낯섦은 두려움이 아니라 차라리 즐거움에 가깝다는 걸, 짧은 시간을 통해 보여줄 것이다. 비가 올 경우 달빛 음악회는 삼도헌에서 진행된다. 격주로 진행되는 달빛 음악회와 대청음악회는 무료 공연이다.△ 달빛음악회 = 22일~10월26일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전주 부채문화관. △ 대청음악회 = 29일~11월2일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전주 삼도헌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2 23:02

전주 중앙시장의 변신 "문화놀이터 놀러 와요"

지난해 말쯤부터 전주 중앙시장에 예술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주 노송천이 복원됐고 중앙시장 현대화 사업은 이뤄졌지만 대형마트가 쉬는 주말에도 전주 중앙시장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중앙시장이 한옥마을 일대 관광객과 전주 시민들을 끌어모으는 거대한 용광로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예술인들은 '중앙시장 캬바레'에서 '문화마을 장나래'로 간판을 바꿔 달고, 신나는'판'을 벌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여기서의 '장나래'는 '장'(시장)과 '나래'(날개)를 뜻하는 것으로 중앙시장이 문화놀이터가 돼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지길 바라는 염원이 담겼다. 미디어 그룹'30 Days', 인디밴드'레드제플린', 전통예술원 모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은 처음엔 공연만 고민하다가 잠재 고객이 될 아동청소년들을 움직이는 문화체험까지 곁들였다.24일 아동청소년 20명은 2m 대형공을 굴리는 이색적인 중앙시장 투어에 나선다. 채성태 김대환 안한영 씨의 지도로 두 모둠으로 나뉜 학생들은 노송천과 공구상가를 각각 돌면서 중앙시장 돔 광장(신중앙시장)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은 돌아본 상가의 이미지를 공에 그려넣고, 이 공은 중앙시장 무대 설치작품으로 활용된다. 시장 투어 뒤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어울 비빕밥'도 제공된다. 참가비 2000원.또 다른 시장 투어는 가족들이 함께하는 재밌는 장보기를 주제로 한다. 참가비 5000원으로 가족들을 위한 행복 선물을 찾고, 그 상가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채성태 김영선 최은주 안한영 씨가 강사로 참여한다. 예술인들은 중앙시장 상인회 도움으로 돔 광장을 놀이터 삼아 신나는 공연을 마련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거의 종일 이어진다. 예산 '0원'으로 시작해 벌인 판이라 재능 기부로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상업화 돼가는 전주 한옥마을을 대신해 문화의 다양성을 부여하는 환기구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이들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중앙시장을 문화놀이터로 변모시키는 각양각색의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2 23:02

1. 전(傳) 낙수정 동종 - 천년 前 전주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 준 동종

유물은 시대의 거울이다. 유물을 통해 당시대 삶과 문화를 읽을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있어도 무심코 간과해온 지역의 유물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1999년 7월 다카하라 히미꼬(高原 日美子)라는 여인이 일본 후쿠오카현청교육위원회를 방문하여 한국 종 1구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는 여사에게 원 소유국의 문화기관에 기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하였고, 고심 끝에 여사는 같은 해 10월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할 것을 약속했다. 같은 해 11월 5일 동종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고향을 떠난 뒤 실로 73년 만에 그리운 고국 땅을 밟은 것이었다. 이 동종은 2001년 9월 21일 보물 제1325호로 지정되었고, 이후 국립전주박물관으로 이관되었다. 이 동종이 국립전주박물관의 소장품이 된 이유는 일제강점기 3대 조선총독인 사이또 마코토(齊藤實)가 1926년 일본 수성원(水城院)에 동종을 기증하면서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또의 편지에 따르면 동종은 당시 전주면(全州面)에 살던 박모(朴某)가 자신 소유 낙수정(樂壽亭) 수리 시 땅 속에서 발견한 것으로써, 1916년 경성(京城)에서 열린 공진회(共進會)에 출품하기도 하였다. 동종의 원소재지가 전주였던 것이다. 한편 동종이 발견된 곳에서 1909년에 '開元寺'(개원사)가 새겨진 기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 동종은 전주 개원사라는 절에 걸려있던 종으로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종을 매다는 부분이 깨어지자 땅속에 묻혔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개원사는 폐사되고 조선시대 낙수정이라는 정자가 들어섰을 것으로 생각된다.전 낙수정 동종은 통일신라 동종을 연상시키면서도 고려 초 동종의 세부 표현과 유사한 것으로 미루어 10세기 중엽에서 11세기 전반에 조성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이 동종과 흡사한 종이 일본 원청사(圓淸寺)에도 있다. 이 두 종은 크기는 물론이고 넝쿨무늬비천 등의 모습까지도 유사하여 같은 장인(匠人)이 동일한 문양판(文樣板)을 사용하여 조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불가(佛家)에서 동종의 소리는 '일승지원음(一乘之圓音)', 즉 '부처의 소리'를 의미한다. 또 종을 매다는 부분의 대나무 관과 같은 음통은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라의 보물 만파식적(萬波息笛)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천년 전 옛 전주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고 소원을 들어주었을 이 동종의 소리는 지금도 국립전주박물관 전시실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06.22 23:02

실내악단의 전설 '이 무지치' 전주 온다

창단 60주년을 맞은 전설의 실내악단'이 무지치'가 세계 투어의 종착지로 전주를 선택했다.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을 뜻하는'이 무지치'는 이탈리아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촉망 받는 음악인들이 1952년에 결성한 실내악단. 바이올린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 1명, 쳄발로 1명으로 총 12명으로 구성된 현악 합주단으로 바로크·낭만파 음악은 물론 대중적인 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무지치'는 매번 공연을 기획할 때마다 그 나라의 관객들과 어떻게 음악적으로 교감하는지 고민해왔다. 일본 공연에서는 일본인 작곡가이자 오스카상 수상자인 루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황제'를,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찾는 중국 공연에서는 그란치의 만화음악을 모아 편곡한 '카툰 판타지'를 선물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한기 창원대 교수가 편곡해 헌정한 '아리랑'을 비롯해 엔리오 모리코네가 '이 무지치'를 위해 영화음악을 편곡한 모음곡'모르코네 스위트', 이탈리아 작곡가 루이스 바칼로프의 '합주 협주곡'이 선보인다. 마지막 순서는 '이 무지치'가 세상에 최초로 소개했고, 세계 최초로 레코딩해 250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새롭게 해석·연주해 대미를 장식한다. '이 무지치'의 무수한 '최초'와 '최고'의 기록행진은 그들이 전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레전더리 이 무지치 60주년 = 2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1544-1555. ticket.interpark.com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2 23:02

굴곡의 역사…6·25 참전용사를 기억하다

"눈앞에 총알이 핑핑 날아 댕기고 병사들이 코앞에서 죽어갔어요. 일주일을 먹을 것 없이 산속을 헤매다 중공군의 포로로 붙잡혔는데, 그래도 살아난 게 운명이지요."황해도 출신의 이창성 할아버지(86)는 1950년 6·25전란 속에 월남을 하던 중 전쟁에 참여했고, 중국군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후 이등상사로 제대한 뒤 현재 진안군 마령면에 정착한 참전용사다.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지만, 그는 전쟁의 아픔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총상을 당해서 야전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피가 살과 옷에 엉겨 붙어 가위로 간신히 자르고 수술을 했다는 상이용사 남금암 할아버지(81세)는 2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살고 있다. 휴전 1개월 전에 참전한 김원배 할아버지(79세)는 제대를 한 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차라리 상이군인이라도 되었더라면 보상금이나마 받을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사진작가 김지연씨의 앵글에 잡힌 6·25 참전용사의 몇몇 단면이다."주변에서 6·25참전 용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까마득한 일로 여겨서 6·25참전 용사들이 아직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평소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을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온 김씨가 우연히 한 6·25 참전용사를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사명감'을 갖게 됐다. "불운한 시기에 태어나서 일제강점기 식민지 국민으로 핍박을 당해온 사람들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게 죽임을 당했거나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았습니까. 때로는 일부 극우 혹은 극좌 단체들의 편향된 행동으로 인해 나라를 위해 목숨 건 사람들의 활약이 폄하되거나 경시되는 경향도 없지 않았습니다."좌우익 세력의 이데올로기 편 가르기를 해서 죽이고 죽었던 비극의 역사를 지켜본 산증인들이 하나 둘 씩 스러져가는 현실에서 정작 평범한 삶을 살아온 주변 참전용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게 사실."마령면에 참전 용사가 한 두명밖에 없을 줄 알았는 데, 인터뷰한 분만 26명이나 됩니다."김씨는 마령면에 사는 26명의 참전 용사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에 담았다. 지난 겨울 동안 이루어진 이같은 작업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 '할아버지는 베테랑'이란 타이틀로 풀어놓는다(22일부터 9월30일까지). 그가 작품에 담은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모습에서 지난날 그들의 고단한 삶과 근현대 굴곡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개막식에는 작품 주인공들이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도 준비됐다.김씨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시선에서 한 분씩 멀어져가는 베테랑 용사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했다.△'할아버지는 베테랑'사진전=22일부터 9월30일까지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진안군 마령면)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2 23:02

"ABC협회, 정부 광고 단가 조속 결정을"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 회장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ABC협회의 유가부수 실사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의 시정을 촉구했다. 또 ABC협회에 대해 정부 광고 단가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요청키로 했다.경남신문을 비롯한 전국 주요 9개 지방신문사 발행편집인으로 구성된 한신협은 21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경남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제34차 정기총회를 갖고 이같이 결의했다.한신협은 연합뉴스 전재료와 관련, 현재보다 대폭 삭감을 요구하는 동시에 회원사간 공동 대응키로 했다.오는 12월 1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공동 뉴스룸'을 운영하고 권역별 여론조사와 민심동향 기사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대선뿐만 아니라 사회문화분야 등 각종 뉴스도 교류하기로 했다.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대해서는 정산 절차 간소화와 함께 사별 맞춤형 지원사업 지원 등을 건의키로 했다.이날 회의에는 정충견 경남신문 대표이사 회장, 이창영 매일신문 대표이사 사장, 남상현 대전일보 대표이사 사장, 송광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이명관 부산일보 대표이사 사장,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이사 회장, 김대우 제주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기타
  • 2012.06.22 23:02

시민과 함께 한 제2회 온글 문학콘서트

'온글문학'(대표 김동수·백제대 교수) 회원들이 20일 오후 3시부터 전주 풍남문 체험관 2층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콘서트를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번째인 열린 '온글 문학콘서트'는 그간 순수문학을 지향하며 13년 동안 문학 활동을 해온 회원들이 저잣거리로 나와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운동(poetry for the people)'으로 마련돼 색다른 감흥을 주었다. 온글문학 회원들과 전주남문시장 상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콘서트에서는 원광대 김학권 교수(대한철학회장·한국주역학회장 역임)의 '철학과 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한 특강과 자작시 낭독, 국악공연 등으로 진행됐다.이날 자작시 낭독에는 호병탁(시인, 문학평론가)과 송희 시인(전북시인협회장)이 나섰으며, 표수욱 시인(전북시낭송협회 회장)이 회원으로 활동중인 올 최정아 중산시문학상 수상작을 낭송했다.또 정혜숙 전주시조협회 강사의 시조창과 이훈구 전주시조협회장의 장구, 최명금씨(전주시립단원)의 대금 연주가 곁들여지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1999년 설립된 온글문학은 매년 온고을 시민대학문예창작반을 개설해 운영, 문학캠프와 문학기행을 통해 문학의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2 23:02

피아니스트 김대진 지휘봉 수원시향이 꾸민 음악쉼터

김대진(51)은 가장 주목받는 음악인이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베토벤 시리즈 지휘 등을 통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금호아트홀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를 이끄는 등 실내악을 비롯한 연주 활동에도 바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명교수로 손열음·김선욱 등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을 키워냈고, 1인 음반 채널'레이블 칸투스' 운영까지 바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그를 두고 "피아노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한편으로 부럽고, 다른 한편으로 존경스럽기도 한 음악인"이라고 말했다.지난해부터 지역 등정을 준비해온 그는 "음악계에서도 서울과 지역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해온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지역과 지역 사이의 문화 교류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여겼다.광주에 이어 전주 무대에서는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각각 골라서 '안전 운행'을 택했다. 사제의 쇼팽 협연도 마련된다. 동생인 임동혁과 함께 2005년 바르샤바 국제 쇼팽 콩쿠르 공동 3위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계명대 교수)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택했다. 피아노를 힘으로 장악하기보다는 적재적소에 강약을 가미, 젊은 음악가가 갖추기 어려운 노련함과 유려하고 생기 넘치는 연주를 선물한다.고품격 연주에 부담 없는 티켓가격.그는 "관객들이 음악에 맛들어서 표를 사 콘서트를 보러 오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음악은 특별할 때 먹는 별식이 아니라 매일 먹으면서 진가를 못 느끼는 백반"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쉼터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차별화된 주제로 악단의 레퍼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수원시향을 바라보며 "베토벤 시리즈를 시작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오케스트라가 됐다.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교향악단으△ 수원시립교향악단 창단 30주년 전국 순회 음악회 = 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31) 228-2813~5, 1544-1555, www. interpark.com 전주 R석 = 1만5000원, S석 1만원, A석 5000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1 23:02

일반인 예술활동, 선택 아닌 필수

일본영화 '쉘위댄스(Shell we dance?)'를 보면 중년의 샐러리맨이 나온다. 직장에서는 부장으로, 집에서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을 둔 가장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퇴근길은 늘 축 처져 있고 얼굴은 생기조차 없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발견한 댄스홀에서 '차차차', '탱고'를 배운다. 그때부터 휘파람이 절로 나고, 새벽 출근길에 밟는 자전거 페달은 힘이 넘친다. 갑자기 달라진 남편 모습에 바람을 의심한 부인이 흥신소에 뒷조사를 부탁할 정도로 늘 싱글벙글이다. 훌륭한 예술작품은 미적 감동을 선사하지만 직접 예술창조활동을 하면 삶이 바뀔 수 있다. 이것이 예술의 힘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정책은 지금까지 문화적 유산으로서 예술을 계승?발전시켜 질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예술가를 육성?지원하는 정책이 대표적인 예로, 일명 수월성(秀越性, excellence)을 높이는데 힘을 쏟은 것이다. 이에 반해 예술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인 접근성(接近性, accessibility)을 제고하는 데는 소홀했다. 모든 사람이 인류의 문화유산을 향유하며 자신에게 맞는 창조적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에 인색한 것이다. 문화정책에 한발 앞서있는 유럽국가는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예술교육을 강화하고, 생활밀착형 시설을 확충하며,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예술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고급예술을 체험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에서 개개인의 문화적 창작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예술을 관람하는 행위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예술의 성과를 누리며 문화예술의 창조자가 되는데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럽에서도 예술활동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공공정책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국의 문화정책보고서(2008)에 따르면, 자발적 예술활동은 영국 전체적으로 연간 1조 86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했으며, 자기계발과 웰빙, 공동체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마추어 예술활동은 고급예술에 대한 관객개발 및 시장형성에 연계될 뿐 아니라 지역공동체성 회복 등 사회적 측면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공공정책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필수적 욕구가 되고 있다. 현장 활동가, 정책 연구가들이 정부나 지자체에게 예술에 대한 사고를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모든 사람에게 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해주고,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해 아마추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설, 체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복지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1 23:02

1. 프롤로그 - 현주소…문화예술 욕구 많지만 아직 '그림의 떡'

예술은 그동안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일반 대중들의 경우 예술을 어렵게만 여기며 이를 향유하는 층이 제한적이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정책도 문화예술의 대중화보다는 전문 예술인 중심의 문화예술진흥 정책에 비중을 두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며 각종 문화적 부가가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문화적 부가가치는 엘리트 문화예술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활체육의 발전으로 체육 전반이 살을 찌우듯, 생활문화가 든든하게 뒷받침 돼야 문화예술 전반도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특히 사회적인 트렌드도 생산과 노동 중심에서 여가와 문화적 욕구가 커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맞춰 근래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문화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보적 단계에 있어 예술의 대중화는 아직 요원하다.예향의 고장으로 자부하는 전북도는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문화복지 문제를 올 한 해 최우선 과제로 앞세웠다. 또 올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 문화예술의 재발견과 국내외 관관객들에게 전북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다.그러나 정부나 자치단체의 구호만으로 문화예술이 절로 주민들에게 스며들 수는 없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에다 학교 교육, 사회적 관심, 기업의 참여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가 어디까지 왔으며, 예술의 대중화로 가는 길에 걸림돌은 무엇이 문제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는'우리가락 우리마당'이 펼쳐진다. 올들어서만 지난 5월 이후 5차례에 걸쳐 공연이 이루어졌다. 지난 16일 저녁에는 이리농악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모여 만든 타악그룹 '타우'가 무대를 흔들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400여명의 관객들은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우리 소리의 멋스러움을 만끽했다. 이날은 전문 연주단과 함께 처음으로 아마추어 동호인 연주단인 진북문화의집 '어울림봉사단'이 무대에 섰다.전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진행하고 있는 '우리가락 우리마당'은 예술 대중화의 가능성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전통예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히고, 아마추어 예술 동호인들이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예술활동에 나서 발표회까지 갖는 무대라는 점에서다.그러나 '우리가락'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일반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요원하다는 게 무대를 끌어가고 있는 김동연 공연팀장의 이야기다. 5월부터 예술동호인들의 참여를 받고 있으나 신청 동호회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북예술의 자존심이다. 2001년 개관한 전당은 수도권 이남의 공연장으로서는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주국제영화제 등 대규모 문화행사의 주무대가 됐다. 또 지역민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각종 공연들을 수시로 접하게 된 것도 잘 갖춰진 공연장의 전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한해 전당에서 열린 총 공연은 전북예술회관 공연을 포함 469건(모악당 70, 연지홀 150, 명인홀 113, 야외공연 38, 국제회의장 61). 공연 건수로만 보면 10년 전인 2002년 417건과 대동소이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공연 건수를 비교하더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전당을 찾은 관람객 역시 10년 전이나 비슷하다. 적게는 연간 40만명에서 많게는 60만명이 전당에서 공연과 전시를 관람했다. 그 차이는 2년 간격으로 열리는 세계비엔날레축제가 작용했다. 전당 공연장의 관람객 점유율 역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40% 안팎이다.소리전당의 공연들이 순수 예술 중심의 무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통계치는 순수예술과 관객들간 거리가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객이 1000명 안팎인 데 비해, 교회 합창단 공연에는 모악당의 2000명 넘는 좌석도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당 관계자의 이야기다.두 사례에서 보듯 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는 가능성과 함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관심은 많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적 안목을 키우고 거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의미다.전북도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시설은 양적으로 크게 늘었다. 충분치는 못하더라도 시설이 없어 문화예술활동을 하지 못하는 단계는 지났다. 도내에는 공공도서관 51개소, 문예회관 17개소, 박물관미술관 31개소, 문화원 15개소, 문학관 6개소, 작은도서관 80개소, 학교마을도서관 33개소, 문화의집 16개소, 영화관 11개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 등 크고 작은 문화공간까지 합하면 도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결코 적지 않은 수다.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도민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2010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도민의 6.5%가 문화예술활동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2년 전 1.3%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전국 평균 3.1%의 두 배가 넘는다.문화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졌고, 문화적 욕구도 높은 상황에서 남은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소리문화전당을 찾는 연간 관람객 50만명, 국립전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30만명, 전북도립미술관 관람객 20만명 등 주요 문화시설을 찾는 관람객이 100만명이 넘고, 세계소리축제전주국제영화제 등 문화예술축제에도 몇 십만명이 찾는다. 그러나 문화예술 향유층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농어촌을 비롯, 생활형편이 어려운 계층 등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소외계층과, 사회경제적 여건이 되더라도 문화예술과 거리를 두어온 일반 대중들을 문화예술의 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문화적 장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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