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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 영화제 최고상 '우석상'은 누구에게

당신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 경쟁'은 이같은 질문을 던진 영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재능과 새로운 영화의 발견을 시도했다. 총 10편 중 9편이 데뷔작으로 지역별로는 유럽 6편, 아시아 3편, 남미 1편 등이 포함됐다.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을 초대된 데 이어 올해는 이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파닥파닥〉이 초대됐다. 감독이 5년에 걸쳐 제작한 〈파닥파닥〉은 비좁은 횟집의 수족관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생선은 집과 회사만을 오가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프로그래머가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은 러시아의 안젤리나 니코노바의 〈비밀의 문〉도 눈길을 끈다. 여러 명의 경찰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 아동 심리상담사 마리나가 범인을 찾아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 그러나 이것이 복수인지 사랑인지 모호하게 그려져, 여성의 시선으로 보든 남성의 시선으로 보든 다소의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화.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는 폴란드 출신 미술가 빌헬름 사스날과 아내 앙카 사스날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과감하게 생략한 역사적 시간 뒤 은밀하게 숨겨진 공포를 폭로하는 방식.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 역시 포르투갈 신성 공살루 토샤가 제작한 것으로 사라져가는 것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한 영화다. 영국 영화계의 주목을 이끈 벤 리버스의 장편 데뷔작 〈바다에서 2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로 코모딘의 〈자코모의 여름〉, 독일의 얀 차바일의 〈강은 한때 인간이었다〉는 시네마토그래픽 시도를 한 독창적인 단편들이다. 일본 고바야시 게이이치의 〈핑크빛 하늘〉은 사춘기 소녀의 경쾌한 발걸음을 디지털 미학으로 풀어내고, 브라질 이두아르두 누네스의 〈남서쪽〉은 헝가리 거장 벨라타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엄하고 매혹적인 롱테이크(long take쇼트가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의 미학을 보여준다.심사위원단은 영화제 기간에 제작지원금 1만 달러가 주어지는 최고상 '우석상'을 선정한다. 전북은행이 후원하는 '전은상'(심사위원 특별상)은 부상 700만원이 수여되며,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작품에는 SONY가 부상을 수여한다.〈강은 한때 인간이었다〉5/1 오후 5시 M10, 5/3 오후 5시 M10〈남서쪽〉4/28 오후 2시30분 M9, 4/30 오후 8시30분 C3〈멀리서 보면 아름답다〉4/28 오후 8시30분 C3, 5/2 오전 11시30분 M9〈바다에서 2년〉4/30 오후 2시30분 C3, 5/3 오후 2시30분 C3〈비밀의 문〉4/27 오후 5시30분 C3, 5/2 오후 8시30분 C3〈엑스 프레스〉4/29 오후 5시 M8, 5/2 오후 8시 DC, 5/4 오전 11시 M8〈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4/27 오후 8시30분 M9, 5/1 오후 8시 M10〈자코모의 여름〉4/29 오후 2시30분 C3, 4/30 오후 5시30분 M9〈파닥파닥〉4/29 오후 8시 M10, 5/1 오후 2시30분 M9〈핑크빛 하늘〉4/28 오후 5시30분 M9, 5/2 오후 5시 M10CB=전북대삼성문화회관, DC=디지털독립영화관, M=메가박스, J=전주시네마타운, C=CGV, OS=야외상영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한국 애니 최초 '국제경쟁' 오른 이대희 감독

파닥파닥.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물고기들은 녹록치 않은 제작 여건에서 영화를 계속 찍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감독의 몸부림과 같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 경쟁'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오른 이대희 감독(36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의 <파닥파닥>은 귀한 발견이다. "살면서 지칠 때 혹은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질 때가 있잖아요. <파닥파닥>에 등장하는 물고기들은 살벌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파닥거림을 전달하고 싶었어요."작품은 실제로 존재하는 강원도 갯배마을에 있는 한 횟집이 배경이다. 감독이 횟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기잡이배를 타본 경험 등이 바탕이 됐다. "욱하고 저돌적인" 고등어와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는" 넙치가 주인공. 감독이 대학 졸업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답답함이 녹아 있다. 작품 제작 기간만 무려 5년이다. "전적으로 우리 스튜디오 노하우가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감독은 지난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영상의 60~700%를 버렸다. 디테일을 살리면서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다. 고등어와 나이든 넙치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눈꺼풀과 눈썹을 활용하고, 해부학적 변형을 시도하면서, '얼짱 각도'를 찾아내는 등 별의별 노력을 다해봤다. 이 작품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게 퇴근하는 20~50대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쉬운,'성인들을 위한 우화'에 가깝다. 한 때 홍대 인디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뮤직 비디오적 요소를 삽입했다. "노래와 가사가 있는 음악(뮤지컬 음악)과 소리를 구별해서 사용했다"면서 "수족관 안 물고기의 심리 상태가 불편한 장면에서는 수조관 안 모터 혹은 기포기 소리가 귀에 거슬리게 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순간 순간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 때면, 지금 이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다음에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어금니를 꽉 물었다. '한국은 애니메이터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꼭 뒤집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그는 "요즘 애니메이션이 각광받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산업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기보다는 결과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관객들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 평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 영화이고, 또 진심으로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게 된 영화입니다. (내 영화가) 애니메이션이든 촬영 영화든 그것이 관객에게는 구분되지 않고 좋은 영화 한 편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개막작 '시스터'는 어떤 영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하면서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은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사진)의 두 번째 영화 〈시스터〉다. 10대 남매의 어두운 성장 터널을 건조한 시선으로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 또한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알프스 한 자락에 위치한 한 스키장이 배경이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오빠 같은 남동생 시몽은 여동생 같은 누나 루이와 함께 산다. 스키장에 놀러온 관광객들의 옷, 가방 등을 훔쳐 팔던 시몽은 도둑질이 발각 돼 경찰에 끌려가면서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 클레어 드니 감독의 동지인 아네스 고다르 감독과 편집을 맡은 넬리 퀴티어는 인물과 거리를 유지해 감정 이입을 차단시키면서도 미묘한 고립감, 미세한 감정을 잘 잡아냈다.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4 : 고스트 프로토콜〉에 출연한 프랑스 영화계 신인 여배우 레아 세이두(누나 역), 케이시 모텟 클레인(동생 역)의 연기 호흡이다. 철없는 누나와 성숙한 여인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레아 세이두의 연기력과 삶의 욕망을 거세당한 채 고단하게 살아가는 외로운 아이의 내면을 표현한 케이시 모텟은 아슬아슬한 일상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관객의 감정 이입을 차단한다. 감독은 1971년 프랑스 브장송 출신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벨기에 방송예술학교에서 영화와 텔레비전을 전공했으며, 알랭 타네의 〈요나와 릴라〉를 비롯한 몇몇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장편 데뷔작 〈홈〉은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상영된 바 있다. △ 〈시스터〉 = 4/26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28 오후 2시 전북대삼성문화회관, 5/2 오후 2시 전주시네마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전주국제영화제, 3개 섹션 신설 깊어진 공감…42개국 184편 '영화 성찬'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섹션을 신설해 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관객들과 더 깊어진 공감을 시도한다. 자유, 독립, 소통의 정신을 잇기 위한 영화제의 새로운 변신은 26일부터 5월4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상영작은 총 42개국 184편(장편 137편단편 47편). 개막작은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시스터〉, 폐막작은 홍콩 허안화 감독의 〈심플 라이프〉이다. 올해는 축제성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단평경쟁 수상작 대신 폐막작을 별도로 선정, 영화제 기간 주말에 상영된다. 일부 상영작 상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린 결과 전체 극장 좌석수가 6,287석이 증가했다. 전체 프로그램은 JIFF 프로젝트, 경쟁부문, 시네마 스케이프, 시네마 페스트, 영화보다 낯선, 포커스 등 6개 섹션으로 꾸려진다. 포커스에 비엔나 영화제 50주년 특별전, 게스트 큐레이터, 시네마 스케이프 에 되찾은 시간 등 3개의 새로운 섹션이 신설됐고, 일부 섹션은 성격이 재조정됐다.올해 영화제는 한층 강화된 특별전회고전으로 포커스가 풍성해졌다. 남미 영화로는 스페인 카탈루나의 젊은 신성알베르트 세라 특별전과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이자 영화감독 에드가르도 코자린스키 특별전으로 힘을 실었고,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전기의 거장으로 꼽히는 우치다 도무 회고전과 영화적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동인운동을 조명한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이 준비됐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비엔나영화제는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영화적 지향과 이상이 비슷한 전주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고,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크리스 후지와라(에딘버러 영화제 집행위원장)가 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를 주제로 직접 선정한 영화들을 소개강연하는 게스트 큐레이터에 초청됐다.되찾은 시간에서는 김기영 감독 데뷔작 〈죽엄의 상자〉 등 최근 재발견되거나 복원된 고전을 비롯해 민다 마틴의 〈프리 랜드〉 등 최근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미국 독립영화 등이 상영된다. 일부 섹션의 성격은 재조정됐다.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디지털 삼인삼색이 올해 처음 30분 분량의 단편이 아닌 중장편으로 제작됐다. 올해 주인공 중국의 잉량 감독, 스리랑카의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 필리핀의 라야 마틴 감독은 젊은 감독의 패기와 열정으로 2편의 장편(잉량라야 마틴)과 한 편의 중편(비묵티 자야순다라)을 내놓았다. 60분 이상의 장편영화를 선정해오던 한국장편경쟁은 40분 이상의 중편까지 포함시킨 한국경쟁으로 확대개편됐다. 미개봉작과 개봉작 구분 없이 상영해오던 한국영화 쇼케이스는 신작들을 내놓는 자리로 바꿨다. 이렇듯 한국영화 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따끈따끈한 최신작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영화 쇼케이스에서는 지난해 TV 맛집 프로그램은 조작된 것이라고 고발한 〈트루맛쇼〉를 내놓은 김재환 감독이 선보인 코믹 다큐멘터리 〈MB의 추억〉가 주목을 모은다. 독특한 영화를 골라보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영화 감독이나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폭넓게 소통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오프 스크린에는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쓴 강신주(철학자), 로쟈의 인문학을 저술한 이현우(인문학자), 강 헌(음악평론가) 등이 함께 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군 지역에도 영화관 세운다

내년까지 도내 모든 시군에 영화관이 생긴다.전북도는 24일 도청 의전실에서 김제완주진안무주임실순창고창부안 등 8개 시군 및 전북은행과 작은영화관 조성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전북도는 도민의 삶의 향상을 위해 오는 2013년까지 영화전용시설이 없는 8개 시군에 기존 공공시설이나 건축물을 활용해 50석 내외의 2개관(2D, 3D스크린)을 갖춘 영화 전용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이날 협약에서 작은영화관의 조기 조성을 위해 1개소당 1억 원 상당의 영상장비 또는 영화관 관련 물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전북도는 연말까지 우선적으로 2개 지역에 작은영화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을 신청한 김제완주진안임실을 대상으로 다음달에 우선 지원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지난 2010년 11월 전국 최초의 군 단위 자치단체 영화관으로 문을 연 장수 한누리시네마의 경우 친구가족 단위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개관 90석(1관 36석, 2관 54석) 규모의 영화관에서 최신 개봉작을 5000원(2D), 8000원(3D)의 저렴한 관람료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북도는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 익산과 정읍남원김제완주장수임실순창고창 등 9개 시군에 '1000원 목욕탕'을 건립하기로 했다. 도는 올부터 2014년까지 목욕탕이 없는 농어촌 읍면 지역에 모두 53개의 '1000원 목욕탕'을 건립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04.25 23:02

20. 이재난고 - 사료 빈약한 전북 국악문화 실상 보여주는 보고

이재난고는 호남의 실학자였던 고창출신 이재 황윤석(1729-1791)의 방대한 서적 중 한권이다. 이 고문헌은 18세기에 활동한 황윤석이 10세 때부터 63세에 타계하기까지 54년 동안 자신의 학습내용, 시문, 기행문 등 당대의 세상살이에 대하여 보고 들은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자세하게 기록해 놓은 유고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111호로 지정된 이 책은 총 50책으로 고창군 성내면 조동리에 소장돼 있다.그동안 학계에서 이재난고의 가치를 음악학적 측면에서 조명한 바 있다. 임미선씨는 이재난고의 가치를 "왕실의 음악에서 선비들의 풍류, 가객 및 기녀의 공연 내용, 악기, 악보 등 매우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황윤석은 봉조관(칙서를 받들던 관원)으로 수차례 종묘제향에 참배하기도 했으며, 한 때 장악원 주부를 제수 받았을 정도로 궁중음악에 실질적 경험이 있었고, 당대 최고의 음악학자로 분류되는 서명응 이련 김용겸 등과 교유하며 악론을 토론할 정도로 악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따라서 이재난고는 지은이의 음악관과 동시대에 다양한 갈래에서 전개됐던 예술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18세기 궁중 음악의 한 측면과 더불어 조선 후기 공연양상에 대한 새로운 면모, 기녀·가객·고취악대 등의 음악연행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생생한 자료이다.특히 중앙에 비해 사료가 빈약한 전북의 국악문화를 상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예컨대 호남지역 선비들의 풍류 생활상과 선비들 사이에서 유통한 양금신보의 가치, 그리고 거문고 음악의 전파 양상 및 외국 사신의 영접 연향(宴享)이 기술됐다. 또 18세기 후반 전라도 기녀들이 검무, 헌선도, 처용무, 선유락, 포구락, 무고 등의 정재(옛 궁중 무용)를 연행한 사실까지 알려주는 등 전북 국악의 실상을 알려주는 보고와 같은 책이다.이 책의 중요성에 대해 임미선씨는 "백제의 노래였던 산유화는 비록 본래의 가사가 전하지 않았으나 이 책을 통해 선율 자체는 전승되었던 사실도 새롭게 부각된 것"이라며 음악사의 전면을 다루고 있다고 보았다.동시대에 필사본으로 각종 국악서적을 필사하며 독학했던 이재의 음악사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책은 목판본으로 간행되어 후학들에게 지금까지 길라잡이가 되어준다.평생 독서와 견문을 통해 국어학에서 역사학, 성리학, 지리학, 천문학, 국악 등 폭넓은 학문관을 보여주었던 황윤석은 이재난고를 통해 음악학자로 면모를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당대 실학자들은 학문의 깊이와 넓이에 구애받지 않고 탄탄한 내공을 통해 학문을 수련의 과정으로 생각했던 모습까지 반추시킨다.이처럼 방대한 연구를 통해 지역음악사의 한켠을 조선후기에 보여주었던 황윤석의 이재난고는 오늘날 국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학문의 가치도 일깨워준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25 23:02

韓·日 영화사를 빛낸 우치다 도무·이장호 감독의 재발견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일본 리얼리즘의 대가인 우치다 도무와 앞선 세대와 단절을 선언하고 영화적 혁신을 추구한 젊은 동인 운동을 이끈 이장호 감독을 재발견했다.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시도한 우치다 도무의 무성영화 2편이 국내 처음 소개되며, 사회적 리얼리즘과 영화적 형식미 탐구에서 족적을 남긴 이장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글은 전북일보가 발행하는 '2012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 중 '우치다 도무 회고전'과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미지의 거장日 성찰하는 거울- 우치다 도무 회고전1970년 우치다 도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영국의 유명 영화잡지'사이트 앤 사운드'는 '서구에는 아직 덜 알려진 일본의 베테랑 감독이 사망했다'라는 짤막한 부고 기사를 내보냈다. 그만큼 세계의 영화계가 우치다 도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 후 4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아마도 전주국제영화제가 아니라면 그의 영화를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치다 도무는 1898년에 태어나 일본영화의 창세기에 활동을 개시했고, 1920년대 무성영화를 거쳐 1930년대에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였다.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하는 빈농의 삶을 그린 〈흙〉(1938)은 이 시기 최고의 사실주의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초기작들 대부분은 일본에서도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무성영화 2편(〈땀〉(1929), 〈경찰관〉(1933))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인 우치다 도무의 영화경력을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치다 도무의 상대적인 무명성과 경력의 부침은 그의 격렬한 삶과 무관하지 않다. 첫 번째 시기는 1920~30년대 청춘의 유랑시절이다. 그는 1920년에 영화사에 입사해 영화경력을 시작했지만, 회사의 파산으로 배우들과 지방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어 니카츠 영화사에 입사해 영화를 만들었지만 회사의 방침과 맞지 않아 새로운 회사의 설립을 시도하다 파산해 어려움을 겪었다. 부유한 사내가 지루한 일상을 탈출해 하층민의 고된 생활을 체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무성영화 〈땀〉(1929), 경찰관과 친구의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그린 〈경찰관〉(1933), 소작농의 빈곤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봉건제와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한 〈흙〉(1939)이 주요작이다. 두 번째 시기는, 전쟁의 발발로 영화작업이 중단되었던 시기로, 우치다 도무는 패전 후에도 8년간 중국에 머물러 있었다. 작가로서는 공백기라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전쟁의 비참과 방황의 시간이 이후 작품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953년 우치다 도무는 10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의 세 번째 시기이자 새로운 전성기가 이때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시대극과 장르성 영화들을 주로 만들었는데, 전후 복귀 제일작인 〈후지산의 혈창〉(1955)은 전편에 감도는 살기와 역동성이 뛰어난 사무라이극이다. 그의 사무라이 영화는 활극의 장쾌함과 격렬함이 있지만 주로 약자에게 시선을 향하고 지배계급빈부의 차이에 분노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활극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후 일본사회에 대한 우치다 도무의 생각은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패전 후 미군 점령기의 일본사회를 그린 〈내면의 굴레〉(1955)와 일본 하층계급의 원한의 감정을 소설로 썼던 미즈카미 쓰도무의 원작을 영화화한 〈기아해협〉(1964)이다. 특히 〈기아해협〉은 우치다 도무의 절정의 작품으로, 전후 혼란기에 극단적인 빈곤 속에서 작은 범죄로 전과자가 된 한 남자가 방화, 절도, 살인이라는 범죄에 무심코 우연히 가담하게 되면서 점점 더 큰 범죄자가 된 한 남자와 그를 추적하는 노형사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영화평론가인 사토 다다오는 전편에 패전 후의 일본의 황량한 세상과 인심이 강한 리얼리즘으로 재현되고, 그러기 때문에 따뜻한 구원을 바라는 처참한 염원이 작품 전체에 아름다운 비애감으로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욱(영화평론가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파격적 영상미와 리얼리즘-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친구인 소설가 최인호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별들의 고향〉으로 당대 최고의 한국영화흥행기록을 세운 1974년에 이장호는 아직 20대의 나이였다. 그는 신상옥의 조감독 출신이었으나 실은 감독으로서 현장을 어떻게 지휘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일종의 아마추어리즘, 기성 제도에서 전혀 훈련받지 않은 이장호의 새로운 감성은 한국영화계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별들의 고향〉의 영화문법과 리듬은 동시대의 다른 한국영화들과는 달랐다. 〈별들의 고향〉의 음악을 맡은 가수 이장희는 러쉬필름을 보면서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들었고, 주제가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데도 화면에 계속 흘렀다. 기성 영화인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밀어붙인 이장호의 뚝심과 새로운 감성은 이장호와 비슷한 나이대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힘이 됐다. 이장호는 '영상시대'라는 또래의 젊은 감독들과 일종의 동인제 시스템으로 몇몇 영화를 공동기획하고 연출했으며, 오랫동안 숙련된 장인 제작 시스템으로 굴러가던 한국영화계의 고인 물 같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듯 했던 이장호의 경력은 대마초 파동으로 자격정지를 당하면서 일시 중단된다. 수입된 서구 청년문화의 유행을 경계하던 유신정권 아래서 짧지 않은 동면의 세월을 보낸 이장호는 야인으로 지내면서 사회의식에 눈을 뜨게 됐다. 복권된 후 그가 재기작으로 연출한 〈바람 불어 좋은 날〉은 한국영화사에서 〈별들의 고향〉 이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였다. 재개발 열풍에 쌓인 강남을 무대로 서울이라는 도시에 흘러든 세 시골청년의 삶을 에피소드 구성으로 차곡차곡 포갠 이 영화는 한 두 명의 주인공을 축으로 스토리가 펼쳐지는 기성관습을 완전히 혁신한 리얼리즘 영화였다. 작가적 명성은 계속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되지 않는 것 때문에 충무로의 기피 인물이 되다시피 했던 이장호는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같은 에로티시즘 영화나 〈이장호의 외인구단〉처럼 만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대박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장호의 예술적 권력은 하늘을 찔렀고 극장개봉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직감과 본능에 기초해 찍은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이 시기 최고의 걸작이 되었다. 작가의 무의식과 시대의 공기가 기적적으로 만나 말로 요약되기 힘든 풍경을 펼쳐놓는 이 영화적 진경의 경지는 이장호라는 예술적으로 민감한 안테나를 지닌 감독이 자신을 해방시켰을 때 어느 경지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이장호의 전성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아쉽게도 〈명자 아끼꼬 소냐〉 이후에 〈천재선언〉을 끝으로 1990년대의 이장호의 영화경력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억압적인 정치현실을 견뎠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장호의 그런 예술적 담대함은 누구도 넘보지 못한 그만의 성취를 이루게 해주었다. 그 전성기가 좀 더 길게 이어졌더라면 한국영화의 질적 유산은 그만큼 풍부해졌을 것이다. 이장호 영화의 진짜 예술적 매력은 실패로 끝난 작품일지라도 흥미로웠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김영진(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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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4.25 23:02

도립국악원, 26일 목요국악예술무대'춤의 유희'

전라북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예술무대로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춤의 유희'가 올려진다(26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이번 무대는 전통의 숨결이 넘치는 살풀이와 승무를 비롯, 한국 무용의 미래를 엿보는 기린토월·한벽루 등의 창작 무용이 어우러진다. 우아한 학의 자태를 표현한 양산 사찰 학춤과 한국의 사계를 노래한 가야금 병창 공연 '사철가', 역동과 신명의 무대 '소고춤과 판굿'도 준비됐다.'살풀이'는 인간 본연의 이중 구조적 심성을 가락의 맺고 푸는 특징을 통해 표현한 춤으로, 문정근 단장이 직접 출연해 정중동의 미와 은은한 곡선미를 보여준다. 창작무용'한벽루에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나는 시냇가의 평화로운 모습을 전북의 특산품인 합죽선과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아내며, 창작무용 '기린토월'은 전주팔경 중 하나인 기린봉 정상에 떠오른 달의 기운을 받는 여인의 아름다운 몸짓을 그려낸 작품이댜.이번 공연에서는 또 소고춤과 판굿을 통해 춤과 악기가 조화를 이루며, 가슴을 울리는 전통타악기의 공연으로 관객과 하나가 된다.△목요상설무대=26일 저녁 7시30분 소리전당 명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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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2.04.24 23:02

전북은행 본점 로비의 그림

어느 날 예술회관 앞을 지나다가 무심코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그림을 둘러보다 나는 한 장의 작은 그림 앞에 섰다. 꽉 짜인 구도와 색채, 그림 속에 쏟아진 빛들의 부딪침이 풍기는 긴장과 화해가 일으킨 묘한 조화가 나를 그림 앞에 오래 머물게 했다. 고민을 가다듬은 작가의 욕심 없는 붓질과 붓 길이 텅 비운 맑은 영혼처럼 투명해보였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도록을 주며 이 그림들 속에서 내가 사고 싶은 그림이 있으니. 내일 아침까지 찾아보라고 했다. 출근 전에 아내가 도록을 가지고 와서 두 장의 그림을 가리켰다. 내가 하나만 고르라고 말했다. 아내는 망설이더니 내가 고른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우리는 그 화가의 전시가 끝날 때까지 날마다 전시장을 찾아가 그 그림에 대한 확신을 키웠다. 그 그림이 내 집으로 들어 올 것이므로, 그 그림은 우리 식구가 되어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므로, 첫 며느리를 맞이하듯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 그림을 지금까지 걸지 못하고 있다. 우리 집 아파트 어느 공간에 그 그림을 걸어도 어울리지 않았다. 아내는 그 그림을 걸려면 그 그림에 맞는 집을 새로 지어야겠다고 푸념을 한다. 나는 그림 속의 낙관과 사인을 중요하게 본다. 요즘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사인을 하거나 글귀를 써 넣은 것을 보면 그림과 글씨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고만 경우들이 너무 많다. 사인도 그림의 일부분이지만 그림의 '집'인 액자야 말로 그림을 완성시킨다. 사인이나 액자와 함께 중요한 것은 '전시'다. 한 폭의 그림을 어디다가 거느냐에 따라 그림이 완성되느냐 버려지느냐를 결정한다. 물론 세계적인 명화들은 어디다 걸어두어도 그 그림이 걸려 있는 부근의 공간을 압도하며 자기 자리를 확보할 것이다. 그러나 말이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우리 시골 집 벽에 걸면 그 그림과 집과 우리 마을 공간에 새로운 세계가 나타날까. 천경자의 '길례 언니'라면 모를까. 어느 사무실이나, 어느 집에 갔을 때 그림이 어디에 걸려 있는가를 보고 그 집안에 사는 식구들의 예술에 대한 교양이나 미적 감각을 짐작한다. 그러나 나는 집이든 사무실이든 로비든 텅 비워둔 공간이 어디에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 자칫 잘못 전시하면 그림이 걸린 주위의 벽과 공간을 죽이고 그림을 죽인다. 정확하게 자로 잰 정중앙에 걸린 그림은 양쪽 공간이 답답해서 숨을 고를 수가 없다. 그림의 높이와 벽의 넓이, 남은 공간을 고려해야 그림이 숨을 쉬며 산다. 벽 색깔과 공간에 대해 더 고민을 해 보아야겠지만 전북은행본점 로비에 걸린 민경갑 선생의 그림과 나상목 선생의 그림은 공간운용을 잘 한 셈이다. 그림을 전시함으로 의미 없는 벽의 의미가 살아나는 그런 공간 앞에 들어서면 숲속에 든 것처럼 숨소리가 고르게 골라진다. 몸과 마음에게 평화를 주는 공간의 구성만이 숨을 들이쉬고 내 쉴 생명력이 유지된다. 전주MBC 로비의 송수남 선생의 꽃 그림이 지금도 그 자리에 걸려 있는지 몰라도 그 그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왼쪽에 찻집이 생긴 바람에 고민이 가닥을 잡지 못하게 로비가 헝클어졌다. 엠비시 사장도 바뀐다 하니, 이참에 로비 그림에 대해 고민해 보면 어떨까? 전북대, 우석대, 전주대, 도청, 새로 지은 KBS. 도교육청 로비는 도대체 주인이 없는 썰렁한 공간이다. 아내의 따스한 손길이 떠나버린 밥상 앞에 앉은 남정네만큼이나 애정결핍증으로 초라하고 처량하다 못해 불쌍하다. 그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 공간에 대한 아무런 애정도 개념도 없는 무관심의 증거다. 안착된 그림 한 장이 그 공간과 그 건물과 그 집에 사는 사람들과 세상을 동시에 안정시키고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예술은 죽어가는 것들을 살려내는 일이다./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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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2.04.24 23:02

1. 프로그래머 추천작…'단, 이런 사람만 빼고 보세요'

전주국제영화제는 비주류, 낯선 것의 아우라를 끌어들여 영화사의 결을 풍부하게 만드는 창구다. 자유, 독립, 소통의 정신을 잇는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4월26일~5월4일 전주영화의거리 일대)가 평단의 열정과 관객의 호기심 '사이'에 놓인 작품들을 내놓는다. '지금, 여기'에 주목하는 보석 같은 작품들을 추려온 유운성 조지훈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이런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영화'.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편견을 깨고, 꼭 한 번 봐줬으면 하는 일종의 관전 포인트다. 전주영화제를 사귀는 방법에 대한 작은 가이드'JIFF, 줌 인'은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명한 영화평론가의 기고를 비롯해 뜨거운 축제 현장을 전한다. 1. 전북에 있는 새누리당 당원이라면, 지난해 맛집 프로그램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 <트루맛쇼>로 전주영화제에서 유명세를 치른 김재환 감독이 또 다른 화제작 으로 전주를 찾는다. 411 총선 결과를 보고 허탈감에 빠진 전북의 민심을 대변하는 또 다른 화제작. 영화는 국민들 앞에 혜성처럼 등장한 지도자에 초점을 맞춘다. 경제위기를 해결해주겠다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고 마는데. 정치의 계절에 딱 맞는 코믹 다큐. 2.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스키야키>교도관의 눈을 피해 비밀스런 회동을 갖는 다섯 명의 수감자. 일본의 만화가 츠치야마 시게루의 '대결 궁극의 맛'이 원작이다. 수감자들은 자신이 먹어본 최고의 음식을 이야기해 군침을 삼키게 하는 '맛 자랑 배틀'을 한다. 도테야키, 돈가스 덮밥, 간이 소바, 중식 만두, 오코노미야키 등으로 누구나 입안 가득 군침을 흘리게 될 것이다. 출출한 채 상영관에 들어가면, '꼬르륵' 소리에 못 배길 듯. 3. 불교 신자라면, <지옥화>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업(業)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서, 이상우 감독의 최신작 <지옥화>. 여신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뒤 절에서 쫓겨난 파계승 지월은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 한 뒤 죽인다. 지월은 그 유해를 들고 필리핀에 있는 여인의 가족을 찾아갔다가, 죽은 여인의 쌍둥이 여동생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4. 비뇨기계가 자주 이상 증후를 보낸다면, <플로렌티나 호발도> <출산의 세기>화장실을 자주 가야 한다거나 러닝타임이 3시간 넘어가면 도저히 앉아있기 힘든 분들에게 '비추'인 네 작품. 라브 디아즈 감독의 필리핀의 트라우마를 철학적으로 접근한 <플로렌티나 후발도>, 영화 완성 독촉을 받는 한 감독과 이교도 집단에서 이탈한 처녀 이야기가 엮인 <출산의 세기>는 각각 6시간 영화다. 허구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범죄에 관한 3부작 이야기 <드라이레벤>은 270분,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비틀즈 맴버인 조지 해리슨의 음악 인생을 추모한 <조지 해리슨>은 210분에서 딱 2분 모자란다.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는 194분,<그리스도의 이름들>은 193분, <기아해협>은 183분. 입장 전, 음료수는 절대 사절이다. 5. 심리를 탐구하고 싶다면, <비밀의 문>이 영화는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불편하고 거북하다. 아동 상담가 마리나는 어느 날 여러 명의 경찰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다. 범인을 찾아내려 안간힘을 쏟지만, 사람들은 그의 처지에 무관심하다. 어렵사리 찾아낸 첫 번째 범인에게 복수하려던 그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나눈 이유도, 그를 떠난 이유도 모호하다. "여자의 심리로 읽든, 남자의 심리로 읽든, 여기선 100% 다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사가 의미심장하다. 6.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솔루션>'숏!숏!숏! 2012'에서 '쌍둥이 형제' 김곡김선 감독이 내놓은 <솔루션>.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문제 해결 TV프로그램 '솔루션' 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다. 식변증을 앓는 아이를 어떻게 좀 해달라는 것. 제작진은 아이를 통해 가족의 숨겨진 실체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게 된다. 이 영화를 슬쩍 본 누군가는 "입이 똥구멍 되는" 장면에 '허걱'했다고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4 23:02

제28회 전북연극제 22일 폐막 극단 명태 '꿈 속의 꿈' 최우수 작품상

전북연극협회(회장 류경호) 주최로 22일 막을 내린 '제28회 전북 연극제'에서 극단 명태의 '꿈 속의 꿈'(연출 최경성사진)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게 됐다.심사위원회(위원장 박병도)는 "연극하는사람들무대지기의 '그 집에는',문화영토판의 '마마, 공주마마' 등 창작극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과장된 연기 등으로 인해 완성도가 미흡했다"면서 "극단 명태의 '꿈 속의 꿈'은 지역적 소재는 아니나, 서사 구조가 탄탄한 데다 완성도까지 갖춰 최우수작으로 뽑혔다"고 밝혔다. "지역 작가가 쓴 작품이 여럿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던 최경성 대표는 "전북 대표로 전국 연극제에 2번 출전했다가 2등만 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올해는 잘 다듬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명태가 내놓은 '꿈 속의 꿈'은 삼국유사 '매몽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신라 삼국 통일의 주역인 김춘추와 김유신의 정치적 야심에 희생된 자매, 보희와 문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 최 대표는 "이 작품을 원작과는 다르게 해석할 때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까 확신을 못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다"면서 "공연 일부 장면이 늘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했다. 제30회 전국연극제는 6월5일부터 23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치러진다. 극단 명태는 이 작품으로 전북을 대표해 전국 연극제에 출전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4 23:02

전주·완주서 제16회 전주한지문화축제

전주시는 23일 제16회 전주한지문화축제를 5월3-6일 전주 한옥마을과 완주군 대승 한지마을에서 연다고 밝혔다.'전주한지 물결, 한류와 함께'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한지의 대중산업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체험과 공연, 다채로운 이벤트 행사 등으로 꾸며진다.3일 한옥마을 내 전주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전주한지 국제패션쇼, 완주군 창포마을 할머니 다듬이 공연 등이 펼쳐진다.경기전 앞 주차장에 마련된 산업관에는 24개 한지관련 업체가 참여, 한지의 과거현재미래를 엿볼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한지 관련 제품들을 전시 판매한다.어진(御眞 : 왕의 초상화)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조선왕조실록 복본 특별전이 열려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한지를 이용한 도서출판의 가능성도 홍보한다.경기전에는 수문장 배치, 왕실의상 체험, 탁본체험 등 10여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여 풍부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한지산업지원센터는 축제기간 학술포럼(한지와 한류), 전국한지공예 초대작가전, 한지과학탐험, 제작체험 및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완주군 대승 한지마을에서는 전통한지 제조체험(닥피 벗기기닥죽 만들기), 한지등창호지 체험, 합죽선 제작 시연전통놀이(닥끈 팽이 돌리기 널뛰기), 와일드 푸드(닥나무로 만든 식혜와 청주 등) 판매 등 행사가 펼쳐진다.축제 조직위는 대승 한지마을-한옥마을 간 셔틀버스를 오목대 기린로 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송하진 시장은 "올해 전주한지문화축제는 관광객과 시민이 어우러지는 참여형 문화축제가 되도록 준비했다"며 "전주한지산업의 진흥과 한국 전통문화의 한류문화를 이끌어 갈 산업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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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2.04.23 23:02

전주 아카갤러리, 홍콩 미술시장 '노크'

'고품격'기획 초대전을 추구해온 도내 대표적 전문 화랑인 전주 아카갤러리(관장 박지혜)가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홍콩 미술시장을 노크한다. 아카갤러리는 다음달 17일부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열리는 홍콩 컨템퍼러리, 스픈, 아시아국제아트페어 등 3개 홍콩 아트페어에 총 16명 작가의 작품을 출품키로 했다고 밝혔다.2008년 20개국 100여 화랑에서 참여하며 출발한 홍콩 국제아트페어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 급성장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를 주최하는 독일의 아트바젤이 홍콩 국제 아트페어를 운영하면서 세계 미술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아시아의 아트바젤'로 홍콩 국제아트페어가 발돋움할 것이란 기대 속에 7~8개의 아트페어가 홍콩에서 동시에 열리며, 그중 3곳에 아카갤러리가 참가한다.아카캘러리와 함께 홍콩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작품으로는 중견 서양화가 지석철 홍익대 교수, 지난해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한 김종학 세종대 교수, 국내외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갖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서양화가 정현숙 대진대 교수 등의 작품이 포함됐다. 전북 작가로는 조각가 국경오씨, 서양화가 이종만씨, 최석우씨 작품이 아트페어에 나선다.△홍콩 컨템퍼러리 아트페어=김일해 김재학 안광식 이종만 한나영 허미회 △홍콩 스픈 아트페어=김종학 석철주 장현재 정현숙 주태석 지석철 △홍콩 아시아 국제 아트페어= 국경오 김용중 정현숙 최석우.아카갤러리는 홍콩아트페어 참여에 앞서 참여 작가들의 작품전을 열고 있다(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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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2.04.23 23:02

채용신 선생과 초상미술의 오늘…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 고종황제부터 가수 비 초상까지

근대 초상화의 전통과 새로움을 동시에 연 조선말기 화가 석지(石芝) 채용신(18501941). 칠곡군수와 정산군수를 역임한 뒤 종2품관까지 지낸 석지는 고종의 초상화를 그린 어진화사(御眞畵師)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상화화조화인물화 등을 극세필을 사용해 그린 1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서울 출생이지만, 신태인 육리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90평생 중 40여년의 세월을 전북지역에서 활동했다. 그런 이유로 조선말기 전북의 유학자와 구국의 척사운동가를 중심으로 한 전북 인물들의 초상화도 많이 남겼다. 최익현, 전우, 황현 선생의 초상화가 그 대표적이다.그는 초상화의 대가로 통하지만, 전통적 의미의 초상화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인물로 재조명되고 있다. 즉 전통적인 초상화 제작기법에 근대적 시각체계인 사진을 이용함으로써 전통과 새로움, 근대와 현대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인물의 사실정신과 이상을 고루 담고아 한국 근대 초상화의 한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전북도립미술관은 이 점에 주목해 채용신의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 한국의 초상미술을 돌아보는 전시회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채용신 이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초상을 주제로 한 31명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미술관측이 지방 여러 곳을 직접 찾아 발로 만난 채용신의 미공개작 4개 작품과 채용신의 아들(채상묵)손자(채규영) 등 초상화가 3대의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또 고종황실의 가족이 해체된 117년이 되는 해에 채용신의 초상으로나마 만나는 자리로 미술관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가수 비가 초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오늘의 초상미술을 이해하는 장이기도 하다.미술관 전관에 걸친 이번 전시회는 영상과 만나는 채용신 이외에 4개의 테마로 구분해 전시되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채용신의 탄생과 활동 관련 영상자료가, 제2전시실에는 채용신의 작품들이, 제3전시실은 채용신의 3대와 고종가족의 초상으로, 제4전시실은 역사적 인물들이, 제5전시실은 우리 시대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현대 작가들의 초상미술로 구성됐다.전시 기획자인 미술평론가 조은정씨는 "한국 현대 미술가들의 초상화 작업들이 채용신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면서 진정한 한국 현대미술의 힘이 면면한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참여작가=채용신, 채상묵, 채규영, 김은호, 박득순, 권진규, 이철이, 강강훈, 강애란, 구본주, 김호석, 김홍식, 류인, 서기문, 서유라, 손연칠, 이광호, 이동재, 이용덕, 이원희, 이이남, 이종구, 이철규, 임선희, 임영선, 정종미, 조덕현, 조정화, 최석운, 한영욱, 홍경택.△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 - 이상과 허상에 꽃피다=5월 2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23 23:02

'신재효 200주년' 기념창작극 성찬

고창 출신으로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 선생의 일대기가 창작극으로 만들어져 올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에 올려진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는 신재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2012 광대의 노래'로 전통성을 잇고, 박칼린 집행위원장의 개막 공연'소리 버라이어티 콘서트'와 김형석 집행위원장의 '김형석 with Friends'로 대중성을 확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올 세계소리축제 방향을 19일 밝혔다. '광대의 무대'는 소리축제만의 브랜드 공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과 그 예술혼을 이어가고 있는 명인의 삶을 조명하는 무대. '광대의 무대'는 신재효의 삶을 다룬 소설가 문순태의 '도리화가'를 바탕으로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 광대'가 참여하는 창작 초연작이며,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지기학 악장이 연출을 맡는다.인간의 목소리에 중심을 두고 판소리부터 티베트아랍 월드뮤직까지 어우러지는 '소리 버라이어티 콘서트'와 국악의 비중을 높이면서도 가요클래식디제잉을 결합시킨 '김형석 with Friends'는 '젊은' 우리 소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무대다.오는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질 올 소리축제는'전북 방문의 해' 슬로건에 맞춰 '소리 한 상 가득'을 주제로 걸었다. 큰 틀에서 지난해 틀을 유지한 올 프로그램은 공식행사와 기획공연, 국내외 초청공연, 어린이소리축제-키드존, 소리프린지 등 6개 분야 29개 기획 및 초청 공연을 포함해 300여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0 23:02

"심의기피제·독립채점 강화를"

문예진흥기금 심사의 공정성을 강화하려면 예외없이 '심의기피제'가 적용돼야 하고, 심의위원의 채점 방식이 합의에 의한 채점제가 아닌 독립 채점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19일 전북도청 세미나실에서 열린 전북도의 '문예진흥기금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 박상언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원 신청자(예술가예술단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애초부터 위촉대상에서 배제돼야 한다"면서 "'심의기피제'는 이런 원칙이 지켜진 뒤 뒤따르는 보조적 성격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채점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지원 여부를 합의한 뒤 하는 채점은 요식행위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독립 채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침에 따라 외부 심의위원을 40% 이상 위촉해야 한다는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박 대표이사의 제언에 토론자 송영국 백제예술대 교수는 "발언의 취지는 공감하나, 외부 심의위원은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이사가 제시한 심의위원 평가 외에 모니터단의 평가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토론자들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 한성천 전북도민일보 문화부장은 "지난해 문진금 평가위원이 이듬해 심의위원으로 들어가면 좋겠다"며 평가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 이사는 "결국 문진금을 지원방식에 관한 고민은 문화예술단체 지원정책을 어떻게 할까라는 근본적인 답을 구하는 데서 풀어야 한다"면서 "전북문화재단 출범의 필요성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자체에서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내년도 지원 방식에 대한 발전방향을 내놓고, 이후 공개 세미나를 한 차례 더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는 전북의 현실에 맞는 바람직한 문진금 지원방식을 내놓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