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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방의걸 "내게 그림은 심상의 언어이자 삶"

봄이 왔다.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어 일찍 나왔더니, 한옥마을 이쪽 저쪽에서 꽃방울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전주를 떠나 있으니, 그립다. 40년 넘게 전주에서 작업했기 때문에 고향(고창) 보다도 전주가 더 내 고향 같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간 작업해둔 소장품들을 내놓게 됐다.돌이켜 보면 짧고도 긴 세월. 이 길을 걸어오면서 포기하고 또 시작하기를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면 나쁘게 말하면 팔자, 좋게 말하면 천직 아닐까 싶다. 그림은 내게 거친 삶을 가다듬고, 풍요로운 이상을 누리게 했다. 현대미술이 복잡하게 진화되고 있지만, 나는 고지식하게 우리 산하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논밭이나 야산 등 자연만을 담아왔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50여 년 넘게 한 우물만 팔 수 있었던 것은 청전 이상범 교수 덕분이다. 스승은 "우리 그림에 우리 분위기와 우리 공기, 우리 뼛골이 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나는 평생 스승이라 한다.나에게 그림은 심상의 언어이자 삶이다. 그래서 서양화의 구상주의나 추상주의, 한국화의 실경산수나 관념산수와 같은 개념의 틀이 거추장스럽다. 인간의 완성이나 예술의 완성이 있겠는가. 최선을 다하면서 가는데까지 가다가 끝나는 게 삶이고, 그게 예술이다. 한국화가 방의걸 선생은 홍익대 미술대와 전주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원로작가 초대전·단체전, 협회전, 초대전 등 100여 회에 참여했으며, 2003년 전남대에서 교수로 퇴직했다. △ 한국화가 방의걸 개인전 = 15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06 23:02

소외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지원사업 익산문화재단 3년 연속 선정

(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2012 소외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지원 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1억을 지원받게 된 익산문화재단은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익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익산시청소년수련관과 손을 잡고 익산의 문화 소외지역의 아동·청소년 70여 명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 지원 사업을 펼친다. 여기엔 기존 교육생·신규 교육생들이 포함된다.'2012 꿈의 오케스트라, 익산' 수업은 기초 이론부터 악기 연주, 발표회까지 진행된다. 음악의 기본 소양을 배우는 1단계'마음껏 희망하라', 파트별 악기·앙상블 교육이 이뤄지는 2단계'꿈을 연주하다', 오케스트라 관람을 통해 연주자와 지휘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3단계'미래의 나를 보다', 중간·종합 발표회를 엮은 4단계'꿈의 날개를 펼쳐라'까지 이어진다.이태호 익산문화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어울림'에 초점을 둔 꿈의 오케스트라는 워크숍, 여름·겨울예술캠프, 현장학습·공연 관람 등을 병행시켜 교육의 질을 높인 집중 프로그램을 내놓게 됐다"면서 "전북형'엘 시스테마'의 성장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06 23:02

전주 교동아트센터 '2012 Artist In Residency' 젊은 작가 발굴김현진(미디어)·이광철(서양화) ·박진옥(한국화) 선정

한국화가 이여운씨는 '2011 전주교동아트센터 레지던스'로 전주에 머물렀다. 선과 먹으로 비(雨)에 갇힌 전주 한옥마을을 그린 작품은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선물했다. 그의 작품을 본 뒤 한옥마을을 찾은 지인들이 알음알음 늘고 있다.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 '2012 Artist In Residency'를 통해 더 젊은 작가 발굴에 나섰다. 올해 주인공은 김현진(31부산미디어) 이광철(36전주서양화) 박진옥(30서울한국화)씨.올해는 작가들의 소통 능력이 강화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작가와의 교류를 강화하는 위해 전주전 외에 서울전이 추가됐고, 작가들이 직접 안내하는 강연'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 산책'(6~12월)이 준비됐다. 입주 작가전'On - Air : 프롤로그'(5월1~13일)는 지난해 레지던스에 참여했던 이록현 이여운 정상용씨와 올해 레지던스 참가자들이 작품을 한 데 모아 개성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한다. 작가들이 레지던스 공간을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작품세계를 안내하는 '작가의 방에 초대합니다'(5월1일)도 마련된다.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온 김씨는 '정체성'을 화두로 다양한 역할 갈등의 고민 결과물을 싱글 채널 비디오, 단편 영화, 퍼포먼스 등으로 확장시켜 표현해왔다. 이번에도 '정체성' 시리즈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지나온 시간'을 화두로 삼아온 이씨는 과거를 향수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과거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 퍼즐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씨는 '절친' 이명박오바마 대통령을 비꼬는 등 예민한 사회이슈를 거침없이 다루는 작품을 할 계획이다.수호천사의 남성형과 여성형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게니우스와 유노'(5월30일~6월5일 도립미술관 서울관)는 지역 작가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교동아트센터가 모험적으로 시도한 전시. 전주에서 갖는 '우리 사이 - 속 터놓은 전람회'(7월16~27일 전북도청 갤러리)는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지역작가들을 참여시키는 데 방점을 뒀다. 입주작가들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 체험'新바람 교동놀이'(5월5~6일)도 준비 중이다. 어렵기만 한 현대미술의 이해를 돕는 교양 강좌'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 산책'도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작가와 평론가를 연결시켜 마련한 릴레이 형식의 기획 초대전'OFF - Air - 에필로그'(11월6~25일)으로 레지던스를 마무리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06 23:02

청소년 문예창작 의욕 키운다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으로서는 파격적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제16회 전북고교생 백일장에 대한 전북문단의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전북문학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갈 고교생 문재(文才) 양성에 대한 지역 문단의 바람이 여기에 고스란히 담겼다. 성격이 다른 지역의 대표적 문인단체인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와 전북작가회의(회장 안도현)가 손을 잡고 공동으로 주관하는 것도 단체의 이념을 떠나 지역 청소년들에게 문예 창작의욕을 심어주려는 애정에서다. 전북고교생백일장은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지역문화의 소중함을 심어주고, 고교생들의 문학적 감수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만들었다.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작가회의가 돌아가면서 주관하던 것을 2010년부터 공동 주관 체제로 바꿨다.운문부와 산문부로 나눠 백일장 당일 국립전주박물관 현장에서 시제를 걸고 2시간 30분간 원고를 작성토록 한다. 당일 작품심사를 통해 장원 등 입상자를 발표하고 시상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2개 부문 장원에는 도육감상과 100만원씩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은 김남곤 시인(목정문화재단 문학부문 전문위원)이 맡았다. 운문부 심사는 전북작가회의 소속 회원 20명이, 산문부는 전북문인협회 소속 회원 20명이 각각 맡는다. 2011년 백일장에는 15개교에서 400여명이 참가했고, 운문 시제는 '4월의 노래' '꽃' '어머니', 산문은 '봄 숲' '입술' '아버지'였다. 백일장 작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유인실 시인(전북대 교수)의 문학특강이 준비됐다. 참가문의 전북작가회의(063-275~2266)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06 23:02

4남매의 고향, 동진강 이야기

'동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장지홍(70. 전 호남고교장) 시인이 세 누이 민정·정임·진숙 시인과 함께 4인 남매시집을 냈다. 「고향의 강」(신아출판사)은 각기 독특한 시 세계플 펼쳐온 4남매 시인이 동진강변의 정읍 태인을 고향으로 펼쳐지는 남매의 자전적 시집이다. 오누이의 조부는 독립운동가로 건국훈장을 받은 장득원 애국지사며, 부친은 교육자 및 서예가였던 석람 장호상 선생이다. 4남매 시인은 각기 다른 경로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저마다 독자적인 시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작품 세계를 떠나 4남매의 시집 간행은 전북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며, 전국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어서 문단의 관심을 모은다.문학평론가 오하근씨는 "오빠인 장지홍 시인은 주로 향토의 역사와 지리와 자연과 민속이 어울린 서사적인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큰언니인 장민정 시인은 이미지 중심의 사물시의 높은 경지를 탐색 개척하고, 둘째언니인 장정임 시인은 여성운동의 큰 뜻을 시로써 전파하고, 막내인 장진숙 시인은 인간적인 정신적 물질적인 삶의 고뇌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고향과 자연과 유년과 그리고 가난까지도 같이 녹아 있는 한 우물에서 시를 퍼 올리면서, 같은 식탁에서의 숟가락 젓가락 소리가 진동하여 공명하는 진폭과 파장을 각기 다른 청각으로 가늠하여 그 의미와 구조, 그 내포와 외연을, 그 같음과 다름을 사중주의 앙상블을 이루어 연주한다."고 평했다.37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장지홍 시인은 시집「칠석날」을 냈다. 장민정 시인은 2002 계간「시평」으로 등단했으며, 토지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바라보면 온몸에 물이 든다」 시집이 있다.장정임 시인은 '문화사회'편집장과 경남 도민일보 논설위원을 지냈다. 정신대 문제를 다룬 시집「그대 조선의 십자가여」와「마녀처럼」을 냈다. 장진숙 시인은 1991년 월간「현대시」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간사를 지냈다. 시집으로 「겨울 삽화」「아름다운 경계」가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06 23:02

"전북 총선 후보들 문화정책 공약 미흡"

19대 총선에 출마한 전북지역 후보들의 문화정책 공약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마당 수요포럼이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전북지역구에 출마한 5개 정당(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후보 1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질의서를 통해 제출한 답변서를 토대로 후보들의 문화정책공약을 분석한 결과다.백봉기 전북예총 사무처장은 "전북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문화예술에 대한 정책이 꼭 필요한 지역인 데, 후보들이 경제나 민생문제에 집중하고 문화정책 공약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부분 후보들이 자치단체에서 입안한 정책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통 큰 정책들이 없다고 꼬집었다.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문화정책을 기초예술 진흥, 문화향유권 확대, 문화산업, 문화정체성 4가지로 나눠봤을 때 대부분의 후보들이 한 두 범주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역구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법률제정이나 중앙정부와의 소통창구 등 국회의원의 역할에 맞는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동영 문화포럼 이공 대표는 "총론적으로 봤을 때 정당이나 후보들의 정책 모두 문화향유권의 불평등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지금시대의 문화적 의제가 과연 문화향유권의 불평등 문제에만 매달려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문화향유권 불평등 해소에서 한 단계 넘어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은 후보들이 문화예술정책을 너무 얕게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은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공약에 창의성이 없거나 구체적 실현방안이 빠진 것은 후보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낮은 때문이다"며, 문화예술계에서 후보들을 자극할 만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05 23:02

전주 한옥마을이 '한눈에' 3D 가상여행 떠나볼까요

# 1. 한 포졸이 경기전 입구에 등장한다. 포졸은 경기전을 따라 들어간다.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두 사내가 서 있다. 정전으로 들어가니, 태조 이성계가 앉아 있다. 포졸이 태조의 용안을 보고도 인사가 없자 "어험!"하는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2. 포졸은 경기전을 돌아나와 공예품전시관으로 향한다. 장구와 북을 치면서 소리를 즐기는 풍물패를 만났다. 우석대 한방문화센터로 방향을 틀었다. 센터에 들어서니, 비보이가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공중에 물음표가 찍힌 노란 상자가 보인다. 상자 밑으로 가서 살짝 뛰었다. 상자는 사라지고, 경품을 받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이는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입체 영상물로 제작해온 (유)모던엔시스(대표 원종규전주정보영상진흥원 내 문화산업지원센터 위치)가 개발한 3D 한옥마을 가상여행이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한 눈에 한옥마을을 돌아볼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 모던엔시스가 지난 6년 간 10억을 투자해 제작해온 전주부성, 한옥한지춤풍물 관련 콘텐츠가 집약 돼 있다. 원종규 대표(39)는 19일 전주 동문거리에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로 만나보는 유료 디지털 한옥마을 전시관'끌림'(전주 경원동 옛 풍전콩나물국밥 건물 2층)을 연다. 원 대표가 그간의 노하우를 집적시킨 디지털 전시관'끌림' 개관을 감행한 것은 지역의 문화정책이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문화산업이 원형 복원에서 응용 콘텐츠 개발로 전환되고 있으나, 지역에서는 여기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 일대 문화시설이 각종 체험과 문화상품 개발을 하고 있으나,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확대재생산되는 파급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한 몫 했다. 원 대표는 지자체가 내놓은 문화상품의 실패 이유로 "이야기를 토대로 문화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문화상품을 만든 뒤 이야기를 입히는 방식"에서 찾았다. '끌림'은 1320㎡에 역사관(후백제조선근대), 문화관(한지춤소리), 캐릭터관 등으로 구성된다. 핵심 콘텐츠는 역사관에 있는 한옥마을 가상여행을 내세운다. 문화관에서는 전통가옥의 구조의 특징, 더 구체적으로 처마를 높이기 위한 한옥 고유의 건축 양식'공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까지 곁들인 자료 등을 내놓아 교육적 효과를 높였다. 관람자가 장구소고북 등 원하는 악기를 선택하면 몸짓을 인식해 연주할 수 있도록 한 국악 공연장 게임도 준비됐다. 모던엔시스가 43종 우리나라 전통악기 3D 자료음원을 보유해온 덕분에 악기에 관한 설명, 명칭, 사용법에 관한 설명이 가능해진 것. 전라도 풍물의 유래를 익히면서 상모소고 돌리기 등을 체험할 수도 있게 됐다. 캐릭터관에서는 전주비빔밥 캐릭터'비빔미', 콩나물 캐릭터'콩돌이',전주 부채에 관한 캐릭터 '태극선''합죽선'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장소가 좁아 관람객들이 이 같은 디지털 체험을 즐기고 사진으로 담는 포토존 등이 빠져 체험료를 30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췄다. 원 대표는 "'끌림'이 올해 전북 관광의 해를 맞아 온 가족이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면서 "전통이 현대와 만나는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05 23:02

18. 태평연도 - 삼현육각 등 궁중연희 장면 세밀한 묘사 주목

풍속화는 조선시대에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을 비롯하여 동시대 전반에 걸쳐 제작되었던 궁중과 관아의 제반 행사를 그린 그림들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조선시대 풍속화는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음악과 무용 장면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기록화적 성격이 강하여 당대의 음악문화를 사실적으로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하겠다.1992년 6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제13호 지정된 의금부도사 김도언의 유물 가운데 궁중기록화인 태평연도가 있다. 1728년 무신란 평정 후 창덕궁 인정전에서 베풀어진 태평연 그림으로, 영조가 김도언에게 내린 유물이다. 길이 117㎝, 폭 63.2㎝로 필자가 미상이며, 견본채색으로 구성된 이 유물은 궁중행사의 여러 가지 모습을 파악하게 해 주는 좋은 자료이다.이 유물이 국악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궁중 연희의 장면을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을 들 수 있다. 태평연도는 우선 창덕궁 인정전을 배경으로 군신과 악사, 무용수들이 유물 속에 포착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와 짜임새 있는 구도, 여기에 세밀한 묘사까지 어디하나 부족함이 없는 궁중회화의 진수로 평가된다.먼저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병도가 중앙 정면의 배경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일을 치고 다채로운 연향이 거행되고 있다. 또한 어전을 중심으로 문, 무관이 좌우로 위치하고 있어 궁중에서 펼쳐졌던 상황을 극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중앙에는 무용과 춤이 어우러져 흥겨운 장면을 연출한다. 이 회화에는 처용무와 향발무 등 2종의 궁중무가 극사실주의로 나타난다. 향발무 5명과 처용무 5명이 아정하고 장엄하게 춤사위를 풀어내고 있어 궁중에서 연행되었던 정재를 고스란히 부활시켜 놓았다.그리고 궁중의 기록화답게 호위하는 군사와 악사 및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모습들이 실제와 흡사한데, 여기에 삼현육각이 등장한다. 피리 2, 해금 1, 대금 1, 장고 1, 북 1을 연주하는 악공들은 붉은 단령과 복두를 착용하고 있어 동시대의 궁중연희에서 베풀어졌던 음악문화를 이해하는데 귀한 자료가 된다. 여기에 홍주의를 입고 박을 치는 사람, 그리고 대고가 악사 앞에 있어 웅장한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이 유물은 평면도형 구성으로 건물이나, 장소, 인물의 모습에서 입체감이나 사실감이 최대한 배제된 채 행사의 공간과 장면을 펼쳐 보이고 있으며,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지방에서는 드물게 궁중문화의 전모를 볼 수 있는 태평연도는 화려한 궁중음악은 물론 어전에서 전개됐던 내용을 매우 소상하고 방대하게 담아냄으로써 언어가 전달하지 못하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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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2.04.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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