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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양화가 김두해 - 소나무와 매화에 흠뻑 빠져

소나무 그림을 즐겨 그렸다. 그것도 주로 한그루의 소나무, 외로운 고송(孤松)이 내 그림의 주인공이다. 짜임새를 중시하면서 배경을 생략시켜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구도를 만든다. 배경을 없앰으로써 작품에서 부각된 소나무는 더 당당해질 수 있다.척박한 바위산 귀퉁이에도, 너른 들판 한가운데도, 깊은 산속에도 푸른 소나무가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처진 소나무에 천착했다. 그저 위로 쭉쭉 뻗은 심산의 소나무 보다 넓직한 공간에 가지를 옆으로 늘어트린 그런 소나무가 여유롭고 덕스럽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축 처진 소나무를 많이 그리면서 화면 구성이나 조형성에도 집착했지만, 이제는 좀 바꿔볼 생각이다. 내 작품의 소재와 형태, 스타일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또다른 전환점을 갖기 위해 당분간 개인전을 갖지 않을 생각이다. 요즘에는 매화에도 눈을 돌렸다. 섬진강 주변의 매화마을 자체가 한폭의 그림이다. 그림도 삶도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걸 좋아하는데, 다만 매화는 표현하기가 참 복합했다. 매화의 고결한 품성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 지, 소나무와는 또다른 고민이 있었다. 밤하늘에 달이 떠있고, 멀리 야산을 배경으로 하늘거리는 매화를 보면서 세상의 어지러움을 잠시나마 벗어나 진실로 고귀한 삶과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김두해씨는 원광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1989년 전주 온다라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9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1997년 제1회 전북예술상, 2004년 전주시 예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미술협회장으로 활동중이다.△김두해 개인전=25일까지 전주 교동아트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3.16 23:02

인간의 한없는 욕심이 자연과 생명에 가져올 재앙은?

'사람의 배꼽에서 자라는 꽃과 자작나무, 새의 둥지에 웅크린 두 아이, 팽귄의 품으로 들어간 인간, 붉게 물든 가로수 사이에 서 있는 사람…'상식의 파괴지만, 조각가 김기민씨가 이런 작품들로 인간의 한없는 욕심이 자연과 생명에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경고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 형상을 통해 인간이 자연종속성을 망각하고 자연을 지배하려 한 오류를 비판한다. 또 인간에게 자연에 굴복하든가 아니면 자연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두 가지 숙명적 선택에서 자유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그간의 오류를 고발한다. 첫 번째 개인전인'자연으로부터 오다. 자연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성찰'전을 통해서다. 작가는 동물과 나무, 꽃들을 같은 색으로 표현해 모든 자연의 피조물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말하고, 둥지 속의 사람은 자연이 인간의 보금자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곰과 펭권의 모습을 통해 환경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지동물의 수난과 위기를 시사하는 등 인간의 이성에 의한 자연지배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위기임을 암시한다. 원광대 환경조각과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다. 샘표스페이스 2인 초대전, 유어인천전(인천아트플렛폼), 파주청년조각전(경기), 아시아프, 호텔아트페어 등에 참여하였다. △김기민 개인전=1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3.16 23:02

섹시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 전주 온다

포스터 안의 이 남자. 비스듬히 앉아 촉촉히 젖은 눈빛으로 어딘가를 바라본다. 손에 들려 있는 활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했다. 역시나, 2008년 미국 잡지 '피플'에서 '가장 섹시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혔다. 로랑 코르샤란 이름을 처음 널리 알리게 된 것은 '화려한 외모'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주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한 때의 '화젯거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다소 반항적일 것 같은 그는 '점잖은' 클래식계에서도 인정 받는 연주자다. 파리국립음악원을 졸업한 뒤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에 이어 자크 티보 콩쿠르 그랑프리, 지노 프란체스카티 국제 콩쿠르에서 프리미어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해 스타 탄생을 예고케 했다. 날카로운 연주를 구사하면서도, 클래식 바이올린의 연주방식을 착실히 재현하고 있어서다. 열에 들뜬 듯, 살짝 높은 음정을 화려하게 표현해 '불의 연주자'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이 섹시남이 첫 전주 공연에서 선택한 부제는 '로맨틱 시네마'. 정통 클래식 음반사에서 EMI로 소속 음반사를 갈아탄 뒤 '시네마 천국' '미션 임파서블'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 귀에 익은 영화 음악을 담은 음반'시네마'(2009)를 내놓았다. 까칠하다는 평론가들로부터 '바흐부터 현대음악까지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연주자'라고 평가받는 그지만, '왜 영화음악이 덜 훌륭한 음악으로 여겨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적이 많았기에 그의 '시네마'는 진정성과 품격을 고루 갖춘 음반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주최한 이번 코르샤 콘서트는 2004년 독일에서 창단된 '포어스트만 콰르텟'(고성헌 이현애 김재윤 김용식)과 피아니스트 오인주씨와의 조우로 새로운 음악적 대화를 만날 수 있게 될 듯. 덤으로 171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찬(Zhan)'을 보고 싶다면 이번 공연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1996년부터 코르샤의 대중성을 보고 수십 억이 넘는 명품 바이올린을 대여해 주고 있기 때문. 명품 악기가 들려주는 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이나 영화'쉰들러 리스트'·'화양연화'는 대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로랑 코르샤'로맨틱 콘서트'= 1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270-8000·7846. R석 5만원, S석 4만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3.16 23:02

눈물 위에 '웃음'…확 달라진 심청

Q = 창극과 오페라의 차이는?R = 창극은 판소리를 근간으로 우리나라 구전소설·사극 대부분 소화, 오페라는 고전주의 음악에 근거해 고전 문학 이야기가 중심. 딩동! Q = 그렇다면 창극이 오페라 형식으로 올려진다면? R = 판소리 오페라? 딩동!개원 20주년을 맞은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지난 20년의 역량을 집중해 '판소리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창극'심청'을 올린다. 오페라하우스 관장,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예술감독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출가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와 유영애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과의 궁합은 '심청'을 소재로 한 '판소리 오페라'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여기에 작곡가 이용탁 국립창극단장 음악감독까지 가세해 파트별로 1~2명만 모아낸 수성 반주가 아닌, 첼로·더블베이스·팀파니 등까지 포함시킨 40여 명의 관현악단으로 국악과 양악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준비 중이다.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까지 합류했으니 명무의 안무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인 무대가 되지 않을까.그런데 여기서 던지는 질문 하나. 왜 하필 슬프디 슬픈 '심청'이냐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경향이 좀 심하다고 해도, 명색이 개원 20주년 기념 공연인데 분위기가 좀 밝아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할 수 있다. 결국 김홍승 교수가 숨은 카드. 사실 그간의 '심청'은 너무 울었다. 그러나 이번 '심청'은 좀 다를 것이다. 곳곳에서 재치있고 익살스런 더늠을 통해 정겹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심청이 심학규와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로 해후하면서 내리는 막이 아니라 심봉사가 그간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두 부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생을 바라보게 한다. '심청'이 왜 세계의 고전이 될 수 없겠는가. 자식이 부모와 등지는 경우까지 치닫는 세상에서 공연에서조차 효(孝)를 가르치려고만 들어서는 답이 없다. 그런 판타지를 거부감 없이 녹여낼 때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가 아닌 현재에 중심을 둔 이번 무대는 우리 시대의 창극이 어떤 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남원 공연을 시작으로 5월 국립창극단(서울), 7월 국립남도국악원(진도), 11월 국립부산국악원(부산) 등으로 이어지는 순회 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창극'심청'= 21~22일 오후 7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문의 063)620-2324.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3.16 23:02

"도민 누구나 체육·예술활동 1가지는 즐기게 할터"

전북도가 대표 시책으로 내세운'삶의 질 향상'의 주요 의제를 발표했다.14일 전북도는 '삶의 질 향상 기획단' 출범식을 열고 문화복지, 체육복지, 슬로시티 분야로 나눠 구체적인 목표와 중단기별 추진방향을 제시했다.문화복지 분야에서는 도민 누구나 한 가지 예술을 즐기며 집과 직장에서 30분 이내에 문화시설을 이용하도록 조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읍내에서도 서울 명동과 같은 날에 개봉영화를 관람하도록 작은영화관 조성사업을 읍에서 시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도민 1인당 예술관람 연간 평균 횟수를 전국 최고로 달성하며, 장애인의 문화향유 지수를 비장애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체육복지 분야는 도민 누구라도 1가지 이상 체육활동을 즐기며, 집과 직장에서 1㎞이내 체육시설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4년까지 14개 시군에 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하고 읍면동별 체육복지 지도자배치를 통해 밀착형 행정을 펼친다는 방안이다. 슬로시티 분야는 주민 주도의 자립형 농촌지역 활력화모델 슬로시티 구축과 소비자가 응원하는 전북형 공동체 지원농업 보편화, 전통과 문화가 유지되는 농산어촌 경관 관리보전 기준 제시 등이 주요 목표로 설정됐다. 이어 농산어촌 지역자원을 활용한 향토산업 활성화, 소비자 신뢰기반 생산가공체험의 농식품 6차 산업화 모델 조성, 전통시장 복원 통한 농산어촌 지역경제 부흥 등도 제시됐다.이날 삶의 질 플랜을 가시화하기 위해 출범한 기획단은 민관학언론계 등 모두 7개 분야 34명으로 구성운영되며, 앞으로 분야별 주요사업에 대한 지원 및 심의자문, 삶의 질 향상 관련 정책개발과 제안, 교육홍보 등을 수행한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03.15 23:02

즐거움 넘치는 '남원 국악의 성지'

봄을 맞아 남원 국악의 성지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국악의 성지는'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새봄부터 다채로운 국악공연과 흥미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국악의 성지는 2007년 10월 개관한 이래 국악공연과 체험의 명소로서 각계각층의 탐방객과 초, 중, 고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지 및 현장학습의 장으로서 성가를 높여가고 있다. 국악의 성지 전시관과 독공장 등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시간, 명창의 구성진 판소리를 듣고 우리 장단을 배워 보는 국악플러스, 난타, 미니어처 장구 만들기 체험과 시립국악단원들의 국악 공연 등 다채롭고 흥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국악의 성지에는 지난해 3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남원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았고 특히 인근에 지리산 둘레길이 개통하면서 방문객의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국악의 성지는 동편제의 탯자리인 운봉 화수리 비전마을에 자리하고 있으며 악성 옥보고를 비롯한 국악 선인의 위패를 모신 악성사, 국악인 납골묘, 국악기 및 명창의 유품을 전시한 국악 전시관, 공연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12.03.15 23:02

"척박한 현대 사회, 정신문화 개조할 수 있는 일 앞장"

단독 출마한 황병근 전 전북예총 회장(79)이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2009년 전임 회장 임기 만료로 새로운 회장을 추대하는 과정에서 신임 회장 무효·임시총회 가처분 소송으로 진통을 겪었던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는 14일 대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을 선출하고 그간의 갈등을 봉합했다.황 회장은 "감개무량하다. 참으로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면서 "지난 2년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배우게 된 깨달음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유도회는 조선을 500년 간 통치해온 유교 이념 아니겠습니까. 독립운동의 1인자 김창숙씨가 1945년 해방 뒤 유도회총본부를 만들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향교재단을 규합해 지금의 성균관대를 내놓았습니다. '죽어도 일제에 굴복은 없다'는 대쪽 같은 지조가 있었죠. 지방 유도회가 이런 정신을 본받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황 회장은 "논란에 휘말리는 와중에 올해 사업 예산이 10원도 배정이 안 돼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하면서 "그동안 유도회가 (활동을) 잘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정신문화를 개조해 전통문화 뿌리를 이어가는 일에 앞장설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대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임기는 당선일로부터 3년이다. 한편, 성균관 유도회 전북본부는 2009년 임시총회를 통해 뽑은 신임 회장 선출과 관련해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를 진행한 결과 2009년 선거 결과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후 성균관총본부가 새로운 직무 대행 체제를 조직해 임시총회 할 것을 요청했으나, 집행부가 이를 미루다가 새로운 직무대행 체제가 다시 꾸려지고 일각에서 제기한 임시총회 금지 가처분 소송이 취소되면서 선거가 진행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3.15 23:02

한국미술 모더니즘 어제와 오늘을 보다

한국미술의 모더니즘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전북도립미술관에 모였다. 도립미술관이 마련한 한국미술 모더니즘전에서는 한국 근현대 미술에 의미있는 획을 그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바보산수'로 대표되는 김기창(1914~2001), 한국 근현대 아카데미즘 미술의 거두로 불리는 김인승(910~1921), 농원의 화가로 불리는 이대원(1921~2005), 관념적 추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박서보(1931~), 정읍 출신의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는 판화가 윤명로(1936~), 독자적 은유의 세계를 보여주는 권옥연(1923~2011), 한지 작품의 선구자 권영우(1926~), 정탁영(1937~)의 현대적 수묵작품, 고독을 예술로 승화시킨 문신(1923~1995), 수묵 반구상의 독자적 영역을 개척한 이응노(1904~1989)의 문자추상 작품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통영과 부산을 아우르는 남도지방 풍광을 추상화로 재구성한 전혁림(1916~2010), 홍익대 1회 졸업생으로 많은 후학들을 길러낸 조각가 김정숙(1917~1991), 인물산수의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한 박노수(1927~), 탐구심 많은 김봉태(1937~), 국외 화단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이우환(1936~), 먹을 통한 다양한 실험으로 동양화에 새 물꼬를 튼 전주 출신의 송수남(1938~)의 작품도 출품됐다.15일 오후 2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과 미술평론가 서성록씨가 한국미술의 모더니즘 관련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미술관측은 전시기간 중 매 주말에 '토끼인형 꾸미기' 등의 체험 활동과 영화애니메이션을 무료로 상영한다. 김원용기자kimwy@△한국미술의 모더니즘 전=4월 1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개막식 15일 오후 2시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3.15 23:02

싸가지 매력 생각 정신?…"우린 '네 가지' 없는 여자"

요즘 '네 가지' 없는 남자들이 잘 나간다. 인기 없고, 촌스럽고, 키 작고, 뚱뚱한, 속칭 '루저'(loser)들. 이들에게 열광에 가까운 환호가 쏟아지는 건 왜 일까. '네 가지'가 없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자신감 때문이다. 여기 '네 가지'가 없는 여자들이 있다. 서른살 동갑 내기의 민혜진 오지윤 정해선 하 영씨.지난해 12월 군산의 극단 '사람세상'이 올린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로 뭉친 뒤 올해부터 극단'자루'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자루'는 뭐든 잘 받아들이는, "유도리가 있는" 주머니가 되자는 뜻에서 착안된 이름. "(그 안에서) 뭐가 나올 지 모르잖아요."라고 이야기하며 까르르 웃는 이들에겐 '네 가지'가 없다. "혜진이는 매력은 있는데 정신이 없고, 해선이는 매력은 있는데 생각이 없다. 지윤이는 의욕은 있는데 매력이 없고, 하영이는 매력은 있는데 싸가지(?)가 없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단점이 더이상 약점이 아닌, 서로 웃으며 '쿨'하게 넘기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 것은 해선지윤하영씨가 이리여고 동기동창이라서가 아니다. 해선지윤씨는 익산의 극단'작은 소동'에서 20대를 함께 보내며 잔뼈가 굵은 배우들로 성장하고 있었고, 원광대 연극 동아리 출신인 혜진씨가 기웃거리다 들어간 곳이 극단'작은 소동'이었다. 이렇게 만난 이들은 "사고 한 번 제대로 쳐보자"는 심정으로 '자루'를 결성했다. "20~30대 청춘들의 방황과 고민을 젊은 감각으로 각색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깔려 있다.'연극하면 전북, 전북하면 연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전북은 연극에 있어 탄탄한 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10년도 넘게 전북 연극판에서 젊은 연극인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연극배우로는 '밥벌이'가 안 돼 다른 지역으로, 또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나는 와중에 "우리 땐 그보다 더 힘들었어!"라고 내뱉는 기성세대들의 시선이 힘겨울 법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고민을 무겁게 짐지고 있진 않다. 특유의 유쾌함과 발랄함으로 더 열심히 방황해보겠다는 각오. 어찌보면 동분서주하느라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말도 맞겠다.해선지윤혜선씨는 낮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연극)로, 하영씨는 회사원으로 착실하게 살아가다가, 무대만 오면 각각 배우로, 극작가로, 무대 디자이너로 꾹꾹 눌러온 끼를 발산한다. 두 가지 직업을 오가는 '투잡족'(族) 4인방의 선택을 적극 응원해주는 고마운 이들도 있다. 극단'작은 소동'의 이도현 대표는 아르케소극장을 '자루'의 무대로 쓸 수 있게 배려했다. 덕분에 해선씨는 "이르면 8~9월 창작극'영웅제작소'으로 창단 공연을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작품엔 청소년 폭력왕따 등 사회문제를 통해 또 다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더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혜진씨는 "서울 대학로에서나 볼 법한 다큐멘터리 연극 등 지역에서 거의 다뤄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변화다운 변화'가 어려웠던 전북 연극판을 접수한 '자루'의 도전장이 반갑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3.15 23:02

"전통문화자원, 한류와 연계해야"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류(韓流)의 경제적문화적 파급효과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새만금'을 이끌어 갈 지역발전 동력으로 한류와 연계할 수 있는 전통문화자원이 부각됐다. 전북발전연구원 정명희 연구위원은 13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전북은 전통음식과 축제한복 등 전통 생활문화의 중심지이자 천주교와 원불교동학 등 정신문화의 거점이다"면서 새만금 사업을 이어갈 지역발전 전략으로 '한류원형문화권' 설정을 제안했다. 전통과 문화를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지역의 전통문화자원을 한류와 연계, 14개 시군의 지역개발사업과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한류원형문화권은 음식과 소리종교태권도 등 한류의 근간이 되는 국내 유무형 전통문화자원을 중심으로 거점(문화권)을 설정, 지역발전 전략과 연계시키는 사업이다. 이같은 청사진은 우리 문화의 원류로 대표성과 상징성을 가진 한식 및 한옥한지한글한국학 등을 세계무대에 알리기 위한 '한(韓) 스타일 육성 종합계획'을 한 단계 진전시킨 것이다.정위원은 "지난 20년간 전북 지역발전정책의 중심에는 새만금사업이 있었지만 이제 내부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책의 중심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도내 시군간 발전계획 연계와 지역특화 성장동력 발굴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지역개발 및 관광과 맞물린 문화적 발전전략을 구체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전북은 다양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다양성으로 인해 특정 지역 또는 특정 요소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권을 설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현재의 문화권 사업은 지역개발 전략이자 관광개발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위원은 한류원형문화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한류원형문화대학원 및 사업단 설립과 같은 장기적 프로모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체계적인 후속연구와 사회적 공론화 △전국 전통문화예술인과 연대한 국가사업화 방안 모색 △국가적 논의기구(한류원형추진단) 조기 출범 △기존 전통문화도시사업 도내 전지역 확대 등을 제안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12.03.14 23:02

15. 성소부부고 - 허균, 400년전 전라감영 전통연희 묘사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는 8권 1책으로 필사본이다. 작성연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만력 계축에 쓴 이정기의 서문으로 미루어 보면 1613년(광해군 5) 봄이나 그 전해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허균의 일생 중에서 가장 불우했던 시기에서 탄생된 이 책은 저자가 초야에 칩거하면서 그동안 저술한 시와 산문들을 모아 시부·부부·문부·설부 등 4부로 나누어 정리한 초고이다.성소부부고의 구성은 네 가지로 나누어 수록하여 일반 문집의 편찬 체재와 다르다. 그러나 각 부의 배열을 보면 부부와 문부의 내용은 일반집의 체재와 거의 비슷하다. 이 가운데 풍악기행 47편, 궁사 100편, 열악 8편 등은 음악문화를 알 수 있는 수작으로 그 시대에 널리 회자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서 민속학을 연구하는데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있다.성소부부고 가운데 1600년대 전북에서 연희되었던 민속문화를 볼 수 있는 자료가 등장한다. 권 18 문부 조관기행에는 전라감영의 새로운 감사 부임시의 연희 공연이 나오기 때문이다. 1601년 허균의 큰 형 허성이 전라도 관찰사가 되었는데, 이 때 허균(1569-1618)은 큰 형의 가족을 데리고 전주로 내려왔다. 허균은 9월 7일 전주에서 자기들을 맞이하는 놀이패의 연희를 보고 기록을 남겼다. '삼례에서 점심을 먹고 전주로 들어가는데, 판관이 기악과 잡희로 반마장이나 나와 맞이했다. 북소리, 피리소리로 천지가 시끄럽고, 천오, 상학, 쌍간, 회환, 대면, 귀검 등 온갖 춤으로 길을 메우니, 구경하는 사람들이 성곽에 넘쳐났다.'이 기록을 살펴보면 바다귀신춤을 비롯해 학춤, 줄타기, 솟대타기, 방물받기, 가면희, 귀신가면이 나오며 각종 악기가 이를 반주하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전라감사의 부임이나 손님 접대 등 지방관아의 여러 행사에서 성대한 연희가 공연되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헌이다. 이는 감사의 부임이나 손님 접대 등 지방 관아의 여러 행사에서 성대한 연희가 공연되었음을 제시해 준다.특히 이 기록은 전라감영에 대한 전통음악과 춤에 대한 기록이 빈약한 현실에서 동시대 문화를 구체적으로 상술함으로써 전라감영의 전통연희의 풍성한 모습을 표현해준다. 이는 중앙과 지방문화의 소통을 제시해줌과 이른바 궁중과 같은 특정지역에서 연행되었던 전통연희가 지방으로 파급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성소부부고에 나타나는 전라관찰사에 대한 연희행사는 지방관아에서 펼쳐졌던 대규모의 연희를 상세하게 전해주고 있으며, 지방관아에서 경제력을 밑바탕으로 해 공연물에 대한 수요가 분명하게 있었음을 증명한 것이다.지금부터 400여전에 펼쳐졌던 연희 모습은 시공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우리음악과 춤을 풍성하게 해준다.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3.14 23:02

도립미술관 '세계미술거장전' 유럽작품 대여무산

전북도립미술관이 올 야심차게 추진해온 '세계미술거장전' 콘셉트에 수정이 가해졌다. 전북방문의 해에 맞춰 대형 이벤트로 기획한 도립미술관의 '세계미술거장전'은 당초 유럽쪽 미술관 소장품들을 겨냥했으나 대여 비용 문제로 무산됐다.도립미술관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베네주엘라 국립미술관 소장품쪽으로 눈을 돌려 최근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은 "베네주엘라 국립미술관 최고 책임자의 승낙을 받았으며, 조만간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 관장에 따르면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베네주엘라에 유럽 등의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많이 소장돼 있고, 비용 면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세계미술거장전'에 나올 수 있는 소장품으로는 피카소의 '두 여인'(1958년 작품) 등 10여점을 중심으로, 렘브란트, 마네, 모네, 마티즈, 칸딘스키, 몬드리안, 샤갈 등 입체파 전후의 작품들이 그 대상.도립미술관은 당초 전시기획자로 프랑스 생떼미술관을 앞세워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미술관 소장품의 대여를 추진했다. 그러나 해당 미술관측이 한국 상황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작품 대여에 따른'전쟁보험'가입을 요구해 비싼 전쟁보험료를 부담할 경우 그 비용이 1.8배나 많은 8억원대로 늘어나 추진이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문제는 당초 기획 의도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와 전북방문의해에 맞춰 기획된 전시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지 여부다. 도립미술관측은 베네주엘라 국립미술관 소장품의 수준이 부다페스트 미술관에 결코 떨어지지 않아 '세계거장전'의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고, 일단 베네주엘라 미술관과 큰 틀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예정대로 7월 하순부터 전시회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3.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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