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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시] 알비노 - 최형만

돌아보면 어디서부터 걸었는지 모를 길을 걸었습니다. 열심히 걸어가면 뭐라도 있겠지 싶은 마음이었죠. 늦은 나이에 문창과에 들어가면서 바닥부터 다시 걸었습니다. 남들이 노후 자금을 생각할 때 시 한 줄 떠올리는 스스로가 못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역시나 타고난 천성은 버리지 못하는가 봅니다. ‘푸른 하늘’이라는 시제로 시를 쓰던, 이제는 까마득한 유년의 어느 날이 이제야 그 길을 찾은 듯합니다. 이 시를 구상하던 날은 그랬습니다. 무더웠던 여름날 산 중턱의 저수지였어요. 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볼까지 붉었는데 마음은 왜 그렇게 춥던지요. 크리스마스이브에 마침내 제가 사는 이곳에도 첫눈이 내리던 날, 다시 저수지를 찾았습니다. 볼에 닿는 산바람에 가슴이 기우뚱하는데 당선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그토록 가고 싶은 길, 그 길이었습니다. 친구와 지인을 비롯해 감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춘문예공모나라」 문학 카페는 제가 수시로 드나드는 집과 같아서 그곳에서 편안했습니다. 더불어 오봉옥 교수(시인)님께서 바닥의 걸음마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축구에 진심인 교수님과 저는 통화를 할 때면 손흥민의 얘기로 한참을 떠들지만,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같은 길 위에 섰음을 압니다. 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전북일보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름날의 저수지에 내려앉은 그 노을도요. △경남 진해 출생인 최형만 씨는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문단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며 제8회 원주생명문학상, 제14회 중봉조헌문학상, 제13회 천강문학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21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수필] 움쑥 - 김서연

기별은 없고, 어머니 영가를 모신 선운사로 향했습니다. 도솔암까지 가는 길엔 눈발이 날렸고 참 멀다고 생각하는 동안 짧은 겨울 해가 걱정이 됐습니다. 지나는 경내 차량이 태워준다고 했지만 못 본척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씩씩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오르면서도 동생들에게 보였던 늠름함을 잃지 않았는데 빼꼼히 열려있는 법당 문을 보는 순간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바로 들어갈 수가 없어, 마당 너머 보살들이 머무는 마루 끝에 앉아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가며 뜨거운 것을 닦아냈습니다. 온갖 무장들이 흘러내렸습니다. 절간에서도 나부끼는 성탄 축하 현수막은 어머니의 답장 같았습니다. 아쉬운 소리 못하는 우리 어머니, 하늘에 닿을만한 기도는 얼마큼일지. 이제 정말로 씩씩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롱이 다롱이, 놓기 아까운 글들을 내려놓고 제 글을 택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친정같은 정읍수필 문학회 문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글 쓰는 것이 사치 같았던 환경에서도 늘 지지해 주는 내 가족, 사랑합니다. 무슨 인연일까? 내게 와 주신 최윤정 선생님 하늘만큼 감사하고, 아직도 어머니의 기도를 필요로 하지만 내게 글 동냥 시켜가며 빠져나간 영혼을 붙잡아준 동생에게 그동안 전하지 못한 말 전합니다. 고맙다.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김서연 작가는 현재 정읍수필문학회 회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20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소설] 고통과 희망 사이, 팽팽한 긴장으로부터 일어서는 글쓰기

글쓰기는 즐겁고, 책을 읽는 일이 행복한 세상이 언젠가는 도래하리라는 터무니없는 믿음! 어쩌면 그런 게 이 세상 모든 글쟁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이번 전북일보 신춘문에 응모한 소설들을 살펴보았다. 그런 믿음이 아니라면 글쓰기의 과정 속에 통과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모색과 끝도 없이 무한반복되는 되새김의 시간을 어떻게 견디겠는가. 어떨 때는 풍자나 은유, 어떨 때는 깊은 침잠을 통해 길어 올린 잠언적 성찰... 작가들은 제각각 고통과 희망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견뎌내며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구축해 나간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응모자들이 자신이 펼쳐놓은 작품 세계 속에서 충돌하는 긴장과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을 통과해 도달한 지점에는 어떤 미감이나 어떤 메시지가 존재하는가였다. 150여 편의 응모작 가운데 최종적으로 3편의 작품을 검토했다. 먼저, “초상화와 사진관”은 검정 색조를 적절히 상징처럼 사용하며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뤘으나, 플롯의 흐름을 문장이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문장은 뜻을 담는 그릇이다. 조금 더 넉넉하게 키우길 바란다. “박쥐와 거미”는 무척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끌고 간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결말부로 갈수록 앞에서 제시된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글쓰기란 어쩌면 자문자답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독자의 동감을 설득하는 과정을 동반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우리 심사위원은 한 마음으로 “미지의 여행”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이 작품은 그간의 소설작법에 비추어 보면 출발점이 불친절한 편이며 듬성듬성 무언가를 빠트리고 있는게 보여 처음엔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이게 작가의 의도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빈틈이 메워지면서 작품의 골조가 세워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읽는 즐거움을 안겨줬다. 그리고, 이 작품의 말미에 이르면 이 작가가 도달한 어떤 깨달음이나 발견이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신문을 배달하다가 수금을 하며 사람을 만나고, 만남을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또한 차츰 깨닫는 게 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관습적 사고를 하는지, 이야기의 영역은 새로운 사고와 도전에 의해 얼마든지 넓혀질 수 있다는 것을! 미덥고 기쁘다. 축하보다 정진을 당부한다. 이제 정말 더 길고 긴 문학의 미로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길을 찾으려는 열망이 끝내 길을 찾게 해준다. / 심사위원 송하춘 소설가, 김병용 소설가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19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시] 시적 긴장이 팽팽한 작품

본심에서 숙독한 작품은 11명의 작품 35편이었다. 치열했던 예심을 통과한 만큼 응모작들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시의 어법과 형식을 무리하게 끌어쓰는 경향이 강했다. 자기 시를 쓰지 못하고 검증된 시 쓰기에 편승하려는 모습은 우려스러웠다. 그런 시는 화자가 시의 언어에 끌려다니다가 결국에는 지지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얼마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용기 있게 자기 시를 쓰려는 작품을 앞자리에 놓았다. 그중에서 눈여겨본 작품은 「새점 봅니다」 외 4편, 「주말 극장」 외 2편, 「알비노」 외 2편이었다. 「새점 봅니다」는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시어들이 적재적소에 적중하고 있었다. 차분한 어조 속에 쉽게 휘어지지 않을 이미지의 뼈대를 감춰놓는 수법도 믿을 만했다. 그러나 일상의 순간을 스케치하듯 가볍게 그려나가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무심한 어법이 조금 더 팽팽하게 긴장했으면 좋겠다. 「주말 극장」은 화자가 시의 서사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시상 전개가 활달하고, 언어의 내적 활력이 시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함께 투고한 작품들도 소홀히 읽을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그러나 참신하거나 새로운 인지적 각성을 주지 못했다. 기성 시인의 시적 유전자가 너무 많이 발현된 건 아닌지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알비노」는 시적 긴장이 팽팽한 작품이었다. 시어들이 종횡으로 충돌하는 힘이 좋았다. 언어를 운용하는 폭이 넓고, 그 넓이가 시적 사유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기성의 시 문법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것 같아서 좋았다. 내적 서사가 좀 더 긴밀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충분히 극복해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논의 끝에 「알비노」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시인으로 첫걸음을 떼는 투고자의 시적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시인의 탄생을 축하하며,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의 무게를 견디는 시인이 되기를 바란다. / 심사위원 김용택 시인, 문신 우석대 교수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19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동화] 잔잔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 구성

좋은 동화는 누가 읽어도 ‘좋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일 것이다. 이런 동화는 발상이 재미있거나 울림이 있고 이야기 구성의 완결성이 높은 작품이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제목과 관점이 새로웠다. 하지만 이야기를 밀고 가는 힘이 아쉬웠다. 문제 해결 방식도 아이 스스로 노력하고 맞서기보다 등장시킨 대상물에 의존하도록 구현되었다. 판타지를 구현할 때 동화라고 해서 아무런 장치도 없이 마법이 일어나고 그냥 사라져 버리는 건 곤란하다. 이번 본심은 이런 관점에 중심을 두고 심사에 임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거짓말 가방>과 <우주보안관이 된 우리 엄마>이였다. <거짓말 가방>은 발상이 새롭고 요즘 아이들에게 심각한 ‘거짓말’을 소재를 다루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판타지 설정에 있어 엄마가 샀던 하얀 에코백이 거짓말을 담는 가방으로 변하는 전개가 결정적으로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우주 보완관이 된 우리 엄마>는 어린 수아를 두고 죽음을 맞이해야하는 아픈 엄마와 딸의 이별 과정을 담담하게 구현한 동화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이별은 그 어떤 슬픔보다 아프고 괴로운 일이다. 어린 아이일수록 엄마의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엄마는 어린 딸에게 달나라에 외계인이 숨어 있어 그 외계인과 싸울 수 있는 지구인으로 엄마가 선택되었다고 한다. 엄마를 따라가겠다는 딸에게 한 번 달나라에 가면 오래 걸리니까 안 된다며 대신 망원경으로 항상 지구를 내려다보겠다는 발상자체가 새롭다. 절제된 이야기 전개로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뜻하지 않게 부모와 이별한 어린 친구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한 문장도 이 작품의 지닌 미덕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어른 시각의 상황 전개가 조금 아쉬웠다. 동화 한편을 완성시키는 일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앞으로 더 정진해서 크게 발전하리라 믿는다. /심사위원 김자연 아동문학가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18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평 : 수필] 편안하고, 잔잔한 감동을 남긴 작품

수필은 본디 1인칭 문학의 정수, 작자 자신을 작품에 내어 놓음으로 삶의 본질과 인생의 다양한 형상을 제시한다. 그 방법이나 진솔함이 소설과는 빗겨서 있는 장르임을 감안할 때, 수필이 가진 직접적인 감동과 울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본심에 올라온 이십여 편의 작품을 꼼꼼히 읽었다. 작품마다 아름다운 문장과 오랫동안 갈고 닦은 글쓰기 솜씨에 탄복하여 쉽사리 당선작을 가리지 못했다. 대부분 수사 가득한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모두 화려한 옷을 입고 있으니 글의 본질에 닿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나친 수사와 묘사, 문장에 대한 유려함이 오히려 수필이 가진 장르적 덕목을 가리는 듯했다. 작자의 글쓰기 솜씨는 훌륭했으나 생명력 넘치는 작품은 드물었다. 202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으로 「움쑥」을 선정했다. 지나친 감정 과잉과 지나친 수사가 넘쳐나던 와중, 「움쑥」은 읽는데 가장 편안하고, 잔잔한 감동을 남긴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진심 가득한 글이었다. 어머니를 잃고 장례를 치르는 과정과 남은 유품을 정리는 작자의 심정이 진솔하게 느껴졌다. 문장은 담백하고 안정적이며 절제되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내적 울림이 크게 남은 작품이었다.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군가 새로 쓰게 되면서 겪는 복합적인 감정의 서술은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대목이었다. 시절이 흉흉하여 시나 소설이, 산문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기 힘든 때임에도 좋은 작품을 만나 심사가 행복했음을 고백한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부디, 많은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여는 작품 많이 쓰시길 고대한다. / 심사위원 백가흠 소설가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01 16:18

[신년호-용띠 풀이] 최고의 권위를 지닌 최상의 존재, 용

2024년 갑진년 새해의 지킴이는 청룡이다. 60갑자 중 갑진년(甲辰年)은 천간(天干)인 '갑(甲)'이 오행으로는 나무(木)이고, 오방색으로는 청색(靑色)에 해당되어 '청룡의 해'가 된다. 용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문화적 동물이다. 용은 인간이 상상으로 만들어 낸 동물이지만, ‘안 본 용은 그려도 본 뱀을 못 그린다’라는 속담까지 생겨날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정형화된 뚜렷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같고, 눈은 토끼 같고, 귀는 소와 같으며, 목은 뱀과 같고, 배는 신과 같고, 비늘은 잉어와 같고, 발톱은 매와 같으며 발바닥은 범과 같다. 그리고 등에는 81개의 비늘이 있어 9․9의 양수를 갖추었으며…”라고 『본초강목』에서 용을 설명한다. 여러 동물이 가진 최대의 강점들만을 모았으니 이만하면 최고의 존재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용은 날짐승, 들짐승, 물짐승의 복합적인 형태와 능력을 갖추고 기상천외한 모습과 천변만화하는 조화 능력을 가졌다. 용은 뭇 동물 중의 우두머리요, 힘과 조화의 최고자(最高者)이다. △제왕(임금)·왕권, 씨족시조의 상징 용이 가진 장엄하고 화려한 성격 때문에 흔히 용은 위인과 같은 위대하고 훌륭한 존재로 비유되면서 왕권이나 왕위가 용으로 상징되기도 하였다. 신화 속의 수신(水神)인 용은 혼인을 통해 국조(國祖), 군주, 씨족조(氏族祖) 등 귀인의 어버이다. 석탈해는 용성국 왕과 적녀국 왕녀간의 소생이고, 백제 무왕(武王)인 서동은 어머니가 과부로 서울 남지변에 살던 중에 그 연못의 지룡과 교통하여 출생하였고, 후백제 시조 견훤은 광주 북촌의 부잣집 딸이 구렁이와 교혼하여 낳았다. 고려 태조 왕건은 작제건과 용녀의 소생인 용건의 아들이다. 창녕 조씨의 시조 조계룡은 용의 후예라고 하는 씨족의 시조 신화로서 나타난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의 덕을 용덕(龍德), 그 지위를 용위(龍位)라 하였고, 임금이 앉는 자리를 용상(龍床)·용좌(龍座), 임금이 입는 의복을 용의(龍衣)·용포(龍袍), 임금이 타는 수레를 용가(龍駕)·용거(龍車), 임금이 타는 배를 용선(龍船)이라 하였으며, 심지어 임금이 흘리는 눈물을 용루(龍淚)라 하였다. 특히 임금이 즉위하는 것을 용비(龍飛)라 하였다. 불교에서도 지혜와 덕망이 높은 고승을 용상(龍象)이라 하고 그런 인물이 머무는 사원을 용상굴(龍象窟), 법력을 용상지력(龍象之力) 등으로 불렀다. 불상을 모신 감실은 용감(龍龕), 사원을 용궁(龍宮), 부처의 좌세(坐勢)를 용좌(龍座)라 하는 것을 보면 부처님을 용으로 비유한다. 용은 운행운우(運行雲雨)를 자유롭게 하는 물의 신으로서, 불교의 호교자로서, 그리고 왕권을 수호하는 호국용으로서 기능을 발휘한다. 나라를 지키는 호국신(護國神), 불교를 지키는 호법신(護法神)으로서 용 상징은 우리나라의 톡특한 역사 문화적 소산이다. △물의 신, 용 용의 상징적 의미가 아무리 상이하고 다양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용은 물과 관련된다. 용은 물에서 산다. 그래서 용은 물이 되기도 한다. 물이 바다이든 연못이든 우물이든 샘이든 대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용이 산다. 용은 ‘물의 원리를 표상화한 것’ 또는 ‘물을 상징한 것’이다. 용의 변화무쌍한 형체는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물의 능력을 관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용은 물에서 살며 물을 지배하는 신으로 받들어졌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부터 일반 민간에 이르기까지 용신제, 용왕제 등을 올리며 용의 조화로운 능력을 믿고 의지하고자 하였다. 풍작을 염원하는 농민들의 마음과 안전한 항해 및 풍어를 바라는 어민들의 소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용을 위하는 의식과 신앙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물의 신으로서 불(화재)을 막는 용 한국 전통 건축물들은 대부분 목조건물이다. 목조건물은 특히 화재에 약하다. 화재를 막고 집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지책을 써왔다. 경복궁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7년 11월 경복궁 경회루 연못 정비작업 중 동으로 만든 용이 발굴되었다. 이 용은 경회루를 중건하면서 목조건물의 화재를 막기 위해서 넣은 두 마리 중 하나이다. 2001년 경복궁 근정전 중수공사 때 발견된 화재 예방을 위한 부적 2점이 발견되었다. 하나는 붉은색 장지에 작은 크기의 ‘龍’ 글자 1000여 개 정도를 써서 크게 ‘水’자 형태가 되도록 만든 부적이다. 다른 하나는 같은 붉은색 장지에 발톱이 다섯 개 달린 오조룡(五爪龍)을 그린 부적이다. 목조건물인 경회루, 근정전을 불로부터 재앙을 막으려고, 물을 다스리는 용의 힘을 빌린 것이다. △태몽으로서 최고, 용 해마다 봄철이 되면 황하 상류인 용문협곡에서 뭇 잉어가 모여 급류를 타고 뛰어 오르는데 이때 성공한 잉어가 용이 된다. 이는 곧 경쟁을 물리치고 과거에 급제하여 신하가 되어 나라에 충성한다는 뜻으로 어변성룡(魚變成龍)이다. 한국인은 꿈에 용을 타거나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면, 고위관직에 올라 만인을 호령하게 되고, 자신이 용이 되면 성공을 암시하는 길몽으로 여겼다. ‘용꿈을 꾸고 자식을 얻으면 훌륭하게 된다’라는 말처럼 장차 크게 이름을 떨칠 자식을 낳게 될 꿈이 바로 용꿈이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날면 입신출세한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날면 승진하고 벼슬에 오른다'는 속담처럼 용은 훌륭한 사람에 비유되며 용이 승천한다는 것은 입신출세, 곧 등용(登龍)을 뜻한다. 한국인이 꾸는 동물 꿈 가운데서 용꿈은 돼지꿈과 더불어 최고의 길조(吉兆)이다. 훌륭한 아들을 낳는다는 용꿈은 태몽으로서 최고의 꿈이다. 장차 크게 이름을 떨칠 사내애를 낳게 될 꿈이 바로 용꿈이다. 『홍길동전』에서는 아버지 홍판서의 꿈에 용이 나타나서 홍길동의 탄생을 점지해주고 있다. 사임당 신씨가 용꿈을 꾸고 율곡선생을 낳은 오죽헌의 방 이름은 “몽룡실(夢龍室))”이다. △용, 꿈을 꾸다 변화와 조화의 용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천둥∙번개와 함께 하는 장엄한 비상과 승천에 있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다. 새해에 모든 이들이 바람을 이룰 수 있게 승천하는 청룡 꿈을 꾸자.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4.01.01 16:03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93. “12시입니다”

△글제목: “12시입니다” △글쓴이: 박미소(대구 계성초 5년) 나를 너무 귀여워해 주시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지금은 여기에 계시지 않지만, 할머니께서는 올해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세상을 뜨실 때까지 집이 아닌 요양 병원에서 지내셨습니다. 할머니께선 90세가 된 이후로 급격하게 몸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옆에 가족들이 있어 다행이었지만, 그 후 할머니께서는 치매로 인해 생활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자꾸 어디에다 두었는지 까먹으시고 밥을 드셨는지 안 드셨는지 헷갈리셨습니다. 24시간 곁에서 계속 간호할 수 없었기에 의논 끝에 우리 가족은 할머니를 가까운 요양 병원에 모시기로 했습니다. 요양원에 생활하시면 할머니께서 편안하게 지내시고 회복할 것 같으셨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오히려 더 불편하시다면서 집으로 오고 싶다고 하셔, 잠시 집에 모셨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좀 더 편한 곳을 찾아 다른 요양 병원으로 옮겼지만, 할머니는 계속 상태가 나빠지셨고, 결국 계속 누워있게 되셨습니다. 할머니는 다시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밥을 드려도 먹었지만 먹지 않았다고 하시고, 치매 상태는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치매인 할머니지만, 점심때마다 꼭 내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밥은 먹었냐. 학교생활은 재미있느냐.” 물어봐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다른 것은 헷갈려 하셨지만, 시간은 언제나 잘 아셨습니다. 그 후, 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유품 정리를 하여 집으로 온 날, 할머니 휴대폰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12시입니다.” 그제야 난 알게 되었습니다. 이 핸드폰으로 인해 시간을 정확히 알고 전화해 주신 것이구나. 할머니께선 치매가 있으셨지만, 지난날의 아름다운 날들을 곧잘 말씀하셨습니다. 어쩌면 할머니는 머리보다 마음으로 버티시며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사랑으로 우리를 대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유일한 친구인 큰고모가 준 미니 라디오, 접이식 핸드폰이 유일한 친구였던 것입니다. 저를 무척 아껴주신 우리 할머니. 지금도 나의 책상 옆에 매시간 시간을 알려주는 말하는 핸드폰이 있어 항상 할머니가 곁에 있는 것 같아 더욱 행복합니다. 그리운 우리 할머니, 사랑합니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30 13:3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92. 나의 인생 책, 톰 아저씨와 오두막집

△글제목: 나의 인생 책, 톰 아저씨와 오두막집 △글쓴이: 류하준(서울경인초 4년) 물건은 마트에서 판다. 사람을 마트에서 파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 바로 ‘톰 아저씨와 오두막집’이다. 톰 아저씨는 언제나 정직하고 성실했으며 가족과 주인을 배신하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충실했던 톰 아저씨가 링컨의 연설 후에 태어났다면 그런 비참하고 어두운 일들을 맞이하지 않고 사업을 하는 부자가 됐을지도 모른다. 손목에 쇠사슬을 차고 사람들에게 차별받던 그 마음, 일로 가득 찬 억센 팔을 가족들을 위해 쓰고 싶은 마음. 백인들은 어쩌면 그런 마음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인들은 흑인이 상품인 줄 안다. 그래서 박스 같이 사람을 배에 차곡차곡 쌓은 것이 너무나 참혹하다. 매질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을 믿었던 사람. 주인을 생각해 도망치지 않은 사람은 톰 아저씨밖에 없을 것이다. 힘든 인생의 꼬임에도 가족들의 품에 가려는 마음이 너무 안쓰럽다. 이 책은 세계를 바꾸었다. 고작 200쪽밖에 안 되는 책이 노예들의 상황을 뒤흔든 것이다. 링컨 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 노예를 해방하고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연설을 했고, 그 덕분에 남북 전쟁 격전지에서도 역전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흑인들이 과연 그 아픔을 버틸 수 있었을까. 어쩔 수 없이 사망한 사람들도 있고, 삶의 의미를 잃어 스스로 삶을 그만둔 사람들을 보고서라도 백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흑인들이 배에서 물만 마시고 한 달을 버티던 나날들, 절반 정도가 사망하였다. 처음부터 그런 혹독한 일을 저지른 것도 잘못이지만 죽은 사람들을 그냥 바다에 버린 것은 엄청난 무게의 죄인 것이다.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큰 연설을 하였다. 남북 전쟁은 링컨을 지지한 산업이 발달해 노예가 필요하지 않은 북부와 농업이 발달해 노예를 물건 취급하여 무시한 남부와의 전쟁이다. 하지만 링컨은 안타깝게도 노예 해방 반대자에게 피격당해 사망하고 만다. 조지 셸비는 톰이 주인을 믿듯이 톰을 위하여 기울어진 사업도 세우며 노력했다. 그래서 톰 아저씨를 다시 데려온다는 약속을 지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조금 늦은 때 톰 아저씨는 그날 밤 사망하고 만다. 만약 톰 아저씨가 실제 인물이었다면 마틴 루터 킹처럼 큰 연설을 하지 않았더라도 백인이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을 그만두게 할 인물이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도 힘든 상황이 있었지만 그런 일들을 멈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흑인으로 태어났다면 레글리 같은 악질의 매질을 맞아도 그런 비겁한 차별을 없앨 것이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29 13:30

[2023 전북 문화계 결산]③여성, 종교

올해 전북 문화계에서 종교·여성계는 전북여성가족재단의 신년하례회와 함께 힘차게 출발했다. 신년하례회로 도내 여성들의 희망찬 시작을 격려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전북여성가족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출범식을 가지기도 했다. 특히 전북 종교계에서는 불기 2567년을 맞이한 불교의 활발한 활동이 눈에 띄었다. (사)불교문화보존회는 ‘부처님오신날’ 한 달 전부터 도내 곳곳을 연등으로 물들이는 등 4년 만에 코로나19 방역 제약 없이 ‘부처님오신날’을 만끽했다. △여성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1월 13일 재단 별관 2층 대강당에서 ‘2023 전북여성신년하례회’를 열고 힘차게 출발했다. 올해 신년하례회는 ‘상생의 시대, 여성의 힘!’이란 주제로 전북 여성의 희망찬 시작을 격려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성장하는 여성들의 힘을 보여주자는 다짐의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전북이 여성과 함께 더욱 건승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서로 격려하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전북여성단체 연합은 3월 7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제22회 전북 여성대회’를 가졌다. 이날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를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 전북여성단체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 민주주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9월 20일 도내에서 여성의 희망찬 시작과 미래를 응원하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가 ‘전북여성가족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종교 올해 (사)불교문화보존회는 불기 2567년을 맞아 일찍부터 도내 곳곳을 연등으로 물들였다. 실제 이들은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 앞둔 지난 4월 29일 전주역 첫 마중길에서 ‘봉축기원탑 점등식’을 진행했다. 5월 13일 전라감영 일대에서는 ‘꿈타는 연등화’ 축제를 개최하며 화합의 꽃씨를 전했다. 이후 5월 27일 김제 금산사에서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봉축 법요식이 4년 만에 코로나19 방역의 제약 없이 진행됐다. 올해 행사에서 금산사 주지 일원 스님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진영과 종교, 민족 간 갈등을 이유로 전쟁의 참상이 계속 되고 있다”며 “만족할 줄 모르고 인류가 더 큰 욕심을 부린다며 곧 재앙으로 다가올 것. 욕심을 줄이고 지금에 만족할 줄 아는 소욕지족(少欲知足) 하는 마음으로 절제의 등(燈)을 밝혀야 할 때”라며 봉축사를 전했다. 또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금산사는 5번째 신도회장으로 한광수 남창당한약방 원장이 취임했다. 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불교 종단 모든 구성원의 화합과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전북불교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 성모안식성당은 지난 8월 새 단장을 마치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성당 재정비는 그리스 성화작가 소조스 지아누디스 교수의 총괄 지휘·감독하에 총 40명으로 구성된 성화 작가 팀과 조력자들이 참여했다. 특히 성당에는 ‘만물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 ‘천사들의 성찬 예배’, ‘예언자들’ 등 다양한 작품들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천장과 벽 등에 새겨졌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8 17:55

전북문인협회장 선거 앞두고 투표권 잃은 남원지부

제33대 전북문인협회장 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남원문인협회의 투표권이 박탈당해 지역 문학계가 시끄럽다. 28일 전북문인협회(이하 전북문협)에 따르면 현재 김영 현 회장의 임기가 내년 1월 종료된다. 이에 내년 1월 13일 전북문협은 새로운 수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과거 직선제와 달리 대의원제로 진행됨에 따라 전북문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8일 오후 5시까지 각 산하 지부에 3명의 대의원을 추천할 것을 공지했다. 하지만 당시 문자메시지를 받은 남원문인협회장은 해외여행 중이어서 확인이 늦었고, 귀국 후 휴대전화에 첨부된 서류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으로 결국 대의원 추천 마감 시간을 넘겨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현재 남원문인협회장 A씨는 “대의원제 선거를 처음으로 도입한 올해, 대의원 추천과 관련한 공지는 공문서를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A씨는 지난 10일에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절차상 오류가 발생한 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남원지부 회원의 선거권을 보장할 것을 건의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관례상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사안이기에 남원지부는 대의원 선정을 할 수 없다’며 반려했다. 현재 남원문인협회는 전북문협 회장과 선거관리위원장에게 전북문협 선거관리위원의 부당성에 대한 개선 및 항의서를 보낸 상황이다. 한편 전북문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대의원 등록 기간 중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형평성에 맞게 투표권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문협 선거관리위원회 B위원은 “전북문협 창립 이후 회원들에게 공지사항을 전할 때 공문으로 보낸 적은 극히 드물었다”며 “공문에 대한 이의가 받아지기 위해서는 나머지 시군 지회 역시 같은 이유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대의원 추천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남원에서만 대의원 추천을 받지 못해 2차례 재공지를 했다”며 “선관위의 착오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다면 할 말이 없지만, 한 개인의 늦은 공지 확인이라는 이유로 투표권을 다시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8 17:55

한국전통문화전당 유치원·어린이집 5곳 한복형 원복 보급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한복의 실생활화를 실천하고자 유치원(어린이집)에 한복형 원복(활동복) 보급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한복형 원복(활동복) 보급을 위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전주시 지역 내 유치원(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공개 추첨을 통해 보급기관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보급기관은 송림꽃무지풀무지 어린이집, 교동원광어린이집, 복지어린이집, 교육공동체 꼬마코끼리가는길, 온빛어린이집 등 총 5곳이다. 전당은 선정된 기관의 수요 파악 후 내년 2월 중 제작·보급에 나설 계획이며 어린이집 당 최대 40세트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에 보급될 한복 원복은 일부 자부담이 발생한다. 원복 구성은 티셔츠 2장, 바지 1장, 누빔배자 1장이 한 세트이며, 한복의 특징인 옷고름, 동정, 깃, 색동 등 전통의 미를 살리는 데 초점을 뒀다. 또한 전당은 올 초 보급된 원복에 대한 피드백을 토대로 유아교육 전문가와 전통의복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 양산 가능성과 실용성을 보완했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고유의복인 한복의 친숙함을 길러주는 한복 원복 보급사업이 새해에도 이어질 수 있어 뜻 깊다”며 “앞으로도 한복의 올바른 역사관과 정체성을 알리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한복 보급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2.28 17:54

[2023 전북 문화계 결산] ① 전시, 공연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전북지역도 올해 일상회복으로 기지개를 켰다. 2023년을 되돌아보는 차원에서 전시·공연과 문학·출판, 여성·종교 순으로 전북 문화계 결산을 세 차례 연재한다. 지역 내 미술관과 공연장은 거리두기에서 벗어나 재가동에 돌입했다.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범위도 넓어졌고 이전보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민성욱, 정준호로 사상 첫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가 구축됐고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 등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으로 조직 운영면에서 변화가 엿보였다. △전시 국립익산박물관은 2020년 개관 이후 3년 만에 누적 관람객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향후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 밀착형 현장 박물관 구현은 과제로 여겨진다. 전주문화재단은 전국 문화재단 중 유일하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아르코 공공예술사업에 선정돼 기후위기에 대한 작품 제작 등에 국비 2억 2000만원을 확보했다. 윤명호 화백은 지난 4월 화마의 아픔을 딛고 8년 만에 완주 상관면 내아마을에 백당갤러리를 짓고 문을 열었다. 전주기린미술관은 별이 된 고(故) 홍순무 화백을 추모하는 유작 등을 전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전주 누벨백미술관과 숨갤러리는 개관 10주년을 맞기도 했다. 개관 5년 만에 전국 미술관 중 관람객수 상위 5위권을 기록하는 남원시림김병종미술관은 교육동 ‘콩’을 개관했다. 전북미술협회의 ‘아트전북페스타’는 지역 미술시장에 활력을 꾀했지만 아트 콜렉터 부재는 과제로 여겨진다. 제1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예술회관, 도내 14개 시·군 전시 공간에서 열렸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생동(生動)'으로 생명 의식이 삶과 예술에 관통되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공연 국립민속국악원은 지난 2월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새 단장을 마치고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지난 2월 기획 공연으로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의 노래 인생 60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모악당에서 열었다. 전북도립국악원과 전주시립국악단 등은 3월부터 봄을 맞아 코로나19의 어둠을 이기고 무대 행진을 펼쳐 나갔다. 제39회 전북연극제는 연극인들의 축제로 열렸으나 참가 단체의 수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는 평을 남겼다. 국립무형유산원은 개원 10주년을 맞아 ‘2023 무형유산축전’을 개최해 뜨거운 여름을 장식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면 대면 축제로 진행된 제22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주 한옥마을로 외연을 넓히긴 했지만 기존 프로세스를 답습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특색을 부각시키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전주 원도심 쇼핑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주 쇼핑 페스타’를 열었으나 썰렁한 행사장과 저조한 라이브방송 시청 수를 기록하며 막을 내려 아쉬움을 남겼다.

  • 문화일반
  • 김영호외(1)
  • 2023.12.26 18:18

국립무형유산원, ‘아리랑’의 역사 오롯이 담긴 기록영상 공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최근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의 기록영상을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제작된 ‘아리랑’ 기록영상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무형유산의 기록보존과 조사·연구를 위해 1995년부터 진행 중인 기록화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실제 영상에는 국가무형유산 전승공동체 종목으로서 아리랑의 정의, 그 어원과 노래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 기록과 음반을 비롯한 지역별 유형으로 구분한 8대 주요 악곡이 포함됐다. 특히, 전국 각지의 아리랑 전승 현장을 담기 위해 직접 아리랑 가창 등에 나선 정선·진도 아리랑 보존회 등 7개 단체 등 총 2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이번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아리랑 기록영상 제작은 국가무형유산 전승공동체 종목(특정 보유자를 인정하지 않는 종목) 중 최초의 기록화 사례라고 소개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아리랑’ 기록영상과 함께 올해 국가무형유산 기록화 사업으로 제작한 ‘김천농악’의 기록화 영상과 ‘불화장’ 기록도서를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누리집에 무료로 공개한다. '아리랑' 기록도서와 '남원농악' 기록도서는 온라인과 수도권의 대형 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25 16:0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