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08 00:17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3. 부안 죽막동 동탁 - 선사시대 해양제사유적지서 발견안에 혀가 있어 소리내는 악기 추정

부안 죽막동 유적은 주변 일대를 널리 조망할 수 있는 절벽 위의 평탄면에 위치해 있다. 이 해양제사장은 동양에서는 최대 규모로 세계 고고학계가 인정한 선사시대 해양제사유적지다. 이 해양제사장은 노천에 제물과 제기를 놓고, 숭배의 대상으로 신목을 두었으며, 주변에 금줄을 둘러 신성한 곳으로 성역화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죽막동 유적을 통해 항해와 어로 활동과 관련된 각종 해신 제사를 살펴볼 수 있어 고고학적, 인류학적으로 주목받는 곳이다.해양제사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성행하였다. 삼한 사회에서는 제사장인 천군이 소도라는 독립된 지역에서 의례를 주관한 것이다.이 시기에는 대형 항아리와 그릇받침, 신에게 바치기 위해 실물을 축소하여 만든 다양한 석제 모조품 등을 사용하였다. 제사에서는 음식을 공양하고 제물을 바치며, 신의 뜻을 묻는 행위나 신에 대해 기원하는 음악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제사를 위해서 신의 뜻을 묻는 유물 등을 특별히 제작하였다.이와 같은 제사유적은 농경문화와 해양문화가 동시에 발달한 전북에서도 나타나는데, 바로 남원 세전리나 군산 여방리와 같은 생활 유적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죽막동 제사유적에서는 음악으로 사용되었을 길이 5.4㎝의 청동종방울, 즉 동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동탁의 용도는 안에 혀가 있는 점으로 볼 때, 오늘날의 요령처럼 흔들어서 소리 내는 악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한국음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악기 분류에 있어 동탁 등을 악기로 분류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동탁도 악기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선사시대 소리를 내는 의물은 악기의 범주로 편입시켜 우리 고대음악사를 확장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이렇듯 제사유물이었던 동탁을 전통 타악기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악기를 소개한 『세종실록』과 『악학궤범』 그리고 『증보문헌비고』등이 숭유억불을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편찬된 책이므로, 주로 유교 의례에 사용된 악기를 중심으로 소개됐기 때문이다.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의 국악개론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동탁 등을 악기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서 전통악기 종류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고대 유물 가운데 동탁을 악기로 인식하지 못하게 한 원인이 되었으며, 종 종류의 악기를 중국에서 수입한 편종과 특종에 국한시킨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금부터라도 청동기 시대가 기원인 동탁을 악기의 범주에 넣어야 할 것이며, 우리 음악의 기원도 더 넓혀 잡아야 한다.전북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1.12.21 23:02

손끝으로… 목소리로…유럽 유학파들, 저무는 해 수놓다

KBS 전주방송총국(총국장 김영선)이 송년을 맞아 '겨울 유럽 환타지'를 주제로 한 초청 음악회를 갖는다.러시아에서 17년 간 바이올린과 피아노 수업을 받고 돌아온 송원진(32)·송세진(30) 자매는 1부 무대에서 주제이자 대표 레퍼토리인 '불멸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인 최초로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부속 중앙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한 기대주. 부모님 고향이 전주여서 4년 간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문턱 낮은 클래식 무대를 선물해오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김연아 아이스쇼' 등에서 연주를 맡아 유명해졌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들이 국내 초연한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게디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과 '꽃밭에서','오빠 생각','노을' 등 동요도 연주된다. '라인강의 노래'를 주제로 한 2부 무대에서는 독일 퀼른 국제음악콩쿠르(2011)에서 성악 부문 1위를 차지한 바리톤 유한승(26)씨는 로시니·번스타인·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로 관객들을 만난다. 리첸 국제 첼로 콩쿠르(2006)에서 1위 영예를 안았던 대전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 연주자 이송희(31)씨도 우주를 압축시켰다고 평가받는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와 오펜바흐의 '자클린의 눈물'을 선물하고, 촉망 받는 신인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조미정(26)씨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쇼팽의 피아노곡과 개성 있는 바로크 키보드 작품을 완성한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로 꾸민다. △ KBS 전주방송총국, 송년 기획 초청 음악회'겨울 유럽 환타지' = 23·26일 오후 7시 KBS 전주방송총국 공개홀.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21 23:02

여의주 입에 물고 하늘로 비상하는 龍처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2012년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를 맞아 '용띠해 특별전'을 마련했다. 20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특별전은'2012년 여의주를 입에 문 용처럼'으로 부제가 붙었다. '띠전시'는 12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한해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흑룡의 해는 임진년의'임(壬)'이 흑색을 의미하기 때문(辰은 용). 용(龍)의 순수 우리말은 '미르'며, 미르는 물(水)과 상통하는 말로 '미리(豫)'라는 말과도 관련이 있다. 용은 또 12지 가운데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로 기린ㆍ봉황ㆍ거북이 등과 함께 길조를 뜻하는 4령(靈)의 하나다. 용은 복을 가져오고 재앙을 물리쳐 줄 뿐만 아니라 웅비와 비상, 그리고 희망을 상징한다. 여전히 우리 문화 속에서 용에 대한 이야기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용의 승천은 곧 입신양명을 뜻하며, 용꿈 태몽은 장차 큰 인물이 태어날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 역사박물관의 이번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용의 기원, 12지 속 용, 왕의 상징 용, 민중 속의 용, 그림 속 용, 임진년 주요사건)으로 나뉘어 3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또 전시와 연계한 '용그림 색칠하기'와 '새해 엽서쓰기'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대표적인 전시 유물은 '흑룡도'(조선시대, 고려대박물관 소장), 백자투각 운룡문 사각연적(조선시대, 고려대박물관 소장), 은도금 용여의주 등자(조선시대, 육군박물관 소장), 용문양 상여장식(미상, 목아박물관 소장), 증평마을용기(근대,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소장) 등이 있다. 조선 후기 정수영(1743~1831)이 그린 '흑룡도'는 거친 바다 위 구름 속에서 사납게 꿈틀거리는 힘찬 용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백자투각 운룡문 사각연적'은 직사각형의 측면으로 이뤄진 널찍하고 높이가 낮은 중형의 연적으로 외면은 구름 속에서 눈을 부릅뜬 운용문을 투각한 기법으로 나타내고 있다.'등좌'는 말 양쪽 옆에 발을 걸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이 은도금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용문양 상여장식'은 상여장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위엄있는 용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전주시 삼천동 중평마을에 남아 있는 '중평마을용기'는 1895년에 제작된 것으로 마을의 번영과 풍년을 기원한 마음이 잘 깃든 대형 용기다. 한편, 우리 역사 속에서 임진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으로는 임진왜란(1592년)을 비롯, 신라의 우산국 정벌(512년), 백두산정계비 건립(1712년), 동학 교조신원운동(1892년) 등이 있다. 독립운동가 신채호(1880년생), 소설가 춘원 이광수(1892년생), 독립운동가 나석주(1892년생),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1904년생), 이중섭 화백(1916년생) 등이 용띠해에 태어난 주요 인물로 꼽힌다.△용띠해 특별전=23일부터 2012년 1월 2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1.12.21 23:02

깊이와 새로움이 만나는 색다른 전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지역미술계의 활성화와 큐레이터(전시기획자) 인력 양성을 위해 '2011 전시기획 공모전'을 개최한다. (2012년 1월 8일까지)200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네 번째 이어지는 기획 공모전은 공모를 거쳐 선정된 3개의 전시로 꾸며진다. 그 하나는'신세계'展(1.2 전시실). 유목과 도시, 이산, 여성 등의 이미지를 통해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자각하며, 시대의 아픔과 고독 그리고 작가 본인의 삶의 존재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종의 또 다른 '신세계'를 표현하고 추구하는 전시다. 강제욱 김태정 백지순 서진옥 이상훈 전재홍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그 둘은 기획은 '전북의 자연 - 강, 산, 바람에게 말을 걸다'展(5전시실). 과거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잃고 훼손되어 가는 전북의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기획이다. 방의걸 정승섭 김문철 이재승 김승학 이철규 홍성녀 등 27명의 작가들이 도내 각 시군을 찾아 스케치한 작품들로 꾸려졌다.전혀 다른 색깔의 또하나의 기획전은'유령의 집'展(3, 4전시실). 여기에는'공포'를 자극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유령'이란 키워드를 대명사로, 관람객들과 재미있고 친숙하게 소통하려는 작가들의 위트 있는 표현방식이 눈길을 끈다. 광모, 김동현, 김청진, 변윤희, 박선민, 임윤수, 이재헌, 한승구, 채우승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기간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무료 체험과 선물 증정, 마술쇼 공연 등의 좀 더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도립미술관 2011전시기획공모전=16일부터 2012년 1월 8일까지(개막식 16일 오후 4시)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1.12.20 23:02

"지루함은 가라" 국악의 흥겨운 변주

전통 타악의 신명에 난타를 접목시킨 백정신 (사)타울림예술원 대표(45)의 목소리는 늘 갈라져 있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서 늘 목이 쉬어라 외쳐대기 때문.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한데, 여럿이 어울리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주체할 수가 없다"고 했다. 누구나 즐기는 국악을 꿈꿨던 이 장구잽이는 4년 전 김상욱(45·북) 박윤숙(45·드럼) 박성철(47·태평소)과 타울림예술원을 만들고 국악에 난타를 접목시켜 사물놀이 장단으로 연주해오고 있다. 20~30대 타악 연주자들이 합류하면서 신디사이저, 색소폰 연주까지 가능해져 무대가 더욱 풍성해졌다. "풍물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빠른 테크노 비트의 실내 국악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무용과 비보이도 얹어 현대적인 무대를 시도했죠." 수많은 공연 레퍼토리에서 엄선한 수록곡 중 타울림 색깔을 대표하는 곡은 '공감 그리고 환희'(7막). 국악 전공자들조차 소화하기 쉽지 않은 장단에 밸리댄스를 입혀 창작 타악 퍼포먼스를 재탄생시켰다. 정적을 깨는 큰 북소리가 가랑비처럼 가늘다 천둥소리처럼 거세지기를 반복하는'개벽'(1막)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시원한 타악적 쾌감을 맛볼 수 있게 할 듯. 중국인들의 접시 돌리기와 유사한 버나 돌리기'소통'(2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묘미를 안기며, 충청·경상·전라도를 아우르는 '삼도설장구'(3막)도 신명을 더한다. 찬조 출연하는 문화포럼 나니레(대표 김성훈·4막)의 '비틀즈 메들리'나 명성황후 O.S.T '나 가거든'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백정신 대표는 "지난해 공연장 좌석이 좁아 관람객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컸던 터라 올해는 2000석이 넘는 공연장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부담감도 크겠지만, 더 웅장한 무대를 내놓고 싶다는 욕심에서 저지른 일. 관람객들은 흥이 날 준비만 하면 될 것이다. △ (사)타울림예술원,'타울림! sori로 소통하다' = 2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10-3682-2474.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20 23:02

5. 문화재·학술 - 역사·학술대회 활발유물·유적발굴 주춤

전북의 문화예술을 살찌우기 위한 논의들이 올 한 해도 각 분야별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노력과, 전주학 정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들이 연중 활동으로 이어졌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관장 정준기)·부안청자전시관·전북대 박물관(관장 김승옥) 신축 개관 등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 지역 문화의 기초를 튼실하게 다졌다. 그러나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에 필요한 예산이 대폭 삭감돼 2012년 완공이 불투명해졌고, 발굴된 유물 유적에 대한 보존 문제가 제대로 수립되지 않는 등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익산 백제역사유적 재조명연초 익산·부여·공주역사유적지구를 통합한'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우선 추진 문화유산으로 선정돼 본 등재의 물꼬를 텄다. 이를 계기로 익산을 중심으로 한 백제문화와 역사에 대한 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렸으며, 지역의 숙원인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에도 밝은 빛을 안겼다.또 익산·공주시, 부여군은 유적지구의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12월 중 정부 대전청사 문화재청 인근에 통합사무국(공동추진단)을 마련하고 내년 1월께 재단법인을 발족키로 해 등재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2년 이상 표류하던 익산 국립박물관 승격 문제도 새 전기를 맞았다. 지난 8월 정병국 문화관광부 장관이 국회에서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을 문화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국보 11호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이 6층 부분 복원 방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또 해체된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계획안이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국제포럼에서 과거의 역사적 흔적과 예술적 작품성을 보존하기 위해 보수정비의 범위를 해체 전 남아있던 6층까지만 하기로 했다. △전주학 정립·동학농민혁명사업 활발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전주의 정신과 정체성을 정립하고, 발전방향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 주도로 두 차례에 걸친 전주학 학술대회가 열렸으며, 여기서 전주지역의 문학·역사·철학·음식·의복·판소리 등에 대해 연구물을 축적시켰다. 개관 1주년을 맞은 전주어진박물관은 조경묘 창건 240주년을 맞아 '조선왕실의 뿌리, 조경묘와 조경단' 등과 같은 기획전을 통해 조선 왕조의 본향인 전주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널리 알렸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석지 채용신의 서거 7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과, 전북의 역사문물전에 올 '임실전'을 이어가며 지역학 연구에 힘을 보탰다. '미완'의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재조명과 혁명의 정신을 선양하는 작업이 올해도 계속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고창과 김제지역 유적지 활용방안에 대한 학술대회를 잇따라 개최했으며, 서울에서 '동학농민혁명 초기 전개과정과 기념사업'전국 학술대회를 열었다. 또 정읍시 동학농민혁명정신선양위원회는 동학농민혁명대상을 제정해 첫 수상자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정했다.기념재단과 한국근대사학회 주최로 서울에서'역사교과서의 동학농민혁명 서술,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어 잘못 기술된 역사교과서를 바로잡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기념일 제정 등은 지역과 학자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문화재 다시보기지난 11월 보물 제663호인 완주군 경천면 화암사 극락전이 국보 제 316호로 승격됐다. 화암사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에 맞배지붕 형태며 국내에서 유일한 하앙식(下昻式) 구조로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또 군산 동국사의 소조석가여래삼존상과 그 복장 유물 등이 보물 1718호로 지정됐다. 동국사 불상은 정확한 조성시기(1650년), 분명한 조성 주체, 불상조성에 소요된 시주 물목(物目)과 수많은 시주자 등이 조성 발원문에 낱낱이 기록으로 남아 복장 의식이나 사원 경제사, 그리고 조선후기 불상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유물·유적 발굴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다만 기원전 3~2세기 초기 철기시대를 대표하는 청동기 유물인 간두령(竿頭鈴)이 전북 혁신도시 개발사업부지인 완주 신풍유적 2차 발굴 조사를 통해 발굴돼 주목을 받았다. 제사장이 의식에 사용한 방울로 추정되는 간두령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예가 10여 곳 안팎인 데다 1987년 함평 초포리 이후 처음으로 출토된 유물이다.또 임실군 신평면 가덕리 하가유적지에 대한 5차례의 학술발굴 조사가 마무리됐다. 2006년부터 이루어진 이지역 유적지에서는 약 2만년 전 무렵 섬진강 상류지역에서 살았던 구석기인들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 2만 4000여점이 발굴됐다. 조사기관인 조선대 박물관은 하가유적의 입지와 지세가 뛰어나고 옛지형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며, 섬진강 유역의 독특한 구석기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유적지의 현상변경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지역 특화 박물관 잇따라 개관군산지역민들의 숙원이었던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착공 4년만에 완공돼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근대문화 특화 박물관으로 지난 2007년부터 총18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개관한 이 박물관은 개관 50일만에 5만 명이 찾을 만큼 지역 역사문화의 산교육장으로 자리매김 했다.이에 앞서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에 국내 청자전시관으로는 최대규모로 부안청자전시관이 4월 개관했다. 도요지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부안청자전시관 건립사업은 총 공사비 255억원이 투입돼 6만9452㎡부지(구 유천초등학교)에 지상 3층, 연면적 5610㎡규모의 청자전시관과 가마 보호각 등을 갖췄다. 총 150억원이 투입된 전북대 박물관의 신축 개관과 전주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의 1종 전문박물관 등록도 지역박물관의 수준을 높이는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사실무근으로 판명되기는 했지만, 아태무형문화센터의 인천 송도 이전설이 나와 전북도와 전주시가 그 진위 파악에 애를 태웠으며, 전당 설립에 필요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6월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전주 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의 활성화도 과제로 남았다.△전북 인물 재조명 학술대회이지역 출신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작업들이 활발했다. 가람 이병기 선생(1891~1968)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학술대회(9월 원광대), 근대기 초상화로 명성을 날린 석지 채용신(1850~1941)의 서거 70주년을 맞아 열린'어진화가 채용신 학술대회'(6월 원광대)가 대표적이다.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전북의 유학을 대표하는 지포 김구(1211~1278)와 간재 전우1841~1922) 선생의 학문세계와 전북 유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학술대회(이달 17일 전주대와 전북대) 역시 지역의 문화를 더 깊게 하는 장으로 평가를 받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1.12.20 23:02

전북의 巨儒 2인, 재조명지포 김구·간재 전우 선생 학술회의 개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전북의 유학을 대표하는 지포 김구 선생과 간재 전우 선생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두 거유(巨儒)에 대한 학술대회가 17일 전주대와 전북대에서 전북사학회(회장 이재운)와 간재학회(회장 양승부) 주최로 각각 열렸다.지포(止浦) 김구(金坵, 1211~1278)는 부안 출생으로 우리나라 최초 서원으로 알려진 소수서원(백운동서원) 보다 11년 전에 세워진 도동서원의 주벽으로 배향된 인물로, 전북유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학자이지만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문정공 지포 김구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주제로 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전북유학의 형성과 발전에 지포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분석, 전북 유학의 체계적인 학문 정립을 모색했다. 나종우 교수(원광대)가 '전북 유학의 흐름과 지포 김구'을 주제로 기조 발제를 했으며, 하태규 교수(전북대)의 '고려후기 김구의 정치활동'. 윤용혁 교수(공주대)의 '고려후기 김구의 대외인식과 활동', 유영봉 교수(전주대)의 '지포 김구 한시 연구', 김동전 교수(제주대)의 '제주도 돌 문화의 형성과 지포 김구', 홍성덕 교수(전주대)의 '부안군 유교문화유적과 지포김구' 등을 발표했다.전주 출신으로, 군산과 부안 등의 섬에서 학문활동을 한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는 조선조 최후의 정통 유학자로서 추앙받으며, 그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17일 열린 학술회의는 '한국 근대유학 중의 간재학의 위치정립과 학문체계'로 열렸다. 학술회의는 간재 간재사상의 특징을 밝히고, 전주 3제(三齋)인 흠재(欽齋)·유제(裕齋)·고제(顧齋)선생에 대한 집중조명을 통해 전주지역 유가문화의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1.12.19 23:02

클래식의 깊은 감동그리고 묵직한 여운

지난 13일 진안문화의집에서 펼쳐진 '신나는 예술여행 희망 나눔 콘서트'는 모처럼 농촌을 찾은 클래식 향연에 푹 젖어 깊은 감동을 나눈 아름다운 밤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이 음악회는 대중음악에 비해 거의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의 무대를 제공한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클래식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벽을 깨트렸고 진정한 클래식의 힘과 가치가 대중음악에서 보다 더 값진 향기가 있음을 몸으로 체험한 소중한 기회였다.듬직한 남성 성악가 8인의 장쾌한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지자 연신 앙코르와 브라보를 외쳤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3중주가 엘가의 '사랑의 인사' 파헬벨의 '캐논'을 정교하고 세련된 앙상블을 보이자 고급스러운 음악에 감성을 여는 모습은 참으로 진지했다. 200여명의 관객들이 진행되는 음악의 다양성을 호흡하면서 점점 깊숙하게 음악에 젖어드는 모습은 우리가 얼마나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실감케 했다.연주가 계속될수록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테너 박인수 백석대 음대 석좌교수가 불러 히트한 '향수','울산 동백섬'을 그린 노래가 불려지자 감상에 푹 젖고 손뼉을 치며 따라 부르는 모습이었다. 처음 듣는 카운터 테너가 헨델의 파리넬리에 나오는 '날 혼자 울게 내 버려주오'와 '나는 파도를 가르는 배'를 묘한 중성으로 화려한 '콜로라투라'(기교로 장식된 선율)으로 부르자 난생 처음 듣는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우주호 성악가는 그 넉넉한 품으로 조두남의 흥겨운 '산촌'을 불러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 단체의 리더인 우 성악가는 단순히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차원을 벗어나 우리의 농촌이 정신적인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계몽이 필요하고 클래식에 담긴 창의력을 통해 발상의 전환 기회로 삼고 싶다며 이제 도농간의 시·공간의 벽은 허물어졌기 때문에 시급한 것이 '문화수혈'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9 23:02

'전북형 엘 시스테마'를 꿈꾸다

1975년 베네수엘라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가난과 폭력, 마약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바이올린과 첼로를 공짜로 나눠줬다. 아브레우 박사는 "언제 총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데, 악기가 무슨 소용이냐"며 화를 내던 아이들에게 "들고만 있어도 좋으니, 총만 잡지 말라"고 간청했다. 이렇게 시작된 '엘 시스테마'(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 교육)는 그 후 36년간 200만 명의 아이들이 음악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도록 만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기획한 '꿈의 오케스트라'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의 '한소리 오케스트라'가 추가 선정되면서 '전북형 엘 시스테마'가 싹을 틔우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한소리 오케스트라'는 전국 최초로 음악치료를 시도, 원광대 동서보완의학대학원·전주시립교향악단과 예술을 통한 감수성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소리전당에 소속된 청소년교향악단의 눈높이 지도 역시 친근감을 높이는 요소.총 32명의 학생들은 매주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클라리넷·플루트 등을 연주하면서 클래식에 대한 친근감과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책임감과 소속감도 배우고 있다. 소리전당의 한소리 오케스트라는 최종 발표회'나도 무대 주인공 되기'(2012년 1월14일)를 통해 '전북형 엘 시스테마'의 결실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9 23:02

지역 작가들 국·내외서 두각

올해 두각을 드러낸 작가는? 전북 미술계에 '스타 작가 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안팎으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가군이 형성됐다. 전북도가 올해 처음 추진한 '전북 미술 작가 육성 프로젝트 - 해외 전시 지원 사업'은 지역 작가들의 해외진출 지원 취지는 좋지만, 지역 내 갤러리가 성장해 지역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도가 추진하는 '2011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민간단체가 아닌 공공단체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서울관 JMA스페이스 작가들에게 일대일 마케팅을 해줄 수 있는 전문 인력 채용의 요구가 또다시 제기됐다.△ 해외 전시 지원 사업 취지 제대로 살려야전북도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추진한 전북 작가 미술 작가 육성 프로젝트로 '수도권 전시 지원 사업' 대신 '해외 전시 지원 사업'을 확대·진행됐다. 도는 해외에서 개인전을 갖거나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다양한 작가를 선정해 1000~20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해외 개인전이 아닌 국·내외 아트페어에 지원하는 것을 두고 뒤늦게 설왕설래가 오갔다. 한 미술인은 " 자기 작품 팔러 나가겠다는 사람을 지원해주는 게 지역 작가 육성이냐"면서 "'스타 작가' 발굴에 앞서 열악한 지역 갤러리가 탄탄하게 성장해 더 좋은 작가들을 배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외 아트페어가 작가의 작품을 알리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는 점에서 서울 갤러리가 아닌 지역 갤러리를 통해 아트페어에 진출한다면 지역 작가 육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강용면·국경오·이정웅·류재현 등 재발견 내년 국내·외 활동이 기대되는 도내 작가로는 강용면 국경오(조각) 이정웅 류재현(서양화)씨 등을 꼽을 수 있다. 도내 최초로 세계 3대 아트페어로 평가받는 '시카고 아트페어'에 진출한 조각가 국경오씨와 '싱가포르 어포더블 아트페어' 등에 참여한 조각가 강용면씨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국내 주요 아트페어에서 인기 작가로 떠오른 서양화가 이정웅씨와 올해 해외 경매 시장에서 선전한 류재현씨의 재발견 역시 지역 미술계의 화제가 됐다. 이같은 성과는 전주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와 전주 아카갤러리(관장 박지혜) 등이 지역작가 발굴을 위한 중앙·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작업의 성숙도가 절정에 이르러 얻어진 결실이다. 익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W갤러리(관장 신주연)도 '남천 송수남 초대전'등 다양한 기획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 레지던스, 공공단체가 체계적 지원해야 전북도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추진한 '2011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올해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작가들에게 공간을 지원해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올해 레지던스에 참여한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는 입주 작가들이 지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시야를 넓혔으며, 여인숙을 개조한 군산 문화공동체감(대표 이상훈)도 레지던스를 내실있게 진행했다. 전북예총 익산지회(대표 정동규)·익산문화재단, 군산진포문화예술원(원장 박귀덕)·프로젝트 자립 동문(대표 신석호)도 창작 지원 의지를 보이면서 한 걸음을 뗐다. 하지만 레지던스가 '절반의 성공'을 넘어서려면 민간단체들의 각개약진에 맡기기 보다는 지자체의 체계적인 운영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장기 발전안 부재, 창작공간 매입·관리 어려움 등으로 지자체의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 요구되기 때문. 전북도립미술관이 요구하는 창작 스튜디오 건립 역시 이와 맞물려 있다. △ 도립미술관 서울관 전문인력 확보 요구올해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은 전시 기획력 면에서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체험 등이 뒷받침되면서 관람객 20만여 명의 발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도립미술관이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이 되기에 앞서 차별화된 전시에 주력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지역 작가들의 대관 신청이 몰리고 있는 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는 지역 작가들의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작가들이 서울에서 전시 한 번 했다는 데 그치지 않고 중앙에서 인정받는 작가로 거듭나려면 전문인력을 배치해 일대일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9 23:02

크리스마스 밝히는'아름다운 하모니''파리나무 십자가 소년합창단'보이 소프라노 전주공연

'천상의 화음'이라 불리는 '파리나무 십자가 소년합창단'아름다운 보이 소프라노들이 세밑을 밝힌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공연으로 모차르트의 '자장가' 등 클래식 명곡을 비롯해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등성가곡, 프랑스 민요, '넬라 판타지아' 등 대중적인 팝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올린 솔리스트 출신 끌로띨드 세벨트가 새로운 지휘자로 임명돼 꾸민 첫 아시아 투어 무대로 국내에서는 서울, 울산, 청주 등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해 내한공연 때 천상의 목소리로 영화'미션'의 주제곡인 '넬라 판타지아'를 불러 찬사를 받았던 보이 소프라노 오브 보두앙도 함께 온다. 1906년 프랑스 알프스 산맥의 한 수도원생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10~13세 소년 24명으로 구성, 하얀 성의(聖衣)를 입고 나무십자가를 가슴에 걸고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는 데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1931년 카네기홀 공연을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후 미국·캐나다·유럽 주요 도시 투어를 통해 세계 최고의 합창단으로 자리잡았다.△ 2011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크리스마스 콘서트 = 1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63)270-800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6 23:02

사라져가는 농촌 풍광 앵글에 담다

사진작가 이형구(56)씨는 버림받은 방앗간, 흉물스러워진 폐가, 을씨년스러운 시골장터를 찍는다. 아슬아슬하게 삶을 이어오는 시골마다 농촌사의 그늘진 한 페이지가 펼쳐졌고, 굴곡진 사연들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때마다 카메라는 줌 인(Zoon In)과 줌 아웃(Zoon Out)을 거듭했다. 10년 만에 사진전'낯선 풍광'을 여는 그는 다소 얼떨떨해했다.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은 아들을 가슴에 묻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1997년 시민단체'청소년 안전을 생각하는 의사들의 모임'을 발족시켜 놀이기구 안전성 점검 등을 해오다 우연히 눈을 돌린 사진에서 "바로 이거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전라도 농민을 찍어온 사진작가 김춘식 선생으로부터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법을 배운 그는 남루한 시골 풍광에서 소통의 부재가 아닌 소통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마취과 의사(중앙마취통증의학과 원장)라 시골에 출장갈 일이 많아 운좋게 한 것"이라고 했지만, 정신적 호적이 없어진 농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진이라는 점에서 값지다. 그에게 농촌은 작은 대자연이자, 살아있는 역사. 그는 "앞으로도 카메라라고 불리는 기막힌 장난감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을 탐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 이형구 사진전'낯선 풍광' = 22일까지 전북예술회관 6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6 23:02

고창농악 상쇠 황규언 선생을 기리며…

"쇠는 음양으로 쳐야지. 양으로만 쳐도 재미가 없어. 암, 수놈이 죽이고 살리고 그렇게 쳐야 해. 첫째로 멋을 가져야 하고, 율동이 좋아야 혀. 가락이 아무리 좋아도 율동이 없으면 보기에 재미가 없어."영무장 농악(영광·무장·장성 등에서 전승된 농악)의 계보를 잇고 있는 고창농악은 14곳 읍·면 농악단이 구성, 가락을 잘 전승해오고 있다. 고창농악의 명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자 1989년 고창농악단을 결성한 황규언 선생(1920~2001)은 이들로 하여금 전국 시·군 농악경연대회에 진출하도록 해 진가를 알렸다. 스스로는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1994),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농악 장원(1997) 등을 거머쥐어 고창농악 상쇠 보유자로 지정, 고창농악이 전북 최초로 단체 무형문화재로 지정받는 데 공헌했다. 황 선생을 두고 고창농악의 중시조(中始祖)라 평가하는 이유다. (사)고창농악보존회(회장 이명훈)가 故 황규언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공적비 제막식(17일 오후 2시 고창농악전수관)을 갖고, '제13회 고창농악 문화재 발표회'와 '고창풍물굿 학술대회'를 연다. 故 황규언선생공적비 추진위원회(위원장 송영래)가 주관하는 공적비 제막식은 고창 군민·도내 문화예술인·고창농악 전국 문하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발적인 모금운동으로 치러진다. 고창농악 문화재 발표회는 고창 14곳 읍·면 농악단과 전국 문하생 등 300여 명과 직업이 풍물인 '전문 사회패' 10곳이 모여 대규모 판굿을 벌인다.상쇠의 지휘 아래 모두가 자유로운 가락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호흡을 맞추는 게 고창농악의 멋. '젊은 풍물굿 연구자들의 학술 굿판'을 주제로 한 고창풍물굿 학술대회(16~17일 고창하나로마트 2층 문화센터)에는 민속학자 김헌선(경기대 국문과 교수) 등 16명의 연구진들이 참석한다.△ 故 황규언 선생 공적비 제막식 = 16일 오후 2시 고창농악전수관. 제13회 고창농악문화재 발표회·고창풍물굿 학술대회도 함께 마련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6 23:02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펼치는 동초제 '귀한 소리'

임방울과 동시대를 살았던 명창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김연수였다. 김연수는 최초로 근대식 교육을 받은 소리꾼이었다. 목이 나쁜 대신 오랜 수련 끝에야 얻을 수 있는 단단하고 긴장감 넘치는 소리를 가졌다. 동초 김연수 명창의 유일한 제자인 운초 오정숙 명창은 다른 소리를 섞지 않고 스승의 소리를 올곧게 이어 '김연수 바디'를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냈다. "나를 이겨먹는 소리꾼이 나와 동초제를 더 크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오 명창이었기에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이순단 김소영 등 제자들 면면도 화려하다.동초제 전승에 가장 큰 맥을 이루고 있는 난석 이일주 명창은 아직도 "우리 오 선생님 안 만났으면 이일주가 없었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명장 아래 약졸이 없듯 이처럼 운초 선생의 소릿길을 묵묵히 이어온 (사)동초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이일주)가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통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을 펼쳐보인다. 비교적 젊은 중견 소리꾼 중 대통령상을 수상한 최현주(흥보가) 장문희 문명숙 김미정(춘향가) 차복순(수궁가) 김세미 천희심 김소영(심청가) 송재영(적벽가) 명창이 '이일주 사단'의 진면목을 선보일 듯. 이들의 귀한 소리를 알아본 가야금 연주자 이영신(숙명가야금연주단 지도교수)이 무대에 서고, 고수이면서도 판소리 동초제 이수자인 김규형을 비롯해 송원조 정화영도 북을 잡는다. 출연자 전원이 부르는 육자배기·흥타령은 지난해 안 좋았던 일을 훌훌 털어버리는 자리로 정화영(장고) 황승주(아쟁) 김건형(대금)이 함께 한다. 이일주 명창은 "전북에 30년 전부터 자리잡아 쇠퇴해가는 소리판에 활기를 불어넣은 소리가 바로 동초제"라면서 "전북은 동초제가 90%를 차지할 만큼 동초제의 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전북의 대표 판소리로 키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스승은 가고 없지만, "한도 끝도 없는" 소릿길은 제자들에 의해 완성되고 있다.△ (사)동초제 판소리 보존회 정기 공연'송구영신' = 17일 오후 6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12.1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