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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자리 정책 전환 강소 예술단 육성해야"

문화일자리 관련 정책이 단순히 급여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 공연예술단 육성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연예술단을 육성할 경우 문화예술분야 일자리창출은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까지 제작되는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전북발전연구원은 7일'강소(强小)공연예술단 육성 통한 공연시장 활성화 및 문화일자리 만들기'보고서에서 "전북의 문화일자리 정책이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는 형식이어서 지원이 끊기면 일자리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자리정책의 지속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역별로 강소예술단을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강소예술단은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한 예술단으로, '점프'를 제작한 (주)예감이나 '난타'를 공연하는 (주)PMC같은 예술단을 말한다.전발연은 이번 보고서에서 "도내 14개 시·군에 20개의 강소예술단을 만들어 지역의 대표 공연장과 연계해 공연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일자리창출과 함께 지역 대표 공연콘텐츠도 보유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공연콘텐츠 제작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만큼 공연예술단 육성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부족한 전북 지역의 관광자원을 보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강소예술단 육성과 관련한 사업비도 기존 지원사업을 통합하는 형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지원과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을 결합하는 형식으로 지원한다면 예술단 1곳씩 2억원은 지원할 수 있다는게 전발연의 설명.또 예술단에게 공연제작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제작과 운영 등도 맡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전발연은 강소예술단 육성을 통해 직접 고용 500명, 고용유발효과는 19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1.08.08 23:02

청정 위도, 예술과 한판 신나게 놀았다

'소통과 나눔,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사)한국예총 전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가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치며 지역 주민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지난 4일과 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전북예총은 "소외 지역이 없는 문화공간 창달"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일 오후 1시 30분 부안군 위도해수욕장에서 열린 공연의 주제는 '청정위도 예술과 만나다'로 정했다.이날 공연에는 타울림예술단의 모듬북공연과 김민숙 씨의 민요, 이애자 명창의 판소리와 진도북춤 외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성자 씨의 품바공연, 그리고 오문자&알타비아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과 벨리댄스매니아팀의 벨리댄스 등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2부 행사로 연예예술인협회 경음악단과 초대가수 김종윤, 혜미 씨와 함께하는 위도주민 노래자랑이 펼쳐져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과 위도주민들에게 모처럼 활짝 웃는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전북예총 선기현 회장은 "1년에 겨우 두번 실시하는 행사지만 도시와 농어촌을 문화로 잇게 하고 농어민들이 잠시나마 위로와 웃음을 찾고, 마음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예술 공연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전북예총은 지난 4월 진안 백운에서 올해 제1차 오지마을 문화투어를 가진 바 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08 23:02

"석정문학관, 작가들 삶의 길 제시할 문학의 성지로"

10월29일 문을 열 부안 석정문학관의 관장에 허소라 군산대 명예교수(75·시인)가 확정됐다. 사무국장은 부안 출생의 김영일 시인(53)이 맡는다.부안에서 태어난 신석정 시인(辛夕汀·1907~1974)은 지역에서 활동해온 이력과 '목가시인'이라는 별칭 때문에 한국문단사에서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40년 넘게 석정 선생을 탐구해온 허소라 관장은 "석정문학관은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친일시를 남기지 않았던 석정 선생을 재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대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작가들에게 어떤 정신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깨닫게 하는 문학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겠다"고도 했다.김영일 사무국장은 2009년까지 한국통신(KT)에서 몸 담으면서 한국통신노동조합 지부장을 맡았고, 시집'그의 눈길(2008)'과 한시집'귀향여로(2008)'을 펴내 문단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경력를 인정받았다.석정 선생이 태어난 부안읍 선은리 고택 주변 부지 1만7584㎡(5300여 평)에 건립된 석정문학관은 지상 2층, 연면적 1481㎡ 규모로 건립 돼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수장고 등을 갖췄다. 석정 선생의 유고 문집과 고인이 생전에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편지, 서예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등도 함께 전시된다. 석정 선생이 돌아가신 뒤 공개된 시'인도의 노래','슬픈 위치' 외에도 시대적 제약으로 인한 미발표 시, 자필 원고로 쓴 미공개 시 등 귀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08 23:02

무주 낙화놀이 감동, 새만금에서 만난다

무주반딧불축제의 명물인 '낙화(落火)놀이'를 8월 한달 동안 새만금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무주군은 6일부터 이달말까지 매주 토요일(밤 8시30분) 새만금 상설공연장 아리울 아트홀 일원에서 낙화놀이를 재현한다.가슴을 울리는 대금의 선율과 허공으로 흩어지는 불꽃의 감동이 있는 낙화놀이는 무주군 안성면 두문리 낙화놀이 보존회 회원 40여 명이 직접 참가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민속행사. 무주반딧불축제때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 최근들어 무주 최고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무주 낙화놀이보존회 박찬훈 회장은 "낙화놀이는 준비단계에서부터 재연까지 모두 주민들이 한다"면서 "전북 최고의 관광명소인 새만금에서 낙화놀이를 재현하게 돼 무척 영광으로 생각하며 주민들도 신명나게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줄을 타고 떨어지는 불꽃들이 마치 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낙화놀이는 물위에서 즐기는 전통 불꽃놀이로, 줄을 맨 긴 장대에 한지로 싼 뽕나무와 숯, 소금 뭉치 100~200개 정도를 달고 불을 붙이면 줄을 타고 이어지는 불꽃이 장관을 이룬다.새만금 상설공연장에서 선보일 낙화놀이에는 600m의 줄에 6000여개의 낙화봉이 설치돼 그 어느 때 보다도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낙화놀이는 한지 뭉치가 타들어갈 때 귓전에 다가서는 소리와 바람에 흩날리는 숯가루, 그리고 물위에 어리는 불빛이 삼박자를 이뤄 깊은 감동을 준다.무주군 두문리 최일섭 이장은 "무주의 전통놀이를 전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 이를 전북투어의 자원으로 정착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며 "낙화놀이는 반딧불이의 군무를 연상시킬 만큼 그 자태가 신비롭고 아름다워 전북의 대표 명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낙화놀이는 무주군 안성면 지역에서 3월 삼짓날과 4월 초파일,그리고 5월 단오날에 즐기던 고유의 민속놀이로, 무주군은 낙화놀이와 관련해 2007년 5월 안성면 두문마을에서 전북대와 함께 학술세미나 및 재현행사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12회반딧불축제 때부터 낙화놀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두문마을 주민들은 낙화놀이에 쓰이는 낙화봉을 직접 고안하고 제작해 지난 2009년 특허를 내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으며, 낙화놀이는 반딧불축제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알려지면서 '빛'과 '전통'의 볼거리로 마니아층을 형성해 가고 있다.

  • 문화일반
  • 김태인
  • 2011.08.05 23:02

저작권 위반 불법 복제물 지속 감소

저작권 보호 활동이 강화되면서 불법 복제물의적발 건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월25일부터 100일간 '2011 서울클린 100일 프로젝트'를 펼쳐 불법복제물 273건, 7만9천909점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발 건수와 적발 점수가 각각 11%, 19% 감소한수치다. 단속은 문화부 저작권경찰과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가 함께 펼쳤다. 용산 등 서울 시내 역세권과 번화가 주요 판매 거점 200여 곳을 중심으로 단속했다. 합동단속반은 불법복제물 단속과 함께 제작공장 적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단속에서는 총 5건의 제작공장을 적발했으며 지난해보다 150%가 늘어난 3만2천136점의 불법복제물을 수거했다. 문화부는 "불법복제물 유통의 온상으로 여겨지던 용산 지역에 지난 4월부터 불법저작물 단속신고센터를 운영한 이후 용산 지역 21개 거점 중 5개 지점이 휴점 및 폐점했다"며 "서울 25개 자치구 단속 대상 거점도 전년 대비 약 27%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불법복제물 유통의 단위당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영상물의 건당 평균 단속 점 수는 316점에서 195점으로 줄어들었다. 문화부는 "8월말 대학가 개학을 앞두고 출판물 불법 복제물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1.08.04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세계유산 등재되면 품격있는 역사도시…"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최완규 위원장(56)이 익산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린다고 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반신반의도 아니었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기개가 필요했다. 2006년부터 익산시와 힘 쏟은 익산역사유적지구가 2009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르자 최 위원장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여기엔 백제 무왕의 '익산 천도설'이 깔려 있다.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무왕이 왜 익산에 천도 했을까'이다. 그는 "백제는 웅진시대 이후 왕이 귀족에 의해 피살되는 등 내부 갈등이 심했다"고 했다."성왕은 부여로 수도를 천도해 왕권 강화를 하면서 백제 부흥을 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관산성 싸움에 패하면서 다시 혼란에 빠졌죠. 특히 마한계 토착세력은 국호를 남부여로 바꾸는 데 반발했습니다.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익산 천도가 필요했을 겁니다."두번째 질문. 그렇다면 왜 '삼국사기'에는 '익산 천도설'이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을까."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이 어떤 사람입니까. 묘청의 서경 천도를 진압한 장본인입니다. 천도라는 말을 쓴다는 게 용납이 되는 사람일까요. 그런데 우리 사가들이 여기에 안 나왔다고 소수설로 치부해 버리니, 그게 답답할 따름입니다."특유의 직설화법으로 학계를 비난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무왕의 탄생 설화(용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내용)와 서동 설화의 러브 스토리 등은 사실 여부를 떠나 스토리텔링 자산으로서도 의미가 깊다"고도 했다.마지막 질문. 그렇다면 익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그는 "익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품격있는 역사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새로운 역사를 꿈꾼 모든 사람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 중 진정성이 없는 사람은 실패했고, 진정성 있는 사람은 성공했다. 그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새로운 역사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라고 답변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04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①프롤로그

올해 익산·부여·공주역사유적지구를 통합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칭)'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대상에 선정되면서, 마한에 뿌리를 둔 백제사의 단층을 재발견하게 됐다. 백제 문화권으로 공주·부여만 떠올리는 역사적 과오(過誤)를 바로잡기 위해 익산역사유적지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본보는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을 통해 백제 왕도의 저력을 찾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등재 가능성을 검토한다.▲ 백제 왕도 익산의 정체성익산 미륵사지 석탑 기단부에서 발굴된 '금제사리봉안기'로 인해 1400년을 이어온 '서동왕자(무왕)와 선화공주의 로맨스'는 금이 갔다. 여기에는 백제 무왕(600~641)의 왕후(사택씨의 딸)가 재물을 바쳐 절(가람)을 창건하고 기해년(639)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학계는 미륵사를 세운 백제 무왕의 왕후가 선화공주가 아닌 허구의 인물일 수 있다는 사실에 논란을 거듭했다. 반면 이 기록은 백제 무왕의 '익산 천도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로 주목받았다. 미륵사지 석탑에서 나온 사리봉안기의 문양이 왕궁리 5층 석탑의 사리함 문양과 일치, 익산을 백제사의 수도로 봐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 것. 무왕이 익산에 새로운 백제 도읍으로 건설했다는 기록이 담긴 중국 육조시대의 문헌'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로 인한 '익산 천도설'을 재점화시킨 것이다.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최완규 위원장은 백제 왕도 익산의 정체성은 마한의 고도(古都), 백제 왕도(王都)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언한다. 익산은 마한에 뿌리를 둔 백제문화로 부여·공주와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최완규 위원장은 "이를 통해 무왕 때 마한 고도인 익산으로 천도하면서 이주한 부여계의 백제 왕조와 마한 토착세력의 통합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익산 천도는 법왕 때부터 계획됐으며, 마한 세력을 아울러 왕권 강화를 꾀했던 무왕에 의해 실행됐다고 강조했다. 백제 왕실이 불교에 의탁해 왕실의 권위를 높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 요건 가능성본래 익산역사유적지구는 부여·공주역사유적지구와 별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백제 고도와 관련한 세 지역을 통합할 것을 제안, 가칭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올랐다.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성, 진정성, 완전성, 비교유산 등을 갖췄기 때문이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성은 전인류가 공감하면서도 차별화된 문화유산을 뜻한다. 특히 익산역사유적지구는 궁성, 국가사찰, 왕릉, 산성 등 고대 도성과 관련된 유산이 거의 그대로 보존돼 있어 당시 도성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 가치를 갖췄다. 우리나라가 왕궁리 유적에서 나온 화장실·정원 유구, 미륵사지 석탑의 건축 양식, 왕궁리 유적과 입점리 고분에서 나온 중국제 사기 등을 통해 중국, 일본과 교류해왔다는 걸 보여준다. 미륵신앙 세계관이 담긴 미륵사의 가람 모형, 동양 최고·최대 목탑의 양식이 표현된 미륵사지 석탑, 왕궁리 5층 석탑과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은 7세기 전반 백제인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보여준다.상대적으로 보존이 어려운 목조 건물이 상당수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어 진정성과 완전성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익산역사유적지구는 안으로는 왕궁·미륵사지 권역과 입점리 권역으로, 밖으로는 경주역사유적지구, 중국 뤄양·일본 교토와도 비교 가능하다는 평가다.▲ 백제역사유적지구, 해결 과제'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관건은 지자체간 조율, 재원 확보, 통합사무국 마련, 추진 인력 확보, 지역 주민들의 관심 등이다. 특히 전북도와 충남도, 익산시와 공주시, 부여군이 각기 역사유적지구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가 '백제문화권 = 공주·부여'라는 인식을 선점했다는 이유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는 데다, 익산역사유적지구 역시 무왕의 '익산 천도설'이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려면 일정 정도 시간이 요구된다. 지난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통합사무국과 준비위원회 마련 과정에서 이같은 갈등의 단면이 연출됐다. 통합사무국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문화재 주변 정비, 주민 홍보, 등재 대상 유적 정리, 등재 신청서 작성 등을 총괄하는 곳으로 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누가 사업의 주도권을 갖느냐가 결정될 수 있다. 하지만 사무국 위치는 지자체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이 백제 왕도였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려면 세계유산의 가치 규명과 보존관리계획 수립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학계는 학술 조사, 학술대회 개최, 유적 정비사업 등을 통해 익산 왕도의 가치를 규명해야 하며, 지역 주민·지자체 등은 교육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지난달 익산역사유적지구를 돌아본 이상해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회장이 남긴 말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가 갈수록 까다로워진다. 등재되더라도 보존·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해당 유산이 있는 지역 주민들의 열기와 협조가 중요하다. 익산역사유적지구는 주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곳보다 적극적이다. 나는 여기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04 23:02

전주 남부시장의 밤…멋과 맛, 그리고 흥겨움이 '가득'

호남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전주남부시장, 그곳에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밤 이색적인 야시장이 펼쳐진다. 문광부와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이음과 남부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는 2011 남부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오는 6일부터 20일까지 계속된다.이번 남부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청년장사꾼 만들기'를 주제로 지난 5월 시작돼 6월과 7월에는 장사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이번 달에 열리는 야시장은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음악과 함께 마시는 커피, 캘리그라피 문화상품, 이야기 담은 사진 등 그동안 장사를 위해 준비해왔던 품목들이 선보인다. 또 남부시장에서 팔고 있는 물건들에 부가가치를 더한 문화상품이 판매되며, 우리지역에서 공방을 운영 중인 젊은 예술가와 문화의집 등이 참여해 저마다 개성있고 재미있는 물건, 특색있는 음식판매 및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야시장의 재미는 한마디로 왁자지껄한 흥겨움이다. 이번 남부시장 야시장에서는 현장의 흥겨움을 더하기 위해, 보름 내내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한다. 전통공연, 비트박스, 아카펠라, 재즈, 락 등 공연과 함께 댄스와 퍼포먼스 등 야시장의 흥겨움을 더할 풍성한 공연이 펼쳐진다.한창 야시장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15일에는 현장에 온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남부시장 노래자랑이 열린다.노래자랑을 위해 남부시장 상인회에서는 막걸리를 준비해, 옛 장터의 분위기를 재현할 계획이다.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남부시장 보이는 라디오'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12일에는 교통방송에서 가요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는 정진권 씨가, 13일에는 교통방송의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의 조준모 씨, 그리고 14일에는 전주 MBC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는 이덕형 씨가 남부시장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정영아씨와 호흡을 맞춰 진행한다.이번 야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남부시장 캠프'다. 전국에서 찾아온 청년들이 남부시장 하늘정원에서 먹고 자면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맘껏 선보인다.춤테라피, 칵테일 제조법, 텃밭만들기, 상인들에게 시 써주기, 남부시장 로고송 만들기 등 남부시장을 찾아온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남부시장 상인들과 함께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03 23:02

전북문화재단, 지역실정에 맞는 '전북형' 모델을

전북문화재단 설립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가부간 결정을 해서 중단하든, 아니면 속도를 붙여 출범시키든 조속히 결단을 내리는게 중요하다. 만일 출범한다면 전북문화재단은 지역 실정에 맞는방향으로 설정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우선은 도내 열악한 도내 지역 실정에 맞는 소규모형 문화재단 형태로 출발하되,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소위 '전북형 문화재단'으로 돼야 한다는게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북형 문화재단'은 문화정책 수립과 문예진흥기금 운용, 문화시설 운영, 문화예술단체 지원, 문화예술 교육사업 중 전북의 현실에 맞는 목적 사업을 설정한, 작은 규모의 문화재단이다. 전북도가 올해 조직한 '문화재단 설립 추진을 위한 TFT'는 문화재단 역할과 사업범위가 정리되지 않은 만큼 '전북형 문화재단'의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전북은 특히 전주는 전주세계소리축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민간단체가 역량을 쌓아가면서 잘 운영하고 있다"며 "민간이 전문성과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는 조직을 문화재단에 무조건적으로 통합시키기 보다는 전북의 지형도에 맞는 사업을 분명히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하지만 2009년 전북대 다문화연구소가 실시한 '전북문화재단 설립 운영 기본 계획 수립 및 예비 타당성 연구 결과'에서는 '통합형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제시됐다. 이는 문화정책 수립, 문예진흥기금 운용, 문화시설 운영, 문화예술단체 지원, 문화예술 교육사업 등을 총괄하는 곳으로 3대 문화시설(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세계소리축제·전북도립국악원) 등을 단계적으로 통합해나가는 안이다. 문화재단을 규모화 하려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소리전당 통합이 우선시된다는 의견이다. 관련 용역을 맡았던 이정덕 전북대 교수는 "문화재단이 단순히 문화예술진흥기금 배분에 그쳐서는 안되고, 각종 시설을 관리·운영 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가지 검토 결과가 전혀 다른것 같지만 결국 규모가 큰 문화재단이 열악한 운영비 확보를 위해 지역의 예술단체와 경쟁하는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은만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동반성장을 하는 형태가 바람직스러워 보인다.▲ 다른 시·도는 어떻게대구광역시는 지난해 김순규 전 문화부 차관을 재단 대표로 임명해 문화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당초 계획안과는 달리 시가 실제 정책을 추진하고, 문화재단은 문예진흥기금과 시의 전략사업만 넘겨 받아 마찰을 빚고 있다. 시가 넘겨준 사업은 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사업이 유일해 문화재단이 하는 역할이 '회계·감사'에 그친다. 시는 문화예술행사·시설 위탁마저 미루고 있는 데다 올해 넘겨준 대구컬러풀페스티벌도 별도 기획단에서 총괄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문화재단 스스로 문화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미미하다고 평가하고, 문화재단은 시가 재단을 시 산하단체로 여긴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단 출범에 194억이 투입됐으나 지난 1년간 유치한 기금은 기부금 성격에 해당되는 1억1000만원에 불과, 유명무실한 조직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올해 출범한 광주문화재단 역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해 '문화수도 광주'의 큰 틀을 그려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조직 구성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조직이 방대하다 보니 간부급 인력이 현장 인력 더 많은 기형적 구조를 않고 출범하게 된 것. 문화재단의 기금 적립도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광주광역시가 출연한 80억원, 기존의 재단 기금 2억원을 합쳐 82억원이 조성돼 있다. 내년 사업비로 11억여 원을 확보했으나, 추가 사업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지사의 마인드가 독립성 확보 관건전북문화재단 출범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독립성 확보에 있다. 2009년 '전북문화재단 설립 운영 기본 계획 수립 및 예비 타당성 연구'에 따르면 도지사가 이사장이 되는 게 유력한 것으로 검토됐다. 도지사가 문화재단 이사장이 될 경우 예산 확보가 용이하며, 정책 추진력이 뒷받침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문화재단도 도의 커다란 문화예술정책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예산도 도의회가 쥐고 있기 때문에 도지사가 이사장이 됐든 도지사가 임명하는 다른 인물이 이사장이 됐든, 문화재단이 도로부터 완벽한 독립성을 보장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대안으로 문화재단이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사결정권을 갖춘 소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반면 도지사와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정성엽 (사)풍남문화법인 사무국장은 "공무원들이 문화재단을 독립적 기관이 아닌 산하기관으로 여기는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공무원이 사전에 협의를 안하거나 보고하지 않고 예산을 안주다 보면 실무자가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역구조가 양산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03 23:02

"기적의 무대 꼭 보여드릴게요"…청각장애 아이들의 무한도전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과연 음악공연을 할 수 있을까? 들리지 않는 귀로 빠른 비트의 댄스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출 수 있을까?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음악공연을 하겠다며 '무한도전'을 선언했다.주인공은 바로 전주시 선화학교 아이들이다. 노유리, 서유림, 강성범, 김수형, 진재혁, 김지수, 김다현, 김윤진, 김주리, 최용준 등 총 10명의 선화학교 아이들은 오는 26일 공연을 목표로 매주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학교가 방학중임에도 매주 두 차례씩 모여 연습을 해야 하는 일이 결코 쉽진 않지만 아이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공연을 준비중인 맏형 진재혁(19세) 군은 "힘들고 팔다리가 아프지만 재미있다"며 밝게 웃는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공연준비가 어렵고 힘들지만 표정만큼은 자신있어 보인다.아이들이 도전하는 분야는 두 가지로 난타공연과 춤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소리가 날 때 발생하는 공기의 떨림, 즉 진동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소리를 느낀다고 한다.아이들은 이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공연을 준비중이다.이번 공연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주요 테마인 '소리'를 통해 장애를 넘어 모든 이들과 소통하는 소리축제의 지향점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공연의 테마도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 것(Sound is in your mind)'이다. 소리축제측은 이번 공연을 '콩콩스테레오'로 이름붙여 온라인 프로모션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콩콩스테레오' 공연은 26일 오후 7시 전주한옥마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펼쳐진다. 이날 아이들의 부모 및 학교 선생님, 그리고 일반 시민들을 초청해 아이들의 이 놀라운 도전의 성과를 공개한다.선화학교 아이들의 공연(난타 : 선화시대팀, 춤 : 무한선화팀)은 축제 기간 '소리프린지' 무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소리축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소리가 장애와 편견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고, 함께 공유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면서 "아이들의 '무한도전'이 결실을 거둘 공연날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02 23:02

"문화재단, 실익없는 논쟁 그만…道 결단 내릴 때"

김완주 도지사가 지난 2006년 선거 공약으로 내건 전북문화재단이 5년 째 논란만 거듭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도지사가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이해관계인들의 갈등 구조 속에서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09년 관련 조례가 제정된 데 이어 지난해 본예산 편성까지 했던 전북도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도의회는 '여론수렴 후 해법제시'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수년째 논란만 거듭하고 있는 전북도는 또다시 "쟁점 정리가 미흡하다"며 "다른 지역의 사례를 더 검토한 뒤 내부검토와 토론을 거쳐 설립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비생산적 논의만 거듭한 채 결정을 못하고 있는 전북문화재단 문제의 걸림돌과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본보는 두차례에 걸쳐 이를 다룬다. / 편집자 주△ 전북도와 도의회의 조변석개2006년 선거 때 김완주 지사가 문화재단 출범을 공약으로 제시한 뒤 간담회만 46차례나 했던 전북도는 2009년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2010년에는 본예산 편성까지 마쳤으나 이 예산안이 도의회에서 삭감된 후 지금까지 1년 가까이 차일피일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전북문화재단의 문화시설 통합범위와 출범시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2011년 6월)까지는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김완주 지사는 지난해 10월 도의회에서 백경태 의원(무주)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도지사는 도와 재단간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타 시·도의 사례와 직무분석을 통해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도는 TF를 가동하면서도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작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도는 또다시 "더 많은 비교검토가 필요하다"며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처음엔 도지사가 문화재단을 띄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지난해부터 그 반대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참모들도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 2009년 6월 문화재단 설립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2010년 10월 출범 로드맵을 표방했던 전북도의 태도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일관성을 잃은 도의회의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2009년 조례 제정 당시 사실상 모든 입장이 다 결정됐으나, 지난해 7월 제9대 도의회가 출범했다는 이유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타 시·도 방문, 토론회를 가진 도의회는 새로운 구상안을 제시한다고 했으나, 1년 가까이 감감 무소식이다.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위원장 배승철·이하 문건위)는 올들어서도 문화재단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전문성 부족과 안이한 태도가 문화재단 출범을 가로막고 있다"며 전북도와 도의회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전북문화재단 출범하면 문제 많나전북도나 도의회가 문화재단 출범의 걸림돌로 제시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도지사가 이사장을 맡을 경우 옥상옥 우려가 크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통합에 따른 공룡화, 지역 문화계 밥그릇 싸움 가열화 우려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지역 문화계에서는 전북도가 이러한 우려를 하면서 신중론을 제기하는 것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할 뿐 속내는 문화재단 출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사안의 본질은 도지사 측근을 둘러싼 일부 인사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것이다. 전북도나 도의회가 기득권 상실을 우려해 문화재단 출범에 미온적인데다 일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문화재단 문제가 논란만 거듭한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이 출범할 경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전북도의 입김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굳이 문화재단을 만드는 데 어느 누구도 앞장서지 않는 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수 있다.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문화재단이 출범하면 결국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이 통합될 수 밖에 없는데 이의 수탁을 맡은 예원예술대 차종선 이사장과 김완주 지사의 특별한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사 선거 때 선거대책본부 고문과 본부장을 지낸 차 이사장이 소리전당을 맡은 상황에서 도지사가 이를 당장 빼앗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관측.배승철 도의회 문건위 위원장의 애매한 처신도 입방아에 자주 오르고 있다. 배승철 위원장은 지난 2009년 문화재단 관련 조례가 제정될 때 입법 과정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임에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신들의 결정을 정면으로 뒤집은 바 있다. 배승철 위원장과 차종선 이사장은 고교 선·후배로 알려졌다.일부에선 문화예술계 인사간 갈등 구조로 인해 재단 출범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인사 낙점설이 나돌면서 견제하는 쪽에서 '문화재단 불필요론'이 확산됐다는 것. 소위 새로운 문화권력 태동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문화재단 출범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도지사 수장으로 인한 옥상옥 우려나 '공룡화' 문화재단 역시 설득력이 높지는 않다. 도는 문화재단 회의론을 펴면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포함한 3대 문화시설의 통합에 관한 입장 정리도 하지 않은 상태. 지역 문화계는 문화재단 출범을 지지부진하면서 가부간 결정하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익없는 논쟁 그만, 결단 내려야"문화재단 출범을 여론 떠보기로 하려는 건지 뭔지 알 수가 없다"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전북도나 도의회가 명쾌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용역이나 토론회 혹은 신중론만을 되풀이하면서 혼란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도지사가 확고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확신이 없이 여론추이에 따라 정책을 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도가 그림을 잘못 그려가는 것 같다"면서 "큰 축에서 얘기해야 하는데 이것 저것 건드렸다 반응이 안 좋으면 후퇴하는 식으로 일관하면서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고도 했다.다른 시·도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제기됐으나 치열한 논란 끝에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은 지 오래다. 한 문화예술인은 "왜 전북에서만 옥상옥이나 공룡화 우려가 제기되느냐"며 "이미 오래 전에 끝난 쟁점을 또다시 거론해봐야 말장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시·도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유독 전북도만 결론을 못내리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만일 타당성이 없으면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하면 될 문제를 질질 끄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02 23:02

[김용택의 거리에서] 물난리

몇 년 전 강원도에 엄청나게 많은 비가 온 적이 있었다. 사람이 죽고 논과 밭이 유실되고 도로가 절단되었다. 산에서 물과 흙더미와 나무가 거꾸로 내달아 내려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때 어느 마을의 한 노인이 도로가 잘린 곳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저기 허물어진 도로가 옛날에 물길이었어."우리들은 지금 흐르는 물길을 막고 돌려 그 곳에 집을 짓고 도로를 내고 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바다를 메워 집을 짓고 횟집을 짓는다. 바닷가나 계곡에 가보면 정말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이 보아도 위태로운 곳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나라 수도인 서울, 그것도 강남에 쏟아진 '물 폭탄'이 만들어낸 물난리를 보면서 우린 또 기가 질린다. '무섭다'를 지나 전 국민이 공포감에 벌벌 떨었다. 비가 오면 서울이 왜 이리 물난리 지역이 되는가. 물이 갈 길을 다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빗물이 스며들 땅의 숨구멍을 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막아 버리니 빗물이 어디로 가겠는가. 이번 같은 사태는 비단 서울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우리나라 마을들은 모두 산을 등지고 있거나 산이 없는 마을이라도 멀리 산을 등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뒷산 양지 바른 산에 조촐한 묘가 있고 그 산에 기댄 작은 마을들은 평화로워 보였다. 사람들이 살 곳과 죽은 후의 명당을 찾는 일이란 바로 물과 산과 바람과 햇빛을 잘 살피고 그들의 흐르고 머물 길을 거스르지 않고 잘 보살피는 일이었다. 나무 한그루 돌멩이 하나를 건들 때도 농부들은 손이 없는 날 날을 받았다. 자연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지자체가 공들여 예산을 투자를 하는 곳 중에 하나가 생태공원, 둘레길, 올레길, 마실길, 산책길 조성사업이다. 가만히 두면 그 곳에 자연이 만들어 놓은 생태 공원인데, 사람들이 몰린다 싶으면 멀쩡한 강과 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파헤쳐 사라진 길을 생짜로 만들고 그 곳의 생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나무와 풀들을 심고 연못을 만들어 생태공원을 조성한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는 산 아래 집짓기와 생태공원조성사업의 원인이 컸다고 한다. 지구의 기후가 변했다. 지구에 가해지는 폭설, 폭우, 가뭄, 지진, 해일, 태풍 등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지 오래다.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대책은 역행 아니면 속수무책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8.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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