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07 23:2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정읍의 대명창 박만순

박만순은 순조 30년인 1830년 전라북도 정읍시 정우면(당시에는 고부군 수금리)에서 출생하여 철종, 고종 2대에 걸쳐 천하를 울린 명창으로 가왕 송흥록의 기능을 이어받은 직계 제자이며 이른바 조선 후기 명창인 이날치, 송우룡, 김세종, 장자백, 정창업, 정춘풍, 김찬업과 함께 여덟 명창으로 알려진 시대의 대명창이다. 박만순은 12세에 가왕 송흥록의 문하에 들어가 10여 년 동안 스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소리의 실제적 기예와 표현 수법을 익혔다. 학습 당시 박만순은 소리에만 매진하여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고 노숙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한 고초를 겪으며 소리를 연마할 때 스승의 권유로 임실의 어느 산중에 들어가 소리 공부를 하였는데 이때 폭포 아래에서 피를 토하고 하늘을 꿰뚫을듯한 성음의 성량을 얻었다고 전한다. 그 후 박만순은 세상에 나와 전라감사의 부름을 받고 전라감영 선화당에서 춘향가 중 ‘옥중가’를 불렀고 이를 들은 청중은 그를 가왕 송흥록에 버금가는 ‘대명창’이라 칭했다. 당시 광경을 본 양반가의 이석정(李石亭)은 “때는 5~6월 여름을 앞둔 시기인데 선화당까지의 거리가 수마장인 내 집 사랑채에서 들어도 달밤에 외치는 박명창의 목소리가 집 앞 시냇가에 툭툭 떨어지는 듯했다.”라 평하며 소리판의 광경을 상세히 알렸다. 1마장이란 5리나 10리가 못 되는 단위로 수마장이면 적어도 10리(4km) 이상의 거리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참으로 엄청난 성음의 성량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일화이다. 어느 날 박명창은 이날치, 장자백, 정창업 등 세 사람과 함께 소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천하의 8명창 중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치는 본래 줄타기의 명인이었지만 판소리로 전향한 사람으로 일찍이 박만순의 고수로 활동하다가 보성 강산리에 살던 박유전 문하에 들어가 소리를 배워 대성한 소리꾼이었고, 정창업은 그의 기예가 신에 접했다는 칭송을 받던 명창이었으며, 장자백은 소리면 소리, 인물이면 인물로 미남 명창이란 칭호를 받는 등 네 명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하던 명창들이었다. 그 당시 소리판의 광경을 실제로 본 사람의 말에 의하면 “박만순이 가장 월등한 절창이다. 성음은 양성이고 창조는 우조를 주장하며 그의 통성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오는 듯했다.”라 논하며 최고의 소리로 박만순을 꼽았다. 박만순 명창은 키가 작은 몸매에 머리는 뒤통수의 뼈가 주먹만큼 밖으로 나와 생김새와 체구로는 볼품이 없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언어와 행동에는 기품이 넘쳐 여러 명창이 그의 앞에서는 함부로 소리를 논한 적 없다고 하니 그의 품격을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박만순은 1898년 6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특기로는 춘향가 중 ‘사랑가’, ‘옥중가’가 있으며 적벽가 중 ‘적벽대전’, ‘화용도’ 대목의 화려한 더늠은 후일 송만갑, 전도성, 정정렬 등 근대 명창들에게 전승되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2.09 17:50

전라북도립국악원 새 둥지 3월 첫 삽 뜬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이 전주시 덕진동에 위치한 낡은 청사를 허물고 기존 부지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기 위한 첫 삽을 뜬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이하 도립국악원)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청사 환경개선을 위한 증개축 사업 착공과 국내·외 정기·기획공연, 도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찾아가는 국악연수, 학예연구 등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도립국악원은 지난 1985년에 건립돼 연수 공간 협소, 주차 및 편의시설 부족 등 노후화된 건물을 철거하고 오는 3월 환경개선을 위한 증개축 사업에 착공한다. 총 사업비 236억원이 투입되는 도립국악원 증개축 사업은 당초 지난해 6월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부지 내 암반 제거 등으로 지체됐다. 올해 도립국악원은 창극단 등 각 예술단을 대표하는 정기·기획공연 작품을 대표 브랜드공연으로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창극단은 안데르센의 동화 ‘어머니 이야기’와 전통설화인 ‘바리데기’, ‘황천기’ 등을 엮은 이야기 ‘옴매(가제)’를 창극으로 제작해 10월에 선보인다. 아울러 창극단 기획공연으로 소리열전 ‘화룡점정(畵龍點睛)’도 준비하고 있다. 관현악단은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기원하는 정기공연을 제작해 오는 9월 무대에 올린다. 무용단은 전북의 우수한 문화자원인 갯벌과 풍어제를 춤가락으로 표현한 무용극 ‘바다와 어부의 노래 바다소리(가제)’를 11월 무대에 선보인다. 도립국악원 예술단은 향후 경기도 등 타 시·도 교류 및 순회공연도 추진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외교부 주관 지자체 공연단 해외파견 공모사업에 선정된 도립국악원은 4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연연을 시작으로 일본 이시카와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주, 미국 LA 등지에서 우호증진을 위한 공연도 10월에 추진 중이다. 지난해 찾아가는 국악연수를 지역 13개 시·군으로 확대한 도립국악원은 올해에도 추진한다. 순창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도립국악원과 순창군, 순창교육지원청이 협력해 2017년부터 운영해 온 무지개 국악오케스트라는 3월 순창청소년수련관에서 교육을 재개하며 정기연주회도 무대에 올린다. 청소년 국악교육으로 청소년 취타대와 무지개국악오케스트라를 운영 중인 도립국악원은 8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개영식 및 폐영식에서 공연을 펼쳐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다. 올해 도립국악원은 교육학예 분야에서 민요 교재 발간, 학술세미나 개최, 건축백서 촬영, 전자책(e-book) 제작, 예술단 정기·기획 공연 평가, 홍보물 ‘국악이을’을 발간한다. 이희성 도립국악원장은 “전북의 국악을 계승·보존하는 산실 역할을 한 대표 기관으로서 올해에도 지역민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09 17:49

"고문서 멀티미디어 형태로 전환해야"

“고문서의 텍스트를 웹툰, 동화, 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형태로 전환해 서비스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호남의 디지털 아카이브 중에는 사업 중단으로 인해 이미 폐쇄됐거나 곧 폐쇄될 위험에 처한 곳이 많아, 통합 디지털 아카이브가 절실해지고 있다. 9일 전북대학교 인문대 1호관에서 국내뿐 아닌 중국 민간 고문서의 현황과 이를 통한 일상생활 이야기들을 찾고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연구재단과 전북대학교의 후원을 받은 이번 학술대회는 ‘한·중 민간 고문서와 일상생활 이야기의 재발견’을 주제로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이야기연구소, 명지대 귀주문서연구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성호 교수와 오래된미래연구소 김영준 연구원이 한국 민간 고문서와 호남지역 민간 고문서의 현황과 과제를 다룬 주제 발표에 나섰다. 김영준 연구원은 “예전처럼 단순히 고문서의이미지나 해제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또 다른 형태로 재가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대표적인 수단이 고문서의 스토리텔링일 것으로 고문서의 텍스트를 웹툰, 동화, 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형태로 전환해 서비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현아 수습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2.09 17:49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한문연 호남‧제주지회장 당선

“시간이 갈수록 지역 문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예회관의 역할이 이전보다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호남‧제주지회 제5대 지회장으로 선출된 서현석(68)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의 당선 소감이다. 서 대표는 8일 전남 여수시 예울마을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 호남‧제주지회 정기총회에서 44개 회원 기관 중 32개 회원 기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지회장 선거에서 전원 찬성을 얻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서 대표는 3월부터 2026년까지 3년간 호남‧제주지회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가 호남‧제주지회장에 당선된 것은 이인권 전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지회장 선거는 그동안 호선방식이었던 것과 달리 경선방식으로 치른 첫 번째 선거다. 한문연 부회장으로 활동해온 서 대표는 이번 선거에 지회 및 예술단체기관과의 소통과 단합의 장을 위한 ‘호남제주지회 페스타(Festa)’ 개최, 실무진 중심의 현장 의견이 반영된 참여와 자기개발 기회 제공, 찾아가는 워크숍을 통한 문화교류의 장 마련, 실무위원회 구성 지회 활성화와 현장의 정책 반영, 회원기관 무대 종사자 연수 프로그램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회원기관들의 표를 받았다. 서 대표는 “호남‧제주지회장이란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한층 무겁다”며 “호남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예술시설인 전당이 2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회원기관들과 적극 공유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란 대명제 아래 지역 문예회관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선거에서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실천해 지역 문화예술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는 소극장 산울림 극장장, 호암아트홀 연극·영화·해외공연 담당, ㈜아트힐 대표, 청춘극장 대표, 202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동경 한국 문화제’ 예술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또한 그는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아홉살 인생’ 등을 제작한 바 있다. 김영호 기자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08 17:25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형 문화·관광 두 날개 단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올해 지역과 상생하는 전북형 문화·관광 사업으로 두 날개를 달고 새로운 비상을 꾀한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전북형 예술지원 체계 구축 등 4대 전략목표와 예술과 문화, 관광, 경영 부문별 12개 실행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미래상을 구현한다고 7일 밝혔다. 재단은 우선 4대 전략목표로 전북형 예술지원 체계 구축,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복지 강화, 글로컬 관광거점 발굴·육성, 혁신과 ESG 경영으로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내세웠다. 특히 재단은 실행과제 중 경영차원에서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사협의회 및 노동조합과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직원과의 소통창구를 확대하는 한편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지원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했다. 올해 주요 사업으로는 문화예술분야에서 예술인과 기관을 연계해 전북 맞춤형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신규로 전북형 미술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예술가 위주의 미술축제에서 관객과 구매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를 도모한다. 이번 사업은 지역 내 시각분야 예술인 30명, 작품 50개 규모로 지역 공공기관 및 출연기관 내 미술작품 임대 전시·운영을 위한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청년인턴형 문화예술 일자리 지원 사업을 새로 마련해 사업비 1억 2000만원을 투입하고 지역 내 예술을 전공한 청년예술인에게 실무경험 등을 제공한다. 관광분야는 올해 신규로 전북형 웰니스(치유관광) 및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내 14개 시·군에서 운영한다. 무주와 진안, 장수 등 인구소멸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문화예술과 결합한 관광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지역관광의 거점화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부터 4기 운영을 시작한 이후 전북의 문화와 관광분야가 새로운 변화로 도약하고자 점검과 성찰, 분석, 기획 과정을 거쳐 미래를 향한 비전전략을 수립했다”며 “재단은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자세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재단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단의 새로운 비전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최고의 문화관광재단으로 설정했다”면서 “재단의 다양한 고객과 물적, 심적으로 간극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플랫폼 기능을 기반으로 질적, 양적인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07 17:34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김성민 작가의 ‘默展(묵전)’

제목으로는 한문으로 默(묵)이라고만 써놨으니 침묵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침묵을 강요하는 것인지 동조를 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소 성격으로 봐서는 강요일 것이라 생각된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4×8짜리 합판 4장을 세로로 이어 붙이고 그 위에 캔버스 천을 이어 붙여 화면을 만든다. 4x8 사팔짜리 합판이고 한 자가 대략 30cm이니 120x240의 크기를 세로로 이으면 가로, 세로 480cmx240cm의 크기다. 전시장에 걸려 있으면 캔버스를 응시하는 것만으론 위압감을 느끼게 된다. 천장이 높아 100호의 캔버스 크기가 마치 소품처럼 여겨지는 것으로 유명한 우진문화공간이라 수용이 가능하지 다른 전시장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물론 默(묵)의 뜻이 그게 아님을 잘 안다. 이 시끄러운 세상을 향한 외침내지 각 개개인을 향해, 아니면 자기 자신을 향해 외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의 담대한 생각의 규모는 그의 키만큼이나 높고 넓은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풍경보다는 인물화를 즐기던 그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엄청난 술꾼 시인의 초상, 숙취 상태의 모습을 그린 일이 있었는데 그림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던 것을 느낄 만큼 기교나 심리분석이 탁월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갯벌을 그리겠다며 갯벌의 진경을 보기 위해 서해안 일대를 헤매고 다닌다는 말도 들었다. 차도 없던 시절, 그는 변산, 곰소, 부안, 군산 등을 다니는데 몇 시쯤, 어느 곳이 기막히더라고 하길래 너희 선배 화가의 단골 소재가 갯벌이다. 그런데 네가 또 그리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 선배 화가에게 허가를 구하니 “그 갯벌이 내꺼간디”라며 흔쾌하게 허락받았다면서 밝게 웃었던 일이 엊그제 같았다. 오늘 보니 그 선배 화가와는 달리 갯벌과 갯벌 그 너머에 있는 물결이 함께, 또 그 너머에 아스라이 있는 수평선까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 위를 날고 있는 갈매기까지. 원광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왜 비싼 등록금을 들여가면서 대학원까지 다녔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대학 강의는 물론 자기 작업실에서조차 학생을 가르치지 않고 오로지 혼자 막걸리와 더불어 작업만 했다. 재정 형편이 그리 유쾌하지 못한 그는 거의 6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오직 막걸리 3병과 함께 출근해 하루를 붓과 함께 보낸다. 그의 전시 경험에는 테라코타 展(전)을 해서 조각가들을 긴장시켰던 일도 있고, 청계천에서 흑연을 잔뜩 구입해 흑연을 문질러가며, 문지르는 횟수만큼 다양한 광택이 변하는데 그런 단색화만으로 인물화를 했으리만큼 실험정신도 충만하다. 그가 조금 더 젊었을 때는 공모전이 아니어도 다른 선배 화가들의 심사로 진행되는, 예를 들면 청년 미술상 등의 여러 수상 기념전을 했을 만큼 경력도 화려해 다른 화가들로부터 질시와 찬사를 동시에 받았지만 올곧은 성격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미술선생은 화가가 아니다”랄지, 또는 “술도 못하면서 무슨 그림을 그린다고 하느냐?”는 지론으로 유명한 그는 전시회 첫 날인 오늘도 전시장을 비우고 근처 가게에서 기분 좋게 취해가고 있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2.06 17:37

[정월대보름 행사 현장 가보니] “얼씨구 지화자 좋다”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우리들의 간절한 소원 빌어보세.” 4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이날 정월대보름과 절기상 입춘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월대보름 굿’ 행사가 열린 필봉마을 입구부터 방문객들을 반기는 흥겨운 전통 가락 속에 오가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필봉마을 광장에서는 빨강, 노랑, 파랑, 흰색 등 알록달록한 의상을 입은 필봉농악회 회원들이 저마다의 끼를 방출하며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한낮에도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날씨였지만 판굿을 펼치는 필봉농악회 회원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공연단과 함께 무대를 즐긴 관람객들은 귀마개, 장갑, 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채 어깨를 들썩였다. 객석에서는 “얼씨구”, “지화자 좋다” 등 추임새를 보내며 흥을 더했다. 관람객 김한별 씨(31·전주)는 “날씨가 많이 춥지만 가족과 흥겹게 놀 수 있어 좋았다”며 “코로나19도 풀리니 올 한해 더욱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양진성 필봉보존회장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다음 행사에서도 풍성한 공연과 체험을 마련해 방문객들을 만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전주 삼천 둔치에 위치한 세냇가 놀이마당에서 ‘정월대보름 굿, 망월이야!’ 행사를 열었다. 이날 1000여명의 시민이 몰린 가운데 길놀이, 오곡밥 나누기와 함께 달집태우기를 즐기며 축제장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설치된 달집에는 정월대보름을 기념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수많은 소원지가 달려있었다. 주로 건강과 취업, 결혼, 출산 등 덕담이 담긴 소원들 사이에는 고사리 손으로 어린이들이 써내려간 소원지도 눈에 띄었다. 날이 저물고 흥겨운 춤사위를 뒤로한 채 삼삼오오 달집태우기 현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자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오른 달집 앞에는 흥겨운 소리판과 더불어 소원을 빌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몇몇 방문객들은 같이 자리하지 못한 지인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서로의 건강을 빌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정월대보름에 뜨는 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믿었다”며 “시민들이 각자 빌고 또 빌었을 소원들이 올해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전현아 수습기자

  • 문화일반
  • 김영호외(1)
  • 2023.02.05 17:01

심영배 전주기접놀이보존회장 “전통문화 계승 발전 앞장설 것”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는 한 해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하고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전해졌죠.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도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4일 전주시 삼천동에서 진행된 정월대보름 행사장에서 만난 심영배(68) 전주기접놀이보존회장은 가슴 벅찬 소회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됐던 정월대보름 행사를 전주기접놀이보존회가 올해 3년 만에 열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주말을 맞아 한낮 동안에 민속놀이 체험과 기접놀이 시연, 오곡밥 나누기 등이 진행됐고 날이 저물면서 행사의 백미인 달집태우기도 이어졌다. 심 회장은 “도심 지역에서 화기가 강력한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기 때문에 달집이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대나무를 촘촘하게 쇠줄로 엮었다”며 “현장에는 소방차와 소방대원이 대기하는 등 특별한 조치로 이번에 달집태우기 행사를 시민들의 환호 속에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통문화가 흔들리던 1998년 창립해 비닐하우스 전수관과 농막 전수관을 전전하며 전승 활동을 이어왔다. 지역 대표 민속놀이인 전주기접놀이는 지난 2016년 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8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3호로 지정됐다. 2021년에는 전주시 효천지구 함대마을에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전수교육관이 개관했다. 전수교육관은 한옥 4채와 공연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효천지구 개발사업에 포함되면서 마을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건립됐다. 보존회는 기접놀이 전승마을인 함대마을을 중심으로 시민들도 한데 어우러져 230명의 회원이 현재 활동 중이다. 심 회장은 “마스크를 신체의 일부로 여기며 살아야 했던 시민들의 소원이 달집태우기로 분출돼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달집태우기 행사를 통해 다양한 사연들로 모아진 시민들의 소원이 모두 이뤄지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향후 정월대보름 전통 문화 행사를 계승 발전시키고 기접놀이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회장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 신흥고와 전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헌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주시의회와 전북도의회에서 지방의원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05 16:25

실내마스크 해제 후 첫 주말 정원대보름 행사 '다양'

“검은 토끼 해를 맞아 정월대보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 완전한 일상 회복에 한걸음 다가선 가운데 실내마스크 해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5일 정월대보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정월대보름 풍습의 의미를 담아 4일부터 5일까지 귀밝이술 마시기와 오곡밥 나눠 먹기, 부럼 까먹기 등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정월대보름에는 볏가릿대 세우기, 다리 밟기, 나무시집 보내기 등 기복 행사와 지신 밟기, 별신굿,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전통 민속놀이가 행해졌다. 아울러 약밥, 오곡밥, 묵은 나물, 복쌈, 부럼, 귀밝이술 등을 즐겨 먹었다.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4일 전주 삼천 둔치에 위치한 세냇가 놀이마당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연다. 볏짚 새끼 꼬기 장인 유춘수(83) 씨 등이 함께 만든 달집이 3년 만에 설치되자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시민들의 소원지가 쇄도했다. 건강, 취업, 코로나19 극복 등 개인적인 소원지도 많았지만 올해 열리는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와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성공 개최를 염원하는 소원지도 눈길을 끌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는 풍성한 공연들도 마련돼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5일 오후 5시 남원시 인월면 남천둔치 야외 특별무대에서 정월대보름 공연 ‘지리산아 달을 올려라!’를 진행한다.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이 출연진으로 나서서 시민과 함께 국악공연 외에도 강강술래를 비롯해 달집태우기 등 관객들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과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는 제42회 필봉 정월대보름 굿이 4일 오후 2시부터 임실군 강진면에서 3년 만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필봉농악 보존회를 중심으로 꾸며지는 이번 필봉 정월대보름 굿에는 마당밟이 굿, 달집태우기 등 한해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가 계획돼있다. 필봉 보존회 양진성 회장은 “3년 만에 대면으로 돌아온 행사인 만큼 알차게 준비해 많은 분이 찾아주시길 바란다”며 “이번 필봉 정월대보름 굿에 속한 프로그램의 의미를 모르는 방문객들도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꾸며가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외(1)
  • 2023.02.02 17:0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