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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 예술 수장고"...예술인,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 '출발'

지역 미술계에서 ‘미술품 수장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장고는 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를 의미한다. 반복되는 작업만큼 계속해서 쌓이는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미술품 수장고’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2021년 서노송예술터와 전주시는 ‘우리 가게 예술 수장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노송예술터(센터장 김성혁)와 전주시는 9월 30일까지 노송동 일대 점포 7곳에서 예술인,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 ‘우리 가게 예술 수장고’를 진행한다. 선정된 지역 예술인은 김지우, 김승주, 김원, 문민, 박진영, 이루리, 이홍규, 윤미류, 윤철규, 최지영 등 10인이다. 상점은 △느루식당(현무1길 35) △믹스커피(노송여울2길 30) △커피니(기린대로 196) △카페 코모도(현무3길 98) △어느봄날(노송광장로 44) △베스트빈(노송여울1길 5) △왓커피(노송여울2길 18) 등 7곳이다. 지역 예술인은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공모된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받아 서노송예술터와 전주시가 직접 발로 뛰어 작품과 어울리는 상점을 선정해 지역 예술인과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역 예술인에게는 작품 대여료를, 소상공인에는 공간 임차비를 지원한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수장고 기능, 작품 전시 및 판매, 소상공인 및 구도심 활성화. 김성혁 센터장은 “처음에는 미술품 수장고의 기능만 담고자 했다. 수장고 기능과 동시에 전시도 같이 하면 어떨까 했다”며 “소상공인이나 구도심 활성화가 멈춰 있는 부분도 겨냥해 소상공인도 함께 일어나자는 차원으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2022년 프로젝트는 추진 4일째(7일 기준)로, 판매된 작품은 없으며 손님과 소상공인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찾은 믹스커피, 왓 커피 대표 모두 프로젝트를 칭찬했다. 믹스커피 측은 “작품이 걸리니까 카페 자체가 예뻐지고 화사해졌다. 지역 예술인, 소상공인 모두에게 도움 되는 프로젝트”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왓 커피 측은 “손님들 사이에서 소소한 대화 거리가 생긴 듯하다. 1년에 2번 정도, 주기별로 진행하면 좋겠다. 저와 손님 모두 기분 좋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7.07 16:10

국립익산박물관, 가메다 슈이치 교수 장서 수증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이 지난 5월 일본 오카야마이과대학 가메다 슈이치 교수의 장서 8700여 권을 기증받았다. 가메다 슈이치 교수는 일본의 역사고고학 권위자로, 고대 일본 백제계 문화 연구의 선구자다. 그는 충남대학교 재학 시절 한국인 연구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당시 관계를 맺은 것은 서오선 전 국립부여박물관장, 김종만 전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과장 등이다. 이 인연을 통해 가메다 슈이치 교수는 퇴임 후 평생 모아 온 장서를 한국의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중 백제의 대표 불교 사찰인 익산 미륵사지에 새롭게 들어선 국립익산박물관에 기증을 결정했다. 가메다 슈이치 교수는 지난 3월 정년을 맞이하고, 장서 정리 마무리에 나섰다. 마무리가 되고 지난 5월 1차로 8700여 권을 익산에 전달했다. 향후 수년 안에 소장한 모든 장서를 국립익산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1차 기증 장서는 일본 고고학 및 고대사, 불교사 관련 서적, 일본 각 현의 지방사, 발굴 보고서 등 6000권 이상의 단행본과 나라육대사대관, 야마토사대관 등 일본 불교미술사 관련 다수의 전집류다. 또 중국의 문물과 일본의 고고학 잡지 등 동아시아 고고학 및 불교문화 관련 연속 간행물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조선학보, 한국문화와 같이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 연구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자료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익산박물관은 나머지 기증 장서 운반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재 건립 추진 중인 국립익산박물관 아카이브관에 가메다 슈이치 교수의 장서를 공개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국립익산박물관 관계자는 “향후 익산 미륵사를 중심으로 한 백제 불교문화와 일본 고대문화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7.05 16:57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아듀 루시 - 줄스 파스킨 1

헤밍웨이, 피츠 제랄드, 에즈라 파운드, 제임스 조이스, 또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유트릴로, 샤갈, 브랑쿠시, 기슬링, 수틴, 파스킨, 브락크, 트리스탄 짜라, 만 레이, 후지타, 데스노스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뿌듯할 만큼 유명한 사람들, 혹은 유명해질 사람들이 파리의 몽파르나스에 옹기종기, 그렇지만 격렬하게 모여 살았다. 세기 말과도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즐기며 1950년대의 명동처럼 그렇게 살았다. 보헤미안 혹은 에뜨랑제 예술가들, 그들이 살아가는 단면을 당시의 키키라는 여인의 회상을 통해 보면 도무지 뒤죽박죽이다. 키키라는 여인이 유트릴로 앞에서 포즈를 잡고 모델을 선 뒤 어떻게 그렸을까 궁금해서 그림을 보았다. 그랬더니 시골집 한 채가 그려져 있었다거나 거리에서 텀블링을 하며 자신을 홍보하기에 바빴던 후지타라는 일본인 화가가 3000명의 모델을 그렸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로부터 키키가 모델을 서러 와서는 이젤을 빼앗아 후지타의 초상화를 그리고 나서는 오히려 후지타에게 모델료를 받아 갔다는 등, 심지어는 위에 열거했던 거의 모든 남자들과 잠자리를 같이 하고 20명의 남자와 데이트를 약속했다는 식으로 전혀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아주 쉽게, 극히 정상적인 것처럼 이루어지던 그때, 그곳에서 그림을 그렸던 사람들, 그 에콜 드 파리에 뒤늦게 어느 날 홀연히 파스킨이 나타났다. 파스킨은 넉넉하게 돈을 벌었음에도 오랜 방랑의 언저리에서 숙명처럼 받아들였을 고독과 허망, 그리고 비애의 그림자를 끌고 이 저주받을 회오리의 한가운데로 끌어당겨진 것이다. 서부 영화의 감성 어린 주인공처럼 검은 눈에 검은 옷, 검은 양말, 검은 모자에 검은 구두까지를 모두 검은색으로 감싼 그는 스페인계 유대인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버지와 이탈리아 사람인 어머니 사이에서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루마니아에서 교육을 받고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다국적인 방랑자로서 모든 나라말을 묘한 악센트로 다 말할 수 있는 사내였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7.04 17:05

전북 공연 상반기 티켓 판매수 전년 대비 172% 증가

올해 전북 공연시장 상반기(1∼6월) 티켓 판매수가 전년 상반기 대비 172% 증가했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상반기(3만 1735건)보다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지역별 통계에 따르면 전년 상반기 티켓 판매수인 1만 9595건과 비교해 172%, 약 3배가량 증가한 5만 3362건이 판매됐다. 티켓 판매수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 관람객의 관람 심리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티켓 판매수와 함께 증가한 것은 티켓 판매 수입이다. 티켓 판매수보다도 티켓 판매 수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년 상반기 티켓 판매 수입은 총 6억 4599만 8000원, 올해 상반기 티켓 판매 수입은 총 23억 3375만 2000원으로 무려 2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 문화예술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전주문화재단 마당창극 10주년 공연인 ‘칠우전’ 첫 공연 만석, 전북도립국악원 대표 상설공연 상반기 목요국악예술무대 객석 점유율 95%(7회 중 4회 매진), 제38회 전북연극제 매진 등으로 보아 문화예술계에 봄이 찾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류경호 전주대 공연방송연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억눌려 있던 관람 심리가 풀린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 외에 공연단체 역시 코로나19,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묶여 있던 공연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티켓 판매수가 급증한 것”이라며 “실제 공연장, 극장 섭외하는 것도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서로 맞물리다 보니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7.03 16:51

[미니 인터뷰] 이순재 "영화 발전은 지역 내 마인드에 달려 있어"

원로배우 이순재(88)는 지난 1일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회장 나아리)가 주최하는 2022 영화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섰다. 본보는 지난 1일 이순재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순재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 상임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북과의 인연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북 사람이기 때문에 전북, 특히 전주와는 연관이 없다”며 “전주에 대한 좋은 인식은 있다. 전주는 양반의 도시, 품격 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이 지역민에도 은연중에 배어 있다”고 대답했다. 문득 배우 이순재가 아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 상임고문으로 바라보는 전북 영화가 궁금했다. 이에 이순재는 “전북 영화는 역사를 가지고, 국제영화제 개최지로서의 품격도 가지고 있다”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역에 좋은 영향, 역할을 하고 있고 전북 출신 영화인도 많으니 앞으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만히 앉아서 해 주기만을 바라면 안 된다. 나름대로 지역민이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관리해야 한다. 도지사, 시장, 군수 등도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고, 전주만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영화 발전은 지역에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영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면 된다. 미래를 위한 기획안을 가지고 추진하면 안 될 것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지역 인재 발굴도 필요하다. 예로는 전주 지역에 정통 극장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발상을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도 있고 다 있으니까 지역 자체에서 영화 제작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순재는 최근 2022 영화 아카데미 강연,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 초청 문화특강 등으로 전북도민과 영화 발전을 위해 전주를 찾고 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7.03 16:44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방탄소년단(BTS)의 노력과 용기

지난 16일 그룹 방탄소년단은 각 언론매체를 통해 '프루프' 음반의 기점으로 팀으로서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솔로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면서 개인의 성장에 보다 집중한 뒤 돌아온다는 계획도 알렸다. 내놓은 곡마다 최정상을 만들고 1억 명이 넘는 ‘아미 A.R.M.Y’라는 팬클럽을 소유하고 있는 그들은 “가수로 데뷔해서 사회적으로, 세계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는 그것에 걸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똑똑한 사람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며 그동안의 활동 심정을 토로했다. 2013년에 데뷔한 그들은 10년이 안 되는 시간 속에 많은 관심과 이슈를 만들어 냈다. 과연 방탄소년단은 타고난 진정 천재이자 특별한 문화의 산물이었을까? 우리가 잘 아는 모차르트를 이야기 해보자. 클래식의 천재로서 가장 많은 음악 애호가들을 클래식으로 입문하게 만든 모차르트는 처음부터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을 작곡한 천재는 아니었다. 어릴 적 그에게는 뛰어난 교육자이자 매니저인 아버지가 있었고 신동에게 호의적이었던 귀족 사회가 있었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음악 공부와 연습에 매진한 노력파였다. 성인이 돼 그가 작곡한 작품들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기울여 온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모차르트는 자신이 쓴 편지들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손가락이 휘어질 정도로 밤낮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모차르트의 작품들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최소 10년간의 연습 기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작곡 실력을 향상하고 작품의 질을 높여갔다. 모차르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상상하는 천재는 없다. 엄청난 재능을 갖고 태어나 배우지 않고도 알고 사회적 환경과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세상을 바꾸는 그런 천재는 없다. IQ도 천재를 식별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천재라고 불린 사람들은 모두 환경의 도움을 받으면서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이다. 방탄소년단을 만든 방시혁도 한 곡을 위해 지난날 수백, 수천, 수만 번의 음악을 고치고 만들었을 것이며 방탄소년단 구성원 하나하나 무대 위로 올리기 위해 노래와 안무의 연습을 수천, 수만 번 거쳤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몇 년 전 유럽의 일간지 르몽드는 <유럽을 덮친 한류>라는 기사에서 “일본과 중국에 끼인 것으로만 알려졌던 나라,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출로만 알려졌던 나라가 이제 자국의 문화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다”라고 K-pop 진출을 알린 적이 있었다. 이후 우리 한국은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 태권도, 한복, 한식, 국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세계 중심을 파고들었고 그러한 노력과 인내는 다시금 오늘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시행착오, 체험 그리고 자기 일에 대한 애정과 노력, 인내가 있었기에 그들은 지금 세계 문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K-pop 또한 그렇지만 이제 문화적 동기부여를 ‘made in’<제조국>보다는 ‘made by<제조자>로 더 생각할 때가 됐다. 수많은 문화와 기호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러한 제조자의 역할은 더욱 커져만 갈 것이며 천재적 진화 과정은 그렇게 후배들에게 전해지며 다양한 문화의 국가경쟁력으로 표출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노력과 용기는 그러한 과정 위에 있으며 세계 문화 중심에 다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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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30 16:43

'장문희 제자' 조혜진, 명창 박록주 전국국악대전서 대통령상 수상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장문희 명창의 제자 조혜진(38)이 6월 11, 12일에 열린 제22회 명창 박록주 전국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명창부 대상)을 수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수상한 소식은 6월 12일에 전해졌지만, 장문희 명창의 제자인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온전히 장문희 명창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중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조혜진은 15년 동안 거주지인 광주에서 연습지인 전주를 오가며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문희 명창은 제자 조혜진을 “소리를 사랑하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자는 38세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을 나이인데, 그럴 때마다 소리로 한을 풀었다. 힘들어서 소리를 포기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조)혜진이는 오히려 힘든 것을 계기로 삼고 더 열심히 소리를 배운 친구”라고 말했다. 조혜진은 “아직도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아 받아도 되나 싶다. 얼떨떨하다. 평소 선생님께 기쁨을 드리지 못했다. 언젠가는 큰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온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진실된 소리를 하고 싶다. 앞으로 할 게 너무 많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혜진은 전남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나주시립국악단원을 역임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11회 무안전국승달국악대제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제16회 여수진남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국회의장상 등을 받았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6.30 16: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우오즈미 나오코 '하모니 브러더스'

검색하다 눈에 띄는 책 표지가 있어 클릭해보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두 사람, 무언가 부자연스라운 모습이었다. 독특한 끌림에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주문했다. 그렇게 『하모니 브러더스』를 무작정 만났다. 7년 전 사라졌던 형, 유이치가 불쑥 나타나면서 가족이 저마다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마치 프로타주처럼 엄마와 아빠, 형과 특히 히비키가 도드라진다. 중학생인 히비키는 중고등학교 통합과정인 중학교에 입학한 우등생이었다. 집을 나간 형으로 인해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공부는 점점 어려워져 성적은 곤두박질치지만, 불안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숨 막히는 현실을 같은 반 후토시에게 은밀한 분풀이를 시작한다. 가끔 엄마가 가꾸는 화분을 밖으로 떨어뜨려 부숴 놓는다. 유이치 형이 돌아왔다. 크림색 원피스에 허리까지 기른 갈색 머리, 오렌지색 입술과 손톱을 하고 어느 날 불쑥 나타났다. 마치 사나흘 집 나가 동생이 잠든 사이 귀가한 것처럼 형은 태연했다. 형이 돌아온 후, 엄마와 아빠는 될 수 있는 한, 서로 마주치는 일을 피한다. 엄마는 형이 목욕하고 나온 욕조를 닦고, 자기 말만 불도저처럼 한다. 엄마의 기에 눌려 자기주장이 없던 아빠가 형에게 머무는 3주 동안 말 걸지 말라고 한다. 가슴 속에 따끔따끔한 것이 어느 때보다 더 많이 굴러다니는 사춘기를 지내는 히비키는 자꾸 형이 내는 소리가 거슬린다. 모두 불편한데, 유일하게 형만 여유로운 자유를 만끽하는 것만 같다. ‘이게 바로 저예요. 아버지! 숨 막혀서 나갔지만,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돌아온 거예요. 아버지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바로 진짜 나!’ 당당한 자기를 보이는 형과 히비키는 달랐다. 뜻대로 안 되는 공부, 남모르게 하는 화풀이 대상인 후토시, 화분. 결국 끝은 분명히 있어서 후토시가 히비키의 속마음을 알아차린다. 약속한 3주가 지나고 떠나기 전 형이 작곡한 음악은 화해로 바꿔 놨다. 집에 돌아와 가족의 소리를 주워 담은 소리로 용기를 내는 히비키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후토시에게 손을 내민다. 동네에 있는 ‘양말 공장과 스타킹공장’을 ‘남자공장과 여자공장’이라고 말하는 편견처럼 우리는 가끔 보고 싶은 대로 보려고 한다. 일방적인 시각을 모두 나처럼 볼 것이라 착각한다. 가족이니까 오히려 말 못하고, 반대로 가족이니까 걸림 없이 아무 말이나 한다. 어쩌면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가족은 보이지 않는 틈새가 많을 때가 있다. 너무 더웠던 여름 한낮, 나는 아들과 너무나 다르고 같았던 얘기로 소리를 높였던 적이 있었다. 이제껏 반항 없던 아들이 슬리퍼를 신은 채 서울로 가출했다. 나는 아들의 큰소리가 화났던 것이 아니었다. 글 속에 ‘양말공장’을 남자공장이라고 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내 말만 한 것을 깨닫지 못한 대화였다. 우기니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건 당연했다. 오히려 지금에서야 아들과 잘 소통하고 있다. 형 유히치는 성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가족의 이해보다 자기존중이 우선이다. 자기의 진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환멸을 느낀다. 만약 내 아이가 성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다면 흔쾌히 기뻐할 부모는 없을 것이다. 여기 나오는 부모처럼…. 아들이 밖에서 소변을 보지 않으려고 하루 종일 참는다는 말에, 자식 잃어버릴까 봐 수술에 동행한 부모를 뉴스에서 보았다. 내가 이해할 일보다 자식을 먼저 보는 마음이 얼마나 먼 얘긴지 알기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우오즈미 나오코의 문장은 간결하다. 얇은 부피의 책 안에 가감 없이 표현하지만 섬세하고 단출하다. 주변인물인 후토시가 살아서 움직이는 묘사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그녀의 글에는 상처보다는 성장의 메시지가 있어서 희망적이다. 『불균형』,『원예반 소년들』,『하고 싶은 말 있어요.』,『에이 바보』 비록 찢어진 상처지만 봉합해 아물게 해주는 많은 이야기를 권해본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마키코 언니’로 등단했다.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에서 ‘가족사진’으로 신인문학상 수상했다. 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와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가 있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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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16:38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유영국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국제갤러리는 지난 9일부터 8월 21일까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영국 20주기 기념전 <Color of Yoo Youngkuk>을 개최한다. 유영국 작고 20주년 기념으로 회화작품 68점과 드로잉 21점, 사진 작품 및 작가의 활동 기록을 담은 아카이브 등 주요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다. 유영국은 근현대사의 격동기 191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서 일본 도쿄 문화학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일본의 추상미술의 대가들과 교류하며, 20세기 전반의 전위적인 미술이었던 초현실주의와 추상미술에 깊이 매료된다. 새로운 예술적 기법뿐만 아니라 표현적 다변화를 고심하던 유영국은 ‘오리엔탈 사진학교’에서 수학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사진을 통한 새로운 조형 질서를 탐구하며,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 조형 요소를 중심으로, 자연 추상이라는 그 만의 추상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유영국은 1943년 고향 울진에 돌아와 틈틈이 작품활동을 하다가, 1964년부터는 전업 미술작가가 된다. 울진은, 서쪽에는 태백산맥의 험준한 산악이 많고 동해를 향하여 급경사를 이루고, 해안에는 약간의 좁고 긴 해안평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 울진은 예술가에게 천혜의 장소이다. 그는 이런 울진의 산을 모티브로, 대담한 구상과 화체(畵體)를 통해 대형 추상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색채를 서서히 쌓아 올리고 두텁게 만드는 등 계산된 구도와 색채를 선택, 비정형(非定型) 추상에서 기하학적 형태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빨강, 파랑, 노랑의 삼원색을 기반으로 초록, 보라, 검정을 쓰며, 긴장감과 보색의 조화, 색채의 깊이, 공감각을 동시에 부여하는 등 추상회화 미학의 절정에 다다른다. 지난 2018년에도 ‘유영국 색채추상’전 작품 24점에 대해 필자는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이번 전시는 90여 점에 달하는 유영국의 뛰어난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강렬하고 원초적이며 동시에 서사적이고 균형미가 뛰어나게 모던하며 거침없다. 수십 년 앞서간 유영국의 작품은 아무리 보아도 지루함이 없다. 감동적이고 강렬한 작품을 보고 나면 잔상이 뇌리에 남아 있는데, 다른 어느 작가 작품보다 잔상이 강렬하다. 유영국의 원색의 산은, 이 답답하고 지루한 팬데믹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깊고 푸른 바다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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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17:20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나는 엉덩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2

예술의 도시 파리를 동경하여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일군의 화가들을 우리는 ‘에콜 드 파리’라 부른다. 대표적으로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이 있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김창열, 남관, 이응노, 권옥연, 이성자, 손동진 등이 있다. 몽마르트르 거리에서 다시 이주해 간 몽파르나스 거리에서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웩웩거리며 발악을 하고, 눈에 불을 켜고 예술론을 이야기하며 굶고 취하고 혹은 값싼 정어리 통조림을 나눠 먹어가며 추위에 떨었을 것이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같은 경우에는 조각을 하기 위해 남의 공사장에서 주춧돌을 훔치고 하다 만 돌을 다시 가져다 놓고 하던 시절이었다. 이중에서 가장 기품이 있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어느 날 귀족 부인에게서 혼자만 초청할 수 없으니 모두를 초청한 가운데 현관부터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그림만을 걸어 놓고 그에게 간접 구애를 했다. 이후 그 부인과 잘 지내던 어느 날 그 귀족 부인이 낙태 수술을 위해 독일을 다녀온 것을 알게 되고 그 부인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네가 감히 천재의 씨를 지워?”라고 할 만큼 자존심이 강했고 그중 제일 주정뱅이였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그가 죽기 며칠 전 동료 화가인 모리스 위트릴로의 어머니며 역시 화가인 수잔 발라동을 찾아가 그녀의 품에 안겨 울면서 유대인이 부르는 죽음에 대한 기도의 노래를 부르던 것이 그의 마지막 노래가 되었다. 인간의 그 슬픈 정념만을 관조한 방랑자이면서 기품 있는 교양을 간직한 그가 르느와르 화실에 갔을 때의 일이다. 자신의 관능적인 그림 앞에 선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나는 이 엉덩이가 탐스러워 몇 번이나 어루만지며 이 그림을 그렸지”라는 자랑에 단 한 마디로 쐐기를 박아 버리고 문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선생님, 나는 엉덩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후세의 사람들에게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전기 영화에서 잔 에뷔테른으로 하여금 눈물을 가득 머금고 “사랑이 뭔지 아나요? 진정한 사랑! 그런 사랑을 해보셨나요? 영원히 비난받아야 할 사랑을요. 난 해 봤죠”라는 독백을 하게 한 영감을 준 사람이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6.27 16:34

김관영 "문화예술 정책 목표는 일자리 확대, 문화산업 주도"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은 전국 최연소, 최다 득표라는 기록을 세우고 민선 8기 전북도정을 이끌게 됐다. 전북도지사 출마 당시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사이에서는 문화예술 정책이 부족하고,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전북일보는 문화예술 정책, 문화예술인 지원 등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선인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추진하고자 하는 문화예술 정책이 있으신지? “선거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 내용만을 보면 상대적으로 경제 관련 공약이 강조된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도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는 도민들의 요청에 확답을 드리기 위해 경제에 대한 표현이 더 많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정을 운용해 나갈 때는 경제 분야는 물론 문화예술, 농정, 재난안전, 복지 등 모든 분야를 다 골고루 살피고 지원해야 하고 또 그렇게 도정을 챙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인력양성-창작, 제작-유통-문화향유 등 전 과정이 일자리와 연계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문화 분야 공약으로 제시했던 K-문화지원센터 건립,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문화적 도시재생 추진뿐만 아니라 예술인 역량강화 및 예술인 복지증진, 지역문화예술단체 지원 확대, 문화예술 일자리 확대 등에 대해 현재 인수위에서 검토하고 있고 예술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외됨이 없도록 꼼꼼히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전북 문화예술의 현 주소, ‘예향 전북’ 되찾을 대안이 있으신지? “코로나19로 인해 전 도민 모두 다 어려웠지만 특히 공연예술, 예술교육 분야 등이 더 큰 피해를 입었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아니더라도 예술 전공 및 무형문화재 전승 기피와 대학의 예술대 정원 감축 등이 겹쳐 문화예술의 생태계가 무너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취임 후 최우선 과제는 문화예술 생태계 회복과 예술인 복지 강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문화예술 분야도 인력양성, 예술 창작활동, 문화향유 등 어느 한 분야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으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질문내용만으로 한정한다면 ‘예향 전북’이라는 과거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의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소재, 즉 한지, 한복, 한식, 한옥마을 등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산업화는 물론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예술인들과의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그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격의 없는 소통과 통합을 강조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도지사실은 열려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도지사는 모든 독자적으로 처리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가급적이면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고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소외된 예술인에 대한 의견 등에 대해서는 도의 관련 부서와 문화관광재단의 예술인복지증진센터를 중심으로 하되 예총, 민예총, 문화원, 생활문화예술동호회 및 각종 예술단체들의 의견을 꼼꼼히 챙겨 정책에 반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코로나19 관련해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 지원 등 관련 정책은 있는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사항입니다. 그동안 정부나 전라북도에서 문화예술인 재난지원금 등 통해서 일부 피해를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충분하지도 않고 또 다른 재난상황이 발생한다면 또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예술인의 근본적인 복지증진 시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선 도내 예술인들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하여 예술인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드리는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문화관광재단에 설치된 예술인복지증진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도록 하겠으며, 아울러 안정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도내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의 문화예술 일자리 확대에도 힘쓰겠습니다.” △‘예향 전북’의 이미지 되찾기 위해,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내 문화예술인들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선 8기 문화예술 정책의 목표는 일자리 확대와 문화산업 주도가 주요 키워드입니다. 이제 문화예술도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VR, AR, 홀로그램 등과 융합을 통한 재창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K-문화지원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본 센터는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한 K-pop, 게임,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을 육성하고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문화콘텐츠 인프라 집적화와 청년 전문인력 양성 및 창·제작자의 교류 공간 제공, 콘텐츠 체험 공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도청 내 관련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전담기관을 설립하여 인력양성, 원천기술 개발, 콘텐츠 개발, 산업화 등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6.26 17:08

'환갑' 전북예총, 창립 60주년 전북예술대제전 성황

“전북예총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22일)의 축전을 도민과 함께 우리 예술인들이 자축하는 날입니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 이하 전북예총)의 소재호 회장이 한 말이다. 전북예총은 환갑을 맞아 지난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전북예총 창립 60주년 전북예술대제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전북예술대제전에는 전북예총 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석정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전북일보 사장), 전북예총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 전북도 윤동욱 문화체육관광국장,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당선인 등이 자리했다. 전북예술대제전을 찾은 도민은 200여 명. 평일에 개최된 행사임에도 많은 도민들이 관심 가지고 함께했다. 전북예술대제전의 문을 연 것은 영화 <미나리> 상영이다. 이후 이어진 문화토크쇼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강사로 나서 ‘문화의 힘, 예술의 가치’에 대해 강연했다. 각 협회에서 준비한 전시, 공연 등도 이어졌다. 이밖에도 우수 직원에 대한 공로상 시상식도 있었다. 주인공은 전북예총 최정미 사무과장, 전북연극협회 강지연 사무국장, 남원예총 최정순 사무국장이다. 소재호 회장은 “사실 예술이 문화고, 문화는 삶 자체를 예술로 빛내는 일이다. 예술의 시대적 변곡점에서 지난 성과를 성찰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우리의 임무는 밤을 새워 신화를 짓는 일이고 우리 스스로 타는 촛불이 되어 이 땅의 예술 승화에 전력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6.23 16:4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격몽요결擊蒙要訣 중에서

격몽요결은 조선 왕조 때의 학자이자 신사임당의 아들인 율곡 이이가 지은 초보 후학의 학문으로 어리석음을 쳐내는 방법을 논한 글이다. 학문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버리게 하고 학문의 중요함을 새기며 배우도록 하고자 하는 율곡의 뜻과 의지가 담겨있다. 오늘은 그중 필자가 항상 애독하며 간직하는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제3장 "지신(持身) 올바른 몸을 가지는 법"으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세워주는 원론적 사회 강령이라 하겠다. 먼저 첫째. 두용직(頭容直)이다. 머리를 곧게 세워라. 아무리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엔 고개 떨어뜨린 사람이 너무 많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아직 끝이 아니다. 끝인 듯 보이는 거기가 새 출발이다. 우리는 끝이 아닌 시작점에 서 있다. 둘째. 목용단(目容端)이다. 눈은 바르게 가져야 한다. 눈매나 눈빛은 중요한 만큼 눈매는 안정시켜 흘겨보거나 곁눈질하지 말며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야비한 맘을 갖지 말고 품지도 말며 내색하지 말라 그리고 세속과 거래하지 말고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지도 말라. 가식적인 당신의 눈은 이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셋째. 기용숙(氣容肅)이다. 기운을 엄숙히 하라. 우리는 예외 없이 세상 속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기 싸움은 무조건 기운을 뻗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상대방을 눌러 이기는 법도 있지만 누르지 않고 승리하는 기운도 많다. 아우르라. 기운을 바르게 갖고 품어라. 넷째. 구용지(口容止)이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물고기가 입을 잘못 놀려 미끼에 걸리듯, 사람도 입을 잘못 놀려 화를 자초하는 법이다. 입구<ㅁ>자가 세 개가 모이면 품<品>자가 된다. 자고로 입을 잘 단속하는 것이 품격의 기본이라 하였다. 그대는 왜 입을 함부로 놀리는가? 그대만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세상이 당신을 버린 것이다. 다섯째. 성용정(聲容靜)이다. 소리는 조용하게 품고 논하며 가져야 한다. 말을 할 때는 시끄럽게 해서도 안 되며 바른 형상과 기운으로 조용한 말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크게 유색을 떨며 웃지 말라.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천만의 말씀이다. 그것은 당신을 낮추는 최대의 단점이다. 여섯째. 색용장(色容張)이다. 얼굴빛은 항상 씩씩하고 밝게 하라. 주변 사람의 얼굴빛이 어둡다, 어렵다고 찡그리지 말고 애써 미소를 지어라. 긍정과 낙관이 부정과 비판을 이기게 할 것이다. 그것은 영원불변의 법칙이다. 일곱째. 수용공(手容恭)이다. 손은 공손하게 가져야 한다. 손을 사용할 때가 아니면 마땅히 단정히 손을 맞잡고 공수(拱手)해야 한다. 겸손이 당신을 높인다. 여덟째. 족용중(足容重)이다. 발은 무겁게 가져야 한다. 즉 처신을 가볍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발을 디뎌야 할 곳과 디디지 말아야 할 곳을 구별할 줄 알라는 말이다. 입지를 위한 처신의 방법은 그렇게 단순하지만 어려운 판단이 앞선다. 아홉째. 입용덕(立容德)이다. 서 있는 모습은 의젓하게 가져야 한다. 중심을 잡고 바른 자세로 서서 덕이 있는 기상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참고로 서 있을 자리와 물러설 자리를 아는 것도 덕의 근본이요 처신의 기본이다. 격몽요결은 서두에 말했듯이 초보 후학을 위한 지침서로 어리석음을 쳐내는 방법을 적은 글이다. 하지만 이 글은 초보가 아닌 중견 지식인에게도 귀히 정독 되는 글로 그만큼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정인가를 알려주는 글이라 하겠다. 조금이나마 율곡 선생의 글이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되었으면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6.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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