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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정된 김제 수류성당
문화재 지정된 김제 수류성당
  • 권순택
  • 승인 2021.04.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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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모악산 자락에 있는 김제 금산면만큼 우리나라에서 종교 성지가 많은 곳은 없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금산사와 기독교 초기 ‘ㄱ’자 교회인 금산교회, 증산교의 성지인 증산법종교 본부, 그리고 전북지역 초창기 천주교 3대 성당 중 하나인 김제 수류성당이 금산면에 있다.

지난 5일 1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김제 수류성당이 전라북도 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금산면지역 4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등재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금산사는 국가 중요사적으로, 증산법종교본부는 국가등록문화재로, 금산교회와 수류성당은 전북도 문화재다.

1890년대 완주 화산 되재성당과 익산 망성 나바위성당과 함께 호남 3대 성당으로 꼽는 김제 수류성당은 1889년 베르모렐 요셉 신부가 완주 구이면 안덕리에 세운 배재본당이 그 모태였다. 이후 수류로 성당이 이전되고 1901년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하지만 수류성당의 역사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2대 조조 주임신부가 갑오동학농민혁명 와중에 순교하고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이 성당에 불을 질러 신부와 수도자 신도 등 50여 명이 학살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수난과 시련 가운데도 동양권에서는 가장 많은 신부를 배출, 화율리에서만 15명의 신부가 나왔고 수도자들도 많다. 한국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수류성당에는 전북 최초의 신식학교인 인명학교가 세워져 한문과 신학문이 가르쳤고 후에 화율국민학교로 바뀌었다. 당시 수류성당의 관할은 김제뿐만 아니라 부안 정읍 순창 고창 담양 장성까지로 그 영향력이 컸다.

성당 본당은 한국전쟁 때 소실돼 1959년 재건됐지만 1890년대 지어진 종탑 현재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지난 2003년 신부와 스님, 그리고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화합과 꿈을 이루어 가는 영화 ‘보리울의 여름’이 수류성당과 화율초등학교, 귀신사 등지에서 촬영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제시에선 지난 2002년부터 수류성지 성역화와 함께 문화재 지정작업에 나서 20년 만에야 전북도 문화재로 등재됐다.

이제 김제 금산면지역 4대 종교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김제시에서는 이들 종교문화자산을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할 때다. 명산인 모악산과 함께 종교문화 유적지구로 조성하고 서로 연계해서 순례길이나 탐방코스 등으로 관광 상품화하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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