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정치판

흔한 말로 정치판에는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지난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더라도 이같은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어찌보면 철저히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정치판에서는 강한 쪽을 택해야만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이 현실원칙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사실을 지근의 거리에서 확인할수 있는 것 같아 묘한 여운을 남게했다.

 

지난 2일 오후 2시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강당.

 

4.13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여권의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들의 윤곽이 명확히 드러남에 따라 당선가능성,공천후보자에 대한 여러가지 분석등을 고려한 끝에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나선 한나라당 이형배의원의 국정보고대회 및 당원단합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의원은 물론 당원 및 당직자등 1천5백여명이 참석해 이의원의 의정활동을 치하하고 오는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대회사와 축사,그리고 환영사까지 여느 의례식과 다를바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중재고문에 이어 두번째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온 전 양창식의원이 모처럼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양 전의원은 “모름지기 정치인이란 최소한의 양심과 지조,그리고 최소한의 도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면서“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이처럼 어렵게 변하고,개혁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한 이유를 꼽아가며,사람됨됨으로 보나 양심으로 보아 이형배의원이 보기드문 의리와 신의있는 정치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자리에 양전의원이 참석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으나 축사내용에 담긴 한마디 한마디는 물론 이의원의 승리를 위해 손을 치켜주는 양 전의원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과거 12,13,14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벌이며 두사람이 얼마나 많은 고소·고발과 설전을 벌이며 견원지간이었는데 이날은 동지로 양전의원이 이의원을 치켜세워주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두 사람을 보며 어제의 적이 오늘에는 동지로 되는 것을 보고서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것을 확인하는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