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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호 ‘학력신장 3.0’ vs 천호성 ‘절대평가 전환’…전북교육감 선거 격돌
전북교육감 선거 본선 대진표가 확정되며 선거전이 본격적인 종반 국면에 돌입했다. 이남호·천호성 후보는 14일 각각 전북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 등록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식 선거운동 채비에 들어갔다. 예비후보 신분을 벗고 정식 후보가 된 두 후보는 각자의 교육 비전과 핵심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선 경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생 후반전, 전북으로 향하다] 돌아오는 사람들…전북, 준비돼 있는가
전북은 오랫동안 사람을 떠나보낸 지역이었다. 산업화가 본격화된 1960~70년대 이후 전북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 울산·창원 같은 산업도시로 향했다. 농촌의 젊은 인구가 도시로 빠져나가고, 남겨진 지역은 빠르게 늙어갔다. ‘이촌향도’는 전북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한 삶의 흐름이었다. 
'야시장 명소' 전주 남부시장 지금 변신 중⋯지역 대표 관광지 도약 준비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 남부시장이 지역 대표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특화 콘텐츠를 즐기는 로컬 문화 체험형 전통시장으로 변화한다는 목표다. 남부시장은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시장 육성 공모사업에 이어 3개월 만에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의 K-관광마켓까지 잇따라 선정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속도가 붙었다. 
전라감영 인근에 지하주차장 짓는다…전주시, 공식 논의 시작
전라감영 일대 주차난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가 지하주차장 조성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감영 인근에는 전주완산경찰서와 한옥마을, 웨리단길 등이 위치하고 있지만, 민원인과 관광객이 이용할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강현욱·유종근·정균환 합류…'김관영 매머드 선대위' 출범
무소속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가 전직 전북도지사와 국회의원, 시민사회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세 확장에 나섰다. 김 후보 측은 14일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본선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선대위 고문단에는 강현욱·유종근 전 전북지사와 정균환 새천년민주당 전 원내총무가 이름을 올렸다. 
김제 심포항에 전북권 최초 국립해양문화시설 건립 추진
김제시가 RE100기반 미래 해양도시 구현을 위해 전북권 최초 국립해양문화시설 건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전북은 전국 두 번째 규모의 해양면적과 광활한 해안선, 갯벌 등 우수한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가 차원의 해양문화시설이 전무해 대표적인 해양문화 소외지역으로 꼽혀왔다. 
15일부터 전주역에서도 SRT타고 서울 수서 바로 간다
호남선에서도 KTX와 SRT를 하나로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열차가 오는 15일부터 시범 도입된다. 이에 따라 전주역에서도 수서로 바로 갈수 있는 열차가 운행될 예정으로, 지역의 철도 교통 편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과 SR이 KTX와 SRT를 연결한 ‘중련열차’를 호남선과 경부선 일부 구간에서 시범 운행한다고 14일 밝혔다. 
6000㎡에 펼쳐진 노란 물결…김제 벽골제 생태농경원 유채꽃 ‘활짝’
김제시 벽골제 생태농경원 신털미산 일원에 유채꽃이 만개하면서 봄철 나들이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곳은 생태농경원 내 신털미산 데크산책로 일원이다. 이곳은 원평천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구간으로 노란 유채꽃과 데크길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봄의 정취를 선사하고 있다. 
‘김관영 내란 동조 의혹 제기’ 이원택,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 피고발
김관영 무소속 전북도지사 후보의 ‘내란 방조 의혹’을 제기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경찰에 고발됐다. 1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이 후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장에는 이 후보가 경쟁 후보자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 후보가 이에 동조해 내란을 방조했다는 허위 사실을 단정적으로 공표하고 후보자를 비방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심덕섭 고창군수 후보 비리의혹 끝까지 진상규명”
조국혁신당 황운하·강경숙·차규근 국회의원이 13일 고창을 찾아 “민주당 심덕섭 고창군수 후보 관련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고창종합사회복지관과 고창전통시장을 잇달아 방문해 ‘부패 제로, 국힘 제로, 돈봉투 제로’를 내세우며 깨끗한 선거와 군정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전주성, K리그 최초 경기 후 콘서트 ‘The 3rd Half with 잔나비’ 열린다
전북현대모터스FC의 새로운 시도가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K리그 최초 포스트 매치 콘서트 ‘The 3rd Half with 잔나비'가 모두 매진되며 올 시즌 최고 흥행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전북은 오는 17일 오후 4시4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김천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5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이날 전북 선수단은 K리그1 통산 10회 우승, ‘라 데시마’를 기념하는 ‘블랙 앤 골드’ 콘셉트의 써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전북은 지난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라운드 베스트 팀에 선정되었으나, 뒤이은 안양과 부천 원정 2연전에 잇따라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전북의 부진 이면에는 흔들리는 플랜 A도 있다. 김승섭을 중심으로 한 전술이 기대만큼 통하지 않으면서, 티아고·이승우 등 교체 자원의 활약에 기댄 채 승점을 쌓아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13일 진행된 부천과의 경기에서는 수적 우위(10대 11)를 앞세우고도 끝내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은 답답한 경기력으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 감독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상대적으로 전력 아래로 평가받는 팀과의 경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전북은 6승5무3패(승점 23점)로 선두권과 승점 6점 차에 머물고 있다. 상대 전적 11전 3승4무4패로 김천에 밀려온 전북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선두 서울이 패배하더라도 1위에 등극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북은 올 시즌 11명의 득점자를 배출하며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갖추고 있다. 탄탄한 공격 자원을 앞세워 반드시 승리를 따내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경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경기 종료 후 펼쳐지는 ‘The 3rd Half with 잔나비’다. K리그1 최초로 선보이는 경기 후 콘서트로, 전주월드컵경기장 3만2,391석이 전석 매진되며 올 시즌 최고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공연이 저녁까지 이어지는 만큼 F&B존과 푸드트럭도 평소보다 확대 운영되며, 전북현대와 잔나비가 협업한 한정판 MD상품도 판매될 예정이다. 전주시는 공연 종료 후 인파 운집에 대비해 특별노선버스 19대를 추가 투입, 팬들의 안전한 귀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도현 전북현대 단장은 “이번 김천전은 축구와 음악, 팬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전의 무대”라며 “팬들이 전주성에서 경기 이상의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피니언

화재진화차 확대로 취약지역 ‘안전 격차’ 해소해야

도내 소방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화재진화차 도입 확대가 시급하다. 최근 군산 어청도 화재 당시 화재진화차가 초기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실효성을 입증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장비조차 없는 취약 지역의 위태로운 현실을 잘 보여준다. 화재 대응에서 시간은 생명과 직결된다. 하지만 진안·무주·장수 등 산간 오지와 수많은 섬, 긴 해안선을 가진 고창·부안 등 전북의 지리적 특성은 소방차의 신속한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좁은 농로와 굽이진 산길 탓에 가장 가까운 소방관서에서 출동하더라도 20~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초기 5~10분 대응에 따라 피해 규모가 결정되는 화재 특성상, 이러한 시간 공백은 사실상 ‘방치’나 다름없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화재진화차의 역할은 지대하다. 1톤 소형 차량을 활용해 기동성을 높인 이 장비는 정규 소방력이 도착하기 전까지 불길의 확산을 막는 ‘안전 보루’ 역할을 한다. 어청도와 개야도 등 이미 배치가 완료된 12곳의 사례는 화재진화차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인 고창 심원면 외에도 소방 장비가 절실한 취약 지역은 도내에 수두룩하다. 심원면 의용소방대원들이 소방차 도착 지연을 우려해 사비를 모아 직접 트럭을 개조해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은 공공 안전 서비스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여기에 이미 배치된 장비 중 상당수가 노후화되어 있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북의 소방망은 위태로운 수준이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방관서 신설과 인력 확충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화마(火魔)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화재진화차의 확대 배치다. 예산과 효율성을 이유로 도입을 늦추는 사이 주민의 안전권은 침해받게 된다. 거주 지역에 따라 생명을 지킬 기회조차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전북소방본부와 각 지자체는 도내 전역의 소방 도달 시간을 정밀 조사하여 화재진화차가 필요한 취약지를 추가로 발굴하고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뒤늦은 후회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촘촘한 소방망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사설

‘5·18’ 46주년, 민주주의 정신 되새기자

1980년 5월, 민주주의를 향한 외침이 광주를 가득 채웠던 그날로부터 어느덧 46년이 흘렀다.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며, ‘오월 정신’이 오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준엄한 화두를 다시 가슴에 새겨야 할 때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이 단순한 과거의 사건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공동체 정신의 뿌리임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가 올해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전북에서도 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 이세종 장학금 전달식, 전북도민 순례단, 사진 전시회, 학술제 등의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광주 현장뿐만 아니라 전주와 김제 등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시민들이 마음을 보탤 때, 오월 정신은 특정 지역과 세대의 전유물을 넘어 보편적 가치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전문에 수록한 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면서 기대가 컸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문구 추가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완결짓는 중대한 행보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추진됐던 개헌 시도는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가 여야 정쟁의 벽을 넘지 못한 점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에게 더 큰 아쉬움과 과제를 남긴다. 사실 오월 정신은 헌법 전문에 실리느냐 아니냐를 떠나 이미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비록 이번 개헌 시도는 무산됐지만, 헌법 전문 수록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정치권의 과제이자 시대의 명령이다. 그래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바로 세우기 위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결집하는 일도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완성하는 일은 그 가치를 믿고 행동하는 시민의 몫이다. 정치적 합의가 멈춰버린 자리에서 그 가치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시민의 기억과 실천이다. 지금 우리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응답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의 일상으로 소환하는 것이다.

사설

‘쌍발통’과 ‘양날개’

‘참다래 아저씨' 정운천 전 국회의원이 전북에 남긴 정치적 여운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고려대에서 농경제학을 공부한 청년 정운천은 전남 해남으로 내려가 농사꾼이 됐다. 지금 처럼 신발에 흙을 묻히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도 없었던 시절에 명문대를 나온 낯선 청년이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나타났으니 동네 주민들에게는 매우 놀랄 일이었을 것이다. ‘가장 낙후된 곳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신념으로 농사를 시작했다는 그는 30여 년간 전업 농부의 외길을 걸었다. 수입 키위에 맞서 국산 재래종 ‘참다래’를 보급하고, 1991년 한국 최초의 농민 주주 회사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을 설립해 농업의 기업화를 이끌었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참다래 아저씨’로 소개된 그는 우리나라 신지식 농업인의 상징이 됐다. 농업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광우병 촛불 집회가 일어나면서 취임 5개월 만에 사퇴했다. 고향 전북에 돌아와 지역주의 타파를 부르짖으며 ‘쌍발통’을 외쳤다. 지성이면 감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외발 자전거는 쓰러지지만, 여야라는 두 개의 바퀴(쌍발통)가 있어야 전북이 전진한다”는 그의 외침에 지역 유권자들이 화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주시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전북에서 20년 만에 탄생한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란 기록을 세웠고,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4년 연속 예결위원 기록을 세웠고, 21대 국회에서도 예결위 활동을 이어가며 7년 연속 예결위원을 맡아 전북 예산 확보에 기여했다. 그러나 ‘쌍발통의 꿈’은 윤석열의 내란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쌍발통에 이어 전북에 ‘양날개’란 새로운 구호가 등장했다. 진보당의 6.3 지방선거 캐치프레이즈다.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를 상징한다.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호흡하는 정치, 중앙에서는 진보적 대안을 제시하는 선명 야당이 되겠다는 전략적 구호다. 정운천의 ‘쌍발통’이 여당과 야당의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다면,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의 삶과 진보적 가치를 강조한다. 정운천의 ‘쌍발통’이 중앙 정부의 예산을 전북으로 가져오는 ‘상향식 통로’를 강조했다면,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의 목소리를 정치로 밀어 올리는 ‘하향식 뿌리 정치’에 가깝다. ‘쌍발통’과 ‘양날개’의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독점은 정체를 낳고, 경쟁은 혁신을 낳는다’는 시장의 진리다. 특정 정당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공천은 곧 당선’이란 인식으로 검증은 느슨해지고, 정책 경쟁은 실종된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듯, 경쟁 없는 정치판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머슴이 주인이 된다. 유권자가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오목대

도와주는 사람은 왜 늘 부족한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늘 부족한 이유를 “요즘은 이기적인 사회가 되었다”는 말로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질문의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 도움은 왜 늘 개인의 희생에 기대는가. 우리 사회에서 돕는 일은 여전히 개인의 선의로 설명된다. 자발적으로 나서서 시간을 쪼개어 헌신하는 사람, 보수를 바라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사회의 찬사. 공공의 책임이 개인의 미덕으로 치환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공공의 책임이 미담의 영역에 머무는 구조는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선의는 무한하지 않고, 헌신은 자동으로 재생산되기 어렵다. 특정 개인에게 반복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는 결국 헌신적인 사람들을 가장 먼저 소진시킨다. “제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라는 미담에 의존하는 구조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사명감은 노동 조건을 대신할 수 없다. 오히려 이에 기대는 구조는 그들의 값어치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어렵게 만들고 침묵을 강요한다. 필수적인 것은 저렴해도 된다는 전제가 있다. 언제나 거기에 있을 테니까. 그리고 당연히 공급될 것이니까 말이다. 팔수록 손해가 나도 괜찮다고 말이다. 수요가 필수적이니 값을 올릴 이유가 없을까. 하지만 공급이 무너지면 그 계산은 첫 단추부터 틀린 것이다. 약이 하나씩 사라지고, 사람이 하나씩 떠나 현장이 비워진 뒤에야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알파제약의 알파아세트아미노펜정 500mg의 상한 약가는 11원이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가 도입된 지 25년이 넘었지만 가격이 그대로다. 원료비와 인건비, 품질관리 비용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구조이다. 채산성 문제로 결국 제약사들이 하나씩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공급 중단 의약품 신고 건수는 332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으며, 그중 채산성 부족이 원인인 사례가 106건(38.6%)이다. “대체 가능한 약제가 있어 환자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나 이러한 판단이 누적될 때의 결과를 감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2mg당 약가가 782원에 불과한 아티반 주사제의 국내 유일 생산처인 일동제약이 2025년 말 식약처에 생산 중단을 보고했다. 이 약은 소아 경련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간 대사 부담이 적어 생명줄과 같은 약이다. 정부는 미다졸람이나 디아제팜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전문가들은 “작용 시간과 부작용(호흡 억제 등)이 달라 단순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식약처가 대체 위탁생산을 논의중이나, 낮은 수익성 때문에 선뜻 나서는 곳이 없어 난항중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명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열악한 처우와 그 값어치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보상 구조에 처해 있다. 여기에 법적 구조상 최선을 다해도 쉽사리 수십 억원의 민사배상 판결을 받고 형사처벌의 피의자가 되기도 한다. 저렴한 약가와 수가. 그에 따른 희생은 당연한 것일까. 사명감으로 시작해도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떠나게 된다. 선의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사명감은 구조를 대신할 수 없다. 필수적일수록 그에 걸맞은 조건이 필요하다. 그래야 약이 남고, 사람이 남는다. 11원짜리 약과 소진된 의료진은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우리는 기꺼이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청춘예찬

축제가 돼야 할 선거, 혐오와 막말로 얼룩진 전북 정치

선거는 민주주의의 대축제다.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고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선거는 경쟁이지만 동시에 축제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전북의 도지사 선거판을 바라보면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정책과 비전 경쟁은 실종되고, 혐오와 막말, 조롱과 편 가르기만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극성 지지자들의 행태는 도를 넘고 있다. 상대 후보를 향한 원색적 비난과 욕설은 기본이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상대를 조롱하는 글들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과 정책을 알리기보다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데 더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심지어 한 극성 지지자는 단체 대화톡방에 “서로 힘 모아 미친X 김관영 XX버리자. 이원택 홧팅”이라는 입에 담기 힘든 표현까지 올렸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를 말리는 분위기보다 일부 참여자들이 ‘엄지척’으로 동조했다는 점이다. 정치적 반대는 있을 수 있지만, 상대 후보를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는 혐오 표현과 집단 조롱이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는 현실은 분명 심각하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이른바 수십 편의 장문 글을 연달아 올리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겉으로는 “존중한다”고 적어놓고 결국 끝은 상대 비난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논리도 맞지 않는 음모론과 과장된 주장까지 뒤섞이면서 사실상 흑색선전에 가까운 모습도 적지 않다. 선거 구도 역시 과열 양상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무소속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향해 날 선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은 솔직히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까지 나서 이미 제명된 무소속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장면은 마치 거대 정당이 한 사람을 몰아세우는 듯한 인상까지 준다. 더 우려되는 것은 김관영 후보를 지지하는 도민들까지 ‘해당행위 조사’ 운운하며 압박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조직과 힘을 가진 정당이라면 무소속 후보와 정책과 비전으로 당당하게 경쟁해 승리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당 전체가 특정 후보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은 오히려 조급함과 불안감으로 비쳐진다. 그만큼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가 초접전이라는 뜻일 것이다.

교육일반

전작권 전환 조건의 불편한 진실

전시 작전 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시기를 두고 한미가 서로 다른 견해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환수를,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를 주장한다. 2014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검토한 필자로서 감회가 새롭다. 2006년 처음 제기된 전작권 전환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장을 달리해 왔다. 그 조건은 첫째 한국군의 군사적 연합방위 지휘 능력 확보,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동맹의 포괄적인 대응능력 확보, 셋째 한반도 및 역내의 안정적인 안보 환경 조성이다. 조건 충족 여부는 세 단계 평가를 거쳐 검증하게 되어있다. 기본운용(IOC), 완전운용(FOC), 완전임무수행(FMC) 능력 평가이며 2단계를 진행 중이다. 하나같이 계량화가 어려운 정성적 평가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핵심은 우리가 한미 연합군을 지휘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엔사(연합사) 사령관은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의 전작권을 행사해 왔다. 반면 북한은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하며 전쟁 수행 능력을 키워 왔다. 그런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전작권 환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 주도해 온 연합방위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것과 직접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우리 국민의 의견 또한 둘로 나뉜다. 주권 국가의 자존심으로 보는 쪽은 하루빨리, 국가 안보를 우선하는 쪽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할 수만 있다면 전작권은 하루라도 빨리 환수하는 게 좋다. 주인 정신을 가지고 국가 방위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2015년 연합 작전계획(5015)을 수정하며 이를 실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계획을 반영하려 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다. 전작권을 환수하면 작전계획은 물론 훈련계획도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 문제는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것이다. 전작권을 환수하며 세가지 조건 외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전작권 환수가 주한 미군에 미칠 영향이다. 지나치게 서두르면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한 미군은 주둔하는 그 자체로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력 이상의 억제 효과가 있다. 다음은 ‘미군은 타국에 군 지휘권을 넘기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이다. 법적 효력은 없으나 정서적으로 극복이 쉽지 않은 과제다. 첫번째 조건인 연합 지휘 능력은 미국의 첨단 지휘통제체계에 어떻게 편입하느냐의 문제다. 미국은 육·해·공군을 하나로 묶은 다 영역 지휘통제체계(JADC2)로 전 세계 작전을 지휘한다. 우리 역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형 지휘통제체계(AKJCCS)를 개발해 2015년 전력화했다. 그러나 능력과 보안상의 이유로 미 체계와 연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제공하는 연합전력은 지휘 통제가 어렵다. 두번째 조건은 재래식 3축 체제와 확장 억제전략의 실효성 문제다. 우선 재래식 무기체계를 이용한 3축 체제(킬체인·한국형 대공방어·대량보복)는 근본적으로 핵무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 확장 억제전략 역시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최종 권한을 가지는 한 회의적이다. 거기에 미국의 ‘한반도 현상 유지 정책’은 북한의 오판을 불러왔다. 북한이 자행한 3천여 건의 도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핵무기를 개발했고 같은 맥락으로 연합 억제 방안 역시 실행할 의지가 없다고 본다. 세번째 안정적인 역내 안보 환경 조성 역시 중국의 해양 팽창정책을 고려 시 부정적이다. 대만사태와 한반도 분쟁은 동시에 발생할 것이며 중국 견제로 역내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환 조건 충족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진화와 함께 끝없는 여정이다. 그렇다면 전작권 환수는 정책적 판단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자체 핵 능력이 없이는 실효성이 없다. 핵 개발을 포함한 독자적인 국방 태세 확립이 시급하다. 국제적 비난과 이런저런 고통은 함께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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