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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이 곧 전략”…전북 단체장들, 직 내려놓지 않고 선거 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3선 고지를 노리는 전북지역 기초단체장들이 ‘현직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선거 전략'에 올라탔다. 예비후보 등록을 통한 ‘조기 등판’ 대신 법이 허용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직인(職印)을 손에 쥔 채 행정과 선거라는 ‘두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24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김관영 지사를 비롯해 유희태(완주), 이학수(정읍), 정성주(김제), 황인홍(무주) 등 5명이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 채비에 나선다. 3선 연임 제한(익산, 임실)이나 불출마(남원)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절반 가까이가 ‘현직 고수’를 택한 셈이다. 이 같은 선택은 제도적 허용 범위에 기반한다. 
민주당 경선룰 논란 계속…군산·진안·임실서 잇단 문제 제기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6·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경선 방식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군산에서는 휴대전화 기반 여론조사 방식 보완 요구가 나왔고, 진안에서는 당원 100% 경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임실 지역 시민사회도 현행 조사 방식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5일부터 합동연설회...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운))가 기초단체장 후보자 2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북지역 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 국면이 본격화됐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로 도입된 참여형 합동연설회도 시작되면서 후보 간 경쟁이 현장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과자 ‘적격’ 논란···군산시민사회, 민주당 공천기준 정조준
군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과정에서 전과이력 보유 예비후보를 ‘적격’ 판정한 기준을 정면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검증 부실을 넘어 공천심사 기준 자체가 시민 눈높이와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다. 군산시의회 모니터단 등 시민사회는 24일 군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과 이력이 있는 인물들이 공천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천기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방탄소년단 장신구, 전주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착용한 장신구가 전주에 본사를 둔 한복 브랜드 ‘리슬’의 작품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리슬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스포티파이XBTS: 스윔 사이드’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이 자사 제품으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한병도 “전북 변화 시작…공공기관 이전·특별법 성과 이어질 것”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익산을)가 전북 현안과 관련해 “이제 시작 단계”라며 특별자치법 개정과 투자 논의를 계기로 지역 발전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 원내대표는 24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전북에 큰 변화의 문이 열렸고 미래 산업 기업들이 전북을 찾는 흐름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선에 갇힌 교육감 선거…부동층 43% 표심 변수로
전북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민주당 경선 이슈’에 묻히며 유권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도지사 및 전주시장 등 단체장 선거에 쏠린 시선 속에 교육감 선거는 존재감조차 희미해졌다는 평가다. 전북 교육계에서는 이번 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는 시점을 민주당 경선 이후로 보고 있다. 경선 결과에 따라 지역 정치 지형이 정리되면서, 그제야 교육감 선거 역시 주목도를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만 납득한 ‘심사위원 경력’…심사받는 예술가는 갸우뚱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이 전문성을 잃은 복불복 심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정청탁을 막고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도입한 심사위원 추첨방식이 오히려 해당 분야를 모르는 비전문가를 심사석에 앉히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재단은 “표기 방식의 오해일 뿐 실질적인 경력은 충분하다”고 해명했지만 심사위원 선정 단계에서부터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전문성을 증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새만금 대형사업·완전 행정통합·동부권 생활인프라 관심 많아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전북도민들의 관심 현안이 지역별로 뚜렷하게 나뉘는 양상이다. 최근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JTV전주방송이 공동으로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 서부와 중부, 동부 유권자들의 관심현안은 사뭇 달랐다. 먼저 군산·김제·부안 등 새만금권에서는 ‘새만금 조기개발’ 등 대형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기획] 대전 화재 참사, 당신의 아파트는 안전한가
대전 참사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지만 전북지역 아파트에 설치된 대피장치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동주택 대부분에는 법적 기준에 따라 피난사다리가 설치돼 있지만 위치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고, 실제상황에서 노약자와 어린이에게는 사용이 어려운 한계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설치 여부’가 아니라 ‘작동 가능성’이다. 
"1시간 일찍 퇴근"...전북은행, ‘단축근무제’ 기대 ‘반’ 우려 ‘반’
전북은행(은행장 박춘원)이 도내 기업들 중에서는 선도적으로 금요일 ‘단축근무제’를 실시한다. 조직 내부에서는 여러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노조 측은 기업 관리자 측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전북은행 등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3월부터 금요일에는 1시간 일찍 퇴근하는 단축근무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피니언

공장화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사고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현장을 방문, 이처럼 약속했다. 매번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뼈아픈 반성과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게을렀기 때문이다. ‘인재’라는 한탄이 반복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통령의 엄중한 약속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히 지켜지져야만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사실 이번 참사는 타 지역에서 일어난 남의 일이 결코 아니다. 전북에서도 타산지석 삼아서 꼼곰하게 챙겨야만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전북지역 산업단지에 있는 공장 중 상당수가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 있다. 대전공장의 경우 근로자 14명이 숨지고 소방관을 포함해 60명이 다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건물 형태와 공장 내부에 있던 나트륨 등이 꼽힌다. 공장 건물의 불법 증개축 여부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어쨋든 차제에 도내 공장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샌드위치 패널은 비교적 저렴하고 공사 기간을 확 줄일 수 있어 건축자재로 널리 쓰인다. 요즘엔 내연성을 크게 완비하고 있으나 과거엔 내부 충전재로 불에 약한 재질이 사용됐던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패널 내부에 전선 설비를 설치한 경우도 있어 언제든 화재에 취약한 상태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는 총 244건이나 된다.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해법은 철저한 예방에 있으나 일단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 단열재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나 열악한 대다수 중소업체의 형편을 감안하면 쉽지 않기에 우선은 소방설비 규정을 강화해 스프링쿨러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비단 공장화재 뿐 아니라 산불을 비롯한 화재안전 전반에 대한 철저한 현장 점검과 대책이 즉각 시행되길 기대한다. 관계당국에서도 한번 더 챙겨야 할 때다.

사설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 꺼뜨리지 말자

완주·전주 행정통합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벌써 4번째 무산이다. 지방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와 물리적으로 힘든데다 통합 논의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군의회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오랫동안 완주·전주는 한 몸이었고 생활권도 대부분 일치한다. 더욱이 광역시가 없고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으로서는 구심체로서 완주·전주 통합이 절실하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불씨를 살리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최근 여론조사는 완주·전주 통합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JTV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완주-전주 통합 찬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완주 군민들은 통합에 대해 매우 반대 39%, 대체로 반대 20% 등 59%가 부정적이었다. 반면 찬성은 매우 찬성 19%, 대체로 찬성 16% 등 35%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40대와 20대에서 반대 의견이 가장 강했고 지역별로는 농촌 중심의 완주 북동부지역이 전주 인접지역보다 반대 성향이 뚜렷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실질적 통합 효과 의문, 자치 재정 악화 우려, 혐오 시설 이전 가능성 등이 꼽혔다. 이에 비해 통합에 찬성하는 측은 전북 경쟁력 강화와 경제적 효과,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광역화 필요 등을 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완주 군민들이 단순히 정서적인 거부감을 넘어, 통합이 가져올 실질적인 이득에 의문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대 이유가 재정, 시설 이전, 개발 소외 등 구체적인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통합을 재추진할 경우 이를 불식시킬만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여론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도 무산 뒤에 있을 후유증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일이다. 완주·전주 통합이 추진되었던 2013년의 경우 찬성과 반대단체 간의 갈등과 대립의 상처가 깊고 오래갔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통합이 성사되지 않았다 해서 양 지역의 화합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삼갔으면 한다. 전광석화처럼 추진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반면교사로 삼고 긴 호흡으로 숨을 가다듬었으면 한다.

사설

뉴스에서 기억이 된 ‘호외’

신문은 시간을 지키는 매체다. 그러나 어떤 사건은 그 시간을 무너뜨린다. 하루를 기다릴 수 없을 때, 신문은 스스로의 규칙을 깨고 거리로 나온다. 그것이 호외다. 호외(號外, Extra Edition)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임시로 발행하는 신문이나 잡지’다. 다시 말하자면 정기 발행 ‘호(號)’밖에서 찍어낸 신문으로, 속보를 위해 등장한 대중 매체의 한 형식이었다.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쟁과 암살 등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Extra!”를 외치며 거리에서 팔던 신문이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호외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호외는 근대 이후 등장했다. 8·15 광복이 되자 ‘해방’ 소식을 알리기 위한 호외가 나왔고,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전쟁 소식을 급히 전달하는 매체로 발간됐다. 6월 민주항쟁 때의 호외는 정치적 전환기의 현장 기록이었으며, 2002 FIFA 월드컵 때 관중들의 거리 응원과 함께 쏟아진 것도 호외였다. 그러나 TV로 현장이 생중계되고, 인터넷으로 뉴스가 전달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차 속보까지 전해지면서 호외는 점차 사라졌다. 호외는 이제 가장 빠른 매체에서 가장 느린 매체가 되었다. 최근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거리 시위 현장에도 탄핵 선고 호외가 등장했지만, 인터넷 시대에서 그 존재감은 분명 예전과 달랐다. 뜻밖의 현장에서 호외가 등장했다. 지난 주말, 세계를 열광시킨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에서다. 공연이 열린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BTS 특집이 실린 호외를 손에 쥐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공연이 중계되고, 화려한 영상과 사진이 끊임없이 공유되며 스마트폰으로도 정보가 넘쳐났지만, 예고 없이 뿌려진 종이신문은 관중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관중들은 읽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 종이신문을 집어 들었다. 호외는 더 이상 소식만을 전하는 매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기념품이자 시간을 붙잡는 또 하나의 방식이었다. 이날의 호외는 읽히기보다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누군가의 시간을 기억하고 증명하는 물건이 되었다. 뉴스를 넘어 기억이 되었고, 시간을 전하는 매체에서 시간을 붙잡는 매체로 자리를 바꾸었다. ‘굿즈’가 된 호외. 뜻밖의 쓰임을 얻은 호외의 변신은 흥미롭다. 그래서다. 신문은 사라지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가 궁금해지는 것은. 디지털이 주도하는 시대에 정보는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어떤 순간을 붙잡고 싶어 한다. 스쳐 지나가는 기록이 아니라 손에 남는 기억을 갈망하는 시대. 호외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라져가는 것은 종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해온 방식일지도 모른다.

오목대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왜 전남처럼 하지 못하는가

전북이 정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장관 4명(정동영 통일, 안규백 국방, 조현 외교, 김윤덕 국토교통)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한병도)와 최고위원 2명(이성윤, 박지원)이 전북 출신이다. 전북 타운홀미팅 때 이재명 대통령도 “전북 인사들이 정부에 많죠?”라고 운을 뗄 정도다. 이쯤 되면 전북 낙후와 소외를 반전시킬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구축하고 지역 현안을 추동시킬 해법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이와 딴 판이다. 동력도 없고 기회를 살리지도 못한다. 미래는 더 암울할 것 같다. 왜 그런가. 인접한 전남의 사례를 보자.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자평했던 1조2000억원 규모의 인공태양(핵 연구시설)은 지난해 12월3일 전남 나주로 결정됐다.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를 좌우할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공모 심사에 앞서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은 ‘나주 입지 최적 결의문’까지 발표했다. 반면 전북 국회의원들은 공모에서 탈락한 뒤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앞서 2조 5000억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역시 전남 해남솔라시도에 유치됐다. 또 RE100산단은 어떤가. 전남 무안군이 일찌감치 RE100 최적지라며 유치활동에 나섰다. 목포 출신의 김원이 국회의원(2선)은 전남 서남권발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RE100산단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놓고 있다. 산업․재생에너지․전력망․정주여건 등을 뒷받침할 법적 장치,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이다. 그는 관련 업무 상임위인 국회 산자위 간사다. 전북은 이런 인프라 구축 노력도 없이 ‘RE100산단=새만금’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전남 강세를 의식한 탓인지 이젠 전남 전북 두곳 지정하면 안되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 추진은 전광석화였다. 4년간 20조원, 2차 공공기관 이전 및 산업 배치 등의 정부 지원책이 나오자 통합선언-TF구성-의회의결-특별법 공포-시행령 제정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수많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미래 경쟁력의 가치를 선택했다. 주목되는 건 박지원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의 리더십이다. 일부 정치권의 통합 반발이 일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지방선거를 앞둔 ‘대가’는 공천 페널티다. 광주전남 정치권은 마치 매처럼 재빠르게 ‘먹이’를 나꿔챘다. 완주전주 통합 과정은 어떤가. 도지사의 완주군청 방문을 물리력으로 막고, 완주군의회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북의 정치인 어느 누구도 호령하는 이가 없었다. 올해 여든 네살인 박지원 의원의 역동적인 결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올해 하반기 최대 관심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전남과 광주는 이미 노른자위 10개 공공기관을 콕 집어 요구했다. 전남과 중복기관이 많은 전북에겐 고전이 예상된다. 대비책은 있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5극3특’ ‘3중소외’를 수도 없이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정작 당사자인 전북은 정책 과제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통합을 놓고도 새만금권, 김제전주, 완주전주익산 등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숙제 풀기에는 나태하고 기회가 주어져도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정치권. 화려한 립서비스만 날리며 자기정치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전북이 처한 상황과 각종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야 마땅하다. 이재명처럼.

이경재 칼럼

소설 남한산성 영화로 읽기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을 중심으로 축조한 역사적인 산성이다. 인조 2년(1624)에 현 위치에 건립했다. 평상시에는 광주 지방관의 집무실로 사용하였고, 전란 때는 임금과 조정의 피난처이자 항쟁의 지휘부가 되었다.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에 파천한 47일간의 생존기에 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고립무원의 성, 아비규환의 전장(戰場)에 무엇이 있었는지 수려한 필치로 그려낸다.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하는 길은 포개져 있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은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무엇을 읽었는지 궁금하다. 팩션(Faction) 사극은 비틀어야 제맛이 나는데……. 소설은 오래된 병풍을 잇댄 느낌이 든다. 구성(40장)이 그렇고, 언어에서 연상되는 빛바램과 여백이 그렇다. 예지력 있는 첫 문장은 유려하고 심오하다.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몽진 떠나는 어가행렬과 폐허가 된 궁궐로 돌아와 눈물을 닦는 임금 모습이 디졸브 되는 글귀는 하늘이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글의 끝은 바람에 돛폭이 잔뜩 부푼 배가 송파강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 첫 장면은 나루터다. 꽁꽁 얼어붙어 배가 꼼짝할 수 없는 강, 사람들은 얼음 위를 걸어서 건넌다. 끝 장면도 나루터다. 해빙되어 나룻배가 마음껏 오갈 수 있는 나루터. 주변은 삼밭〔麻田〕이었다. 소설과 영화는 공히 수미상관(首尾相關) 구조를 띠고 있다. 그 안에 47일의 고초가 빼곡히 들어있다. 영화를 두드려보자. 전편을 관통하는 은유는 먼지다. “전하, 지금 성안에는 말〔言〕 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 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이조판서 최명길이 울음을 참으며 쏟아내는 말이다. 다음은 주화파와 척화파 간 첨예한 대립이다. 주화파 최명길이 간언한다. “전하!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 치욕은 죽음보다 가벼운 것이옵니다.” 이에 맞서는 척화파 김상헌의 강변이다. “전하!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고 삶을 구걸하느니 사직을 위해 죽는 것이 신의 뜻입니다.” 틈을 헤치고 인조의 졸렬한 목소리가 울퉁불퉁 튀어나온다. “나는 살고자 한다.” 클라이맥스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다. 삼전도(三田渡)의 굴욕 그 현장을 목도(目睹)하는 것. 절 한번하고, 이마를 세 번 땅에 두드리기를 3회. 청나라 역관의 명령에 따라 임금의 이마가 땅을 찧는다. 온 나라가 임금 따라 울었다. 백성의 감정과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다. 가마니 둘러쓴 성첩 위 병사, 대장장이, 점쟁이, 무당, 장돌뱅이, 기와장이, 옹기장이, 농부……. 이들 삶의 모든 무늬와 질감은 그저 노동하는 근육 속에 각인되었다. 가느다란 울부짖음은 먼지에 눌려 들리지 않는다. 먹을 것 없을 때, 홍이포 쏟아질 때 그들의 위장과 폐부는 제일 먼저, 가장 오래 오그라들었다. 병자호란 후 조선의 항복을 기록한 삼전도비가 세워졌다. 현재 이 비석은 삼전도가 있던 자리, 서울 잠실 석촌호숫가에 남아있다.

새벽메아리

전북 중심축 김제・전주 통합이 해법이다

행정통합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추동시키는 효과가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초광역 행정통합과 시군간 통합이 이런 이유 때문에 화두가 되고 있다. 요즘 선진국들의 광역 행정통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프랑스는 2016년 레지옹(지방정부)을 통합, 종전 22개에서 13개로 축소했고 독일도 메가시티를 통한 대도시권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청원 청주, 창원 마산 진해가 통합했고 최근에는 광주 전남이 통합, 광주전남통합시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도 통합 시동을 걸었다. 전북에서도 완주‧전주통합이 네 번째 시도됐지만 완주군의회의 반대로 결실을 맺지 못해 아쉽다. 최근 물 밑에 있던 김제‧전주 통합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김제시의회가 김제‧전주 통합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전주시의회도 화답했다. 김제‧전주 통합은 2017년 정동영, 김종회 국회의원과 당시 김제시장이었던 필자가 점심을 함께 하면서 의견을 나누었던 사안이라 생소하지 않다. 통합의 필요성은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있거나 지역발전의 규모를 키우는 데 있다. 짝짓기와 같은 통합은 상생을 위한 보완성의 폭이 클수록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김제‧전주의 통합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우선 전주는 역사와 전통, 예향의 천년 고도로 전북의 중심권이었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소비도시라는 약점이 있다. 면적이 협소하고 내륙이어서 개발과 교통 확장에 어려움이 있고, 세계화를 향한 해양진출이 막혀 있는 점은 한계다. 반면 김제는 면적이 광활하고 육해공의 교통망이 펼쳐 있어 세계화의 물결에 쉽게 편승할 수 있다. 풍부한 농수산물은 전주시민의 먹거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점이다. 새만금신항은 올해 5만톤급 2선석이 개항하면 크루즈선 같은 대형선박이 정박할 수 있어 동남아의 허브항으로 부상할 수 있다. 지난해엔 새만금고속도로의 전주(상관)-김제-새만금신항 구간이 개통돼 공동생활권을 촉진시켰다. 장차 새만금철도가 고속도로와 나란히 건설되면 통합의 시너지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지난해 전주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연계 도로망 건설사업도 급물살을 탈 것이다. 지금 전북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 피지컬 AI 유치, 새만금 고속철도 건설, 국제공항 건설 등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에서 타운홀미팅을 주관한 뒤 모처에서 행정통합 문제에 관심을 나타낸 것은 고무적이다. 김제‧전주가 통합된다면 농생명산업클러스터 조성 차원에서 전국 유일의 종자연구단지와 연계해 김제 종자마이스터고를 종자전문대로 승격시키고 (구)벽성대 시설을 활용한 농업중앙회 등 농생명 사업기관 유치 등 정부 차원의 통합 인센티브도 엄청 날 것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알박기’ 형상의 완주 이서가 혁신도시와 함께 김제・전주 통합시 편입이 긍정 검토되고 전북자치도 청사도 김제‧전주 통합청사와 함께 김제 새만금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의 새만금 김제 관할 지역 이전도 마찬가지다. 김제・전주가 통합되면 명실상부한 전북 중심권이 될 것이다. 시민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정치권도 시민의견을 모아 조속히 완성시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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