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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전북일보, 전북을 바꾸다!
76년, 2만 7740일, 66만 5760시간. 그동안 전북일보가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다. 우리는 ‘정론을 신념으로, 봉사를 사명으로, 도민을 주인으로’라는 사시를 가슴에 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정론직필(正論直筆)을 향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매분 매초 치열하게 전북특별자치도를 기록해 온 우리의 발걸음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됐다. 
[창간 76주년] 전북일보 유튜브, 전북에서 시작해 전국이 보는 콘텐츠로
지역신문의 위기와 유튜브라는 새로운 가능성 지역신문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종이신문 구독률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고,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 환경 속에서 지역 기사는 전국 이슈에 밀려 쉽게 묻히곤 한다. 기사 한 건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현장을 뛰어다녀도 조회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창간 76주년] 45년 애독자, 익산 '양복점 아저씨' 김성곤 씨
익산에 가면 한때 양복점, 양장점, 미용실 등 화려한 상가가 즐비해 멋쟁이들로 북적이던 ‘멋쟁이길’이 있다. 1980년대만 해도 호황을 누렸던 이곳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 반백 년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양복점 아저씨’ 김성곤(75) 씨를 만났다. 
[창간 76주년] 도시 전체가 하나의 관광 동선…'관광의 길' 다시 짜는 전주
전주의 관광 전략이 ‘명소 중심’에서 ‘도시 흐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한옥마을을 찾고 돌아가는 관광을 넘어, 전주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동하고 머물고 소비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관광 경험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도시 구조의 변화다. 전주역을 새롭게 정비해 관광의 첫 관문을 바꾸고, BRT를 통해 전주역과 한옥마을, 원도심, 전주천 일대를 연결하는 대중교통 중심의 관광 축을 만드는 것이다. 
[창간 76주년] 전북 관광의 새 바람, ‘고군산섬잇길’이 열린다
관광을 흔히 ‘굴뚝 없는 황금산업’이라 말한다. 기계 소리나 연기를 내뿜는 공장이 없어도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라는 의미다.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관광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각 도시의 주력산업을 보완한 미래 신산업으로 관광을 주목하면서 지자체간 (관광객) 유치경쟁도 해마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창간 76주년] 자연과 문화, 사람이 스며들다…‘체류형 로컬 관광’의 중심, 완주
최근 대한민국 관광 트렌드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유명 명소를 찾아 인증샷을 남기고 떠나는 ‘번개 여행’의 시대는 저물고, 한 지역에 깊숙이 머물며 로컬의 문화와 자연을 온전히 호흡하는 ‘체류형 관광’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 바로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이다. 
[창간 76주년] ‘머물수록 특별한’ 고창, 체류형 관광 중심도시로 도약
전북 서해안의 대표 관광도시인 고창군이 체류형 관광 중심도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 휴양과 미식을 한데 묶은 관광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쳐 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물고 싶은 여행지’로 자리매김하며 대한민국 서남권 관광의 새로운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관광 트렌드는 단순 방문에서 벗어나 지역에 오래 머물며 치유와 경험을 동시에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창간 76주년] “희생의 호수에서 머무는 호수로”…진안 용담호의 새로운 변화
진안 용담호는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 약 150만 명의 생활용수를 책임지는 핵심 수자원이다. 그러나 진안군에 용담호는 오랫동안 또 다른 의미로 기억돼 왔다. 용담댐 건설로 2864세대, 1만 2616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다. 당시 진안군 전체 인구의 27%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주 과정에서 마을은 지도에서 사라졌고, 공동체도 흩어졌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민주당 텃밭 흔들리자 투표율도 뛰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지역 사전투표율이 35.0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번 선거가 더 이상 ‘결과가 정해진 지방선거’가 아니라는 민심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민주당 공천 이후 비교적 싱겁게 흘러가던 전북도지사 선거가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유권자들이 이례적으로 일찍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분석이다. 
[6.3 지방선거] 전북 사전투표율 35.05% ‘역대 최고’…전국 2위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30일 마무리된 가운데 전북지역 최종 사전투표율이 35.05%를 기록하며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기도 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전북지역 전체 선거인 150만 9854명 가운데 52만 918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송영길 ‘김관영 옹호’ 발언에···“정치적 선동” vs “이낙연 특보”
전북도지사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 측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무소속 후보의 민주당 정체성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관성을 둘러싼 공방이 계파 논쟁으로까지 번지며 선거 막판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피니언

혼탁·격전 전북, 검증하고 똑바로 심판하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은 정권안정론과 견제론 속에 치러지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지역 정치와 행정, 단체장 및 지방의원 후보자들의 역량을 검증하고 선택하는 선거라는 점이다. 전북 유권자의 30.05%가 지난 29~30일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했다. 4년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4.41%에 비해 10.64%나 높은 투표율이다. 그만큼 전북 선거판이 격전지화 되면서 유권자들의 결속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전북도지사 선거는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격화돼 있다. 민주당에서 제명 당한 현직 도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판을 주도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도지사 선거 포인트는 ‘김관영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그로인한 도정 단절 우려’(이원택 후보 주장), ‘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천 불공정과 그로인한 전북 핫바지론’(김관영 후보 주장)으로 압축된다. 또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도정에 힘이 실린다는 논리(이원택 후보)와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 온 사람이 도정을 맡아야 결실을 맺는다는 도정 연속성(김관영 후보)도 차별적인 포인트다. 이남호-천호성 두 후보가 맞붙은 교육감 선거 역시 정책 경쟁이 치열했고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군수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 역시 공천 잡음과 도덕성 등 공방 속에 경쟁하는 양상이다. 후보의 정책과 비전, 일자리와 소득 창출, 도덕성 등을 놓고 경쟁하면서 충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른바 선거가 갖는 순기능이다. 지금 전북에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 피지컬 AI, 재생에너지정책,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행정통합은 물론 각 지역마다의 숙원사업 등이 즐비하다. 모두 정치의 영역이고 추진역량을 집중해야 할 사안들이다. 이러한 현안을 추동해 나갈 적임자가 누구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이틀 뒤면 본 투표가 실시된다. 제대로 검증하고 똑바로 심판해야 한다.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의 후보 관련 정보는 좋은 참고 자료다. 제대로 일 할 사람을 뽑아 후회 없는 정치환경을 만드는 문제는 유권자에 달려 있다.

사설

국립의전원법 공포, 후속 절차 서둘러야

전북도민의 관심을 모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의전원법)이 5월 26일 공포됐다. 수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지역 숙원사업이 마침내 실행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이제는 얼마나 신속하고 차질없이 후속 절차를 추진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립의전원이 남원에 들어서면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과목의 전문의가 체계적으로 양성되고 국가 주도의 공공의료인력 선발·교육·배치 체계가 전북에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구 유입에 따른 사회 인프라 확충과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데이터, 바이오 연구, AI 헬스케어 관련 연구소와 벤처창업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전북이 AI 기반 공공의료 혁신을 선도할 전략적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립의전원은 남원에 설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폐교된 옛 서남대 의대 정원 활용 방안에서 출발한 만큼 남원 유치의 명분과 당위성이 충분하다. 또 전북특별자치도와 남원시에서도 국립의전원 남원 유치를 전제로 부지 확보 등의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해왔다. 실제 남원시는 전체 예정부지 6만4792㎡ 가운데 약 55%를 이미 확보해 놓았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4월 해당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남원 유치를 단언할 수 없다. 법률에 설립 지역이 명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들이 국립의전원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법률 공포만으로 지역의 숙원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시행령 제정과 정원 확정, 예산 확보, 부지 조성, 교육과정 마련, 교수진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어느 하나라도 지연될 경우 개교 일정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법률의 의미를 살려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설립 지역 확정이다. 정부는 국립의전원 설립 지역을 조속히 확정·고시해야 한다. 설립 준비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나 지역 간 유치 경쟁으로 또다시 갈등이 재연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사설

들불처럼 타오른 성난 전북민심

전북지사 선거가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막판까지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지사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자 상당수 도민이 들불처럼 일어나 그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조사 공표 금지일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반면 공표 마지막날 갤럽 여론조사는 이원택 후보가 앞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안방인 전북에서 무소속 김 후보가 선전한 이유는 정청래 대표가 김 지사가 청년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명처분한 것이 결정타였다. 충분하게 소명할 기회도 안 주고 12시간만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제명시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면서 유권자 결집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특히 정 대표는 이원택 의원이 정읍 고깃집에서 청년 당원을 모아 놓고 술값과 음식값을 대리지불토록 한 사건은 그 자리에 함께 했던 김슬지 도의원한테만 책임을 물어 꼬리자르기식으로 끝내고 솜방망이 처벌로 그쳤기 때문이다. 상당수 도민은 정 대표가 밀어준 이 후보한테는 관대하고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박찬대 의원을 밀어줬다는 김 후보한테는 제명이란 극약처방을 내린 게 공정과 형평성에 어긋난 조치라고 반발한다. 그간 각종 선거 때마다 도민들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은 선거초반부터 당보다는 인물론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김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또 현직인 김 지사를 즉각 제명처분한 것은 정 대표가 자기 주머니 속 공깃돌을 가지고 놀듯 전북도민을 같잖게 보고 무시한 처사라면서 연일 정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맹비난했다. 일부 도민들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는데 하물며 현역 지사한테 이중잣대를 적용, 단칼에 목을 벤 것은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의 현실인식이 안일했다고 힐난했다. 정 대표에 대한 강한 저항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 지지가 전북 14개 시군으로 들불처럼 번져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조병갑 고부군수가 만석보를 설치해서 더 수세를 걷은 게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처럼 이번 전북지사 선거도 김 지사를 제명처분한 게 무소속 바람을 불게 한 원인이 되었다. 정 대표가 급기야 전북민심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꼬리를 내렸지만 이 후보 지지가 반등되지 않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전북을 방문해서 유세를 펼쳤지만 낡은 레코드판을 수차례 반복해서 튼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 후보가 새만금에 200조 규모의 투자 유치를 하겠다는 공약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남원을 방문, 힘 있는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자고 말했지만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조승래 당 사무총장이 김 지사의 영구복당불허 방침을 밝힌 후 또다시 사전투표 직전에 김 지사가 당선되면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하자 도민들이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오목대

지방소멸 위기의 현주소

오늘날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인구와 일자리가 초집중됨으로써 지방중소도시들과 농촌 지역들의 소멸 위기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물론 지방소멸 문제는 어제와 오늘의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도 일찍부터 당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들에 비해 소멸 속도가 유독 빠르고 훨씬 심각하다. 다행히 이재명 정부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국가균형발전을 헌법적 가치 실현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정책으로 삼고 있어 국민적 기대가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금 지방소멸의 핵심적인 요인은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방중소도시를 거닐다 보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고 활력이 없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매년 수도권 이전인구가 증가해 왔고, 향후에도 가능하면 이전하려고 벼르고 있는 사람들이 50% 이상이라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도권 기업과 지방기업 종사자들의 소득양극화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삼성전자 근로자들이 노사협상 과정에서 1인당 최대 6억 원 가까운 성과급을 챙기게 된 반면 지방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성과급은커녕 통상적인 상여금마저 못 받는 경우가 많으니, 청년들이 지방중소기업에 입사해 그 지역 내에서 거주하고 싶겠는가. 이러한 소득의 양극화는 필경 지방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서민들의 박탈감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추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인구급감으로 인한 지방소멸 요인는 그뿐만 아니다. 교육․의료․문화․복지 시설 등의 취약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방소멸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방중소도시와는 별개로 농촌지역의 소멸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요즘 농촌마을을 보면 빈집들이 여기저기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노동력 부족으로 갈수록 농사짓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농민들은 인건비 부담도 버텨내기가 힘들다. 내국인은 하루 약 20만 원, 외국인은 약 15만 원을 주어야 일손을 구할 수 있으니 농사지어 봤자 남는 것이 없다. 특히 농촌에서는 아기를 낳으면 1천만 원씩 지원하는 지자체들도 많지만 아기 울음소리가 멈춘 지 오래다. 그러니까 경제활동인구 감소, 노동력 부족, 임금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혹자는 민주산업사회에서 지방소멸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만히 서서 이웃집 불구경하는 격이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겠지만 지금이야말로 정부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물론 가장 효과적이고 핵심적인 정책은 지방 거주민들 특히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단상(斷想)이지만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정책수단들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정주여건 조성 정책으로서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우대 주택자금 증액, 농촌지역 내 도시민들의 세컨하우스(Second House) 건축지원, 농촌의 특화작물 재배 장려와 마을기업을 통한 6차산업 육성의 가속화, 지방도시 및 농촌지역의 교육․의료․문화․교통시설 확대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복합적인 정책들을 검토 또는 기존 정책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시적인 차원에서 지역 대학들의 산업수요에 부응한 전문인력양성, 기초단체 간 통합, 고용창출형 국내외 기업투자 유치도 과감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전북칼럼

새만금의 미래 경쟁력, 생태와 해양에서 찾다

새만금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약 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적 프로젝트인 새만금이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인프라 조성뿐만 아니라 어떠한 가치를 담아낼 것인가 역시 새만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김제시는 그 해답을 생태와 해양, 관광과 지속가능성에서 찾고 있다. 국립새만금수목원과 국립해양도시과학관, 새만금 국가정원으로 이어지는 주요 핵심 인프라가 도시의 품격을 만들어가며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그 중심에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내년 개원을 앞둔 수목원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생태 연구와 식물 보전의 기반이자 국민 누구나 자연의 가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는 열린 생태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특히, 해안성 기후대 식물자원 연구와 보전 기능은 새만금수목원의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지역 농가와 연계한 식물 위탁 재배, 주민 참여 확대, 지역인재 채용 등은 생태기반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연결하는 상생 모델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수목원 개원 이후 예상되는 관광수요 확대와 생활인구 증가는 도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점은 새만금이라는 상징적 터전에 ‘숲의 질서’를 세우고 있다는 데 있다. 개발과 생산 중심의 공간으로 인식되던 새만금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더욱 크다.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지고 있다. 오늘날 해양은 물류와 수산의 영역을 넘어 에너지와 기술, 기후 대응과 전략산업을 이끄는 핵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RE100 산업기반 조성이 추진되는 새만금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립해양도시과학관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래 해양도시의 생활과 기술을 국민이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공간으로 준비되고 있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며 사업이 구체화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전북권 최초의 국립해양문화시설로서 해양문화와 교육, 체험 기능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만금 국가정원 조성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산업과 개발 중심의 이미지 속에서 쉼과 치유, 자연 회복력을 담아낼 녹색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원은 생태와 문화, 관광과 휴식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정원도시의 중심축으로 향후 새만금 기본계획 반영을 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국립새만금수목원과 연계한 생태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연구와 교육, 체험과 관광이 선순환하는 대표 그린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새만금수목원과 국립해양도시과학관, 새만금국가정원은 각각 흩어진 사업이 아니다. 숲과 바다, 정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새만금의 새로운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국가적 비전이다. 새만금의 미래는 개발 규모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산업과 삶의 질이 균형을 이루며 다음 세대까지 지속될 수 있는 터전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게 된다. 김제시는 앞으로도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해양·관광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다.

열린광장

술 익던 청수정 골목, 전주전통주의 DNA를 깨우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도시 재생’이라는 말이 익숙한 화두가 되었다. 낡은 골목길에 벽화가 그려지고, 오래된 공간이 세련된 카페나 편집숍으로 탈바꿈하는 풍경을 전주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난다. 공간이 깔끔해지고 사람이 모여드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단장된 외관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지우기 힘든 아쉬움이 남곤 했다. ‘우리가 정말 복원해야 할 것은 저 건물의 껍데기일까, 아니면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일까.’ ​최근 그 아쉬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현재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일제강점기 때 ‘청수정(淸水町)’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그저 전주 유명 관광지의 일부로만 기억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의 전주공예품전시관, 즉 ‘청수정 65-5-번지’는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맑은 물이 흐르는 동네’라는 이름답게 전주의 맑은 물로 술을 빚던 근현대 주류 산업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이곳은 새벽마다 은은하고 구수한 냄새가 풍기던, 하루도 빠짐없이 ‘술이 익어가는 동네’였다. ​대기업의 거대한 공장형 주류에 밀려 이제는 추억 저편으로 사라졌지만, 그 시절 동네 양조장은 단순히 술을 제조하는 공장이 아니었다. 농번기가 되면 농민들의 고단한 땀방울을 씻어줄 막걸리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마을에 잔치가 벌어지거나 누군가 상을 당할 때 인륜지대사인 혼인을 할때 혹은 환갑을 맞이할 때 등 술은 언제나 인간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던 로컬 커뮤니티의 중심이었다. 즉, 전주 시민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매개체이자 문화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라진 문화이다. ​그런데 최근, 서서히 사라져간 전주의 술 문화에 대한 기억을 공고하게 붙잡아줄 뜻깊은 계기가 마련되었다. 일제강점기 전주 지역 양조업의 실태와 우리 술의 엄혹했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송주상 소장 문건(근대 양조 문서)’을 그 후손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기증해 준 것이다. 한 개인의 공간에서 잠자고 있던 100여 점의 소중한 문서들이 공공의 자산이 되는 순간, 전주가 왜 전통주의 메카이며 우리가 어떤 뿌리를 가졌는지가 비로소 실증적 증거를 통해 세상에 명확히 드러나게 되었다. ​지금 전통주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트렌디한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청년들이 전통주를 소비한다. K-콘텐츠 열풍은 막걸리를 포함해 K-푸드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유행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전통의 깊이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외형적인 성장 뒤에 숨은 진짜 ‘우리 동네 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할 때다. ​우리가 오일주조장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증받은 송주상 문건을 연구하여 세상에 알리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조들이 지켜낸 기록과 해방 이후 시민들의 삶을 달래주었던 양조장의 기억이 핏줄처럼 이어져 왔기에 지금의 ‘맛의 고장 전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매력은 새것을 얼마나 잘 지어 올리느냐가 아니라, 오래된 기억을 어떻게 보존하고 이어가느냐에 달려있다. 후손들의 소중한 기증으로 되살아난 옛 기록과 청수정 65-5-번지에 품고 있었던 오일주조장의 이야기는 오늘날 전주 전통주의 가장 단단한 DNA다. 낡은 문서와 양조장 터에 숨어있는 전주의 기억을 불러내어 시민들과 나누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도시 재생이자 문화의 복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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