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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한다던 친일 잔재, 전북 문화예술은 왜 성역?...'이중잣대' 도마
전북특별자치도가 친일 잔재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적 이중잣대’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 예술계에는 자생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원금 삭감의 칼을 휘두르면서도, 정작 도 스스로 청산대상으로 규정한 인물들의 선양사업에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정책적으로 자기부정에 빠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이익 132억 원...새만금개발공사,설립 후 사상 최대 흑자
새만금개발공사(사장 나경균)가 지난해 순이익 132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8년차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공사는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설립 후 처음으로 매출과 순이익 모두 100억원을 돌파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전북지역 아파트, 라돈 수치 기준치 초과…"숨 쉴 권리 위협"
전북지역 상당수 공동주택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처벌 규정이 없어 관리가 사실상 방치되면서 도민들이 폐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실내공기질 권고 기준인 148Bq/㎥를 초과하는 라돈 농도가 다수 주거시설에서 확인되고 있다. 
“세계 최고 연구 역량 × 피지컬 AI”… 전북대-퍼듀대 ‘맞손’
세계 최고수준 연구중심대학인 미국 퍼듀대학교와 전북이 손을 맞잡고 피지컬 AI 기반 미래산업 선점에 나선다. 푸듀대학과 전북대학교는 31일 교내 산학융합플라자 일원에서 ‘전북대–퍼듀대 고등연구소(JPRI)’ 개소식을 개최하고, 글로벌 공동 연구체계 구축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다. 
완주군, 1조 원 규모 ‘피지컬 AI’ 실증단지 시동...사업추진단 발대
완주군이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핵심인 ‘피지컬 AI’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전북도가 구체적인 입지 결정에 신중한 모드를 보이는 상황에서 완주군이 유력 사업 후보지인 이서면에서 추진단 발대식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기세 올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컷오프’가 높인 몸값…전북 민주당 경선, ‘부적격자’ 향한 기막힌 구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기초단체장 검증 작업이 마무리 되었지만, 정작 경선판의 변수는 ‘링’ 밖으로 밀려난 부적격 판정자들이라는 역설이 짙어지고 있다. 견고한 지역 기반을 가진 이들이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면서, 경선 후보들이 앞다퉈 탈락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선 앞두고 새만금 특자체 여전히 ‘안갯속’...김관영·이원택 '공방'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이하 특자체) 추진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전주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전주청년회의소, 전북일보 주관으로 열린 ‘지속가능 전북발전 정책토론회’에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특자체 추진을 두고 정면으로 맞섰다. 
거래절벽 속 전북 집값 ‘미세 상승’...미분양·수요 위축 여전
전북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거래 위축과 미분양 적체 속에서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세가 일부 지역에 국한된 ‘국지적 회복’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2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북의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4% 상승했다. 
끊이지 않는 주취자 신고⋯치안 공백 우려
도내 주취자 관련 신고가 매년 9000건을 넘어서면서, 이로 인한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112에 접수된 주취자 신고 건수는 총 5만 1527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9404건, 2022년 1만 1777건, 2023년 1만 1459건, 2024년 9728건, 2025년 9259건의 주취자 신고가 접수됐다. 
민주당 전북 기초단체장 경선레이스 돌입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기초단체장 경선이 군산과 임실의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30일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에 따르면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동안 군산시와 임실군의 예비경선이 치러진다.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에 임철언 행안부 자연재난대응국장 내정
전북특별자치도 신임 기획조정실장에 임철언(55) 행정안전부 자연재난대응국장이 내정돼 4월 1일 부임한다. 30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천영평 전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1월 30일 퇴임 후 교육에 들어간 이후 공석이던 기조실장 자리가 약 두 달 만에 채워지게 됐다. 임 신임 실장은 전주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피니언

민주당 공천 공정성과 신뢰가 흔들린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사람들의 믿음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는 뜻인데 정치나 정부는 신뢰를 잃어버릴 경우 존재할 수조차도 없다는 거다. 특히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 전북의 맹주인 민주당 안팎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공정성과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당은 공천과정에서 신뢰를 크게 잃고 있고 상당수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상대방 흠집내기로 일관하면서 유권자들의 염증을 키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수사기관도 선거사범 수사와 관련,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면서 원래 의도는 그렇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가 흠집나는 경우가 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뇌물수수 의혹으로 수사해 온 정성주 김제시장을 불송치 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다만 경찰은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전 김제시 국장 A 씨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간판업체 대표 B 씨, 전 김제시청 청원경찰 C 씨 등 3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작년 8월 말 C 씨는 경찰에 ‘C 씨가 지난 2022년 12월과 2023년 8월 B 씨가 건넨 8300만 원을 정 시장과 A 씨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찰의 애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가 길어지면서 막바지 공천 경쟁에서 후보자가 겪었을 고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여러차례 압수수색까지 진행한 만큼 진작 결론을 내렸어야 함에도 시간이 지연되면서 후보자는 늘 컷오프의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완주군수 출마 예정자인 국영석 후보는 도당 공관위의 부적격 판정에 불복해 중앙당 재심위원회에서 이의신청을 내 인용 판정을 받았으나 결국 도당 공관위에서 또다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유권자들은 과연 도당이 잘하는 것인지, 중앙당이 잘하는 것인지 잘몰라도 어쨋든 모양새는 우습게 됐다. 그런데 정청래 당 대표가 최근 공문을 통해 예비후보 자격을 취득한 후보의 공천 배제에 우려를 표명하고 경선 참여를 지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한두가지 사례이기는 하지만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식이 잘 통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당이나 후보자들이 더 겸허한 자세로 마음을 얻기 바란다. 그게 유권자의 명령이다.

사설

생명과 직결되는 소방차 진입로 확보해야

소방차 진입은 1분, 1초가 생명과 직결된다. 골든타임에 진입하지 못하면 건물은 잿더미가 되고 무엇보다 생명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재 진압 시 진입로 확보와 소화전 주변 주차금지는 너무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불법 주차 등으로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소화전을 이용할 수 없어 급수가 불가능한 경우가 흔하다. 생명은 물론 재산과 직결되는 소방차 진입에 시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면 한다. 소방차 진입로의 경우 불법 주차 차량으로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가나 아파트 밀집 지역, 원룸촌 일대는 도로 양옆을 가득 메운 주차 차량들로 인해 일방통행로로 변해 버렸다. 긴급상황이 발생해도 소방차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방청은 폭 3m 이상의 도로 중 장애물로 인해 소방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구간을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으로 정하고 있다. 대부분 이를 충족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다. 불법주정차 차량과 상습 장애물 방치가 주범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 개정된 소방기본법은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진입을 위해 불법 주정차 차량을 강제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강제처분 사례는 전국적으로 4건에 불과하다. 소방서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어도 민원·보상 문제가 있어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소방관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강제처분에 대해서도 명확한 가이드 라인과 면책 조항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또 소화전 주변 주차 차량으로 인해 긴급상황 발생 시 급수를 신속히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행 도로교통법은 소화전 주변 5m 이내 주정차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승용차는 최대 9만 원, 승합차는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2022~2025년)간 도내 소화전 주변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총 5042건으로 나타났다. 매년 1200건 이상의 소화전 주변 불법주정차가 단속되고 있는 셈이다. 단속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 노면 표시 레드코트 설치율도 저조하다. 전주시의 경우 2091개의 소화전 중 레드코트가 있는 곳은 600여 곳 안팎에 그치고 있다. 소방차 진입로 불법 주차와 소화전 주차는 나와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임을 잊어선 안 된다.

사설

‘본말전도’ 여론조사

‘02로 오는 전화, 꼭 받아주세요.’ 여론조사의 계절이다. ‘아무개를 꼭 선택해 달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넘쳐난다. 각 후보 진영에서 전화가 걸려올 날짜와 응답 방법, 주의사항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 보조수단일 뿐이다. 그 자체가 민심의 전부로 취급되거나 최종 결론이 될 수는 없다. 한계도 분명하다. 표본 선정, 질문의 구성, 조사방식과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더 큰 문제는 악의적인 조작과 왜곡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그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공정성과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가 민심 측정 도구에 그치지 않고,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즉 조사결과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표가 더 몰리는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악단이 탄 마차가 요란하게 지나가면 사람들이 그 뒤를 졸졸 따르던 모습에서 유래한 용어다. 실제 지금의 선거 여론조사는 민심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끌고 가는 형국이다. 게다가 주요 정당이 각 선거에서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택하면서 여론조사는 공천의 핵심 도구로 부상했다. 결국 여론조사를 통해 당선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전북에서는 그렇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선거구도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후보 경선절차가 한창인 지금이 선거운동의 정점이다. 여론조사가 ‘사실상의 선거’로 변질됐다.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됐다. 민의를 파악하는 보조수단이 민의를 결정하는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유권자는 ‘주권자’가 아니라, 여론조사기관이 무작위로 던지는 전화를 받아야만 겨우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수동적 응답자’로 전락했다. 여론조사가 선거의 핵심이 되면서 정책선거는 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후보들은 지역 현안을 고민하고 정책의 내실을 다지기보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 정치’에 목을 맨다. 정당의 공천은 후보의 도덕성, 정책수행 능력, 지역 공헌도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검증절차가 핵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낮은 응답률과 조직적인 응답 유도 등 여론조사의 구조적 한계는 무시된 채, 오직 ‘숫자’만이 공천의 근거가 된다. 결국 정당은 복잡하고 책임이 따르면 후보 검증 역할을 여론조사 기관에 떠넘기고, 후보는 그 숫자를 높이기 위해 세 결집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치로만 표시되는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판단을 가로막고 예고된 결과를 강요하거나, 아예 최종 결과가 되는 지금의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본말이 전도된 선거 양상을 바로잡기 위해, 여론조사에 넘겨준 정치의 ‘결정권’을 이제는 회수해야 한다. 그 방법과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 김종표 논설위원

오목대

전북 지역발전, 혁신적인 의식의 대전환이 급선무다

최근 들어 전북 지역은 수십 년 동안 희망고문의 대명사가 되었던 새만금 땅에 현대자동차그룹이 대단위 AI․로봇․수소 산업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9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희망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이처럼 큰 기대와 희망에 차 있는 이유는 그만큼 오랫동안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도민들의 지역발전 염원이 사무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강조하고 싶은 바는 우리가 지금부터 당장 해내야 할 과제들과 과감하게 바꾸어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앞으로 낙후된 도내 전 지역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터덕거리고 있는 공항․항만․철도․도로 등 물류 교통 인프라 구축이 발등의 불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주와 다른 기초단체의 통합으로 지역경제의 튼튼한 성장거점 확보, 지역 차원의 AI 등 첨단기술 인력 양성체계 구축도 한시가 급하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해결과제 못지않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지역 내 정치권과 행정당국, 대학, 업계, 시민단체 등 모든 구성체들이 창조적 파괴를 통한 대대적인 지역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혁신이라는 말은 과거엔 모험기업의 전용어처럼 여겨졌지만, 오늘날과 같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국가나 지역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추진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역발전을 위한 지역혁신은 기술혁신은 물론 지역정치․행정혁신, 지역사회혁신, 그리고 지역문화혁신 등 매우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각 분야의 지역혁신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혁신은 지역의 정치권과 행정당국뿐만 아니라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의 여러 역할 주체, 그리고 지역주민들까지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 학습 체계를 확립해 나감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즉 지역발전을 위한 지역혁신은 단지 구호를 외친다고 저절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현대자동차그룹의 야심 찬 새만금 투자뿐만 아니라 향후 연이어 타 기업들로부터 수백조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필수요건인 지역혁신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가? 외람되지만 낙관적인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다른 분야의 지역혁신은 차치하더라도 우선 지역정치와 행정혁신 측면에서 한 가지 예를 보자. 완주․전주 통합이 전북 지역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지역이기주의와 몇몇 골목대장들의 알량한 기득권 유지 욕심 때문에 결국 무산되어 가지 않는가. 그뿐만 아니다. 우리 지역사회는 지금까지 타 지역에 비해 변화와 발전을 위한 과단성이 부족했다. 또한 특질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가 너무 느긋하다. 특히 공직사회는 여전히 폐쇄적이고 기업친화적이지 못하며, 세련된 세일즈맨십이 부족하다. 그래서 각종 규제 타파에 앞장서기보다는 오히려 쓸데없는 규정들을 앞세워 자꾸만 얽어매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과거에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만 빼고 모두 다 바꿔야 한다고 했던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결국 우리 지역이 늦게나마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모든 역할주체들이 가만히 앉아 기업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자세를 당장 떨쳐 버리고, 지역혁신 주체로서 과감하게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 대전환이 시급하다.

전북칼럼

장수군엔 특별한 역사가 숨 쉰다

고향인 장수군에서 30여년을 공직자로서 일해왔고, 이제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양한 업무와 매일 연속되는 사무처리와 회의, 결재가 이어져 살다 보니 시간이 덧없이 흘러갔다.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장수가 가진 유형, 무형의 자산들이 떠올라 간간히 후배들에 잔소리처럼 장수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중 현장에서 만난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이 깊이를 더하는 듯 하다. 돌 하나, 흙 한 줌, 작은 유물 하나가 우리 지역의 가치를 말해 준다고 생각된다. 역사가 남긴 유산의 가치는 많이 있다고 좋은게 아니라 특별함이 중요하다 생각된다. 또한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이야기하고 활용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사업을 만들고, 예산을 세우고,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가치를 더해간다. 장수군의 특별함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장수의 땅과 물이다. 장수는 금남호남정맥 줄기에 자리해 있다. 고산지대 넓게 펼쳐진 분지도 품고,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이 자리하고 있다. 강은 흐르며 길을 만든다. 사람도 그 길을 따라 오가고, 물건도 함께 움직인다. 그래서 “금강이 장수에서 시작한다”는 말은 그냥 지리 이야기만이 아니다. 장수의 삶과 역사가 다른 지역과 이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금강 첫물이 시작되는 곳, 물이 높은 지역이라 이지역을“長水”라 불리게 됐을 것이다. 둘째, 자원과 기술의 흔적이다. 장수에는 쇠와 관련된 단서들이 있다. 수십 곳의 고대 제철 유적지가 존재하고 있다. 쇠는 농사 도구도 만들고, 생활 도구도 만들고, 무기도 만든다. 쇠를 다루는 기술이 있다는 건 그만큼 사람이 모이고, 물건이 오가고,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이 어디서 무엇을 얻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읽을 수 있다. 셋째, 여러 시대가 겹쳐 있는 점이다. 장수에서는 선사시대 흔적도 보이고, 삼국 시대 가야, 신라, 백제와 그 뒤 시대의 흔적도 혼재되어 나타난다. 보통은 한 시대의 흔적이 다른 흔적을 덮어 버리기 쉬운데, 장수는 층층이 남아 있어 비교하며 볼 수 있다. 그래서 장수는 ‘역사의 책장’이 여러 장 남아 있는 곳처럼 느껴진다. 이런 장수의 특별함 중에 최근에 발굴된 삼봉리 산성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산성이라 하면 보통 “적을 막는 성”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산성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했다. 물건을 쌓아 두고, 나르고, 관리하는 곳이기도 했다. 행정으로 치면 ‘작은 거점’이다. 삼봉리산성에는 최근에 발굴된 특색있는 유물이 있다. 도량형(度量衡)이다. 도량형은 길이, 무게, 부피를 재는 기준과 도구를 말한다. 쉽게 말해 자, 되, 말, 저울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게 왜 중요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기준으로 재야 서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콩 한 되를 판다고 치자. 누군가는 되를 크게 쓰고, 누군가는 작게 쓰면 싸움이 난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백성 입장에서는 “내가 왜 더 내야 하냐”가 되고, 나라 입장에서는 “어떻게 공평하게 거둘 거냐”가 된다. 그래서 도량형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사회가 돌아가게 만드는 약속이고, 질서다. 삼봉리산성에서 도량형 흔적이 보인다는 건, 그곳이 그냥 군사 시설만은 아니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사람과 물자가 드나들고, 관리가 이루어졌을 수 있다. 말하자면 “규칙이 작동하던 장소”였을지 모른다. 퇴직을 앞두고 이런 생각을 한다. 유산을 찾아내는 것만큼, 찾아낸 뒤에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첫째, 연구는 어렵지 않게 정리해야 한다. 전문가의 분석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결과는 주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유물은 무엇이고, 어디에 쓰였고, 왜 중요한가”를 쉬운 말로 풀어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멋진 말이 아니라, 근거 있는 이야기로 남는다. 둘째, 보존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유적은 공개하면 좋지만, 그만큼 상처도 받는다. 비바람, 온도 변화, 관람객 발길이 모두 영향을 준다. 동선과 안전, 관리 방식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런 ‘조용한 시스템’이 유산을 오래 살린다. 셋째, 전시와 이야기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장수는 시대가 다양하다. 그런데 그냥 많이 보여 주기만 하면 복잡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주제를 하나 세우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측정과 질서(도량형)’를 중심으로 삼으면, 산성, 교역, 쇠, 강의 흐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금강이 장수에서 시작해 공주 쪽으로 흐르듯, 장수의 역사도 다른 지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 줄 수 있다. 넷째, 교육과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 국가유산은 주민이 “내 이야기”라고 느낄 때 오래 간다. 학교 답사, 시민 해설, 마을 기록 활동 같은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직접 길이와 무게를 재보며 “같게 재는 약속이 사회를 만든다”는 걸 배우면, 유산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공부가 된다. 마지막으로 개발과 보존의 갈등은 싸움이 아니라 조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늘 부딪히는 문제가 그거였다. “지킬 거냐, 만들 거냐”라는 질문은 너무 단순하다. 지켜야 할 구역과 활용할 구역을 나누고, 경관과 길을 잘 설계하면 둘 다 살릴 수 있다. 큰 걸 무리하게 끌어오기보다, 장수만의 깊이를 살리는 게 더 오래 간다. 이제 내가 하던 업무도 내년엔 후임자가 할 것이다. 바라는 게 하나 있다. 장수의 역사가 ‘어렵고 먼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이해하고 자랑할 수 있는 ‘우리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 삼봉리산성의 도량형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재는 일은 기술이지만, 결국 서로를 믿기 위해 만든 약속이다. 장수의 역사를 잘 다듬어 나간다는 건, 그 약속을 오늘의 말로 다시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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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9조 원의 약속, 전북 대도약의 ‘확신’으로 답하다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전북의 대전환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전북의 산하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러나 올해 전북을 스쳐 가는 봄바람은 단지 계절의 변화만을 알리지 않는다. 그것은 오래 기다려온 전환의 시작이자, 전북 산업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낼 거대한 흐름의 예고편이다.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과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 원 규모 새만금 투자 발표는 전북이 맞이한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전북은 이제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의 실증 거점이자 국가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다. △9조 원, 전북 역대 최대의 단일 기업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약속한 9조 원은 전북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기업 투자다. 새만금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 로봇 제조공장, 수소 스마트도시 조성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공장 몇 곳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 산업의 결이 바뀌고, 지역의 체질이 달라지며, 전북의 내일이 다시 쓰이는 일이다. 약 16조 원에 이르는 경제 유발 효과와 7만 1천 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전망은 이 투자가 지역의 삶과 경제에 얼마나 깊은 변화를 가져올지 말해준다. 정부 5개 부처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서명한 ‘7자 협약’ 역시 새만금을 국가 차원의 미래산업 테스트베드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기다림을 확신으로 바꾸는 ‘책임 행정’ 그러나 선언만으로 미래는 오지 않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거대한 약속이 말에 머무르지 않도록 실행 중심의 책임 행정을 곧바로 가동했다. 협약 직후 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전담 공무원 지정과 현대자동차 투자 지원단을 본격 가동해 인허가와 부처 협의, 인프라 지원, 세부 실행계획 수립, 사업 일정 관리와 현안 해결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고 있다. 행정이 먼저 움직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체계다. 기다림을 확신으로 바꾸는 힘은 결국 이런 책임 행정에서 나온다. △전북 산업 생태계를 재편할 실질적 동력 이번 투자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전북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로봇 제조공장은 국내 최초의 대규모 전문 생산기지로 자리 잡고, AI 데이터센터는 지역 데이터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수전해 플랜트와 수소 스마트도시는 전북을 수소경제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여기에 국무총리 주재 ‘새만금·전북 대혁신 TF’의 출범은 범정부적 지원의 무게를 더하고, 전북특별법 개정을 통한 로봇 실증 특구 지정 논의는 변화에 제도적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산업의 씨앗이 정책의 토양을 만나고, 기업의 도전이 행정의 뒷받침을 얻을 때 비로소 지역은 새로운 성장의 시간을 맞는다.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공하는 전북 지금 전북은 전례 없는 기회의 문 앞에 서 있다. 정부의 정책 의지와 민간의 과감한 투자가 맞물린 지금이야말로 산업 대전환을 현실로 만들 적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기업의 투자가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고, 그 온기가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져가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모인 변화의 바람이 전북 전역으로 확산되어, 그 성과가 도민 모두의 삶 속에 스며들도록 하겠다. 전북의 대전환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결실은 결국 도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종훈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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