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 전주 경관 담은 ‘국역 풍패집록’ 발간
전주의 옛 모습과 오랜 역사를 보다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서적이 나왔다. 조선시대 말기 전주의 문화재와 사적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게 담겼다. 전주시는 지난 2020년 전주역사박물관이 매입한 전주에 관한 기록물인 ‘풍패집록(豊沛集錄)’을 더욱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국역 풍패집록’이라는 표제로 출간했다고 1일 밝혔다. ‘국역 풍패집록’은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지원하고, 전주문화연구회가 국역을 맡았다. 새로운 자료에는 별도 표기를 했으며, '상량문'과 같이 어려운 용어에는 주를 달아서 이해를 도왔다. ‘풍패집록’은 19세기 전주 사람인 채경묵이 전주의 관아와 누정, 비, 정려 등을 찾아다니면서 기문과 상량문, 시문, 비문 등을 필사해 엮은 책이다. 전라감영, 전주부성, 전주향교, 경기전, 조경묘, 풍패지관(전주객사), 남고진과 남고산성, 전주 성황사, 송광사 외에도 관아, 학교 등 전주지역의 제반 건물과 시설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총망라돼 있다. 시는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등을 거치며 전주의 많은 유적과 편액이 사라지고 ‘완산지’ 등 일부 문헌에 수록된 자료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풍패집록’에 필사된 내용이 향후 전주의 사라진 유적을 살려내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고산성을 견훤성으로 지칭한 '성황사중창기'가 후백제문화권 사업과 관련한 자료로 주목된다. ‘전주부사’(1943년)에 수록된 것 보다 앞서 발간된 '풍패집록'에 기록돼 있어 신뢰도 더해준다. 또한 전라감영 선화당과 작청의 주련문(기둥에 거는 글귀)이 실려 있어 전라감영 복원 측면에서도 큰 가치를 지닌 서적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조선왕조의 발상지 풍패로서 전주의 위상과 전라감사의 책무가 새겨져 있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풍패집록 국역을 통해 전주의 오랜 역사를 보다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를 계기로 전주의 역사를 담은 고전 문헌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