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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팬 생존기] ③"덜 외롭고 더 행복해요"⋯똘똘 뭉치는 트로트 팬덤

“공연 보러 가고 싶은데 차가 없다고요? 그럼 차 있는 사람이랑 같이 가면 되죠.” 트로트 가수 김희재를 응원하는 이미숙(가명·71) 씨는 비수도권에서 팬 활동을 하며 불편한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김희재 공식 팬클럽 ‘김희재와 희랑별’에서 닉네임 핑클루비(전주)로 활동하고 있다. 타 장르 팬들은 시간과 비용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공연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고, 교통이 좋지 않아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동에만 기본 5만 원 이상이 들어 비용 부담도 크다. 하지만 트로트 팬덤은 조금 다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곳이 있으면 서로 차를 타고 움직여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다른 팬덤보다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적은 이유다. 이 씨는 “종종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지역이 있다. 그럴 때 차가 없다고 이야기만 해 주면 아는 팬끼리 서로 연락해 인근 지역에서 출발하는 희랑별의 차편을 소개해 준다. 가고 싶은데, 못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평소 팬들 사이에서 쌓인 신뢰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트로트 팬덤은 개인 활동이 많은 다른 장르의 팬덤과 달리 무엇이든 같이 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트로트 가수의 활동이 늘어나는 지역 축제 시즌이면 더 똘똘 뭉쳐 서로를 의지한다. 이 씨는 “축제 시즌이 되면 지역 희랑별들이 사비를 들여 축제 부스를 설치한다. 김희재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앨범, 키링, 팔찌, 응원봉도 무료로 나눠 준다. 축제 없을 때 같이 모여서 주황색 구슬과 실을 사서 키링, 팔찌도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비수도권 팬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면서 활동하고 있다. 틈날 때마다 지역·권역별 모임을 갖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는 “각자 친한 희랑님(희랑별 팬을 칭하는 말)이 있긴 할 테지만, 지역·권역끼리 모여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신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수도권보다 자주 못 만나도 종종 모임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김희재 이야기만 하는데, 하루종일 해도 안 질린다”며 웃어 보였다. 트로트 팬덤은 단순히 가수만 응원하는 게 아니라 기부와 나눔부터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돕는다. 본인들이 팬덤 활동을 하면서 느낀 행복을 주변에 나눠 주는 모습이다. 이 씨는 “처음에 김희재가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팬은 가수 따라간다고, 우리도 기부와 나눔을 많이 하면서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지역 축제가 열리면 그 지역의 경제를 살리자고 이야기한다.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생수 한 병도 휴게소에서 안 산다. 그 지역에 가서 돈 쓰려고 노력한다. 점심, 저녁은 기본이고 지역 특산물도 많이 사간다. 우리 희재 님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1.15 12:42

“미술은 정답이 없다”…윤범모가 풀어낸 한국미술의 재해석

“(추상) 미술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추상은 우리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형태를 엑기스만 뽑아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작가가) 주관적으로 표현한 것이기에 정답이 없어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윤범모(74)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13일 전주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JB문화공간에서 열린 작가초대석‘미술의 시간 거장의 순간’ 강연에서다. 윤범모 대표이사는 ‘현대미술’이라는 타이틀이 관객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면서 “미술은 즐기는 사람이 이해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시절 윤 대표는 수도권 중심의 국립미술관을 넘어선 열린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대전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세웠다. 기존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을 포함한 5관 체제를 구축해 전 국민 미술문화 향유시대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강연을 통해 한국미술의 특징을 자연환경과 지역, 장르,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설명했다. 특히 윤범모 대표는 이 자리에서 5000년 역사를 관통하며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칭하지만 이는 유교문화의 조선왕조 사회에서 파편적으로 통칭한 것이라고 했다. 18세기 당시 색조는 임금과 양반가에서 점유했고, 미술은 양반끼리의 소통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백성들에게 색조 생활 자체를 금기시했지만 실제 고구려 고분벽화나 사찰 그림은 화려한 색채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표는 “모든 미술의 역사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은 과정을 겪는다”며 “절정기와 쇠퇴기, 소멸기가 존재하는데 고구려 벽화는 절정기에서 끝이 난다. 이는 고구려 벽화의 전통이 고려시대에 이르러 채색 불화로 이어지면서 세련되고 풍요롭게 발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온 고(故) 이건희 회장과의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뛰어난 안목과 미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매주 전문가를 초대해서 개인 미술 레슨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미술품을 구입할 때 현재 시세와 미래 가치까지 값으로 매겨 돈을 지불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작품 수집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표는 “(덕분에) 이건희 컬렉션에서 빼어난 작품을 내걸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미술 문화와 기증 문화를 한 단계 상승시킨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 구입 예산이 한 해 50억원이 안 된다. 김환기 작품은 150억원 가량 되는데 일년 예산으로 그림 한 점도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후원자들의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건희 회장이) 모범을 보여줬다”고 했다. 대표는 특강 말미에 화가에게 중요한 덕목은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가까이에 두고 문학성을 기르면 상상력이 확장될 수 있어서다. 그는 “화가에게 문학성은 정말 중요하다. 관찰력과 표현력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그림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화면에 절실하게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1.13 17:46

제15회 전북 중·고교생 목정 미술실기대회 대상에 차진주·박보미 양

도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제15회 목정(牧汀)미술 실기대회’에서 차진주(한국전통문화고 2학년)·박보미(전주예술중 3학년) 양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의 미래 미술의 주역인 우수한 예능 인재 발굴 육성을 위해 진행된 이번 대회는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사)풍남문화문화법인이 주관했으며 전북도교육청이 후원했다. 지난 1일 전주한벽문화관과 한옥마을 일원에서 진행된 이번 미술실기대회에는 약 190명의 도내 중·고등학생이 참가해 기량을 펼쳤다. 이날 영예의 대상에는 중등부 박보미(수채화) 학생, 고등부는 차진주(한국화) 학생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화(수묵담채, 채색화), 서양화(유화, 수채화), 소묘. 일러스트 등 시대에 맞게 다양한 부문으로 이뤄졌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상, 목정문화재단이사장상, 상금(고등부 100만 원, 중등부 50만 원)이 주어진다. 고등부 최우수상에는 이예빈(원광여고 2학년)·신윤지(한국전통문화고 2학년)·홍진아(한국전통문화고 2학년) 학생이, 중등부 최우수상에는 김해나(전주해성중 3학년)·유은우(전주 양지중 3학년), 김나우(전주 예술중 2학년) 학생이 선정됐다. 이 밖의 우수상과 특선, 입선 등으로 입상한 89명의 학생에겐 총 1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문화상품권이 수여됐다. 대상 박보미 전주예술중학교 3학년 작품/사진=(재)목정문화재단 선기현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많은 학생의 참여로 현장감 있는 한옥마을의 풍경을 화지에 그려내는 열띤 모습과 힘찬 손짓에서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의 희망과 꿈을 보았다”며 “점점 침체돼 가는 순수예술의 활로를 찾아 부흥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밝혔다. 김홍식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은 “힘든 시기에도 미술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기대와 열정에 힘입어 목정미술실기대회가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북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 나갈 후진 양성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전북 중·고교생 백일장‘ 및 ’전북고교생음악콩쿠르‘ 등을 지속해서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수상작품 일부는 오는 28일 더메이 호텔 2층에서 진행될 목정문화상 시상식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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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11.13 16:42

“수능 마친 수험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모여라”… 공연 할인 진행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연말 공연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생 할인 가능한 공연은 다음 달 진행 예정인 전당의 기획공연 2건이며, 공연마다 30% 이상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할인 혜택은 본인만 적용되며, 티켓 수령 시 반드시 수험표, 수시합격증, 고등학교 3학년생 증빙서류 중 한 가지를 제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과 6일 전당 모악당에서 진행 예정인 익스트림 넌버벌 퍼포먼스 ‘INFINITY FLIYING: 인피니티 플라잉’은 40% 할인율을 제공한다. 이 공연은 기계체조·리듬체조·태권도·마샬 아츠·비보잉·치어리딩 등 다채로운 행위 예술을 결합한 고난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세계 최초 로봇팔과 3차원 입체 홀로그램이 접목된 기술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갑은 달 13일에 공연될 거장전 ‘백건우&이무지치’는 30% 할인율이 제공된다. 이 공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실내악단 ‘이 무지치’가 한 무대에서 펼치는 협연을 만나볼 수 있다. 데뷔 이후 70년 가까이 세계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진행한 백건우와 창단 7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이 무지치가 만나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료회원 할인, 복지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준비됐으며, 자세한 사항은 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3 16:1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도수 시집 ‘진뫼 오리길’

당신,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고개를 끄덕인다면 기억의 힘도 인정할 것이다. 우리 영혼은 기억의 힘으로 살아가고, 빛나는 기억일수록 영혼을 맑게 드러내는 법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자기 기억으로 빛나는 영혼을 여럿 만났다. 그중에는 김도수 시인도 있다. 그의 시집 <진뫼 오리길>을 읽고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오롯이 기억의 힘으로 빛나는 영혼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 영혼은 모든 기억을 한 편의 시처럼 간직한다는 사실을. 김도수 시인의 시집을 펼치면 먼저 「물수제비」라는 시가 나온다. 그 시에서 나는 “새벽까지//명치끝에//잔물결만//출렁출렁”이라는 구절을 남달리 좋아한다. 잔잔한 물결 위로 날려 보낸 납작한 돌멩이가 통통통 튀는 느낌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명치끝”이라는 말과 “잔물결”이라는 말을 남몰래 어루만지곤 한다. 그 말에는 삶을 향한 진심이 있고, 매 순간을 간절하게 살아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잔여가 배어 있다. 잔여라는 말이 낯설다면 여운이라는 말도 좋겠다. 지나갔지만 아직 남아 있는 어떤 것. 그러니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 같은 것. 시는 그 실낱같은 희망을 고르고 골라 엮은 영혼의 심장 같은 거다. 이런 시도 인상적이다. “세상 올곧게 살려거든/삼시 세끼 밥 먹듯이/강물에 얼굴 비춰보며/물색 있게 살 일이다” 「물색없이」라는 시의 부분인데, 나는 이 시를 읽고 ‘물색’이라는 말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찾거나 고르는 일’이라는 심심한 대답을 읽고 실망했다. 그래서 나름으로 물색이라는 말을 이렇게 고쳐 생각해 보았다. 물색이란 사물 각각의 고유한 빛깔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그렇게 본다면 세상 올곧게 사는 일이란 우리가 만나고 마주하는 존재의 고유한 색채를 읽어내는 일이 아닐까? 이번에는 시 한 편을 오롯이 읽어보자. 허기진 배가 쑥 들어간 달이/배고픈 지상의 뭇 생명들/홀쭉한 배 위에 올려놓고/밤새 잠이 들었다 「초승달」이라는 이 시는 초승달만큼이나 간결하고 짧다. 하지만 보름달보다 크고 환하고 풍요롭다. “허기진 배”가 품고 있는 “뭇 생명들”을 상상해 보라. 뭔가 아릿한 게 명치끝에서 꿈틀거린다면 이 시를 절반만 감상한 셈이다. 척박한 대지에서도 생명은 자란다. 초승달은 “배고픈” “생명들”을 품고 “잠이 들”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면 어느새 세상 무엇보다 크고 둥근 생명이 된다. 그러므로 이 시는 부모가 자식을 기르고, 농사꾼이 모종을 키우는 일의 정확한 은유다. 그리고 이 시는 시인 김도수가 시심을 일구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내가 알기로 시는 시인이 세상 허기진 것들을 밤새 품어 생명을 부여한 것들이다. 따라서 시에는 영혼이 있고, 그 영혼마다 시인의 기억들이 물색 있게 자리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시구를 마저 읽어야 한다. “등 따숩게 햇볕 내리쬐는 날/그대가 업고 강을 건너온 슬픔이/세상 길 끝을 걸어갈 때”(「강을 건너온 슬픔」) 그가 남긴 잔여의 발자국을 떠올려 보라. 우리도 저마다의 슬픔을 업고 세상 길 끝으로 나서야 하는 건 아닐까? 김도수 시인의 시집 <진뫼 오리길>은 그런 물음을 던진다. 그에 응답하듯 우리 영혼의 기억들이 슬픔의 윤슬로 반짝거린다. 이것이 김도수 시인의 시집을 거듭 읽고 난 잔여다. 문신 작가는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죄를 짓고 싶은 저녁>, 동시집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 등을 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1.12 18:21

류희옥 시인, 네 번째 시집 ‘태양의 고독’ 펴내

“스스로를 육천 도로 태우고/ 타는 육천 도의 불꽃으로 맞불 놓는/ 제로섬게임 46억 년/ 한 줌의 재도 없이/ 자신을 살라 수많은 이웃의 존재를 암흑에서/ 반짝반짝 드러내이며 한 치의 자랑도 없는/ 너/ 우주를 밝히고 침묵의 광열(光熱)로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잇는/ 너/ 눈물겹도록 눈물겹도록 테우고, 또/ 태우는/ 불타는 화신(火神)의 고독이여!/ 눈부신 자광(自光)의 태양이여!”(시‘태양의 고독’ 전문) 삼라만상에 대한 다정한 시선으로 우주의 궁극과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인, 류희옥이 네 번째 시집 <태양의 고독>(가온미디어)을 펴냈다. 시집은 1부 ‘만물 동체’, 2부 ‘보는 눈이 아름다울 때 세상은 열린다’, 3부 ‘꽃, 눈으로 말하는 영기’, 4부 ‘나무꾼 세레나데’, 5부 ‘허(虛), 우주 만유의 자궁’, 6부 ‘전북일보 오피니언’ 등 6부 구성으로, 10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류 시인은 자아를 둘러싼 세계의 전체상을 탐구하며, 우주 만물의 시원을 사유한다. 그의 시 세계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사변적 탐구로 이어진다. 언어를 초월한 진리와 도(道), 궁극의 세계를 추적하며 이를 불완전한 언어로 다시 그려내는 시인의 태도는 수행자의 오도송(悟道頌)을 연상시킨다. 언어를 초월한 깨달음을 언어로 드러내는 그의 시는 직관적이고 비유적인 언술로 가득하다. 시집 속 100여 편의 작품 속 ‘매향’에서는 매화 향기로부터 우주의 근원으로 확장되는 장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향기에 금실을 매/ 설원 너머/ 고향 찾아가면/ 어머니 품속/ 그의 어머니의 어머니…/ 은밀한 푸른별의 탯줄이/ 우주의 블랙홀이 보일까나/ 만물동체/ 어머니.” 류 시인은 시집의 ‘자서(自序)’에서 “세상을 보는 눈과 삶의 가치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고 견고해진다”며 “시인들은 대자연의 질서를 통찰력으로 꿰뚫어 시로 남김으로써, 이승의 깨달음을 대물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돌멩이 하나에도 활력이 있고 잎새 하나에도 생명력의 근원을 이루는 신성한 영혼이 깃들어 있다”며 “그리될 때 우리의 가슴속엔 무형의 오르가슴이 일어나 온몸이 햇덩이처럼 빛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원 출생의 류희옥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 우수작품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집 <바람의 날개>, <푸른 거울>, <풀잎이 하는 말> 등을 펴냈으며,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PEN문학회, 한국시문학문인회 등에서 활동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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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11.12 18:21

이희숙 작가, 따뜻한 위로의 여정 담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 출간

이희숙 작가가 글과 그림을 맡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보다)이 출간됐다. 코로나 시기 어머니를 위한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와 그림책 <꽃파리>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외로움과 위로,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외롭고 무기력한 한 소녀가 숲길을 걷다 만난 강아지, 토끼, 기니피그, 닭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소녀는 처음엔 자신보다도 더 힘들어 보이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하고, 어느새 자신도 그들에게 위로받는다.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도착한 ‘저 너머의 세상’은 특별한 낙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녀의 마음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결국 소녀는 그 여정을 일기장에 기록하며 ‘곁에 함께하는 존재의 힘’을 깨닫는다. 작가는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와 손길이 사람을 살게 한다”며 “이 책이 외롭거나 힘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내가 외로울 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어려운 친구 곁에 잠시 머물러주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책에는 소녀가 강아지와 나누는 대화, 겁먹은 토끼와 기니피그의 속내, 서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는 여정이 따뜻한 그림과 함께 그려져 있다. 단순한 동화의 틀을 넘어 삶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 독자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교직생활 후 동화와 그림책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꽃파리>, <소녀와 일기장> 외에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 공저 <효자동 도담이>를 펴냈으며, <윙이와 황금나비>로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 <아리와 몽이의 노래>로 ‘동화마중’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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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11.12 17:32

부안 문학의 뿌리를 조명하다…최명표 평론가 ‘부안문학론’ 출간

전북특별자치도 문학사의 체계적 정리와 연구에 힘써온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신간 <부안문학론>(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책은 <정읍시인론>(2021), <무주문학론>(2023)에 이어 지역문학 연구 시리즈의 세 번째 결실로, 부안의 문학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연구서다, 약 500쪽 분량의 이번 평론집은 총 5부로 구성돼, 부안의 문학적 지형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표지에는 1930년대 월명암 사진과 내소사 전경을 담아 문학사적·사료적 가치를 더했다. 제1부 ‘비평가론’에는 김철수·신일용·김태수·김아를 다뤘다. 특히 김철수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유학 시절 식민지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고발한 글 2편을 발굴·수록해, 그의 사상적 출발점을 재조명했다. 신일용은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로, 기미년 전주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조선노동공제회 창립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저자는 그를 우리나라 최초의 필화사건 당사자로 소개하며, 전기적 복원과 함께 사상적 글쓰기의 면모를 세밀히 추적했다. 김태수는 소설가로 등단했으나, 만세운동 이후 부안의 사회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그의 평문을 통해 카프의 방향전환기의 사상적 흐름을 읽어낸다. 김아에 대해서는 짧은 생애 속 남긴 미발표작 2편을 발굴해, 해방 전후의 시대상과 연계해 논의했다. 제2부 ‘시인론’에서는 신석정, 김민성, 김형영, 김영훈, 백송, 강민숙, 최기종, 김동필 등 부안 출신 시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했다. 제3부 ‘시집평’에는 송희철, 김선, 최광임, 배귀선, 이은송, 고선 등 지역 시인들의 시집에 대한 평문이 실렸다. 제4부 ‘아동문학가론’에는 백양촌, 김용재, 최균희, 이준섭 등을 다뤘다. 최명표 평론가는 그동안 <전북문학비평가론>, <전북시인론>, <전북지역아동문학연구>를 비롯해 <이익상문학전집>(4권), <전북근대문학자료>(7권), <신문으로 읽는 식민지 전북>(5권) 등을 펴냈다. 그의 꾸준한 연구와 발굴 작업은 전북 문인들의 문학사적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해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2 17:31

전통 한지를 품은 프랑스 예술가, 전주에서 새 빛을 보다

온화한 미소와 자근자근한 주름이 어우러진 그의 얼굴에는 오랜 창작의 시간이 배어 있었다. 투박하고 거친 손끝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안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살아 있었다. 희끗한 머리칼이 세월을 말해주었지만, 눈빛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반짝였다. 프랑스에서 다수의 대형 전시를 선보여온 중견 작가 피에르 파브르(64)가 한국 전통 한지의 매력에 이끌려 전주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83년 파리 페닝헨대학교를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연(凧) 예술가로 활동했다. 이후 파리 그랑팔레에서 첫 연 시리즈를 선보인 후, 2000년대부터는 바람·빛·중력 등 자연의 힘을 매개로 한 대형 키네틱(kinetic)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업은 가벼운 직물을 바람에 맡겨 공간을 춤추게 하는 방식으로, ‘움직임과 공간’이라는 테마 아래 프랑스 전역의 야외미술 프로젝트로 발전해 왔다. 세상의 거의 모든 종이를 작품 재료로 다뤄온 그가 한지에 매료된 결정적 이유는 다른 종이와 달리 ‘천연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종이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1990년대부터 연을 만들며 자연과 바람, 예술의 관계를 탐구했다”며 “실제 태국·중국·일본·한국 등지의 수제 종이를 접하며 종이의 무한한 가능성에 감탄했다. 하지만 합성 섬유를 사용한 작품이 많았고,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접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한 그때, 한지를 만나 탐구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피에르는 전주의 한지 제작 현장을 둘러보며 닥나무 섬유가 지닌 ‘생명력’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지에 대해 탐구하던 중 한지의 본향인 전주를 찾아, 여러 한지 제작소를 방문하며 왜 한국산 수공예 종이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지 알게 됐다”며 “손으로 뜬 한지는 물과 바람을 견디며 ‘숨 쉬는 재료’였다”고 전했다. 한지에 대한 열망 하나로 그는 전주문화재단의 ‘K-한지마을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선정돼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 제작을 직접 배우며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는 손수 만든 독특한 ‘발’을 이용해 3D 형태의 한지를 제작했고, 전통 제지법으로 완성한 대나무·한지 결합 설치작 ‘대기의 춤(The Dance of Air)’을 선보였다. 다음 달 중순까지 전주천년한지관에 전시될 이 작품은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흔들리며 자연과 인간, 재료가 함께 호흡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는 “정지된 예술이 아니라, 바람에 따라 변화하며 관객의 영혼도 함께 움직이길 바랐다”며 “그 안에서 ‘의식의 계몽(enlightenment)’이 일어나길 기대했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파브르 작가에게 전주라는 고장은 예술과 장인정신이 공존하는 배움의 공간이었다. 그는 “닥나무 껍질을 벗기고 섬유를 손질하는 모든 과정이 숨겨진 헌신의 연속이었다”며 “장인의 손끝에서 진짜 예술이 태어난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난 2달간 수학 과정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한지의 세계에 발을 들인 피에르 파브르는 이제 또 다른 예술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지는 순수하고, 천 년을 견딜 만큼 강한 종이로, 단순한 재료가 아닌,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시간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준비와 고된 과정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그것이 제가 한지를 통해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이자, 앞으로의 창작을 이끌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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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1 17:42

석정 이정직 선생 예술세계, 세계 3대 학술지에 오르다

김제 출신 한말(韓末)의 학자이자 서화가인 석정(石亭) 이정직 선생의 생가와 예술세계가 세계 3대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소식은 영국에서 발간된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듀케이션 스루 아트(International Journal of Education Through Art)> 21권 1호(2025년 6월)에 실렸다. 해당 학술지는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아트 앤 디자인 에듀케이션>(영국), <스터디스 인 아트 에듀케이션>(미국)과 함께 미술교육 분야 세계 3대 저널로 꼽힌다. 논문 제목은 ‘서로 다른 문화 간 상호이해를 위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신기술을 통한 예술과 문화 탐구(Integrating Augmented Reality(AR) and Virtual Reality(VR) for Intercultural Understanding: Exploring Cultures and Art through Emerging Technologies)’이다. 논문은 석정 이정직 선생의 생애와 작품을 매체로 삼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서로 다른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를 통해 해외 미술교육 연구자와 예술가들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해 한국 근대 계몽기 학자이자 문인화가였던 석정 이정직의 생가와 작품 세계를 직접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논문은 국제미술교육학회(INSEA) 공식 사이트(https://www.insea.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한편 논문 저자는 석정의 5대 종손인 이순구 미국 조지아주 키네소 주립대 교수와 종손며느리 임경은 교수로, 두 사람은 해외에서 지역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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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1 17:36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가족 힐링 요가 프로그램 운영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1일 정읍 황토현 전적지와 동학농민혁명박물관 일대에서 ‘평등의 딸, 평온의 요가’를 주제로 10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정읍의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역사탐방과 가족 힐링요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했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전적지를 둘러보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배우고, 이어 요가 강사와 함께 평등과 평화의 정신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2월부터 매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정기 운영하며,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교구재와 체험활동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매회 선착순 마감될 만큼 높은 참여 열기를 보이고 있으며, 혁명의 정신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재단은 오는 29일 농민군과 전라감사가 협의해 운영했던 자치기구 ‘집강소’를 소재로 한 ‘가자 집강소, 과자 집강소’, 다음 달 13일에는 ‘메리 동학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역사와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역사유적과 힐링요가를 접목한 첫 시도였다”며 “앞으로도 재단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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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1 14:55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1884년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교관을 맞이하기 위해 열렸던 접빈 행사가 전라감영에서 재현된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11일 오후 2시 전라감영에서 전통과 문화를 재조명하는 ‘전라감영 접빈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라감영 접빈례’는 1884년 11월 11일, 미국 외교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라감영을 방문해 남긴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재현하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재현은, 근대 외교의 현장이자 지역 문화유산의 중심지였던 전라감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다. 행사는 접빈 행렬과 특별 공연으로 구성되며, 해설은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가 맡아 접빈례의 역사와 의식을 설명한다. ㈔전통문화마을 취타대와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대취타 거리행진이 경기전에서 풍남문을 거쳐 전라감영까지 이어지며, 성대한 시작을 알린다. 이어 전라감영 선화당 앞마당에서는 도립국악원의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첫 무대는 국악관현악 ‘말발굽소리, 깨어난 초원’으로 역동적인 리듬 속에 대자연의 생명력과 초원의 기상을 담았다. 이어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전통무용 ‘태평무’가 우아한 춤사위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후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이 깊은 효심과 감동의 서사를 전하며, 이어지는 ‘무고춤’에서는 정중하면서도 힘 있는 전통춤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풍년가’와 ‘들국화’ 등 익숙한 민요 가락이 흥겨운 마무리를 장식한다.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은 “지난해 1회차 행사에 대한 성원에 힘입어 올해는 더욱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했다”며 “도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전북만의 멋과 품격을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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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0 17:14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여산장학재단(이사장 국진호)은 지난 8일, 완주군 동상면 문화예술공간 여산재에서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식 및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진형 (사)전통문화마을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가 제5회 여산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또한 재단은 2026학년도 장학생 15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며 지역 인재 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밝혔다. 행사에는 윤석정 애향운동본부 총재,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정군수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 이종희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양영아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롯한 내외 귀빈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김사은 전북원음방송 미디어국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꾸준히 헌신해온 두 수상자의 업적과 사회문화 활동, 그리고 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며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에게 여산문화상을 드릴 수 있어 기쁨이 크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김진형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는 “지난 세월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문학인으로서의 소명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남곤 운영위원장은 “초대 회장 국중하 선생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국진호 이사장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여산문화상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정 총재와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도 축사를 통해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수상자들의 공적을 치하했다. 여산문화상은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품격 있는 전문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한편 여산장학재단은 2002년 설립 이후 2024년까지 총 130명의 학생에게 3억 5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학 및 대학원생에게는 400만 원, 고등학생에게는 2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되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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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0 16:16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전북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대표 소설가 황석영 작가가 문화예술분야 정부포상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의예술극장에서 ‘2025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시상식을 열어 17명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또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 장관 감사패) 3명 등 총 33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문체부가 공개한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황석영 작가는 “종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옛날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서사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얘깃거리가 많다는 것은 뒤집어놓고 보면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늘 문학에서 우리가 하는 질문들, 인간을 위한 여러 질문은 계속될 텐데, 끝까지 현역으로 글을 쓰다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황석영 작가는 <장길산> <철도원 삼대> 등 걸출한 작품으로 반세기 이상 한국문학의 흐름을 이끌며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치유와 성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산에 거주 중인 황석영 작가는 지역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문화적 실천으로 옮기며 전북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군산에서 출범한 칼라문화재단(KAALA)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재단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문화·예술 연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역의 역사적 공간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미래 연대의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현재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탈고 중이며 칼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문학상 제정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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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5.11.09 09:49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가 12월 4일까지 진행된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전북자치도의 문화예술과 관광 발전에 기여한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예술‧관광상 공모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번 공모는 전북의 예술과 관광 분야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한 개인‧단체‧기관을 발굴 격려하고, 그들의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된다. 재단은 2023년부터 두 분야의 우수사례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공모는 12월 4일까지 진행되며, 추천 접수는 11월 25일부터 12월 4일 18시까지 이메일(jbct410@jbct.or.kr)로 가능하다. 관련 서식은 재단 누리집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공모 대상은 전북특별자치도 내에 주소지를 두고 3년 이상 거주했거나, 등록기준지 또는 원적이 전북인 개인·단체·기업·기관으로, 문화예술 또는 관광 분야에서 뚜렷한 공적이 있는 자이다. 추천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추천된 후보자는 문화예술 분야와 관광 분야로 나누어 심사되며, 공정한 심의를 거쳐 12월에 최종 선정된다. 수상자는 내년에 열리는 예술관광상 시상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수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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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9 09:48

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전북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황석영(본명 황수영) 소설가가 문화예술 분야 정부포상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2025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7명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수상자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장관 감사패) 수상자 3명 등 총 33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1943년 중국 만주 장춘에서 태어난 황석영 소설가는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객지>(1971) <아우를 위하여>(1972) <삼포 가는 길>(1973) <장길산>(1974~1984) <오래된 정원>(2000) 등 문학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문학의 흐름을 이끌었다. 황석영 작가는 단순한 작품 활동에 그치지 않고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치유와 성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산에 거주 중인 황석영 작가는 최근 KAALA(칼라문화재단 ‧Korea with Asia, Africa and Latin America)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과거의 기억을 예술과 연대로 변환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탈고 중이며 KAALA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문학상을 제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문화의 날(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문화예술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1969년부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시상했으며 1973년에 ‘문화훈장’을 포함, 훈격을 높여 매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를 포상해오고 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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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7 11:3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이경옥 아동문학가의 신간 『진짜 가족 맞아요』(보라빛소어린이)가 출간됐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어린이 문학에서 간과했던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주로 다룬다. 이번 작품도 한국안데르센상 최우수상 수상작답게 가족의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어린이의 내면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다루었다. 『진짜 가족 맞아요』 주인공 박다영은 엄마의 재혼으로 뜻하지 않은 사람들과 가족으로 묶인다. 자기와 엄마만 빼고 모두 문 씨인 집에서 다영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한 모습이다. 그런 박다영과 달리 또래인 문진호는 새엄마와 다영에게 지나치게 다정하다. 문진호에게 새 가족은 삶의 활기요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에 핀 소담한 꽃 무더기다. 반대로 오빠 문윤호는 어딘가 어둡다. 다영이는 오빠가 엄마와 자기를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 단정 짓는다. 새아빠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박다영은 성을 ‘문’으로 바꾸자는 엄마 제안을 거절한다. 성을 바꾸면 친아빠와 멀어질 것만 같다. 엄마는 다영의 마음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성을 바꾼다고 해서 끈끈한 가족애가 마법처럼 생기는 건 아니기에. “가족이 많아졌다는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진 거라고 수없이 마법을 걸었다. 그래도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았다. <중략> 사실은 정말 궁금하게 아니라 남의 약점을 끄집어내려고 하는 속마음을 다 아니까.” 박다영은 공개 입양을 당당하게 말하는 최강나라처럼 친구들 앞에서 재혼 가정의 아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그게 흠이 될 것만 같다. 절친인 설지혜조차 이상한 가족이라는데 남들은 오죽할까. 설지혜처럼 우리 또한 ‘평범하다’의 반대말을 ‘이상하다’로 치환할 때가 있다. 심지어 그런 판단을 타인에게 주입한다. 이는 삶의 다양성을 해치고 상호 간의 공존을 무너뜨리는 섣부른 태도가 아닐까. 다행히 박다영은 설지혜가 말한 이상한 가족의 노력으로 그들과 단단한 결속력을 갖는다. 계기는 고장 난 자전거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박다영을 일으켜 준 건 살갑지 않았던 오빠 문윤호였다. 그날 처음으로 오빠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다영은 오빠를 대한 오해를 푼다. 병적으로 수다스럽고 식탐 많은 문진호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 또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뀐다. 불편함을 무릎 쓰고 친아빠를 초대해 가영이의 달리기를 함께 응원한 새아빠 역시 다영이가 새로운 가족에게 스며들도록 만든 힘이었다. “가족이 많아진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졌다는 엄마 말이 맞았다. 모두 내 가슴에 스며들어 각각의 무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의 무늬는 점점 커지고 깊어지고 있다.” 박다영은 박다영이다. 그렇다고 문다영이 아닌 게 아니다. 박다영과 문다영 사이를 오가며 다영이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세상 모든 가족은 똑같은 무늬를 하지 않는다. 똑같은 빛깔일 수도 없다. 함께한 시간이 많다고 진정한 가족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모두가 각각의 이유로 특별하다는 거다. 고로 이상한 가족은 없다. 각각의 무늬와 빛깔로 자기 가족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 가족은 어떤 빛깔과 무늬를 지녔는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다. 김근혜 아동문학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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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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