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 꽃 필까요? 꽃이 피어 봄일까요? 그런데 왜 꽃은 꽃인 걸까요? 눈가는 데마다 꽃이련만 집집 활짝 더 피어나라고 작년에 왔던 꽃장수가 제비보다 먼저 돌아왔습니다. 봄노래만 부르고 싶은 우리네 심사 헤아려서, 날마다 꽃길만 걷고 싶은 우리 마음 꼭 짚어서 꽃 속에 묻혀 꽃인 듯 살라 꽃 팔러 왔습니다.
춘서(春序), 해마다 꽃 피는 순서 변하지 않는다던 백낙천의 <춘풍(春風)>은 틀렸습니다. 세상 탓에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의 차례가 달력과 어긋납니다. 차례대로 왔다 순서대로 가지 않고 우르르 피었다가 와르르 지고 말아 꽃 없는 날이 많습니다. 부디 세상과 엇갈림 없어라, 꽃 없는 날 없어라, 꽃 장수는 왔네요.
오가며 공으로 구경했었지요. 향기만 훔쳐 가는 꽃값 안 주는 벌 나비처럼 말고 오늘은 팬지, 비올라, 튤립, 히아신스 두어 분 들여놓겠습니다. “일편화비감각춘(一片花飛減却春)”, 꽃잎 하나 떨어져도 봄이 간다고 두보(杜甫)가 <곡강(曲江)>에서 읊었지요. 하루라도 꽃 없는 날 없도록, 하루라도 봄 아닌 날 없도록, 내 안 곳곳 피우겠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