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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무주, ‘무주다움의 완성’ 파란불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희망을 장전했던 임인년(壬寅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자율화로 다소 풀리는 듯 보였던 코로나19 상황은 재감염 사례와 확진자의 증가로 다시금 긴장일로에 있고 연이은 북(北)의 도발과 이태원 참사, 기후변화와 지방소멸 위기 등의 어지러운 국내·외 정세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들이닥친 암울한 현실과 시나브로 위기가 된 상황들을 헤쳐 나가야 했던 2022년, 그 치열했던 시간을 되짚어봤다. △황인홍 군수 재선, 기존 사업들 원활 추진 황인홍 군수의 재선으로 ‘군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 무주군은 지금도 ‘무주다움의 완성’과 ‘군민행복의 실현’을 향한 쉼 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마중물로 지방소멸대응기금 168억 원을 확보했으며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한 문화재와 관광, 일자리, 투자유치, 산림, 환경, 농업, 상수도 등 37개 공모에서도 354억여 원(국 · 도비 포함)의 사업비를 확보하며 동력을 키웠다. 이외에도 상반기 지방재정 집행실적 도내 1위, 지자체 전환사업 우수기관 선정, 지자체 재정분석 2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농업기술 보급혁신 평가 최우수, 통합마케팅조직 운영실적 평가 최우수, 시·군 일자리정책 평가를 비롯한 세외수입 운영실적 평가 우수, 국가 재난관리 유공 평가 장려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태권시티 무주’ 완성에 한 발 더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사업을 지역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채택해 대통령 공약을 비롯한 도지사 공약에도 반영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던 무주군은 ‘태권시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에 관한 타당성 용역비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뛰었다. 국회와 관련 부처·기관들을 찾아다니며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으며 이를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해 대학원대학 개념의 태권도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설립 토대를 다져왔다. 이외에도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등 35개국 6천여 명이 참가했던 국내·외 태권도대회를 비롯해 태권도 국제 융합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태권도 보급과 인재양성을 위한 학생 및 어르신 태권도 시범단 & 학교 태권도 선수부 육성·지원에 주력했다. 태권마을 조성사업(커뮤니티센터, 문화센터 등)은 현재 공정률 50%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태권도원은 태권도 전용 공간과 박물관 등을 토대로 2022 추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전라북도 유일)됐다. △일터, 쉼터, 삶터로서도 완벽하게 ‘일터·쉼터·삶터가 조화로운 건강한 무주’ 실현에도 박차를 가한 한 해였다. 행정에 미래세대팀을 신설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온 무주군은 지난 8월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행안부 평가에서 B등급을 받으며 168억 원을 확보(2022년~2023년 사업비)했다. 무주군은 △정주여건 개선과 인구 증가, △관계인구 확대 등에 관한 전략을 세우고 관·생태계 재창조, 농촌·의료·복지·에너지 개선 등 3개 분야 9개 사업을 발굴해 호평을 받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랭지 스마트 팜 조성과 청년센터 조성, 군립요양병원 건립 운영, 장애인 통합 돌봄 지원 체계 구축 등에 사용할 계획으로 무주다움의 완성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확대, 안성칠연지구 & 부남금강변 관광자원화, 남대천 주변 경관조성사업 추진 등 또한 무주를 특색 있는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무주 청소년과 청년 등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초·중·고·대학생 453명에게 3억 4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20개 학교의 특기 적성과 12개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여기에 코딩과 웹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방과 후 마을학교, 기숙사형 학원 입소를 도왔던 인재육성사관학교 운영 등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밖에도 청년 농업인 육성과 청년가게 임차료 지원 등을 통해 청년들이 들어와 살고 싶은 무주를 만드는 데 주력했으며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에 선정(9억 원)되면서 일자리 기반을 다졌다. 농업 유통기업과 스마트 팜, 중소기업, 청년사업장에는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어촌 빈집 정비(100동)와 주택개량 사업(50동) 등을 추진해 쾌적한 정주 여건도 개선했다. △무주다움을 뿌리 내리다 무주만의 역사, 문화, 예술 등 ‘무주다움’의 뿌리를 공고히 하며 자긍심을 키웠다. 400여 명의 군민들이 동참했던 ‘조선왕조실록 묘향산 사고본 적상산사고 이안행렬 재연’ 행사는 조선 472년의 역사 기록을 옮겨와 296년간 지켜냈던 사고의 고장 무주의 위대한 시작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30여 년간 마을 주민들이 손수 대마를 경작하고 삼베를 직조하면서 계승·발전시켜온 삼베짜기(적상면 치목마을)는 올해 8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문화재 야행을 비롯한 문화학교 운영,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등 군민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특히 ‘호생관 최북 바람처럼 살다’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자 주체로 군민을 참여시킨 최초의 악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복합문화도서관을 착공(3월)해 문화거점시설(공공도서관, 가족센터, 생활문화센터 등) 탄생에 대한 기대를 키웠으며 무주산골영화제는 국내 영화제 지원 사업에서 최우수 영화제로 선정됐다. △군민 안전권 확보에 주력 코로나19 극복과 군민 안전권 확보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철저한 방역과 확진자 역학조사 및 자택 소독 등의 체계적 대응, 안심숙소 운영과 재택치료키트 및 처방의약품 문전배송, 1:1 건강모니터링 등 확진자 재택치료 지원에 최선을 다했으며 전 군민을 대상으로 3차 재난기본소득(1인당 10만 원)도 지급했다. 소상공인 등 관내 236곳에는 방역 물품비를 지원했다. 군민안전과 중대재해 제로화를 위해 행정에 안전관리팀을 신설했으며 전 군민 군민안전보험(농기계사고 후유장애 등 20개 항목 보장)가입·운영(26건 2억여 원 지급)에도 힘썼다. 범죄취약지역에 CCTV 등 방범시설물을 설치했으며 재해위험지구 등도 정비했다. 이외 주기적인 농기계 안전사고 및 산림재해예방 교육 추진, 안전보조구 지원, 농업인 재해 안전마을과 산불안전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다. ●… 황인홍 무주군수 인터뷰 "22년의 결실이 ’23년 무주를 틔우는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거와 군정 등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마감하고 있는 황인홍 무주군수의 말이다. 황 군수는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 2022년은 여러 가지로 힘든 한 해였고, 혼란스러운 국내·외 상황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지역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주의 경우 민선 7기에 세웠던 군정목표와 비전을 8기에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추진을 위한 준비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포츠·관광과 농업, 지역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희망을 충전할 수 있었다"며 "국제 태권도사관학교 개교를 위해, 지방소멸 우려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또 내년 완공을 앞둔 복합문화도서관과 군립요양병원 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부실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기획
  • 김효종
  • 2022.12.05 16:12

[뉴스와 인물]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지역 콘텐츠 발굴에 힘쓸 것"

지난 10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제4대 대표이사를 맞았다. 취임 이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문화비서관을 지낸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경윤(56) 대표이사다. 지난 2016년 재단 공식 출범 이후 재단 안팎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기에 더욱 더 신임 대표이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이사의 목표는 ‘문화와 관광으로 사람을 품은 전라북도’ 만들기다. 이 대표이사로부터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세부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약 2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취임 소감이 어떠신지요.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전북이 태생은 아니기 때문에 도내 문화예술·관광을 빠른 시간 내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문화예술·관광 등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최대로 발휘해 도내 문화예술·관광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도 있습니다. 앞으로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죠. 도민과 도내 문화예술·관광 활성화 위해 두 팔 걷고 나설 것입니다.” 재단 공식 출범 이후 안팎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문화예술·관광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라 재단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동안 재단은 ‘집행자’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국·도비 등 보조금 형태의 사업을 집행하는 집행자의 역할에 집중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집행자의 역할을 떠나 예술인-향유자, 예술인-예술인 등 관계를 매개하는 역할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재단 스스로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직원 교육, 여러 기관 벤치마킹, 정책 보강, 기초단체 재단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게 재단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타지에서 근무하고, 행정 분야에 집중된 이력에 문화예술계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요. “전북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제집 드나들 듯 오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도에 관한 관심과 애정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전주 전통문화 도시 지정·무주 태권도원 유치·지역 사찰 등 문화관광 자원 개발 보수 등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며 전북도가 많은 관광자원, 수려한 자연환경, 문화예술 강점을 가진 지역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도내에서 근무한 경험은 거의 없기 때문에 문화예술·관광 관련 현장도 방문하고 공부하면서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북을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전북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통·역사문화와 수려한 관광자원입니다. 재단은 새로운 것을 발굴하기 위해 시간·비용을 들이기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다른 지역이나 그동안의 재단 콘텐츠와는 차별점이 있는 전략을 세우고 끊임없이 개발을 위한 제안을 할 생각입니다. 실직적인 수익 모델과 접목되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명실상부한 문화예술·관광 콘텐츠 생산 기지의 최전선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문화예술에 비해 관광에 대한 지원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국비 사업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도 웰빙에 행복과 건강을 더한 웰니스 관광, 일과 휴가의 합성어로 휴가지에 머물면서 일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치유·생태 관광, 섬·종교·미식 관광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순례길 활성화나 섬 문화 형성 등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조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지자체와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그동안 전북을 돌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있었는지요. “많은 곳을 다녔지만 새만금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오랜 시간 완성되지 않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전북을 책임질 수 있는 곳이 새만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어마어마한 부지를 가지고 있고,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도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전에 부안 월명암 낙조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반했습니다. 인생은 일출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일몰, 석양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곳입니다. 사실 시장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틀에 한 번씩은 주변 시장을 찾아 삶의 현장을 보며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임기 동안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요. “그동안 재단이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로는 앞으로 재단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사업이나 프로그램 등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재단 내 직원 역량도 강화해 앞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두 번째로는 도내 문화예술인·관광업계 등이 소외 받지 않도록 끊임없이 소통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또 재단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사회에 공헌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 ESG 경영, 지역 간의 메세나 등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단에 많은 관심과 애정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재단 설립 목적에 맞게 여러 가지 문화 행사나 관광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할 테니 많이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역 문화예술·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재단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같이 노력했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단은 앞으로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콘텐츠를 발굴하고 산업화·상품화해 지역 경제에도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전남대 행정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행정부, 공공기관, 청와대 등에서 문화관광 관련 업무를 장기간 수행한 인물이다. 그는 문화관광부장관 정책보좌관, 저작권단체연합회 센터장, 아시아문화개발 사무국장, 아시아문화원 경영본부장·민주평화교류센터장,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문화 비서관 등을 지냈다. 타지에서 근무한 이력이 대부분이지만 전북도를 위한 사업을 여러 차례 추진했다. 그는 무주 곤충박물관 건립, 완주 위봉사 및 익산 미륵사지 복원, 정읍 내장사, 남원 실상사 등 향교 보수 사업 지원 협조, 전주를 전통문화 도시로 지정하기 위한 국고 지원 계기 마련, 전주-광주-부천 등 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속적인 재정적 지원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이전부터 전북도의 문화예술·관광 등에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이밖에도 저작권 권리침해 방지를 위해 24시간 작동되는 불법추적시스템을 개발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설립 기반 마련, 이건희미술관 건립 추진 및 전국 순회전시 방안 마련, 대통령 주제 올림픽 선수단 격려, BTS 등 한류 기여자 격려 행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 기획
  • 박현우
  • 2022.12.04 17:05

[전주한지로드]⑩에필로그: 전통·산업 두 마리 토끼⋯한지의 고장 명성을 지켜라

한지는 전주 출판, 서예, 공예 문화의 원류이다. '전주한지로드'는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앞선 보도에서는 한지의 역사성과 우수성, 확장성 등을 차례대로 짚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한지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한지가 나아갈 미래 방향을 살펴봤다.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가량을 생산했던 한지의 본고장 전주. 그 명성은 여전히 유효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산업적 측면에서는 그렇다. 다만 전통적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지의 고장 명성 '흔들'⋯전통한지 보존·계승 힘써야 전주한지는 근대부터 현대까지 산업화 측면에서 발전을 이뤘다. 이 산업화는 한지의 품질 균일화, 대량 생산을 말한다. 생활 양식이 바뀌었고 전주는 품질, 용도에 따른 다양한 한지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면에서 전주한지는 타 지역에 비해 앞서 있다. 여전히 한지제조업체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산업화에 치중하다 보니 전통한지 계승 측면에서는 타 지역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인터뷰에서 문경전통한지 김춘호 전수조교가 "지금은 대부분 한지를 판매하는 데만 열을 올리지, 좋은 한지를 만드는 데는 열을 올리진 않는다"며 전주에서부터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전통한지를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은 "전통한지 계승 차원에서는 약간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통한지 제조기술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최근 문화재 보존용지로 전주한지를 사용하면서 전통한지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전주한지의 명성에 맞지 않게 장인(국가·도 무형문화재)이 부재하고, 산업화 용도에 맞춰 수입산 원료(닥나무)를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며 "문화재 보존용지는 장인과 함께 국내산 원료, 전통 제조방식에 가치가 부여되지만 다른 용도의 한지는 이와 같은 조건이 필수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이 전주한지의 오점으로 남는다면 이에 대한 개선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통 측면에서는 장인들이 전통한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국내산 원료 확보, 판로 확보, 제조 기술 보존 등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산업 측면에서는 새로운 제품 개발 등 민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장인들은 판로 확보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전통한지 수요처 발굴, 수매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산 원료 확보와 관련해서도 현재 전주시가 선도적으로 닥나무를 계약재배하고 있지만, 이는 아주 적은 규모다. 이와 관련 국민대 김형진 교수는 한지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닥나무 생산 향도마을 지정, 닥나무 수집 조합 설립(농협 하부조직 검토), 닥나무 은행제도 도입 등 장기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통·산업 두 마리 토끼 잡아야⋯전통한지 정의·법률 필요 임 실장의 말처럼 지금 전주한지는 전통과 산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과 산업을 정확히 구분해 바라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전통한지에 대한 정의, 전통한지에 대한 법률이 부재하다.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의 구분을 위해서라도 전통한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전주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에서는 전통한지란 국내산 닥나무를 주원료로 이용하고 반드시 목재, 기타 펄프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전통 제조 방식에 따르되 고해와 건조 공정만 동력을 이용해 제조한 한지를 뜻한다고 정의한다. 사람마다 기관마다 내리는 정의는 다르지만, 국내산 닥나무를 사용해 손으로 만든다는 것은 전통한지를 규정하는 두 가지 본질적인 특성이다. 현재는 유명무실해진 '한지품질표시제' 역시 미비점을 보완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지품질표시제는 한지 생산자, 제조 방식, 재료 원산지 등 한지품질을 좌우하는 제반 사항을 표기해 한지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한지 보급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구매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전통한지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박후근·배관표 씨가 발표한 논문 '전통한지 정책의 현황과 문제 분석: 입법방안 도출을 위해'에 따르면 한지품질표시제 등록업체 수가 2017년과 2018년에는 각 41개, 2019년에는 12개였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정보 자체가 없었다. △전통한지·기계한지 영역 구분⋯한지, 새로운 용도 개발 중요 한지는 용도에 따라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의 영역 또한 구분된다. 그리고 이 영역에 따라 품질, 가격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두가 전통한지를 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다만 모든 한지가 전통한지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현진 한지연구소장은 "전통은 전통대로 흘러가고 현대는 현대대로 흘러가야 한다"며 "전통한지는 대중성, 소비성이 있는 소재가 아니다. 전통한지만으로 한지의 저변을 확대하기엔 제약적 요소가 많다. 보다 넓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소장은 "이제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용도 개발을 통해 실용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에 맞는 분야 즉 각각의 분야에서 한지가 아니면 안 되는 분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분야, 이 분야를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속도내야 현재 한지와 관련된 가장 큰 현안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다. 한지 관계자들은 "장인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등재되지 않으면 기술이 없어질 수 있다"며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지살리기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국민대 김형진 교수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기록유산이 후세까지 길이 보전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록유산의 주체인 한지 초지술이 계승돼야 한다"며 "또 한지가 지니는 무형의 가치, 문화가 후대에 전승돼 한민족의 정신과 정기를 유구히 남기기 위해서도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지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할 뿐만 아니라 한지의 소비 진작을 통한 근원적인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16 18:50

[팔도명물] 김제특미 친환경 '지평선 쌀'

김제 특미인 친환경 ‘지평선 쌀’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주목받고 있다. 김제시는 쌀재배단지 계약 농가들을 대상으로 '지평선 쌀'로 공동브랜드화 했으며, 농가들은 과학 영농과 토양 개량으로 우수한 쌀 품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유통과정도 철저히 하고 있다. 금만과 공덕농협, 김제농협과 서김제농협 쌀 조합 공동사업법인, 이택 영농조합법인 등 생산 RPC 5곳에서 점검해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도 확고히 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들이 맺은 결실이라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김제시는 지평선 쌀 품질 개량과 제값 받기 운동을 위해 많은 노력을 벌여왔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김제 지평선 쌀의 품질이 나빠서가 아닌 유통이나 홍보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제는 쌀의 주산지다. 쌀을 가지고 살아가는 고장이 쌀의 우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바로 농업이 죽는다. 김제 농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지평선 쌀’이 한국 최고의 명품 쌀로 확인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소에서 실시한 식미 테스트 평가에서 김제 쌀은 단백질 함량이 6.7~7.07%, 아밀로스 함량 17.2~18.2%로 일반 쌀과 비교해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식미치 또한 일반 쌀 6.0보다 높은 6.62~7.14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증명됐다. △전북 대표 ‘김제 지평선 쌀 ’ 호남평야의 중심부로 전국 쌀 생산량의 1/40을 생산하는 김제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곡창지대로 삼한시대부터 동양 최대의 수리시설인 벽골제를 건설할 정도로 농경문화의 꽃을 피웠던 도작 문화의 발상지이며, 농민의 숨결이 풍요롭게 살아 숨 쉬는 쌀의 본고장이다. 친환경 ‘지평선 쌀’은 쌀알에 윤기가 흐르고, 미질이 좋으며, 쌀 특유의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밥을 지으면 보기에도 반들거리는 윤기에 밥알이 살아있고 단맛보다 구수한 우리 맛을 자아낸다. 또한 ‘지평선 쌀’은 김제시 공동브랜드 중 하나로,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우수농산물 관리시설(GAP 시설)을 구축, 가공하며 GAP 인증을 통한 엄격한 품질관리로 소비자에게 올려지는 지평선 쌀은 정부에서 품질을 인증하는 쌀 중 최고라 자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 내보여도 으뜸을 자신할만한 전라북도 대표 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공덕농협이 출시한 '상상 예찬 골드 쌀'이 중앙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받아 농림수산식품부 Love 미(米)인증 브랜드 쌀로 인정된 데 이어 새만금 농산 '무농약 쌀 지평선', 이택영농조합법인 ‘방아 찧는 날 골드 쌀'이 전북 대표 브랜드 쌀로 선정돼 김제 생산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고 밥맛 소비자 사로잡다 친환경 ‘지평선쌀’은 전국 으뜸농산물품평회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쌀로 인정을 받았다 김제시는 2022년 지평선 쌀 재배를 위해 1,362ha의 면적에 계약재배를 완료하고, 국내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하고 있다. 김제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쌀, 신동진 품종이 전라북도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경기미에 비해 뒤지지 않는 밥맛을 자랑하고 있다. 지평선 쌀은 국내 최고 품종인 신동진벼를 선정해, 우량 보급 종자를 농가에 공급하는 한편, 모판처리제, 광역방제비, 기능성 자재 등을 지원해 고품질 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6% 이하인 벼에 대해서는 포대당 일정 금액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이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질소질 비료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전국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한다는 것을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함이다. 한편 김제시는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경진대회에서 지평선 쌀을 생산하는 3개 RPC에서 입상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둬, 김제 쌀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린 바 있다. △지평선 쌀’ 캐나다 20톤 첫 수출 김제시 공동브랜드인 친환경 ‘지평선 쌀’ 20톤(10kg 2,000포)이 지난 8월 NH 농협무역을 통해 캐나다에 첫 수출길에 올라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수출된 지평선 쌀은 드넓은 평야, 풍부한 일조량 등 최상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되어 미질이 우수한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신동진 품종이다. 김제시는 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평 산 쌀 재배단지를 구성해 관리하고, 원료곡 관리, 보급종자 지원, 생산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우수 고품질 쌀 육성을 위한 김제시의 정책과 농민들의 노력으로 황금 들녘 김제에서 생산되는 지평선 쌀의 품질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한다. 김제시는 캐나다 수출뿐만 아니라 11월 중에는 미국에 지평선 쌀 20톤을 수출할 예정이어서 지평선 쌀 세계화와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생생장터, 김제쌀 등 최대 40% 할인 판매 김제시는 가을철을 맞아 관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특산품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오는 11일까지 전북생생장터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과 '지평선 김제’기획관으로 진행된다.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에서는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 김제시의 특산물인 지평선쌀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다. ‘지평선 김제’기획관은 김제시 농특산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획관으로 최대 40% 할인 판매하며 누룽지, 버섯류, 한우, 축산가공품 등 다양하고 우수한 지역 농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게 구성했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전북대표 농산물 쇼핑몰인 전북생생장터에서 김제시 지평선 쌀과 농특산품 등을 전국민에게 홍보 판매해 지역농가 소득 창출과 더불어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지평선 쌀을 공급하고 있다. 김제=최창용 기자

  • 기획
  • 최창용
  • 2022.11.10 17:33

[전주한지로드]⑨세계 속 한지 이야기: 동양 종이, 서양 예술품 복원에⋯"한지 주목하는 나라 늘어날 것"

한국의 전통종이인 한지를 주목한 곳은 이탈리아 바티칸박물관 이외에도 또 있었으니, 세계 3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다. 그곳에서는 부서지고 빛바랜 고미술품, 고가구, 고서적 등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보관하는 데 한지를 쓰고 있다. 동양의 종이가 서양의 예술품 복원에 활용된 것으로, 복원용 종이로서 한지의 유럽 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지는 2016년부터 루브르박물관에 수출되기 시작해 2017년 신성로마제국 시대 막시밀리안 2세가 쓰던 책상의 부서진 손잡이를 복원하는 데 사용됐다. 특히 합스부르크 왕조의 황제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을 복원하는 데 전주한지가 활용된 것이 알려지며 더 화제가 됐다. 이 밖에 한지는 로스차일드 컬렉션 판화 일부를 복원하는 데도 긴요하게 쓰였다. 프랑스 풍속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작품 14점과 샤를 르모니에의 작품 4점 등 총 18점도 한지를 이용해 복원했다. 종이는 문화재 복원 작업의 필수 재료로 그림, 가구, 조각 등에 있는 구멍이나 흠집을 메우고 보존하는 데 폭넓게 활용된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등 전 세계 복원용 종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이는 일본의 화지이다. 몇 년 사이 한국의 한지도 복원용 종이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에서 복원용으로 사용되는 종이의 시장 규모는 약 4조∼4조 6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한지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지의 세계 시장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그나마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한지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우수한 품질 덕분이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한지의 강점은 '내구성'과 '안정성'이었다. 루브르박물관은 그림의 여백을 복원하거나 망가진 부분을 복원할 때 얇고 튼튼한 한지를 덧대 작업한다. 한지의 안정성이 높아 원본이 손상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내구성, 안정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전통한지의 제작 방식인 '외발뜨기(흘림뜨기)'이다. 전통한지는 닥나무를 쪄서 껍질을 벗기고, 이를 잿물로 삶아 으깬 반죽(닥 섬유)을 황촉규(닥풀) 물에 푼 다음 대나무발을 이용해 종이를 떠낸다. 이때 외발뜨기로 닥 섬유를 가로, 세로로 교차시킨다. 우물 정(井)자 방식으로 한지를 뜨기 때문에 섬유질이 촘촘해 질기고 단단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반면 쌍발뜨기(가둠뜨기)로 세로로 뜨는 화지는 한쪽 방향으로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전통한지의 원료인 국내산 닥나무는 섬유의 길이가 길어 다른 나무보다 강도가 높다. 이러한 한지의 내구성과 안정성은 보존이 중요한 예술품 복원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실제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방향으로만 물질을 하는 개량 방식인 가둠뜨기 한지에 비해 여러 방향으로 물질을 하는 전통적인 초지 방식인 흘림뜨기 한지가 방향별 강도 차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 전통한지가 강도와 치수 안정성에서 우수한 종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주원료가 수입산 닥인 한지보다 국내산 닥인 한지가 대체적으로 강도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RCPAL) 에우제니오 베가(eugenio veca) 부소장도 복원용 종이로써 한지의 우수성을 알아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전통한지가 뛰어난 이유로 일일이 손으로 떠서 만드는 '수초지',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로 만드는 '중성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복원용 종이는 어떤 화학제품도 섞이지 않아야 한다"며 "연구소에서는 재질보다 산도(PH)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산도가 높으면 종이가 빨리 망가져 원본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종이를 하얗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화학제품을 사용하면 산도가 높아진다"며 "천연재료를 활용해 수제로 만드는 한지는 화학 반응을 쉽게 일으키지 않는 산도 7.8 정도의 중성지로써 보존·복원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통한지는 화학제품인 양잿물이 아닌, 콩대·볏집대·고춧대·메밀대·깻대 등으로 자연산 잿물을 만들어 사용한다. 그는 "첫 번째 테스트는 종이를 아주 뜨거운 온도로 부식시켜 종이의 색깔, 구김 정도를 본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복원가가 종이를 직접 사용하면서 접착성, 편의성 등을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학적 시험·평가를 통과하면 인증을 받게 된다. 연구소 내에는 종이박물관이 있는데 종이의 역사와 고문서의 복원 과정 등을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에우제니오 베가 부소장은 "1966년 피렌체를 관통하는 아르노 강이 대홍수로 범람해 박물관과 성당 등에 전시·보관된 수천 점의 문화재가 소실되거나 손상됐다. 그 당시 수해를 입은 문화재 복원에 일본 화지가 쓰였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이탈리아에서 문화재 보존·복원과 관련된 제도, 기술이 일찍부터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한지의 우수성이 알려지며 그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며 "한지가 이탈리아,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 영국, 독일 등의 대형 박물관과 미술관에도 공급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지 대중화를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공이 아닌 민간 영역 복원가들은 한지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판로가 확대되려면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한국이 유럽 보존·복원시장에 관심을 갖고 유통망 구축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09 18:36

[뉴스와 인물]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 만들 것"

지난 9월 전북도립미술관 제5대 관장으로 이애선(54) 관장이 취임했다. 주로 타지에서 근무했지만, 현장 경험부터 교육·행정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시각이 공존한다. 취임하자마자 도내 14개 시·군 미술 현장을 돌아보고, 도내 미술단체·협회 등과 만남을 주선하는 등 도내 문화예술과 미술계에 대해 빠르게 파악해 가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을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선 이애선 관장을 만나 도립미술관이 나아갈 방향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 등을 들어봤다. - 먼저 취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리고 싶습니다. 14개 시·군 미술 현장도 돌아보고, 한자리에 모여 연석회의도 하고, 전북미술협회와 전북 민족미술인협회 회장단 등과 만났습니다. 매일매일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다들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에 많은 관심 보여 주시고, 환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보내 주신 관심과 애정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전북 미술계에 대해 이해도가 낮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잘 모른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지역에서 꾸준히 미술 활동을 하거나 미술 관련 연구를 하셨던 분들에 비하면 당연히 부족합니다. 일일이 따지면 교육·행정 업무에만 집중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싶습니다. 취임 전 사람들이 직업을 물어보면 저는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많지 않습니다. 또 제 직업은 미술사학자, 미술이론가, 전시 기획자, 비평가입니다. 미술사학자와 미술이론가들이 지역 미술을 알게 되는 것은 '논문'을 통해서입니다. 전북도 미술을 연구한 논문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국내 미술사학자 중에서 매우 드물게 지역 미술사를 8년 연구했습니다. 지역 미술사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식도 제안하고, 지역 미술을 다시 보게 하는 토대가 되는 연구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은 갖춰 온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연구할 수 있는 굵직한 토대를 갖춰 왔으니 조금만 더 지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전북도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더불어 상급 지방자치단체인 특별시, 광역시 및 도가 운영하는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경기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과 함께 대한민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핵심 미술관입니다. 저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인력 부족입니다. 접근성이 낮은 지리적 위치에 있어 관람객이 감소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비교해 보면 저희 예산보다 3배 가까이 많습니다. 학예 인력도 광주시립미술관은 9명, 저희는 3명입니다. 열악한 미술관으로 꼽히는 경남도립미술관 학예 인력보다도 적은 인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3명의 학예 인력이 만든 미술관 전시는 다른 미술관과 비교했을 때 의미 없는 전시도 아니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예산이 조금만 더 보강되면 더 빛나는 전시 열매를 보여 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만들겠다고 하셨는데요. "전북도립미술관은 완주군 구이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교적 전주시에서는 가까운 편이지만, 14개 시·군 전체를 보면 접근하기 불편한 곳에 있습니다. 접근의 어려움을 '오세요!'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저희가 갈게요!'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향유'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또 도내 미술사 구축, 연구를 위해서는 중요한 소장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소장품 부분에서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후원회가 없습니다. 이전에는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을 복구해서 소장품을 기부하고 증여하는 미술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이 '공유'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정리하자면 온전히 '나'라는 사람 혼자만 열려 있다고 해서 열린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열려 있다고 느끼는 당사자들과 하나의 네트워크나 망이 형성돼야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것을 주고받으면서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 전북 미술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두 달밖에 안 된 관장이 도내 미술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 적절한가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미술 이론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술이라는 것이 1980년부터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작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했지만, 이후부터는 작가와 전시 기획자, 미술 이론가를 놓고 봤을 때 차지하는 비중이 동일하게 됐습니다. 14개 시·군과 각 대학의 상황을 파악한 결과 미술 이론과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도에서 미술 이론가를 자생적으로 재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작가와 미술 이론가가 동시에 붙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거죠. 전시회를 열기 전 학예사가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미술 이론가입니다. 전시·작품에 대해 비평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크다는 것이죠. 도내 미술계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말씀해 주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있을까요. "우리 미술관이라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미대 학생, 철학과나 인문학과 학생들에게 미술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품, 전시, 연구(논문). 3박자가 이뤄져야 주목받게 되고, 후속 연구가 한 번 더 나오게 되고, 빛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기 동안 어떠한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요. "저의 빛나는 성과나 큰 사업을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주목받는 것보다는 내실을 튼튼히 하고 싶습니다. 미술관의 학예사들이 조금 더 자신의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인력과 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생각입니다. 또 14개 시·군으로 파고드는 미술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전북 미술사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미술 연구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하고, 임기 후에도 연구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 임기 동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입니다." - 도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주어진 조건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어진 일은 주어진 바탕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우려하시는 바가 큰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점이나 폐해로 나타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미술관에 보여 주는 관심, 애정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우려도 크고, 비판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끌어안고 갈 것입니다. 도내 곳곳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고, 미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악산에 오시거든 저희 미술관도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작품과 전시가 있는 곳이라고 자부합니다. 마음이 쓸쓸해도, 기뻐도 오셔서 그림과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편한 옷 입고 오셔도 괜찮고, 땀 흘리고 오셔도 괜찮습니다. 모든 관람객을 환영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은 고창 출신으로 홍익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서양미술사), 박사(한국미술사)를 졸업했다. 그는 미술 애호가이자 작품 소장가로 미술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서 자원봉사자를 거치며 고고학, 역사학 및 미술사, 동시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대학원에서 미술사 석·박사를 마친 특이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 관장은 석사 과정에서 일본 화단의 서양근대미술 변환 과정을 추적해 일본 후기 인상주의의 새로운 미술사적 의의를 제시하는가 하면, 박사 과정에서 20세기 전반기 서구와 일본 미술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한국 근대미술을 새롭고 깊이 있는 시각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미술 교육·전시·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체육관광부, 홍익대 교수학습지원센터,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등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홍익대 박물관 학예업무를 총괄하고 경주 솔거미술관 전시 기획을 맡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해제 연구원까지 맡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홍익대 미술대학, 미술대학원 강사와 서울디지털대학교 객원교수,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섭외이사,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부설 근현대미술연구소 상임연구원 등으로 활동했다.

  • 기획
  • 박현우
  • 2022.11.06 16:58

[전주한지로드]⑧세계 속 한지 이야기: 이탈리아 문화재 보존·복원 시장서 인정⋯"미래 생각한 복원, 한지 매우 유용"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나라 바티칸. 바티칸은 면적으로는 지구상 국가들 중 가장 작지만, 전 세계 12억 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와 교회, 교구를 통솔하는 바티칸 교황청이 자리하고 있다. 바티칸 궁전 안에 있는 바티칸박물관은 미술관, 도서관, 기념물 등을 포괄하는 공간으로 르네상스 시대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작품을 비롯해 고대 로마·이집트 유물, 역대 교황이 수집한 미술품과 고문서 등 모두 7만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한 세계 최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바티칸박물관은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기도 한다. 바티칸 시국은 1984년 국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의 보고다. 바티칸박물관은 이러한 보물의 집합소이다. 그만큼 오래된 유물이나 작품이 많다. 특히 고문서는 훼손되는 경우가 더 흔하고, 이를 보존·복원하기 위해 여러 종이가 사용된다. 이 문화재 보존·복원 시장은 일본 화지가 선점한 상황이다. 한국의 한지가 그 틈새를 뚫고 바티칸박물관 등 유럽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한지가 이탈리아 문화재 보존·복원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건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2014년 수교 13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로마에서 문화유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같은 해 6월 밀라노에서 열린 한지 워크숍에 참가한 이탈리아의 복원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한지연구동호회 '그룹 130'을 결성하며 유럽에서도 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이탈리아 교황 요한 23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 복원에 한지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화제가 됐다.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은 바티칸 접견실에 두고 외빈을 접견할 때마다 활용하던 교황의 애장품이다. 둘레 4m가 넘는 거대한 지구본으로 가톨릭사에서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는다. 2016년에는 신현세 장인이 만든 경남 의령한지 2종이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RCPAL)로부터 기록유산 보존·복원 용도로 적합하다는 공식 인증서를 받았다. ICRCPAL은 한지를 활용해 이탈리아의 기록유산인 성 프란체스코의 카르툴라, 로사노 복음서, 사르데냐 가문의 문장집, 243 음악책,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 그림 등 5종을 보존·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ICRCPAL과 바티칸박물관은 한지를 이용해 기록유산 2개, 카타콤베 벽화 복제화 5점, 성 루카 아카데미 그림 1개를 추가로 보존·복원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에는 마이모니데스의 의심 가득한 자들을 위한 지침서, 시리아 가톨릭 성서, 카말돌리 수도사 도서관의 플라비오 비온도 활자 인쇄본 2권이 한지를 활용해 보존·복원 처리됐다. 2020년에는 전주 성일한지 2종이 ICRCPAL에서 기록유산 보존·복원용 종이로 인증받았다. 또 2017년 11월에는 전주한지로 복본한 고종황제 서한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되면서 전주한지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 또한 커졌다. 당시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전주한지로 복본한 고종황제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은 1903년 즉위한 비오 10세 교황이 고종황제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장으로, 1904년 주불공사 민영찬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한은 비오 10세 즉위를 축하하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고종황제 서한과 함께 당시 뮈텔 조선교구 교구장이 보낸 서한 등 50여 장도 전주한지로 똑같이 재현해 기증했다. 서한에는 러일전쟁과 한국 천주교 규모 등 당시 조선 상황 등이 담겨있다. 복본은 교황청 비밀문서고에 원본과 함께 소장돼 있다. 바티칸박물관에서는 현재도 한지를 활용해 문화재를 복원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티칸박물관의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이다.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은 2014년 밀라노 한지 워크숍에 참여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도 한지를 사용해 로마 카타콤베 그림들을 복원하고 있다. 그는 "카타콤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화려하지 않은 작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록으로 남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며 "그림이 139개나 있다. 현재 약 20∼30개를 복원했고 나머지 100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주 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복원은 대개 원본 종이와 캔버스 사이에 한지를 넣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는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품의 원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며 "내가 복원한 결과물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제거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더 좋은 기술이 나왔을 때 재복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옛날 복원 방식은 종이를 붙인 다음 색깔을 다시 덧칠해 입히는 거였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때가 묻어서 색깔이 변한다. 그래서 먼 미래를 생각하고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지의 경우 아주 얇지만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복원에 매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도 500여 년간 여러 차례 덧칠됐다. 1982년 최첨단 기법을 동원한 대대적인 복원 작업 끝에 그림을 덮고 있던 먼지와 때, 덧칠 등이 제거되면서 본래의 화려한 색채와 형태가 되살아났다.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은 "이탈리아에는 수많은 고문서, 고서화가 있다. 한지를 활용한 문화재 복원 수요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는 산화도(ph) 정도에 따라 최대 8000년까지 지속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내구성과 보존성이 뛰어나다. 그는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한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한지장들은 소중한 존재"라며 "이탈리아에는 더 이상 그런(전통종이를 만드는) 장인들이 없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도 전통종이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위대한 전통이 잘 보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02 18:20

[뉴스와인물] 유희철 전북대병원장 "의료인력 유출 막아야 지역의료체계 붕괴 막는다"

유희철(59) 전북대학교병원장이 지난해 7월 말 취임한 후부터 전북의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현실을 자각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정책개발에 집중해왔다. 필수전공의가 지역을 빠져나가는 등 지역 의료공백 현상을 보면서 유 병원장은 정부와 전북도에 도움을 요청했다. 복지부에 인턴 수 증원을 요청하고, 병원 내 필수의료과에 대한 수당지급을 추진하는 등 여럿 정책들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유 병원장을 만나 현재 전북의 의료체계에 대한 서비스를 진단하고, 대책 등을 들어봤다. 최근 필수의료인력의 부족으로 지역의료체계가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전문 과목의 신입 전공의 지원율이 매우 낮은 편이고 이러한 미충원 지속현상은 결과적으로 수련환경의 악화와 지역의료 안전망 붕괴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실제 2022년도 전공의 전국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전문과목에 대한 전공의 지원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2018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전공의 충원률이 101% 였던 소아청소년과는 28%대로, 외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76%, 80%로, 57%를 기록하였던 흉부외과는 47%대로 추락했습니다. 우리 전북대학교병원도 2022년도 모집결과, 산부인과를 포함하여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레지던트 1년 차 지원자는 여전히 없는 상황입니다.” 필수의료 분야의 전공의들이 지원이 적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필수 전문 과목의 특성상 수련과정의 업무강도가 높아지고 의료진의 노령화와 심신 소진으로 귀결 결국 인력 부족이 심화될수록 업무량이 증가해 신규 지원 자체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특히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외과계 필수의료과는 타과에 비해 업무강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 현실과는 다른 비정상적으로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업무 특성상 의료사고의 위험도가 높은데 특히 불가항력적인 무과실 의료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스스로 벗어나거나 도맡아야하는 사법제도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더 불어 향후 인구가 감소하여 잠재적 수요층이 감소하게 되거나 의료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아 수익 창출에 불리한 진료과목들은 여전히 지원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맞는 필수의료인력 수급방안과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의료인력의 유출이 지역 의료공백을 더 가속화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를 막을 대책은. “우수한 의료인력이 지역에 잔류할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하는데 가장 먼저 개별 병원들이 임금 격차 해소 및 정주 여건 강화 등 방안 모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고, 정부 육성 지원과목과 같은 필수 진료과 육성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동반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에 본원도 전북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정부 육성 지원과목 등 필수 전문과목 전공의 확보를 위해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북도와 인재육성을 위한 격려수당 지급을 검토 중입니다. 우리병원은 선제적으로 자체 별정수당 지급하고 있으며, 전국 최고수준의 급여 인상 등 중・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였고 지원을 촉진하는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공의의 수도권 선호 및 인기과 쏠림, 전공의 정원 감축 및 전공의 특별법 시행, 수련기간 단축 등으로 전공의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국립대병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 확충 예산 지역거점 국립대병원 투입’ 등의 전폭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정부에 인턴 수 증원을 요청하셨습니다. “의료진들이 지역에 잔류할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지역내 의료진 확보를 위한 인적 풀(pool)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수련을 시작하는 인턴정원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줄여야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 전북대병원은 142명 졸업생 수의 31.6%인 45명이 인턴정원으로 배정되어 평균인 57.2% 보다 적은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졸업생 중에는 모교 병원의 진입 장벽이 높아 타 지역으로 가야만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역 의과대학 인재들이 의사의 시작점인 인턴부터 권역내 책임의료기관에서 출발 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정원 확대와 우선 배정이 고려되어야 하며, 연속된 수련과정인 레지던트도 지원자가 저조한 필수 진료과목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아예 법으로 정해지는 고민과 배려가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병원장 취임 이후 전 직원이 고객의 시각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환자중심 문화를 안착시키고 병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봄케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의 슬로건이 ‘사람을 봅니다’인데, 여기서 ‘본다’는 것은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담은 사람중심의 병원을 만드는 작은 실천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캠페인 진행 후 심사평가원이 실시한 3차 환자경험평가(2021년 5월~11월 조사, 2022년 발표)에서 환자만족도 전체평균이 국립대병원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객만족도가 향상되고 있습니다. 또 2022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외부고객만족도 조사의 VOC(고객의 소리) 의견 중 의료진, 직원, 진료경험(투약/검사/회진 등)의 긍정 의견이 1분기 66.23%에서 3분기 80.0%로 긍정적 의견과 칭찬의 의견이 높아졌습니다. 앞으로도 봄 케어 캠페인을 통해 환자중심의 문화를 안착시키고 병원 신뢰 이미지 제고의 초석을 다지면서 발전하는 전북대학교병원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주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사람을 봅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전주 출신인 유 병원장은 전주신흥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전북대 학생처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지역암센터 소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이식학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간암환자에서 로봇을 이용한 대량 간절제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는 등 간담췌 및 이식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각 분야의 최고 베스트 닥터를 소개하는 ‘EBS 1 명의’편에 소개된 바 있다. 유 병원장은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확대‧ 발전에 대한 각종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수면 위로 다시 드러난 ‘공공의대’ 설립이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유 병원장은 “공공보건의료를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런 일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부처와 관련기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포함하는 공공보건의료의 종합적인 발전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방식의 지역의료발전 방안이 함께 논의된다면 지방 의사인력 부족(의료 불균형 문제)에 대한 부분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공의대 설치 찬성입장을 표명했다.

  • 기획
  • 최정규
  • 2022.10.30 16:18

[전주한지로드]⑦국내 한지 이야기: 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전국 시군 힘합쳐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인 한지(韓紙)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4월 29일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현 한지살리기재단)'이 발족하면서부터다. 발대식 이후 한지살리기재단은 안동(2021년 6월 25일), 문경(2021년 9월 30일), 전주(2021년 11월 25일), 서울 종로(2022년 3월 24일)에서 릴레이 학술포럼을 열고 전통한지의 가치를 조명하며 세계유산 등재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다음 달 25일에는 완주에서 제5회 학술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한지의 날' 제정 선포식을 열었다. 한지의 날은 매년 10월 10일이다. 한지는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친 뒤 마지막 사람이 백 번째로 만진다고 해서 백지라고 부른다. 한지의 날을 10월 10일로 정한 것도 '10×10=100'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날 행사에선 한지도시협의회의 공동체 선포문 낭독도 이어졌다. 선포문에는 '세계 제일 우리 종이,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 산업 진흥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지살리기재단 이배용 이사장은 "전통한지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자산이며 세계적 문화유산이지만, 아쉽게도 이 사실을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한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한지의 우수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전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배용 이사장의 말처럼, 사실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늦은 감이 있다. 중국의 전통 종이인 선지(宣紙)는 2009년, 일본의 전통 종이인 화지(和紙)는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지의 우수성, 전통성 등을 생각했을 때 아쉬운 대목이다. 한지살리기재단은 내년 3월께 문화재청에 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등재 목표는 2024년 또는 2026년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해녀문화, 씨름, 연등회 등 21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탈춤을 신청한 상태로, 한지가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년),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2001년),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 의궤(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2013년), 새마을운동 기록물(2013년), 한국의 유교책판(2015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2015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2017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2017년), 조선통신사 기록물(2017년, 한일 공동) 등 16건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등 세계기록유산 대부분은 한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질기고 견고한 한지가 있었기에 수많은 기록유산이 보존·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기록유산이 등재된 것은 한지의 질적 우수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 이 이사장은 "모든 역사의 기록, 예술, 문화는 한지가 있었기 때문에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기록 정신이 새겨진 한지가 현대화, 기계화에 밀려 지키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이상 시기를 놓치지 말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도 한지살리기재단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지 세계유산 등재에 공동 대응해 나가고 있다. 한지살리기재단 한지도시협의회에는 현재 전북 전주·완주·임실, 경북 문경·안동·청송, 경남 의령·함양, 충북 괴산, 경기 가평, 강원 원주 등 11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다섯 가지 등재 기준이 있다. 무형유산협약 제2조에서 규정하는 무형문화유산에 부합해야 하고, 세계 문화 다양성 반영과 인류의 창조성을 입증해야 한다. 신청 유산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도 마련돼 있어야 한다. 관련 공동체·집단·개인들이 자유롭게 사전 인지 동의하면서 최대한 폭넓게 신청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신청 유산은 당사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원료, 도구, 초지 방법 등에서 중국, 일본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재배부터 수확, 가공까지 지역민의 집단화된 노동력이 필요하다. 한지 제조에 공동체 문화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는 학술포럼에서 "한지가 등재되려면 유네스코가 공동체 중심의 무형문화유산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야 한다"며 "한지의 고유성과 특별성을 부각하고, 역사성보다는 현재 살아있는 주민에 의해 향유되는 무형문화유산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0.19 18:52

[전주한지로드]⑥국내 한지 이야기: 원료 직접 재배·수작업 제조⋯시간·정성의 결과물

"종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 종이가 전통의 종이라 강조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내 종이를 아는 사람들이 날 찾아주면 그게 행복한기라요." (문경전통한지 삼식지소 中) 지난해 7월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김삼식, 신현세, 안치용 씨를 인정했다. 기존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는 홍춘수 씨뿐이었는데, 3명이 늘며 총 4명이 됐다. 김삼식 한지장은 9세부터 한지 만드는 일을 했다. 올해 만으로 79세이니 70년이 다 됐다. 문경전통한지는 10월부터 3월까지만 한지를 생산한다. 한지를 만든다는 것은 닥나무를 재배하는 것, 잿물을 내리는 것도 한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한지의 원재료인 닥나무와 부재료인 황촉규를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2004년부터 3000평 규모에 닥나무를 심어 직접 재배하고 있다. 닥나무는 1년생만 사용한다. 1년 생산량은 그해 기후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6000㎏ 정도이고, 이는 한지 1만 3000장∼1만 5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황촉규는 200평 규모로 1년 생산량은 약 500㎏이다. 수입닥, 양잿물, 화학약품 등 손쉽고 값싼 방법이 있지만 장인은 한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닥나무, 황촉규, 고춧대 등을 모두 손수 재배한다. 닥나무 껍질도 직접 긁는다. 전통 방식 그대로다. 고된 몸과 지난한 시간이 그 비용을 다 치러낸다. 문경전통한지가 자리한 경북 문경시 농암면은 밭농사가 많은 시골로 닥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겨울이면 닥나무 주인이 닥을 거두어 주니 한지를 만들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농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닥나무 수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닥나무를 기르고 수확하고 삶고 껍질을 벗겨 백피를 만드는 일련의 작업은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난달 말 경북 문경전통한지에서 만난 김삼식 한지장의 아들 김춘호 전수교육조교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하늘로 곧게 뻗은 닥나무를 가리켰다. 그는 "닥나무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경북 의성군 신평면에 닥나무가 많았다. 15년 전에 갔을 때는 백닥이 약 20톤 가까이 나왔다. 그런데 지난해 가보니 1.5톤 밖에 생산이 안 됐다"며 걱정했다. 문경전통한지가 닥나무를 직접 재배하게 된 것도 이처럼 닥나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부터다. 김 전수조교는 "전통한지 값을 제대로 받아야만 닥나무 수급도 원활해 진다"며 "태국과 필리핀 등에서 표백된 닥을 수입하고, 쌍발뜨기로 한지를 만들면서 전통한지라고 팔면 안 된다. 그러면 전통한지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값을 제대로 못 받으니 원재료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돈을 많이 줄 수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지를 다 전통한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런데 모든 한지가 전통한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그래야 전통한지를 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삼식, 김춘호 부자는 '귀한 것은 누군가 찾게 돼 있다'고 믿는다. 노동집약적인 전통한지산업은 결국 고급품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내가 쉽게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수조교는 "빚을 내며 닥나무를 심은 건 고급 종이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이와 물이 저렴하다고 인식해 왔지만 세월이 변했다. 이젠 그렇지 않다"며 "전통한지를 하면 팔 데가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영업을 안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2008년 겨울 루브르박물관이 문경전통한지를 방문했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루브르박물관은 현재까지 문경전통한지에 한지를 주문한다. 김 전수조교가 2000년 가업을 이어받기로 했을 때, 그는 두 가지를 결심했다고 했다. 첫째는 전통한지만 한다. 둘째는 유럽에 판매한다. 그는 "루브르박물관이 처음 주문한 양이 200장이었다. 사람들은 그게 돈이 되느냐고 묻는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유럽은 보존·복원용으로 대부분 일본 화지를 쓰고 있다. 그런데 그 시장에 우리가 비집고 들어갔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전통한지를 잘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는 우리나라는 준비가 미흡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향평준화된 한지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 대해서도 "전주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 전통한지는 제대로 갈 수 없다"며 애정 섞인 조언을 건넸다. 그는 "지금은 대부분 한지를 판매하는 데만 열을 올리지, 좋은 한지를 만드는 데는 열을 올리진 않는다"며 전주에서부터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전통한지를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정부에서 한지은행 제도 같은 걸 만들어 일정량의 전통한지를 수매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가 있었던 지난달 말 괴산한지체험박물관에서 만난 안치용(63) 한지장은 커다란 돌통에 닥섬유와 닥풀을 잘 풀고, 앞으로 옆으로 물질하며 창호지를 뜨고 있었다. 이날은 닥풀로 불리는 황촉규가 나올 시기가 아닌 관계로, 그 대용으로 마당에 심어진 윤노리나무를 잘라 사용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돌로 된 지통이었다. 안 한지장은 "한지는 물 온도와 기온이 낮은 추운 날씨에 뜨는 것이 가장 좋다"며 "온도가 높으면 황촉규가 잘 삭는다. 돌통이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해 한여름에도 한지를 뜨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안 한지장 역시 닥나무와 황촉규를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그는 1994년부터 닥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영하는 신풍전통한지의 1년 생산량은 한지 3만~3만 5000장 정도로 자체 수급하지 못하는 닥나무는 충북 제천·단양·충주 등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안 한지장은 괴산한지체험박물관장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그가 수십 년 전부터 수집한 한지 관련 유물을 비롯해 3대 째 한지를 만들며 쓰던 도구들이 전시돼 있다. 그는 "선조들은 다 본 책, 글씨 연습한 종이를 버리지 않고 이를 붙이고 꼬아서 생활용품으로 만들었다"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한 한지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전통한지를 제작을 고수하면서도 기능성을 더한 한지의 현대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1986년 황토한지, 백토한지를 시작으로 짚벽지, 낙엽한지, 흑색한지 등을 개발했다. 관련 특허만 10여 건이 넘는다. 안 한지장은 "한지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해야 발전할 수 있다"며 "벽지와 장판, 수의 등 한지가 현대사회에서도 유용한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0.12 18:26

[팔도축제]  순창장류축제 오는 10월14일 개막

전라북도 순창에서는 오는 10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 라는 슬로건으로 “제17회순창장류축제”가 순창 발효테마파크,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인 ‘제17회 순창장류축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전면 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순창은 한국의 전통 소스인 ‘장’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순창에서 매년 가을 한국의 전통장류를 소재로 한 순창장류축제가 열리는데 전통장류를 소재로 한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전시 및 판매 등 약 6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며, 순창고추장으로 만든 매콤하고 감칠맛 넘치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건강힐링체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온 가족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중요 행사이벤트를 살펴보면 발효테마파크 잔디광장 이벤트무대에서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도전 다함께 꽃추장 만들자’ , 조선 태조 이성계가 순창에서의 고추장 맛을 잊지 못해 진상토록 했다는 설화를 토대로 현대식으로 각색한 행렬 퍼포먼스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 순창의 장류소스로 요리해서 관광객들에게 시식의 기회를 주는 ‘순창장류 떡볶이 오픈 파티’ 등 이 준비되어있다. 또한 축제 기간 붉은 옷을 입고 행사장을 방문하면 고추장을 비롯한 순창의 농특산물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재밌는 이벤트들도 준비 중이다. 개막식에는 초대가수 주현미, 김다현 등이 출연하고 폐막식 1부에는 송대관, 신성, 한혜진 등이 폐막식2부에는 강진, 소명 등의 유명가수 공연도 볼 수 있다. 더욱이 비대면으로 축제를 즐길수 있도록 “스마트 순창장류축제 베타버전”을 오픈했는데 구글플레이, 애플스토어에서 네이버 제페토 앱 설치 후 순창장류축제를 검색, 접속하면 된다. 순창군은 3년 만에 축제가 정상 개최되는 만큼 안전하고 활력 있는 축제를 만들고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풍성한 축제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들은 대한민국의 지방축제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 등의 협조를 받아서 매주 진행되는 중요 축제 관련 기사게재, 금주에 진행되는 전국 모든 축제일정을 요약한 “팔도축제”를 게재하여서 지방 축제의 홍보와 더불어 직접적인 축제 관광객 모객을 통한 축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 기획
  • 전북일보
  • 2022.10.07 08:30

[전주한지로드] ⑤ 한지를 지키는 사람들: 지자체 관심·지원 중요⋯전통한지 보전·계승 역할

전주 서서학동 흑석골 개천과 천변을 따라 늘어선 평화제지, 문성제지, 청보제지, 우림제지, 호남제지, 문산한지, 고궁한지⋯. 6·25 전쟁 이후 20여 개의 한지 제조공장이 들어섰던 흑석골은 1990년대 초반 정부의 환경 규제로 공장들이 팔복동으로 집단 이전하기 전까지 한지 생산이 왕성하게 이뤄졌던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곳을 '한지골'이라 불렀다. 그 많던 사람과 공장은 사라지고 없지만, 전주한지의 탯자리인 흑석골을 지키는 기관이 생겼다. 올해 5월 개관한 전주천년한지관이다. 전주천년한지관은 전국 최초의 한지 관련 R&D 연구기관인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에 이은 또 하나의 한지 거점공간이다. 전통한지 보전·계승에 대한 자치단체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처럼 전주한지가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데는 민간 영역에서 한지를 지켜온 한지장들의 노력과 함께 공공 영역에서 자치단체의 관심·지원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한지산업지원센터 이은 한지 거점공간 '전주천년한지관' 전통한지를 생산·체험·전시하는 한지복합문화공간인 전주천년한지관은 총 83억 원을 투입해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초지·도침·건조 등 전통한지를 제조·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2층에는 전시실과 사무실 등 문화·사무공간이 마련됐다. 한지관은 한지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보고 전통 방식의 한지 제조 기술을 보전·계승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인미애 전주천년한지관 실장은 "경제 논리로 한지를 만드는 게 아닌, 한지를 생산했던 대표적인 장소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아가 전통한지 제조 방식을 경험하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지관에서는 국내산 닥나무, 천연 잿물, 황촉규(닥풀), 대나무발 등 전통적인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 전통 제작 기술인 흘림뜨기(외발뜨기)로 전통한지를 제작한다. 건조도 온돌, 목판 등 전통적인 방식을 따른다. 최근 한지 제조공장에서 볼 수 있는 외국산 닥나무, 양잿물, 가둠뜨기(쌍발뜨기) 등이 아닌 전통적인 원료와 공정을 복원해 한지를 제조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지의 우수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닥나무 껍질(인피섬유)은 길이가 길고 두께가 얇아 종이로 만들어질 때 섬유끼리 서로 잘 엉키는 부분이 많아 견고한 구조를 갖게 된다. 닥나무 껍질을 종이 원료로 만들 때도 천연 잿물을 사용해 순한 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피섬유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제조된 원료는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종이뜨기 기법인 흘림뜨기에 의해 잘 찢어지지 않는 강한 종이로 만들어진다. 지난달 29일 찾은 전주천년한지관. 1층 초지방에는 곽교만, 박신태, 오성근 한지장과 후계 교육생이 있었다. 한지 제조 체험을 위해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였다. 세 한지장과 후계 교육생은 한지관에 상주하며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들 한지장은 전주 흑석골에서 시작해 팔복동, 완주 소양면 등에서 수십 년간 한지를 만들어왔다. 한지 제조공장이 하나둘 문을 닫으며 잠시 손을 놓기도 했지만, 한지관 개관과 함께 다시 손에 하얀 닥나무 섬유를 묻히고 있다.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콩대·볏집대·고춧대·메밀대·깻대를 직접 보관했다가 천연 잿물을 만들고, 각종 도구와 설비를 손보는 등 열정 가득하다. 곽교만, 박신태, 오성근 한지장은 "전주한지는 1970∼1980년대 찾는 곳이 많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하루에 100장 뜰 걸 300장, 400장씩 떠야 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지금에 와선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고 했다. 한지 생산이 기계화·기업화되면서 전통 수공업에 의한 한지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주한지장들이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못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전주 전통한지를 보전·계승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시 조례, 전담팀 구성⋯한지 판로 개척·확대 추진 "전주는 한지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많아 부럽다." 한지를 취재하며 타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이다.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의 경우 실제로 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많은 편이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국내 한지 관련 조례 현황을 보면 광역·기초자치단체 6곳에서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북도와 전주시가 각각 '전라북도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전주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통해 한지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는 전통문화유산과 내 한문화팀을 구성해 전통한지 보급을 위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전주시의 대표적인 지원 정책은 2017년부터 6개 농가를 대상으로 닥나무를 재배·수매하는 '전주산 닥나무 수매사업'이다. 한지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의 연간 수요량은 847톤이고, 이 가운데 국내산 닥나무는 230톤 정도로 추정된다. 나머지 부족량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에 전주시와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전주한지의 정체성 확보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 닥나무를 수매하기 시작했다. 2017~18년에는 관리만 진행하다가 2019년 11톤, 2020년 6톤(수해 영향), 2021년 8톤을 수확했다. 올해 기준 닥나무 재배 면적은 모두 2만1527㎡(6512평)이다. 판로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도 이어졌다. 최근에는 전주시와 문화재청, 신협중앙회가 지난 2020년 체결한 전통 한지 문화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경복궁 창호 전주한지 바르기 행사를 진행했다. 전주산 닥나무로 제작된 전통한지는 내년 3월까지 조선시대 4대 궁궐과 종묘의 창호 보수사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시는 공공기관, 교육기관, 금융계, 종교계 등을 대상으로 표창장과 임명장 등에 전통한지를 사용하도록 독려해왔다. 도내 병원, 장례식장을 대상으로는 전주한지수의를 홍보했다. 한지수의는 1벌 당 A4 크기 전통한지 약 550장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보증은 한지 인증기관인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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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22.10.05 18:07

[참여&소통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엘리자베스 2세 서거로 보는 상속

‘런던 브릿지가 무너졌다’ 영국 왕실과 정부가 여왕의 사망 사실을 전파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1952년 2월 사망한 부왕 조지 6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70년 동안 재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가 2022년 9월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 공식 발표되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는 열흘 간 국장으로 치러졌고, 영국의 가장 오랜 군주였던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9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됐다. 이로써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세자의 자리에 있던 인물인 찰스 3세는 영국과 14개국으로 이루어진 영연방 왕국의 국왕으로 즉위하였다. 찰스 3세는 새로운 왕으로서 영국 왕실의 재산을 관장하게 되지만, 상속을 받는 것은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에 한정되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각종 투자와 예술품, 보석류, 부동산 구매 등을 통해 축적한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은 약 5억 달러(약 7000억 원)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국왕 후계자에게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아 찰스 3세는 약 2800억 원 상당의 상속세는 내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누린다. 우리나라 역시 민법 제997조에 따라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된다. 상속은 고인의 죽음과 동시에 진행되므로 누구든 당면하게 되는 문제이다. 상속의 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위로 상속인이 되고, 배우자는 직계비속, 직계존속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으로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여 상속 받는다. 상속개시와 함께 상속인의 의사나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데 찰스 3세처럼 어머니로부터 막대한 재산만을 상속 받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상속에 따라 채무 역시 승계되므로 상속받는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다면 상속이 전혀 반갑지 않게 된다. 상속으로 인하여 원치 않는 채무를 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을 승계하지 않는 것을 택할 수 있도록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제도를 두고 있다. 우선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개시 후 포괄적 상속재산과 상속채무의 승계를 포기하는 것이고,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개시지 관할 가정법원에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를 하여야 한다. 주의할 점은 공동상속인의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되므로 상속 채무를 면하고자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에는 4촌 이내의 혈족까지 모두 상속 포기를 해야 한다. 또한 상속포기를 함에 있어 가장 많은 궁금증은 피상속인이 가입해 놓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인데,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 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하게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어(대법원 2004년 7월 9일 선고 2003다29463 판결), 상속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므로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더라도 수령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에 의해 취득한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 할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 한정승인 역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그런데 한정승인의 경우 법원으로부터 심판문을 받았다 하더라도 한정승인 절차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심판문을 받은 후 5일 이내에 채권자 통지 및 신문 공고를 하고, 상속재산파산 또는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 대부분은 찰스 3세가 물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2세는 3남 1녀를 두었다. 우리나라 민법의 상속 순위만 놓고 보면 상속을 받지 못하거나 조금밖에 받지 못하는 동순위의 나머지 형제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나머지 형제들은 정해진 상속인을 위해 법적으로 남겨야 하는 상속재산 일부인 유류분을 청구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이 제도를 채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77년 민법 개정으로 유류분 제도를 신설하였다. 민법상의 유류분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형제자매 등의 근친자에 한하며 유류분의 비율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1/2,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1/3이다. 이 청구권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개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시효에 의해 소멸한다. 유류분 계산의 요소가 되는 유류분권자의 순상속분액은, ‘법정상속분’이 아닌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해야 하는데, 상속재산 파악을 위해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는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 신청이 가능하고, 금융감독원, 가까운 은행, 우체국, 농·수협단위조합 등에 직접 방문하여 금융감독원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우아롬 법부법인 한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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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6 17:24

[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빛을 통한 ‘주름-삶’ 화폭에 녹아들다

탄소섬유는 수많은 탄소원자가 결정 구조를 이루어 길게 늘어선 분자 사슬로 이루어진 섬유다. 가늘지만 인장강도와 강성도가 높고 고온과 화학물질에 대한 내성이 우수하고 열팽창이 적어 항공기, 자동차, 담배 필터, 각종 스포츠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처를 다방면으로 늘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탄소섬유를 이용해 바이올린과 거문고 등 악기와 가구도 만들어진 걸 보았는데 순수미술로의 융합을 하는 작가가 있다. 주름의 형상과 어우러지는 빛을 통해 재료의 물성을 시각적으로 선보이는 서양화가 이강원 작가다. 보자기를 묶었을 때 비닐을 묶었을 때의 주름이 가지는 고유의 운동성과 유연성의 평면적 표현이 탄소섬유를 만나 입체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생동감을 배가 시킨다. 주름-삶 각 각의 주름은 빛에 의해 만들어지고 주름은 우주를 형성하는 다양한 프렉탈 구조를 지니며 주름은 현 실태와 그 분신으로서 우주를 보는 세계의 거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주름에 내포된 숨겨진 의미를 성찰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긴 시간의 여정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삶이 만드는 흔적과 괘적을 빛과 주름이라는 형상으로 구현해 내고자 했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작가는 일상의 사물에 비친 빛과 주름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준다. 비닐을 꽁꽁 묶었다. 어떤 그림엔 김장을 하고 맛이 변하지 말라고 김장독에 비닐을 묶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엄마가 내게 음식을 싸주며 혹시나 운반할 때 흘릴까봐 꽁꽁 싸매던 반찬이 생각난다. 매우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형상의 작품들임에 분명하지만,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김치가 생각나고 엄마가 그리워진다. 새로운 매체 탄소와 융합하다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고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있는 전주. 전주팔복예술공장에서 탄소와 예술이 만났다. 전북대 링크플러스 사업단과 전주문화재단, 한국탄소산업진흥원등 3개 기관의 공동 협력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를 예술 매체로 활용함으로써 탄소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다. 탄소섬유지원과 워크숍, 기술지원을 함께 함으로서 지역 작가들에게 탄소작품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기회에 이강원 작가는 탄소를 융합해 작업을 시작했다. 유치원 아이들과 선생님이 전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평면 위에 빛에 의한 천의 주름으로 명암과 음영의 극한대비를 통한 작업에서 평면을 입체로 환원시키는 작업들에서 탄소를 만나 입체적인 작업을 만들어냈다. 탄소섬유가 가진 물성 자체를 주제로 녹여내며 가공된 탄소섬유를 자연물의 형태로 환원하며 보여주는 에너지의 순환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이 크고 무거울 것 같지만 탄소섬유의 장점인 초경량으로 한손으로도 불끈 들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자유롭게 유영하다 작가는 탄소섬유의 물성을 활용해 현대미술의 구상적. 비구상적 표현을 확장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새로운 시도와 연구하는 자세를 추구할 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진일보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작가노트 중에서 평면회화작업을 반입체, 또는 입체작업으로 변환시키는데 적합한 초경량의 신소재인 탄소섬유의 물성을 활용하여 현대미술의 구상적-비구상적 표현을 함에 있어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소재의 탄소미술장르를 펼쳐 보이고 있다. 탄소섬유는 이 작가를 통해 어떻게 새롭게 탐구되고 발현되는가. 작가는 처음으로 접하는 생소한 탄소섬유라는 매체를 가지고 본인 작업에 탁월하게 응용을 했다. 탄소섬유의 강점을 되살려 입체감 있는 작품을 만들고 가볍고 내구성이 단단한 작품으로 새롭게 재창조했다. 탄소예술이 이 작가를 통해 확장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는 50여년 현대미술 작업에 몰두해온 세월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고뇌를 했던 시간이었다. 좀 더 깊이와 품격을 갖춘 작업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 고단한 예술의 길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으며 창작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묵묵히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업실로 향한다고 한다. “새로운 작업 재료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입체적 회화표현 양식은 새롭고 다양한 현대미술의 한분야로 작업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재료의 소재를 통해 시대에 맞는 유니크한 작업을 해보고자 한다.”고 작가는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말을 잇는다. 전주에서 더욱 꽃피울 탄소 예술에 대한 기대가 이강원작가의 작품으로 한층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작업에 대한 궁금함과 용기가 더해져 향후 어떠한 작품으로 변화될지 궁금해져 온다.<끝> 이강원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홍익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국제전문가 초청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 파리, 중국 등 17회 개인전을 했으며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 지회장상, 한국예총 전북지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도립미술관 작품수집 추천위원, 전북미술원로작가회 전시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중국사천성 남정미술관, 제주국제고등학교, 전주고등학교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지영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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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1 16:54

[참여&소통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전북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본격 운영

지난 8월, 전라북도는 노인돌봄서비스 최일선에 근무하는 장기요양요원의 권리를 보호하고 상담·교육·건강관리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전라북도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전라북도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조례」에 따라 장기요양요원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 노인의 돌봄 문제는 개인‧가족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다. 그동안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지원하는 필수 노동자임에도 열악한 처우와 강도 높은 노동으로 지속적인 문제가 야기돼 왔다. 이에 도는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의 안정적 운영관리를 위해 (재)전라북도사회서비스원(원장 서양열)에 관리·운영사무를 위탁하고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장기요양기관과 장기요양요원 장기요양기관은 노령이나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체활동, 가사 활동, 가사 간병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요양서비스는 크게 시설에 입소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 요양과 가정을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 요양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장기요양요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조에 의해 요양기관에 소속되어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 노인요양시설 및 재가시설(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단기 보호)의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물리(작업)치료사 등 다양한 직종의 종사자를 말한다. 전국 시·도 8개소 설치 운영 현재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는 전국 5개 시·도에 8개소가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센터 설치 시 국비보조금이 지원되지만, 현재는 의무 설치가 아니다.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는 201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개정으로 설치 근거가 마련되었는데 전라북도는 이보다 앞선 2017년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여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등 도내 장기요양요원의 체계적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에 도내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가 설치되면서 구체적인 장기요양요원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전라북도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의 주요 사업은 △장기요양요원의 권리 침해에 관한 상담 및 지원 △장기요양요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지원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사업 △장기요양요원의 취업 정보 제공 및 상담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 △그 밖에 장기요양요원의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이다.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의 과제 장기요양요원은 대상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으로서 이들의 활동이 곧 서비스 질과 직결된다. 현재 장기요양요원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교육과정은 있지만, 체계적이지 못하거나 형식적인 경우도 있고 직종 중에는 교육·연수 기회에서 제외되는 예도 있어서 앞으로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를 통해 장기요양요원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구성·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장기요양요원의 직무 만족을 높이기 위한 과제도 함께 고민되어야 하는데, 장기요양기관의 서비스에 관한 연구에서 종사자의 근무조건이 향상되거나 직무 만족이 높은 경우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도 함께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장기요양요원 대상의 교육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은 종사자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더불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돌봄 대상자와 가족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돌봄종사자 지원 필요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사‧간병, 아동돌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등 대상과 욕구의 폭넓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돌봄 종사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돌봄 종사자를 전문직업인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체계적인 교육·연수를 받지 못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한 삶을 돕는 일이기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으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북행복한돌봄사회적협동조합 윤준호 대표는 “여전히 우리 사회는 돌봄서비스 종사자가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에 처해있다”고 한계를 지적하며, “전라북도가 돌봄노동자지원센터를 설립하여 다양한 돌봄서비스 종사자를 지원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라북도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설치는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도내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더불어 장기요양요원을 비롯한 다양한 돌봄서비스 종사자의 지원을 위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전라북도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돌봄서비스 종사자의 처우개선과 권익을 지키는 든든한 전문기관으로써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민지 전라북도사회서비스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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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9 15:34

[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일본의 참회가 담긴 곳, 군산 동국사

1899년 5월 1일, 일제에 의해 군산항 개항이 이루어지면서 일본인 전용 주거지역이 지금의 영화동과 장미동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로부터 10년 후인 1909년, 일본인 승려 우치다 붓칸(內田佛師)이 일본 불교의 포교소를 짓고, 1913년에 지금 동국사의 자리에 정식으로 사찰을 지었다. 오늘날 우리가 동국사라 부르는 사찰의 옛 이름은 ‘금강사(錦江寺)’였다. 군산에서는 일본 불교 종파 가운데에서도 조동종(曹洞宗)의 포교 활동이 두드러졌는데,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에 160여개의 사찰과 포교소를 운영한 거대 종단으로, 조선에 들어와 다섯 번째로 사찰을 건립한 것이 금강사였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된 다케다 한시(武田範之)이 이 종단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사의 2대 주지였던 나가오타 겐테이(長岡玄鼎)가 쓴 당시 명문에는 “우리들은 함께 일한 병합을 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 평화의 아름다운 시대에 이르렀기에 그 은혜에 감사하는 바이다”라고 적혀 있어 일제강점기 일본 불교가 조선 합병을 위한 침탈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원 창립을 할 때 30명의 일본인 신도들의 기부가 있었는데, 이들은 월 평균 30원, 특정 행사가 있을 때에는 월 40원 정도를 기부하였다. 당시 고급 관리의 한 달 월급이 30~40원 정도였으니 기부의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신도 가운데에는 일본인 농장 지주도 많았는데 군산의 대표적인 수탈자로 알려진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금강사는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일본인 승려들에 의해서 운영되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의 재산이 되었다.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이 정렴하여 임시거처로 쓰기도 했고, 국군이 수복한 후 진지의 하나로 이용되었다. 전쟁 직후인 1955년, 전북 불교 종무원장이었던 남곡 스님이 금강사를 인수하였고, 이 때 비로소 사찰 이름을 동국사(東國寺)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동국사는 전형적인 일본식 사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사찰 입구에는 한국 전통 사찰에서 보이는 사천왕문이나 일주문이 없고, 경사로를 오르면 바로 사찰 앞마당에 진입한다. 입구 양쪽에는 대리석 돌기둥이 서 있는데, 한 쪽에는 ‘소화 9년(1934년) 6월 길상일’이라는 음각 기록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앞마당 앞에는 급경사 지붕을 하고 있는 대웅전이 있다. 일본의 해양성기후에 맞게 비가 많이 내려도 고이지 않는 형태로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한국 사찰에서 늘 마주치는 단청도 없다. 벽에도 장식이나 문양, 벽화도 없다. 대웅전 뒤로는 사찰 중건 때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대나무로 조성한 숲이 울창하다. 대웅전 옆의 범종각과 석조 불상도 모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승려와 신도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본 전통불교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일제의 옛 모습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는 동국사는 단연 관광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군산 여행에서 ‘일본스러움’을 체험하기 위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동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제잔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치욕의 역사로 지탄한다. 남겨서 잊지 말아야 할 문화유산으로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 아픔의 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땅으로 거듭나게 할 것인가 하는 치열한 시대의 고민이 이 사찰에 맞물려 있다. 이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오늘날 동국사가 한일 양국의 관계 회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조동종은 2010년과 2012년 두 번에 걸쳐 동국사에 방문하여 태평양전쟁과 일본 홋카이도 강제 징용 때 희생된 조선인들을 추모하는 위령제와 다례제를 올렸다. 특히 2012년 9월에는 일본 종단에서 그들의 과오를 참회하는 뜻의 참사문비를 제막했다. 참사문에는 “우리는 과거 해외 교포의 역사 속에서 범했던 중대한 과실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아이사인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참사문비는 1992년 조동종이 발표한 참사문 내용을 발췌하여 조각한 것으로 발표 당시 일본 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한국에 다시 건립한 것이다. 일본 불교종단의 진정성 있는 참회의 뜻이 한국으로 건너오기까지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참사문비 제막을 통해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일제 침탈, 한국 전쟁, 한국 불교의 부흥, 근대역사 탐방의 산실 등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국사는 무수한 역사를 응축했다. 수많은 소멸 위기를 넘기고 동국사는 2003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동국사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참회를 바탕으로 과거의 아픈 역사를 느끼고 공감하는 것을 넘어, 한일 간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머지않은 날, 한국과 일본 양국 간 기념비적인 화해와 소통의 순간이 이곳 동국사에서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강석훈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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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4 17:25

[新팔도명물]명품 장수한우 맛보소!

장수(長水)의 맛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코 많은 사람이 ‘장수 한우’와 ‘장수 사과’를 꼽는다. 평균고도 해발 500m의 고원 산악지대인 장수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큰 일교차와 풍부한 물로 생산되는 사과와 오미자, 토마토 등 레드푸드(Red Food)가 유명세를 타면서 올해 대통령실 추석 선물로 장수 오미자청이 선택받기도 했다. 이 중에도 장수 한우는 청정 고원의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음용수와 고랭지 특유의 큰 일교차로 근육 사이에 지방층이 촘촘히 생성돼 육즙이 풍부하고 담백 고소한 맛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각종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입상하며 최우수 반열에 올라 맛과 품질로 도시소비자에게 ‘명품 한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비자 신뢰도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품질관리 장수한우는 그동안 체계적인 사료, 사양, 혈통관리로 담백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고급육 생산과 차별화된 유통전략으로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소비자는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소비자는 없다”는 평이 말하듯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출생부터 출하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장수한우는 엄격한 사양관리 시스템과 브랜드 관리규약에 의거 생후 7개월령 이내 숫소는 거세해 육질을 균일화한다. 또한 자체 생산한 TMR 사료에 의한 평균 30개월령 사양관리로 1+등급 이상 거세우만이 장수한우 이름표를 달 수 있다. 장수군은 지난 2005년 장수한우 명품화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4년 100억 원을 출자해 장수한우지방공사 설립했다. 유전자뱅크의 한우수정란이식, 우량암소 분양, 고품질 TMR 사료 공급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믿고 살 수 있는 장수한우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장수한우 선진화를 위해 산·학·연 협력으로 2021년 4월 6일 장수한우지방공사는 충북대학교, 이티바이오텍(주)와 우량유전형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유전분석, 수정란 등 유전자원 생산과 우량 개체 검증을 통한 유전체 분석정보에 기반한 장수 한우만의 우량유전형질을 개발해 종축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드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수정란 지원사업과 병행해 우량 수정란 공급체계도 공고히 했다. ◇자원순환 농업 이용한 친환경 축산물 장수한우 친환경 농업을 선호하는 장수 농업인들은 한우와 사과, 오미자 등의 경축순환 경영모델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의 안심 먹거리를 생산한다. 특히 친환경 순환농법을 이용한 장수한우 생산을 위해 장수군 내에서 생산이 적합한 사료작물과 품종 및 생산기술 확립이 대두됐다. 이에 2013년부터 3년간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고랭지에 적응력이 좋고 월동 후 수확이 빨라 겨울 사료작물 중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호밀의 ‘채종적지 선정 프로젝트’를 수행해 지역에서 필요한 호밀 종자 134톤 중 27톤을 생산하며 수입에만 의존하던 호밀 종자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풀사료 연중생산 및 공급체계가 구축되어 장수군은 풀사료 생산 불리 지역에서 연중생산이 가능한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기반으로 장수한우는 국내에서 육성된 사료작물 품종의 종자를 지역에서 자체 생산하고, 그 종자로 한우 먹이인 풀사료를 생산 공급하며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한우 거래, 이제 스마트폰으로! 스마트가축시장 육십령 고개를 넘나들며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사통팔달의 교역로인 장수군 장계면은 3일, 8일 오일장이 형성된다. 이때 우시장이 크게 열린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지난 1월 장수군은 온라인으로 한우를 구매할 수 있는 ‘장계 스마트가축시장'을 개장했다. 총사업비 2억 원이 투입된 장계 스마트가축시장은 종이 형식의 계류대를 전자식으로 전면 교체해 매수인들에게 한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방송·송출할 수 있는 설비와 전자식 경매시스템이 구축돼 매도인과 매수인들은 가축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전국 어디에서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장수한우는 854호 농가에서 3만4,623두(22년 9월 기준)를 사육하고 있다. 장수군 인구 2만 1,487명에 비해 한우 사육두수가 1.6배 이상 많다. ◇최훈식 장수군수 인터뷰 장수군 지역경제의 한 축인 장수한우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며 소비 확대를 위해 숙고하고 있는 최훈식 장수군수의 축산정책을 들어봤다. 최훈식 군수는 “팬데믹 이후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사료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가 증가하고 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한우 가격 파동에 대비해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축산업 지원책을 펼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축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총 118억의 예산을 투입해 △풀사료 자급기반 구축 △장수한우지방공사 운영 지원 △축산물 품질향상 지원 △축산농가 재해예방 지원 △가축방역 예방약품 지원 △가축방역 시설장비 지원 등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깨끗한 환경 속에서 장수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축산악취 저감 및 환경개선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지원 △친환경 축사환경 개선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훈식 군수는 “장수한우가 명품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한우 종축개량과 브랜드 관리가 관건이다”고 단언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장수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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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진
  • 2022.09.14 13:40

[참여&소통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지방 살리기는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지방소멸의 가속화, 정부의 해법은? 지난해 10월 18일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 방향’이라는 브리핑을 통해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의 39%에 이르는, 무려 89곳의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방이 사라져 간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발표에 의하면 지역별로는 전남과 경북이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12곳)·경남(11곳)·전북(10곳)이 뒤를 이었다. 충남(9곳), 충북(6곳), 경기(2곳)가 그 다음이다. 광역시 가운데 부산(3곳), 대구(2곳), 인천(2곳) 등 일부 구·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들 지역에 △인구활력계획을 세운 지방자치단체에 맞춤형 지원 △인구감소 대응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연간 1조 원, 10년)과 국고보조사업(2조 5600억 원) 활용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 제정 추진 △특별지자체 설립 등 지자체 간 연계협력 강화 등 지원책을 약속했다.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의 가속화 올해 6월 29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90.8%가 전체 영토의 6.7% 면적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집중과 도시성장 불균형으로 지방도시는 소멸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어 2020년 수도권 인구는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인구인 2582만 명을 추월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에 산다. 수도권 과밀집 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통계이다. 비수도권의 인구감소를 하나의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국가 전체적인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교육, 청년 일자리 감소 등의 다양한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지역별 형태와 차이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산만 확보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 8월 16일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 각 지자체별 배분 금액을 결정 발표하였다. 기초자치단체(인구감소지역 89개, 관심지역 18개)와 광역자치단체(서울, 세종 제외 15개 시·도)를 대상으로 2022년, 2023년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예산 지원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정부출연금 1조 원을 재원(2022년 7500억 원)으로 지원되며, 기초자치단체에 75%, 광역자치단체에 25%의 재원을 각각 배분한다. 전북은 광역분으로 2022년 240억 원, 2023년 320억 원을 받아 560억 원을 받게 되었다. 도내 11개 시·군(인구감소지역 10개 시·군 및 관심지역 익산)의 배분액은 올해 642억 원, 내년도 856억 원으로 모두 1498억 원이 배분되게 된다. 하지만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은 그동안 전국 각 지자체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반짝이 효과’만 있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예산만 확보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10년 한시’로 추진된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이다. 10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지자체가 장기적인 사업을 발굴하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연례적인 소규모 사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2010년부터 10년간 지자체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한 ‘지역상생발전기금’이 있다. 2020년 지역상생발전기금 지원 사업을 보면 전체의 94.7%(57개 사업)이 연례적 반복사업이었다. 지방소멸대응기금도 같은 문제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좋은 정책은 이어받고 잘못된 정책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책과 사업들이 지속가능하게 추진돼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는 4~5년마다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지역발전위원회’로 바뀌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다시 바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복원했다. 좋은 정책은 이어받고 잘못된 정책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될 일이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지방시대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합쳐진 성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현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추진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반드시 지역의 참여를 보장하고 독립적인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균형발전을 총괄해 실질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의 종합적 관리 및 운용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방시대 개척! 세계 어디를 봐도 대한민국처럼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 나라는 없다. 지방이 소멸하는데 중앙이 온전할 리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적어도 광역권 전국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인근 중소도시, 농촌지역이 동반성장할 수가 있다. 사실 인구 감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방소멸 대책은 많이 시도됐다. 각종 대책들이 나오고 있고, 지역마다 청년 지원 정책, 귀농귀촌 지원 정책, 출산 지원 정책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럼에도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오히려 더 빨라졌다. 군 단위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광역시들도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을 활성화 시키는 문제는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정책 추진 방식보다는 지역이 주도하면서, 단기간 성과가 아닌 긴 호흡을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지자체가 학계,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 지역사회와 함께 주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정부가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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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2 16:05

[팔도축제]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 오는 9월 16일부터

전주에서는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 간의 한국소리 문화의전당을 비롯해 부안 채석강, 치명자성지 평화의전당,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 연화루 등에서 진행한다. 예술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이 공개됐는데 5개국 59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올해 축제의 주제가 '더늠'인데 이는 '더 넣다'라는 뜻의 판소리 용어로,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지이자 예술가 정신의 본질을 고민하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개막공연은 판소리 100년의 역사를 담은 '백년의 서사'인데 근현대 소리꾼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하나 되는 서사를 그려낸 공연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근대 판소리와 현대 판소리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기회도 제공되며 소리축제 간판 프로그램인 “판소리다섯바탕”도 관객 앞에 선보인다. 방수미, 박애리, 정상희 명창이 꾸미는 “심청 패러독스”, 왕기석 명창의 “미산제 수궁가”, 박지윤 명창의 “김세종제 춘향가”, 김도현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유태평양의 “박초월제 흥보가” 가 준비 중에 있다. 특히 왕기석 명창의 수궁가 무대는 부안 채석강에서 푸른빛 바다를 배경으로 열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공연은 '전북청년열정-In C'다. 개막공연부터 폐막공연까지 자세한 일정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주세계소리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권은 사전예약을 이용할 수 있는데 지난 8월 26일, 오후 1시부터 무료로 시작했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예술의 디지털화, 예술의 고도화를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는 자리"라며 "공연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만큼, 이 시대에 새로운 음악적 경향이 이번 축제에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들은 대한민국의 지방축제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 등의 협조를 받아서 매주 진행되는 중요 축제 관련 기사게재, 금주에 진행되는 전국 모든 축제일정을 요약한 “팔도축제”를 게재하여서 지방 축제의 홍보와 더불어 직접적인 축제 관광객 모객을 통한 축제 활성화에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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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9.08 08:30

[한가위 특집] “선도적 교통정책으로 전주 대변혁 이끈다”

호남은 오랫동안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로 인해 각종 정부정책의 혜택에서 소외돼왔다. 특히 도시성장의 중대한 요소인 접근성 측면에서 교통인프라 확충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혀왔다. 호남의 경우, 익산과 순천, 광주 등은 광역 교통망이 비교적 잘 갖춰진 반면, 전주는 상대적으로 교통기반이 약하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지그재그 노선인 KTX 전라선 노선 대신, 천안·아산~세종~전주를 잇는 ‘KTX 천전선’ 신설을 과감하게 제시하며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민선8기 전주시는 KTX 천전선으로 남북을 잇고 새만금~전주고속도로와 전주~김천선 철도 구축 등 동서축 교통망을 확충해 호남교통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이다. ‘전주역세권 명품복합환승센터’ 조성, ‘전주형 BRT노선’ 구축, ‘황방산 터널’ 개통 등 전주의 선도적 교통정책이 호남 동부권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가 되고 전주 대변혁에 힘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TX 천안-전주선 신설 ‘설득력’ 도시발전의 중심은 교통망이다. 과거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은 편중된 산업개발과 교통망으로 국토개발의 불균형을 가져왔다. 호남이 수십 년 만에 급격히 낙후된 이유에는 불리한 교통망도 포함돼 있다. 특히 KTX 전라선이 오송역과 익산역을 경유하게 되면서, 서울~전주간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KTX 노선의 중심축에서 소외되는 등 전주로서는 적잖은 손해를 봤다. 호남 동부권의 발전이 전주의 성장과 깊이 연관돼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효율적인 교통망은 호남권 전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해마다 각 지자체의 KTX 전라선의 경유지 추가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의 거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선8기 전주시는 천안·아산~세종~전주를 직선으로 잇는 KTX 천전선 신설을 과감하게 제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KTX 천전선은 천안과 전주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으로, 행정수도 세종과의 접근성을 높여 30분 생활권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수도권과의 소요시간을 단축해 사람의 이동은 물론 물류와 관광객 유입, 기업유치 등 전주와 호남 동부권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철도 노선 신설은 중앙부처와 주변 지자체 등 많은 설득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민선8기 전주시는 강력하게 ‘전주 몫’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천안·아산과 세종을 거쳐 전주로 이어지는 철도 직선 노선에 대한 이슈를 만들고 강력히 주장하여 정책 비전을 먼저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주시가 앞으로 지역의 거시적 미래를 설계하는 ‘큰 꿈’을 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와도 잇닿는 행보로, 시민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역 안팎으로 KTX 천전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의 설득력이 우세해지면서, 앞으로 전주시가 만들어갈 구체적인 구상과 계획이 기대를 모은다. △국토 동서축 교통망 확충으로 ‘사통팔달’ 대한민국 교통망은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남북축으로 편중돼있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동서축의 교통망을 강화해야 하며, 이 축의 중심이 되는 지자체가 미래 국가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민선8기 전주시는 동서축 교통망 확충으로 호남 교통중심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새만금과 김제, 완주, 전주를 잇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내부 용지를 연결할 지역 간 연결도로는 예타 진행 중에 있다. 오래전 기획된 동서 통합고속도로 계획에 따라 앞으로 새만금~전주~대구~포항을 잇는 새만금~포항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동서를 가로지르는 교통축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예타 진행 중인 새만금~전주~김천간 철도는 성장 거점지를 직선으로 잇고 향후 환황해권 경제권과 경남·경북권역의 여객 및 항만 물량을 동서로 직접 연결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는 동서축을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확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영호남 관광벨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 광역단체, 정치권과 함께 연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시민 생활교통 인프라 ‘편리하게’ 민선8기 전주시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첫발을 내딛는 전주역을 ‘전주역세권 명품복합환승센터’로 조성한다. 교통편의 개선을 위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전주역 이용자, 전주시민과 완주군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인접에 고속버스 및 시내버스가 정차하는 교통 복합환승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노후화된 전주역을 전면 개선하는 ‘전주역사 개선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전주가 연 천만관광객 도시로 도약하면서 전주역 이용객도 급증했으나 이에 맞는 역사 시설 개선은 늦어진 편이다. 전주시는 설계공모에 당선된 작품을 토대로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가을 내 공사에 착공해 2024년도에는 완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복합터미널, 쇼핑몰 추진 등 복합적 기능을 확장, 전주시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호남 동부권의 교통허브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또한 전주시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을 도입한다. 수도권과 같은 도시철도가 없는 환경에서, 버스전용차로를 통해 급행 버스를 운영하는 BRT는 교통정체 해소 및 신속성,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선방안으로 꼽힌다. BRT의 주요간선은 기린대로, 백제대로, 송천중앙로~홍산로 3개 노선이며, 앞으로 장기적인 광역도시 구축을 위한 전주·완주를 잇는 순환형 BRT 등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의 ‘황방산 터널 개통’ 계획도 눈에 띈다. 전주시는 황방산 터널 개통으로 전주 서부권의 심각한 교통난을 해결하고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및 주요 도시간 왕복시간 단축으로 도심 활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 황방산 일대는 밀집된 혁신도시, 각급 기관,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등으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 특히 전주 진입로인 콩쥐팥쥐로는 상습 정체로 교통 불편을 야기해왔다. 전주시는 황방산 1.85㎞ 구간에 터널을 개설하여 혁신도시와 서곡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교통 분산효과 및 사업 경제성 분석, 환경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도시 성장에 있어 교통인프라는 가장 중대한 요소”라며, “전주의 큰 꿈을 바라보는 선도적인 교통정책으로 시민의 교통 편익을 높이고 전주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전주가 호남의 교통중심지이자 호남 동부권 성장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하겠다” 고 말했다. 우범기 시장 “전주, 호남의 교통중심지로 만들겠다” “도시의 성장은 결국은 접근성의 문제고, 접근성의 문제는 교통망의 문제입니다. 전주의 미래를 바라보는 큰 꿈으로 거시적인 교통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전주를 호남의 교통중심지로 세우고 전주 관광의 외연 확대 및 지역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것입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에는 KTX 천전선과 같은 큰 꿈이 필요하다. 앞으로 세종이 행정수도로 확실히 거듭날 텐데, 전주와 세종이 30분 생활권이 되면 전주가 행정수도의 배후거점도시가 될 수 있다”면서 “아직은 큰 꿈일 수 있지만, 우리 입장을 당당히 요구하면 국가는 대안이라도 마련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전주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중장기적 비전들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주역은 전주 교통 인프라의 중심”이라며 “역사 개선과 환승센터 조성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고, 나아가 복합쇼핑몰 등 전주역 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시장은 또 “황방산 터널 개통 또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무엇도 이룰 수 없다.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문제는 하나씩 소통해가며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다”며 “획기적인 교통정책 실현을 통해 전주 교통발전의 교두보를 삼아, 지역 성장의 물꼬를 시원하게 열고, 나아가 호남의 교통중심지로서 전주의 큰 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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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원
  • 2022.09.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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