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 신덕면 소재 D광산. 지난 77년 폐광된 덕온광산 주변은 지역주민들이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등 금·은을 채굴한 후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주지방환경관리청이 지난해 D광산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주변토양에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중금속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등 토양오염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비소는 기준치보다 최고 5백배나 많았고 시안은 2배 넘게 검출됐다. 비소나 시안 모두 인체에는 치명적인 중금속으로 이들 중금속은 광산 입구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서 검출됐다. 정부가 설정한 비소의 ‘토양오염 우려기준’은 6㎎/㎏. 도내지역에서 비소가 최대치로 검출된 98년도에 1.8㎎/㎏에 불과한 것에 비춰 볼 때 기준치의 5백배를 넘는 수치는 토양이 얼마나 황폐화됐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또한 토양오염 우려기준이 2㎎/㎏인 시안은 98년도 도내 모든 측정지점에서 0으로 조사됐던 것으로 폐광산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의 오염실태를 보여줬다.
이같은 토양오염은 인체에 미치는 피해는 차치하고라도 마을주민 및 주변 생태계에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영향을 끼쳤다. 주변하천은 폐광에서 흘러나온 독성물질로 인해 물고기 한마리 살 수 없는 ‘죽은 하천’으로 변했고 주변에는 잡초조차 자랄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되었다. 주민들은 지하수가 오염되어 식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한겨울에도 식수를 길러다 먹어야하는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진안군 성수면소재 D광산 주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93년 폐광된 것으로 알려진 D광산을 지난 98년 총 27개 지점의 임야및 농경지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5개 지점에서 구리와 카드뮴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했다. 일부 지점에서 구리가 68.750㎎/㎏이 검출되어 우려기준(50㎎/㎏)을 훨씬 초과했으며 카드뮴(2.555㎎/㎏)도 우려기준(1.5㎎/㎏)을 뛰어넘었다. 지난 98년도 도내 토양오염 측정대상지점에서 검출된 최고 수치는 구리는 20.390㎎/㎏, 카드뮴은 0.275㎎/㎏이었다.
이같은 상황은 전북지방환경리관리청이 지난 97년부터 3개 폐광산주변 오염도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아직 조사가 되지 않은 폐광산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총 5백35개의 광구중 71개 광구만 가동중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동중인 광구의 대부분이 활석및 규석, 석회석등으로 도내지역에서는 과거 해방전부터 금 또는 은의 채굴광산이 널리 분포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폐광 주변의 토양오염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도내에 산재된 이같은 폐광에 대한 허술한 관리뿐만아니라 도민들의 인식부족이다. 대부분의 폐광은 채굴을 하다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도중에 문을 닫아 폐쇄된 것으로 대책없이 방치되면서 채굴을 위해 사용했던 독성물질등이 흘러나와 주변토양을 심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반지역의 토양오염은 폐광주변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염의 정도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전주지방환경관리청이 토양측정망 지점으로 정하고 있는 도내 일반·특정폐기물매립지역및 공장폐수 주변지역의 토양에서는 수은 및 비소의 수치가 갈수록 높게 검출되고 있다.
전주지방환경관리청이 지난 96년도 조사한 일반폐기물매립장지역 토양오염 조사결과 수은과 비소는 각 0.150㎎/㎏, 0.773㎎/㎏(평균치)이었다. 이는 94년도의 0.092㎎/㎏, 0.664㎎/㎏보다 증가한 것으로 주변토양의 오염이 갈수록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토양의 오염이 타지역 오염물질이 대기중을 통해 유입되는등 요인은 많지만 주범은 역시 매립장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를 포함한 각종 오염물질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쓰레기매립장 침출수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정폐기물매립장과 공장폐수지역의 수은도 96년에는 0.225㎎/㎏, 0.338㎎/㎏로 2년전의 0.060㎎/㎏, 0.057보다 증가했으며 비소도 특정폐기물 매립장이 0.524㎎/㎏에서 0.961㎎/㎏로, 공장폐수 주변지역이 0.822㎎/㎏로 늘어났다.
이들 조사대상 폐기물매립장의 경우 침출수방지등의 토양오염대책이 수립되어 중금속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자칫 관리가 소홀할 경우 심각성을 더해진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도내에서도 폐광피해가 늘고 있으나 광산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이 분야의 환경오염이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치명적인 산업폐기물과 폐광에 대한 오염방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