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證市 ‘월요병’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월요병’이란 것이 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월요일만 되면 오전내내 나른하고 피곤하며 사소한 일에도 괜시리 짜증이 나는 일종의 심리적 스트레스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대개 곧 바로 회복되지만 이것도 오래 놔 두면 병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의학지인 ‘셔큘레이션’은 이런 ‘월요병’이 직장인뿐 아니라 직장과 아무 관계도 없는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있고 심지어 의사들한테서도 일어나고 있다고해서 화제를 모은 일이 있었다. 실제로 천식이나 간질을 앓고 있는 미국 어린이들 가운데 31%가 월요일에 발작을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인들도 월요일에는 심장박동 이상이나, 흉통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카코 의대에서는 의사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의료사고가 월요일에는 평일보다 2.7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돼 의사들도 ‘월요병’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이 잡지는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런 ‘월요병’이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가 최근 6주 연속 금요일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월요일에 동반 하락하는 등 동조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의 금요일 공포현상이 월요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돼 ‘증시 월요병’을 낳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가 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3%가 97%를 잡아 먹는다’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매비중은 실제로 3%에 지나지 않고 있는데 영향력은 매우 커 90%가 넘는 개인은 물론 기관까지도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래서 ‘외국인 매매 10만주는 기관매매 1백만주와 같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마치 생쥐가 저보다 몇백배 덩치 큰 코끼리를 조종하는 양상이다. 언제까지 우리 증시가 ‘월요병’에 시달리고 외국인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인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