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인간 유전자의 구조와 역할을 밝히기 위해 30억개에 달하는 인간의 염기 서열을 밝히는 작업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신비’때문이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때 쯤이면 인간 유전자 전체의 기능과 위치, 그리고 조절기능 등이 모두 밝혀지게 된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이를 이용하여 유전자의 위치를 지도로 작성하고 인체 설계도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들어보지도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그 동안 인간을 괴롭혀 왔던 유전병은 물론 암을 비롯한 불치병들이 속속들이 치료될 수 있고 아직도 그 기능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인체 내의 여러 기관의 기능과 복제까지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21세기는 첨단과학기술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갈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21세기에 선보일 과학기술의 미래를 예견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21세기의 과학기술은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중 유전공학은 특히 그러하다.
인간에 의해 생명의 신비가 벗겨진다면 인류는 조물주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게 됨과 동시에 그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조물주의 손에 있던 ‘생명의 열쇠’를 넘겨받으려 할 것이다. 한 가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조물주가 인간의 신성 접근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