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행정 무기력 '위험수위' 치닫는다

동부산악권의 신화를 이룩하겠다며 돛을 높이 올린 장수군 민선 제2기호가 최근 집단시위 등 잇딴 암초에 부딪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유적지개발, 아스콘공장설립, 석산개발, 채소단지조성 등 크고작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과 외풍의 실타래가 추진축을 칭칭 동여감고 있어 아예 전진을 멈춘듯 보인다.

 

지난달 농민회 등 환경보전을 부르짖는 지역단체들의 장기농성에 밀려 아스콘공장허가를 철회한 군수는 최근 일부지역에서 야기된 석산개발중지 요구에 또다시 멀미를 앓고 있다.

 

장계농공단지조성을 환경파괴와 연관,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채소단지를 원상태로 복구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민선 제2기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유적지관광자원화사업도 갈무리가 순탄치 않다.

 

최근 논개와 관련 님의 거사지인 진주지역에서 불어온‘논개史정립’에 대한 태풍이 당국의 행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현액글씨 게첨문제도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면업무추진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단 이기주의에 편승한 왜곡된 여론과 외풍에 밀려 행정이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선거법위반과 관련된 군수고발 건도 행정력위축을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구 고등학교부지에 대한 활용방안, 농공단지활성화방안등 당장 지역개발과 연관된 사업추진마저 여론 살피기에 급급, 특단의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눈치다.

 

또 어렵게 유치한 대통령기 승마대회 준비며 숙원사업추진을 두고도 소수 여론에 갈팡질팡, 무기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는 공석에 따른 군 인사마저 단행을 늦추고 있는 상태다.

 

왜 이렇게 행정이 무기력해진 것일까. 민원이 문제다. 여론을 가장한 이기주의의 팽배가 행정 무기력을 위험수위로 끌어내렸다. 법규상 아무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 일부 주민들이 사사건건 집단민원을 불사, 행정력 실종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지역발전저해는 물론 군민화합에 금이갈 형편이다.

 

대다수 군민들은 끊임없는 전진을 원하고 있다. 일부지역과 특정계층이 명분만을 내세워 규정에도 없는 동의를 요구하거나 집단행동을 일삼는 일이야말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의 행정력 실종을 두고“장수발전이 2년은 뒤로 물러섰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치않는 사람도 있다.

 

수렁으로 빠져드는 선수를 제자리로 돌려야 할 사람은 선장이다. 풍파를 이기지 못하는 배에 누가 승선을 원하겠는가. 군수는 취임초기의 추진력을 하루빨리 회복, 올바른 항로찾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