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건강한 아이를 낳든/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류시화가 엮은 잠언시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성공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랄프 왈도 에머슨은 소박한 성공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새천년 최초의 총선. 오늘은 후보자들간에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다. 정당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흑색선전이니 금권선거니 말도 많았다.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도 활발했다.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후보자들의 전과도 공개되었다. 오늘 축하의 전화를 받고 축배를 드는 후보도 있을 것이고 낙선의 쓴맛을 보는 후보도 있을 것이다. 당선된 후보는 선거운동원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낙선한 후보의 마음은 어떨까. 잠시 쉬면서 장래를 설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인가. 당선된 상대후보의 불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빚더미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는 후보는 없을까.

 

그들에게 있어서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선이면 성공이고 낙선이면 실패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에게 있어서 성공은 빌 게이츠나 손정의처럼 돈벼락을 맞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권력을 거머쥐는 것도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성공은 삶속에서 작은 보람을 찾는 것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