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가 대화의 물꼬를 트고 국교를 수립하기까지 협상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것은 다름 아닌 녹색테이블이었다. 소위 핑퐁외교로 불리우는 탁구교환 경기를 의미한다. 세계 최강의 중국탁구는 미국에 한수 가르쳐주는 입장이었고 미국은 온갖 ‘당근’을 내밀어 이념의 빗장을 허문 것이다.
동·서독의 통일이 이루어 지기까지 양국간 스포츠 교류 또한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한 공로는 적지 않다. 스포츠 교류는 외교가 의전이나 말의 수사(修辭)보다도 힘과 기(技)를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얼마나 가깝게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가 된다. 이념과 체제를 뛰어 넘는 인류공영의 가장 위대한 가치를 스포츠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간에도 비록 대립과 갈등의 골은 여전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화해분위기 조성은 동질성 확인의 바로미터가 돼왔다. 축구·농구의 교환경기는 물론 세계탁구대회 단일탐구성의 전례가 있고 앞으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의 단일팀 구성까지도 조심스레 타진되는 분위기다. 두 말할것도 없이 오는 6월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민족사적 성과가 이 분야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도 관심사이다.
굳이 스포츠 외교를 이 시점에서 들먹이는 것은 아직도 지역감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호남간의 갈등을 스포츠를 통해 풀어 나가자는 한 도의원의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북이 오는 2010년 유치 예정인 동계올림픽을 무주와 전주 뿐 아니라 대구와 공동으로 추진하면 동서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정치적 볼모가 된 지역감정을 스포츠로 풀어 보자는 그의 제의는 일단 검토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