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용서의 美德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용서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남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청하는 것은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만큼 용서는 모든 사람에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아마 용서를 하고 또한 용서를 받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이기적인 태도와 동질성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대체로 사람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반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보이는 성향이 있다. 같은 잘못이라도 남의 허물은 크고 무거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허물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하려 든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면 왠지 자신만 손해를 본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때에는 별것도 아닌데 괜스레 자존심이 상하고 스타일을 구기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용서를 의미하는 ‘恕’자는 같다는 뜻을 가진 ‘如’와 마음을 나타내는 ‘心’으로 되어 있다. 즉, 같은 마음을 가질 때에 용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기준이요, 창(窓)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것, 아니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이질감을 느끼게 되고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과 동병상련(同病相憐)처럼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것을 찾고 인정하려 드는 것이다. 이른바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 용서라는 미덕이 부족한 것 같다. 용서와 관용이 사라진 사회는 지역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은 반목과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입장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