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할만한 신제품 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고 계획한 사업들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얼굴 표정은 그리 밝질 못했다.
이유를 묻자 이 여사장은 “아무래도 본사를 서울로 옮겨야할 모양”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지역내에서 회사를 깎아 내리려는 사람들이 많아 고통를 받고 있다는 것. 전국적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서울에서 사업을 해야한다는 서울소재 유수 투자기관들의 유혹도 마음을 흔들리게한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텍 업체인 이 벤처기업이 설립된 것은 지난 98년 7월. 만 20개월정도 됐으니 사람나이로 치면 2살인 셈이다.
자신들은 아직 어린 기업인데 일부 지역주민들이 뛰지 못한다며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이 여사장은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지역주민들이 그동안 보내준 열렬한 성원을 가슴깊이 새기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바이오텍 산업의 특징은 고려하지 않은채 성과물만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바이오텍 산업은 기계를 설치해 물건을 찍어내는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성공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여사장은 설명했다. 인체에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안전성이 생명이고 임상실험을 통한 안전성 확인에만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성과물없이 지원받은 정부자금만 까먹고 있는 허약해지고 있는 회사”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여사장은 호소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생분해성 본스크류(뼈접합용 나사못)와 외과수술때 조직과 세포, 신경과 세포의 유착을 막고 지혈작용을 하는 유착방지 지혈 겔을 새로 개발해 현재 국내외에서 임상실험을 벌이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신개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렵더라도 전북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주위의 격려로 본사를 옮길 생각은 접었다”는 이 여사장은 “낙후탈피를 위해 지역인재를 육성하자는 외침만큼 지역기업의 성공을 너그럽게 지켜봐줄 수 있는 지역정서가 아쉽다”고 말했다.
본사이전 고민담을 나눈 벤처기업 여사장과 헤어진뒤 “정부가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편안한 기업활동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젠가 말했던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