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용 실사 어떻게 하나

16대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법정선거비용 초과지출 및 허위서류 제출 여부를 가리기 위한 선거비용 실사작업이 13일부터 실시된다.

 

선관위는 이번 총선이 종전 선거에 비해 공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품제공과 흑색선전 등 불법사례가 근절되지 않았다고 보고 엄격하고 강도높은 실사를 통해 선거비용의 축소.누락.허위.초과 내역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이번 실사작업에 동원되는 인력은 선관위 직원 1천5백여명과 국세청 요원 3백여명 등 모두 1천8백여명에 달한다.

 

선거법상 선관위는 출마자의 회계보고서 접수일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심사를 거쳐 이를 공고하고, 공고일로부터 3개월간 실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사범에 대한 조속한 사법처리를 위해 다음달말까지 실사작업을 완료, 불법사항이 적발된 선거관계자는 즉시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키로 했다.

 

특히 선관위는 지역구 후보자 1천38명 가운데 당선자 227명에 대해서는 주요 거래처와 선거운동원 등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집중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후보자들은 회계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허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공인회계사까지 동원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선거비용의 수입과 지출보고서를 포함, 예금계좌 거래내역서, 선거비용 수입과 지출명세서, 영수증 및 기타 증빙서류 등.

 

선관위는 우선 제출된 회계장부를 토대로 영수증과 증빙서류 등의 구비 및 적정성 여부에 대한 서류검토 작업을 벌이게 된다.

 

선관위는 서류검토를 근거로 선거기획사와 인쇄소, 식당 등 선거관련 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와 선거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구술 및 서면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 사실확인 작업에 돌입한다.

 

특히 서류검토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현장조사와면접조사를 통해 사실여부를 끝까지 추적하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세청 요원들이 투입돼 선관위를 지원하며, 필요한 경우는 금융기관의 장에게 후보자와 선거사무장, 가족 등의 금융거래 자료도 요청키로 했다.

 

그러나 선거비용 추적을 위한 금융거래자료 제출요구권의 경우 선거 관련자의예금이 개설됐거나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융기관 점포의 장에게만 할 수 있도록 돼있어 후보자가 특정 점포를 이용했다는 확증이 없는 한 돈선거에 대한 심도있는 추적이 어렵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현장조사 대상은 ▲선거기획사, 인쇄소 ▲식당, 유흥.숙박업소 ▲간판.현판.현수막 제작업체 ▲선거장비 임대업체 ▲여론조사업체, 관광회사 ▲기념품제작업체 ▲후보자가 운영하는 법인.단체.연구소 ▲로고송.홍보용 녹화물 제작업체 등이다.

 

또 조사 대상자는 ▲후보자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 친.인척 ▲선거 사무장,연락소장, 회계책임자, 사무원 ▲정당 당직자 및 자원봉사자, 대담.토론자 ▲ 선거와 관련해 이의제기를 했던 선거인 등이다.

 

이 가운데 선관위가 가장 역점을 두는 실사대상은 선거기획사와 인쇄소, 선거장비 임대업체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이들 선거관련 회사와 이면계약을 맺거나 계약내용을 허위로 작성, 실제 비용보다 적은 액수를 신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선거기획사의 경우 시장조사와 기획, 인쇄 등의 업무 절차별로 거래대금의 흐름과 금액의 일치여부, 제본.발송 등 특정 업무의 하청내역 및 대금 지급상황의 일치여부 등을 중점 확인할 방침이다.

 

또 선거장비 임대업체에 대해서는 멀티비전이나 점보트론 등 고가장비를 임대한 후보자들이 비용을 제대로 신고했는지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특히 일선 선관위는 해당 지역 출마자들이 선거과정에서 사용한 고가 장비의 규격과 사양을 상당수 확보, 이들 업체에 대한 실사과정에서 허위서류 제출이 적발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또 ▲자원봉사자에 대한 불법 수당지급 여부 ▲양로원, 인력공급업체를 통한 청중동원 여부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회식비 등의 누락여부 ▲대담.토론자에 대한 사례금 지급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선거사무관계자에 대한 면접조사도 실시한다.

 

선관위는 실사를 통해 법정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한 당선자는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해 당선무효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낸 출마자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처하기로 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비용제한액의 200분의 1 이상을 초과지출해 당선인의 선거사무장이나 회계책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된다.

 

특히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221건을 포함해 선거비용 실사과정에서 추가로 고발하는 사안에 대해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을 경우 처음 도입된 재정신청권을 예외없이 제기, 위법행위를 한 당선자와 출마자에 대해서는 당선무효와 피선거권 제한 등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선무효의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출마자들도 선관위의 실사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완전무결한 서류'를 제출할 것이 분명한 만큼 선관위의 실사작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