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군부 헌법 효력 정지

피지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권력을 장악한 군부는 30일모든 인종이 동등하게 권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현행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쿠데타 세력과 협상을 개시했다.

 

군부 지도자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제독은 1년 전 선거에서 인도계인 마헨드라초드리 총리의 압승을 가능케 했던 다인종 헌법을 "완전 폐지했다"고 밝혔다.

 

바이니마라마 제독의 헌법 철폐 조치는 쿠데타 세력들에 의해 의사당 내에 인질로 잡혀있는 초드리 총리와 30여명의 의원들을 조속히 석방하기 위한 협상용으로 풀이된다.

 

군사정부 대변인은 이날 호주 ABC 라디오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군정 대표단이 쿠데타 세력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쿠데타 세력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에 인질들이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쿠데타를 주도한 조지 스파이트는 피지 군부가 바이니마라마지지세력과 반대세력으로 분열돼 있어 군정의 통치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파이트는 "바이니마라마가 라투 마라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눈이 멀어 올바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바이니마라마 제독이 신정부 참여를 거부했으며 쿠데타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강경자세를 견지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수도 수바 일원에 29일 내린 통금령은 하루만에 해제돼 주요 도로들의 통행이 정상화됐으며 대다수 시민들도 직장에 복귀했다.

 

또 쿠데타 세력들에 의해 이틀전 중단된 TV방송도 이날 방송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