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신발 한 짝

간디는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기차에 오르는 순간 간디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간디는 그 신발을 주울 수가 없었다. 간디는 신속하게 자신이 신고 있었던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던져놓았다. 간디와 함께 동행했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러한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승객이 간디에게 질문을 했음은 물론이다.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웃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주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마음을 비우며 공존공생하는 간디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즈음 의약분업 갈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7월 1일부터 국민보건행정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분업의 실시를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이해가 상충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의료계의 병원폐업 시위가 일고 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환자도 발생하고 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표어로 시작한 의약분업안은 의료계와 약업계,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진 안이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쳤음도 물론이다.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신발 한 짝을 벗어 주는 간디의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공존공생의 사회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디가 출발한 기차에서 신발 한 짝을 던져주지 않았던들 떨어진 신발 한 짝은 아무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신발 한 짝을 되찾기 위해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 내렸다면 간디는 목숨을 잃었을지 모른다. 의약계가 국민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발 한 짝을 던져주는 간디의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