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반쪽으로 전락한 완주군의회

제3대 의회 개원 2주년을 맞은 완주군의회에 적색의 경고등이 켜지면서 향후 의사일정이 순탄치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경선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반목이 10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개원 2주년 기념행사에서 그대로 드러나면서 후반기 개원 첫날부터 반쪽의회의 절름발이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 6일과 7일 후반기 의장단과 3개분과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의회는 이날 군수를 비롯한 집행부 간부와 교육장등 관내 기관단체장, 전직 의원 및 의사과장과 전문위원, 주민대표등을 초청한 가운데 개원 2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후반기 의회를 맡은 신임 김영석의장은 전직 의장단과 의사과장 및 전문위원, 그리고 상임위원장에게 ‘군민의 복리증진과 군정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공로패와 함께 부상을 수여하는 아량을 베풀었다. 김의장은 이어 기념사에서 “의장을 포함한 전체 13명의 의원은 각오를 새롭게 다져 열린 민주의회, 군민감동의 의정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의 주인공인 전체 13명의 의원석에는 7명의 의원만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나머지 6석은 빈자리로 남아 초청인사로 꽉 찬 객석의 분위기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현 김의장을 지지한 7명의 의원은 전원 참석을 한 반면 김의장과 경쟁했던 홍의환의원과 지지자 등 6명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도 주민대표를 초청한 가운데 열린 축제분위기의 개원 2주년 기념식에서 불참을 한 것이다. 어느 의회든 의장단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경쟁은 불가피하고 자칫 과열될수 있다. 문제는 경선이 끝난 뒤에 있다. 새로 선출된 의장단은 경선에서 패한 의원들을 끌어안고 갈등을 수습할 책임이 있다. 경선에서 패했다고 주민대표가 참석한 행사에 불참한 의원들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 의장단은 최소한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을 진지하게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뒤 이같은 노력이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현 의장단은 상임위원장과 함께 자리를 결코 ‘벼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패자에 대한 위로나 배려가 형식에 그쳐서는 안되고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존경도 절로 우러나고 신망도 받는 법이다. 불을 보듯 뻔한 후반기 의회의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현 의장단의 이같은 자세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불참한 6명의 의원들은 바로 의회로 돌아와 모든 것을 터놓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누가 뽑아준 의원인데 의회를 박차고 나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