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취임식과 함께 전북농협의 조타석에 오른 김긴수(金緊洙)본부장은 밝은 표정이었지만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쁘지만 책임이 무겁다’는 얘기가 인사치레만은 아닌 듯 했다.
27대 본부장인 그의 앞에는 역대 전북농협의 책임자들과 사뭇 다른 숙제가 놓여 있다.통합농협의 조속한 안정과 조직원들의 일체감 확보가 그것이다.
4천여명의 농협인과 1백30개 회원조합, 50만명의 조합원으로 늘어난 전북농협의 몸집을 맵시있게 다듬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농업계의 숙원이었던 협동조합 중앙회의 통합은 이뤄졌지만 조속히 화학적(化學的) 통합을 마무리지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농업인을 위한 봉사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합니다. 경영의 내실화나 경쟁력 제고 등의 용어가 농협조직에도 확산될 것입니다.”
김본부장은 이를 위한 전북농협의 추진 방침을 ’봉사’ ’경영’ ’창의’라는 3가지 슬로건으로 압축 제시했다.
“농업인은 농협이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농협은 농업인과 고객이 없으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통합농협의 모든 사업방향과 운용방침은 봉사에 맞춰져야 합니다. 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위해, 회원조합은 농업인을 위해 봉사토록 조직의 체질을 바꿔갈 것입니다.”
이와함께 “냉혹한 시장의 경쟁에서는 효율과 내실로 다져진 경영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일선 회원조합들에게도 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해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주문했다. 경영자가 경영성과에 책임지는 풍토도 정착시켜 나아가겠다는 김본부장의 생각.
“창의력은 지식정보화시대에서 가장 귀중한 가치입니다. 임직원 모두가 창의력을 발휘할 때 농협은 발전하는 조직, 생동하는 기관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며 농업을 촉망받는 산업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본부장은 전북농협의 당면현안인 도금고 유치에 대해 “경쟁하는 은행들보다 도민의 성원과 농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강한 의욕을 내보였다.
올해 53세인 김본부장은 65년 남원농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농협에 입사, 무려 35년의 경력을 가진 정통파 농협맨. 농협에 다니면서 전주대 상학과를 졸업했고 머리가 좋은데다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력하는 형이어서 73년에 실시된 책임자 승진시험에 최연소(25세11개월) 합격, 농협 기네스북에 이름이 올라있다. 외국환 무역 유통 검사 등 각 분야 업무를 두루 섭렵, 농협에 관한한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는 평.
90년 인후동지점장, 92년 감사부속실 차장 등을 거쳐 김제와 남원시지부장, 지역본부 경제담당 부본부장(96년) 등을 지내 도내 사정에도 훤하다. 스포츠를 즐기고 인화를 중시하는 스타일이어서 통합 초기의 전북 농협을 무난히 이끌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본부장은 ”전북농협이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면서 발전을 다질수 있는 요체는 무엇보다 도민들의 관심과 애정“이라며 도민들에 대한 부탁을 잊지 않았다.“
남원 수지 출생으로 부인 최강남씨(53)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